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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낼 수 없는 대화 - 오늘에 건네는 예술의 말들
장동훈 지음 / 파람북 / 2021년 12월
평점 :
천주교 신부가 쓴 그림에 대한 해설이라고 해서 구매했던 책. 왜관 베네딕도 수도회의 잡지 ‘분도‘에 몇 년에 걸쳐 연재했던 글이라고. 천주교 잡지에 기고했던 글이지만, (처음 편집자는 ‘명화 속 교회사 명장면‘이란 주제를 주었다고) ‘종교화‘뿐 아니라 ‘세속화‘를 대부분 다루고 있다.
나도 어쩌면 그동안 잘 몰랐던 종교화에 대한 해설이 주가 아닐까 하고 기대했던 것 같다. 하지만, 세속화도 알고보면, 종교개혁 이후 그리스도교 문화가 유일한 문화이자 삶의 당연한 전제였던 시대의 종말과 함께 찾아왔고,
세속화의 등장으로 미술계는 비로소 종교화라는 장르가 생기게 된 것이었다.
근현대로 오면서, 종교는 갈수록 그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천주교도 다르지 않아, 성속의 이분법을 깨고 교회 역시 세속 안에,역사와 함께 살아가는 존재임을 받아들인다.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던 교회는 시작할 때처럼 가난한 교회의 기억이 서려있는 지하무덤으로 내려가 새롭게 시작하기를 다짐한다. 그림을 보면서, 교회의 역사도 함께 공부했다.
이 책은 유명한 그림을 소개하면서 그 시대에 얽힌 이야기 뿐 아니라, 작가 자신의 사목에 얽힌 이야기, 현재를 살아가며 경험하고 느껴왔던 아픔과 공감의 순간도 함께 기술한다. 도처에 놓여있는 수많은 아픔들을 애써 외면했는데 (그러면서 약간의 기부금을 내는 것으로 스스로를 위안해왔는데), 다시금 함께 산다는 것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신자가 아니라도 (나도 아님)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