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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의 문장들 - 작가의 젊은 날을 사로잡은 한 문장을 찾아서
김연수 지음 / 마음산책 / 2022년 7월
평점 :
#2022년마음산책북클럽멤버 로 읽게 된 책. 총 네 권 중 세번째 책이다.
에세이는 그다지 즐겨 읽지 않는데, 아주 빠져 들어 읽었다.
지난 주 과욕을 부린 하루(미술관에서 미술관으로 움직인 날), 몸이 너무 힘들어서 스벅에 들어가서 2시간여 책 읽으며 푹 쉬었는데
읽다보니 어느새 다 읽었더라는.
이 책은 2004년 출간되었다가 재출간되었는데
김연수 작가의 청춘에 대한 회상, 그리고 그 시절 사로잡혔던 문장들로 이루어진 산문집으로 한시와 하이쿠, 김광석과 김윤아의 노래 가사를 인용하며 자신의 추억, 기억을 불러내어 써나간다. 김연수 작가보다 조금 더 나이든 나는, 그래도 작가와 비슷한 시대의 공기를 맡았고, 이 책을 통해 그 시절 내 청춘을 추억해 볼 수 있었다.
그다지 감성적이지 않은 터라 시를 모르고, 그래서 더 읽으려 하지 않았는데, 작가가 인용한 한시와 하이쿠 등을 접해보니 몰랐던 대단한 매력이 담겨있었다. 책을 보던, 영화를 보던, 음악을 듣던, 그림을 보던 배경 지식을 알게 되면 막연하게 느꼈던 감상에 구체적인 색을 입힐 수 있다. 시도 그렇다.
‘매미 소리 쏴-
아이는 구급차를
못 쫓아왔네.’
시인 이시바시 히데노는 폐병을 앓다가 38살의 나이로 죽었는데, 그녀가 구급차에 실려 갈 때 그녀의 딸이 울면서 엄마를 쫓아오던 그 때의 일을 이렇게 표현했다고 한다. 하이쿠에서 매미소리는 곧 찾아올 죽음의 적막을 역설적으로 표현하는 떠들썩함이라고 한다. 오늘, 나의 산책길에서도 매미들은 여름이 떠나감을 아쉬워하듯 맹렬히 울어댔고, 물론 오늘의 매미 소리는 슬프지 않았지만, 같은 소리에도 듣는 사람의 심정, 현실에 따라 다르게 들리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그동안의 폭염과 폭우, 모든 재해들, 매미 소리가 다 몰아내버렸으면 좋겠다. 그렇다면, 내게 매미소리는 가을을 부르는 희망의 소리다.
개정판을 내놓으며 ‘오랜 시간이 흘러도 청춘은 빛이 나듯 좋은 책은 낡지 않는다는 것을 느꼈습니다.’라고 마음산책 카드에 씌여있는데..동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