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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안의 실크로드 ㅣ 한국문명교류연구소 학술총서 13
정수일 지음 / 창비 / 2020년 9월
평점 :
방송 등을 보며 (차마고도 등) 어렴풋이 알고는 있으나 (여행가고 싶다고 외치며) 미진하여, 언젠가 한번 정리해 봐야겠다 싶었는데, 찾아보니 저자인 문명교류학자 정수일 교수님이 실크로드 연구의 최고전문가다. 이 책은 실크로드에 관련된 학회 등에 기고한 논문들을 모은 것으로, 우리에게 실크로드가 어떤 의미인지 생각해보게 한다. 어떤 면에서는 중첩된 부분이 많이 있긴 하지만 (새로 발표할 때 기존의 내용을 언급하게 마련이라), 오히려 그래서 처음 접하는 독자인 나로서는 앞에서 이해 안가던 부분을 다시금 접하게 되어 진짜 공부가 되었다.
이전에는 #실크로드 라 함은, 중국의 차마고도를 따라, 서역에 비단을 수출하고, 서역의 물건을 들여오던 길이라고 막연히 알고 있었다. 저자는 이런 단편적인 정의를 거부한다. 중국에서 서역으로 가는 길(유라시아 대륙의 횡단)도 육로 뿐 아니라(육로도 두 갈레: 오아이스로, 초원로) 해로도 있고, 또 유라시아대륙의 남북을 종단하는 5대 지선을 넣어 확대하고, 그동안의 구대륙 안에서의 교류에만 적용할 것이 아니라 신대륙(아메리카-북, 남 합쳐서)에 이르는 전지구적 통로(이 경우는 해로; 환지구로 단계)로 확대한다. 즉, 실크로드는 인류의 이동으로 인한 문명 교류에 대한 상징적 네이밍이다. 이러한 논점의 확대는 컬럼버스 등으로 인한 신대륙 ‘발견’의 역사적 재해석으로 이어진다.
더 중요한 것은 실크로드의 종단이 중국이 아니라, 한반도까지 이어지고 (실크로드의 한반도 연장설!) 한반도는 일본에의 중개 역할을 톡톡히 했다는 것이다. 지석묘, 옹관 등 유사한 고분 형태나 고분에서 나온 각종 유물에서 중국 뿐 아니라 서역과의 교류가 증명되고 있다. (신라 고분에서 나온 로만글라스, 유리목걸이등 ) 박물관에서 무심히 지나쳤던 유물들은 하나 하나 상상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었다.
당연히 한자어가 많고, 외국어 표기가 익숙치 않아(카자흐스탄->까자흐스딴 식) 읽으면서 좀 애를 먹었지만 참 재미있게 읽었다. 학창 시절 역사는 외워야 할 것이 많은 아주 귀찮은 과목이었다. 그런데 지금 보니 정말 재미있는 학문이다. (시험을 염두에 두지 않아서 그렇겠지!) 책을 읽으며 시공간을 넘어 멋진 여행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