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붙은 여자
아니 에르노 지음, 김계영 외 옮김 / 레모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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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대출

2022년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아니 에르노 파는 중.
아니 에르노의 자서전적인 소설을 계속 읽고 있다. “얼어붙은 여자”는 아버지, 어머니에 이어 자신의 이야기가 그대로 투영된 소설이다. 소설?? 태어나서 이혼에 이르기까지의 성장과 고통을 그린 자서전이라고 할 수 있겠다. 물론 이 소설에서 명시적으로 이혼했다고 표현되어 있지는 않지만, 아니 에르노가 두 아이를 낳은 후, 이혼했다는 것을 우리는 안다.

가게 운영에 적극적인 어머니, 조용하며 가정적이던 아버지의 늦둥이 외동딸로 태어난 나는 (그냥 나, 아마도 아니 에르노) 자라면서 성차별을 전혀 받지 않는다. 부모님은 열심히 공부해서, 딸이 계층의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기를 원한다. 주변의 가족, 친지처럼 노동자로 살지 않고, 머리를 쓰는 직업- 지성인, 갖기를 원한다. 딸은 성적이 좋았고, 대학에 가기까지 무난하게 진학을 하나, 나이들어가면서. 사회에 만연한 성차별의 벽에 부딪힌다. 가정형편과 여성이라는 기본 조건에서 나는, 무난하게 교직을 원한다. 그런데, 부르조아 출신의 남편을 만나 결혼하고, 아이를 낳게 되면서, 독박 육아로 나의 선생님이 되고자하는 길은 어려움에 처한다. 시어머니도 대학에서 남편을 만나 자신의 꿈을 접었다. 어릴 때 단 한번도 주부의 길, 반짝거리는 집안을 유지하기위해 해야했던 노동을 몰랐던 나는 갑자기 가야하는 ‘여자의 길’이 난처하다. 이에 반해 남편은 아이가 있어도 생활의 변화가 없다. 어려움 끝에 교사 임용시험에 통과하고 선생님이 되지만, 여전하다. 내가 버는 페이의 대부분은 나를 대신해서 아이를 돌보고 집안일을 도와주는 사람에게 간다….나는 ‘얼어붙은 여자’가 되어 집안 한 구석에 서 있다. 둘째 아이가 태어나고, 남편은 더이상 방관자가 되지 못한다.

흔히 그동안 보아왔던 여자의 삶이 펼쳐진다. 주변이 아닌, 바로 나의 이야기. 내 친구들을 비롯해 많은 여성들이 직업을 갖고 소수는 그 직종의 최고 단계까지 올라갔지만, 그간의 삶은 그야말로 험로였다. 건강을 잃을 뻔 했고, 가족이 해체될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나는 그들만큼 부지런하지 못해서 그냥 가정에 안주했고 이 나이 되다 보니 타이틀이 있고 없고 차이가 나지 똑같이 늙었..
프랑스에서조차, 사회적으로 활동하는 여성이 되기 위해서는 똑같이 힘들구나 싶어 마음이 아팠다. 다시 태어난다면..진짜 남자로 태어나고 싶다. 아니, 어떤 성으로 태어나도 결혼 같은 거 안하고 내 몸 내가 건사하면서 하고 싶은거 하고 살고 싶다. 이래서 내 또래 엄마들이, 딸에게 기성세대와는 다른 삶을 살았으면 하고 은근 기대 (방관으로 보이는) 를 하는 지도.
아니 에르노의 삶에 나를 투영하며 읽었다. 매 순간 공감하며. 그런데, 왜? 둘째를 낳았을까? 이미 결혼생활에서 벗어나고 싶어했는데. 복수라는 표현이 있던데..가장 이해가 안가는 부분.

—내가 알아차리지도 못한 체, 나의 수련 기간은 끝났다. 그 후로는 익숙해진다 집 안에서는, 커피 그라인더, 냄비 같은 것들이 내는 수많은 자잘한 소리, 집 밖에서는, 눈에 띄지 않는 선생님, 카샤렐이나 로디에 브랜드 옷을 입은 중견 간부의 아내, 얼어붙은 여자.(p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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