라이더, 경성을 누비다 - 식민지 조선이 만난 모던의 풍경
김기철 지음 / 시공사 / 2023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라이더경성을누비다 #김기철 #시공사


아주 재미있는 책을 읽었다. #식민지조선이만난모던의풍경 이라는 부제를 가지고 있는 이 책은,  식민지 상황에서 근대라는 시기를 맞닥뜨린 100년 전 조선의 삶, 욕망과 진실, 사회와 문화 등을 당시의 신문과 잡지를 통해서 살펴본다.

삶이란 것은 어떻게든 이어지는 것이라, 과거의 모습에서 현재까지 그 흔적이 대부분 남아있다. ‘아, 이게 이 무렵부터 시작되었구나‘하는 것도 많다.

이 책의 제목으로 뽑힌 ‘라이더‘는  첫 에피소드로 자전거로 설렁탕, 냉면 등을 배달했던 모습을 담고 있다. 요즈음의 ‘배민‘의 원조. 오토바이 대신 자전거가  그 자리를 차지하고, 날씨가 안 좋을 때는 교통사고도 많았다. 저임금 자전거 음식배달원의 동맹파업도 있었고!

식민지 시대, 경성이 팽창해가면서 상수도 설비도 확장되어갔는데, 일본인 거주지역과 조선인 거주지역의 차별이 컸다. 1920~30년 당시 콜레라가 유행할 때 수돗물을 마시는 지역의 콜레라 발병율은 낮았다. 하수시설이 미비하여 우물을 이용하는 지역의 콜레라 발병율은 당연 높았고. 이와 유사하게, 목욕탕도 조선인 지역은 몇 개 되지 않았고 조선인들은 일본인이 하는 목욕탕 출입을 저지당했다. 당시 조선인들은 몸을 자주 씻지 않아, 병이 없으려면 몸을 깨끗이 해야한다며 신문에서 이틀에 한 번은 꼭 씻으라는 지침까지 내렸었다. 그런데, 1980년대까지 우리는 일주일에 한 번, 공동목욕탕에 가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이 책은 정말 다방면으로, 당시를 훑는다. 아파트도 그 무렵 처음 지어졌고, 아파트 및 문화주택은 많은 사람들의 로망이었고, 높은 교육열은 경성으로, 외국으로 유학을 가고자 보내고자 했고, 집집마다 전집류 한 질은 있어야 했고, 읽다보면 ‘그래 그랬어‘하고  계속 끄덕이게 된다. 식민지 상황으로 힘든 시대였지만, 삶에 대한 욕망, 열정은 그때나 지금이나 똑같다.

무엇보다도 이 책을 읽으며 새삼  놀라는 것은, 적극적으로 주어진 삶을 바꾸려고 노력했던 사람들이 많았다는 것이다. 망국으로 일본 육사에서 교육받던 사람들이 임관 후 독립운동가 등으로 변신했고(이종혁, 지청천, 조철호 등), 세계 일주를 한 사람도 있고(나혜석, 최승희) (*영친왕도 1년간 세계일주를 했다. 일본정부의 적극적인 후원을 받아...). 남자들뿐 아니라 여성들도 배워서 나라에 도움이 되고자 홀로 외국으로 떠났고.  책을 읽으며 그렇게나 열악한 상황에서도 우리 선조들은 이랬구나 하고 많이 반성했다. 그들의 피와 땀으로 일군 이 땅에서, 나는 너무나 게으르게 살았구나.

역사의 바다는 단칼에 자르기에는 너무 넓고 깊다.p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