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해석전문가 - 교유서가 소설
부희령 지음 / 교유서가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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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번역서로, ‘무정에세이‘라는 산문집으로 알게 된 부희령의 소설집이 나왔다 하여 읽어보다.
어린 소녀의 첫사랑에 얽힌 이야기를 담은 ‘콘도르는 날아가고‘, 이별 후 나선 여행에서 진정한 헤어짐을 이루어 내는 ‘구름해석전문가‘, ‘완전한 집‘, 일제 시대 어이없는 죽음과 슬픈 가족사가 얽힌 ‘만주‘,  호러물 같은 ‘귀가‘,‘ 내 가슴은 돌처럼 차갑고 단단하다‘ . 총 여섯 편의 단편이 실려있다.

나름 걷는 사람인 나는, 네팔 여행을 배경으로 한, 극한에 달한 걷기를 통해서 이별을 진심으로 받아들이는 두 이야기가 참 좋았다.  여러가지 심난한 일로 마음이, 머리 속이 복잡할 때 나가서 걸으면 굳이 머리 속으로 정리하려고 노력하지 않아도 어느 순간 어느 정도 정리가 된다. 비록 당시의 그 정리가 최종의 것은 아니라 할지라도, 다음  단계를 위한 초석은 된다. ‘머리 속이 백지 상태가 된 후‘ 우리는 새로 쓸 수가 있는 것이다.

이성민 철학자는 해설에서 우리를 발-부족 과 눈-부족 사람으로 나눈다. 이 나눔은 편의상 나눈 것이지 영원하진 않다. 욕망으로 점철된 눈-부족 사람들도 발-부족 사람으로 변할 수 있다. ˝인간은 몸을 움직이지 않고도 순전히 정신적인 개념을 사용해서 신체 예산을 조절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일무이하다. 그러나 이런 기술이 말을 듣지 않을 때는 당신도 동물이라는 사실을 기억하라. 마음에서 내키지 않더라도 일어나 이리저리 움직여라. (p189, 리사 펠드먼 배럿 재인용)˝에서 말하는 것처럼, 단지 나가서 걷는 것만으로 우리는 우리 마음을 다스릴 수 있다.

마지막에 실린 단편인 ‘내 가슴~‘은 제목을 보고 추상적인 표현인 줄 았았다. 이중적 의미가 담기긴 했지만..읽고 놀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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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은 산을 타고 가장 높은 곳까지 올라가요. 산을 완전히 보려면 구름 아래에 있어서도 안 되고, 구름 속에 있어서도 안 되고, 구름 위에 있어야 해요.(p44, 구름해석전문가)

이럴 수가 있나. 집이라는 건, 언제나 굳건하게 그 자리에 서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p155, 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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