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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쳐있고 괴상하며 오만하고 똑똑한 여자들 - 이해받지 못하는 고통, 여성 우울증
하미나 지음 / 동아시아 / 2021년 9월
평점 :
읽는 내내 마음이 많이 아팠다. 현대를 살아가는 2-30대 젋은 여자들이 얼마나 힘든지, 왜 그 나이대에 우울증을 앓고 있는 환자들이 많은지, 역사적 맥락과 더불어 차근차근, 30여명과의 인터뷰를 통해, 원인과 해결 방안을 모색한 책이다. 부제 #이해받지못하는고통여성우울증
작가 하미나도 우울증을 앓았고 자신을 들여다보며 인터뷰이들을 대할 수 있었다. 인터뷰이들은 아픈 상태에서도 수천 번 자기 경험을 곱씹고 재해석하며 성장했다. 그런 의미에서 그들은 ‘미쳐있고 괴상하며 오만하고 똑똑한 여자들‘이다. ‘자기 삶의 저자인 여자는 웬만큼 다 미쳐 있다.‘
어찌보면 병원을 찾아서 상담하고 처방받고 약을 먹는 환자들은 용감한 사람들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정신과를 찾는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이상한 시선으로 보고 이상한 사람으로 취급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조금씩 나아지고 있지만. 그리고 경제적인 여유가 (물론 시간도) 있어야 가능하다.
우울증, 정신병은 개인의 질환이 아니다. 사회가, 그간의 남성 위주의 가부장제 역사가 만들어오고 진단해 온, 즉 이해하지 못한다고 해서 질환으로 낙인찍은 경우가 많다. 대부분 돌보는 사람도 가족이나 가까운 지인이라 그 안에서 돌봄이라는 관계를 통한 폭력도 많다. 전세계적으로도 여성의 우울증 발생률이 남자들보다 2~3배 이상 높다고 한다. 아직 인류가 그만큼 평등하지 않다는 반증이다.
저자는 이삼십 대 여성의 고통을 보아달라기 보다, 이삼십 대 여성의 눈으로 세상을 보아달라고 한다. 우울증은 우리가 함께 나누어야 할 공동과제다. 이들의 이야기를 읽고 이 고통을 어떻게 나눌지, 필요한 돌봄은 무엇이고 어떻게 연대해야할 지 필요한 시기다.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