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의 밤을 떠나지 않는다 프랑스 여성작가 소설 1
아니 에르노 지음, 김선희 옮김 / 열림원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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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에르노 읽기 중.
“나는 나의 밤을 떠나지 않는다”는 치매에 걸려 요양원에 있는 어머니를 방문하면서 기록한 일기. (소설로 분류된다니!!)

젊었을때 더할 수없이 활동적이고 부지런했던 어머니의 쇠락을 지켜보는 작가의 죄책감, 안타까움이 담겨있다.
책 제목은, 어머니가 이모에게 쓰다 만 편지에 씌여진 글귀라고. (어머니가 글로 쓴 마지막 문장이다.)
엄마의 감성도 대단했네.
작가는 어머니의 치매가 심해지자 1984년 요양원에 맡기고, 1주일에 한번씩 정기적으로 방문한다. 방문 횟수가 거듭될 수록 어머니의 치매는 점점 심해지고….2년여 후 어머니의 사망까지 삶의 모든 것이 글쓰기의 재료가 되는 작가답게, 일기처럼 기록을 남긴다.

어머니는 너무도 쇠약해졌고 그럴수록 동물적인 본능이 강하게 드러난다. p120
살아 있다는 건 어루만지는 손길을 받는다는 것, 즉 접촉을 한다는 것이다. p121
어머니의 수많은 사연들, 즉 어머니의 과거 속에 내가 존재해 있었고, 그 때문에 더욱 이 글쓰기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나는 지금 내가 글을 쓰고 있다는 사실이 삶을 위한 작업인지 죽음을 위한 작업인지 분별할 수가 없다. p139
나는 어머니와 화해하려고 이 모든 시간을 보냈지만 충분히 화해하지 못했다. 어제가 어머니를 마지막으로 볼 수 있는 날이 될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p146
오늘의 태양은 어머니를 위해 비추지 않았다. 어머니는 생명력, 오직 그뿐이렀고 강렬함 자체였다.p147
나는 어머니가 다시 어린 여자아이가 되어버렸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그런데도 어머니는 성장하지는 않았다. 난 처음으로 ‘시간이 넘쳐 흐른다’라는 엘뤼아르의 시구절을 이해하게 되었다. p152

번역자마다 글의 뉘앙스가 다르다. 이 책은 건조한 편. 어쩌면 작가 자신이 스스로 노력하여 거리를 두며 글을 썼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노인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병은 치매라고 한다. 어찌보면 환자는 오히려 행복한 편, 본인의 상태를 모르니까. 돌봐야하는 보호자가 더 힘든 병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치매 환자의 70%가 여성이라고 한다. 왜일까? 일생에 걸쳐 많은 것을 참으며 인내했던 결과가 아닌지? (우리나라에만 있는 화병도 여성에게 주로 발병한다.)
이런 류의 글을 접할 때마다 다짐하곤 한다. 나 또한 안 걸릴 거라고 확신할 수 없으니. 어느정도 나 스스로 결정할 수 있을 때 내가 갈 요양원을 선택하고, 돈을 모아놓을 것. 남편, 자식들에게 단호하게 인지시킬 것. 절대로! 죄책감을 갖지 말라고. 어쩌면 스위스 행을 선택할 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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