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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들어진 유대인
슐로모 산드 지음, 김승완 옮김, 배철현 감수 / 사월의책 / 2022년 1월
평점 :
이스라엘 텔아비브 대학의 역사학과교수 슐로모 산드의 이 책 “만들어진 유대인”은 처음부터 끝까지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이런 책을 쓸 수 있는 용기에 놀랐고, 이 책에 반대하는 사람들의 반발이 정말 크겠구나 또 협박도 많이 받았겠구나 싶었다. 저자는, 세계 제 2차대전과 러시아 혁명을 통해 고향을 떠나야했던 유대인들이 1948년 팔레스타인 지역에 ‘이스라엘’이라는 나라를 세우는 과정에서 ‘단일유대민족’으로의 이데올로기 생성이 필요했고, 이를 위해 유대민족의 ‘유배-귀향’ 모티브를 강조해야했고, 그를 위해 역사를 왜곡할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을 폭로한다. 그 결과 국민의 1/4에 해당하는 팔레스타인-이스라엘 국민의 소외현상으로 이어진 현실을 고발한다. 이는 함께 살아가야하는 이스라엘 국민간의 갈등뿐아니라, 주변 아랍국과의 첨예한 대결로 이어지고 있다.
산드교수가 밝히는 내용들은 이후 고고학, 생물학 등에서 그 증거가 제시된다. 그는 19세기 내셔널리즘 흐름 속에서 ‘유대 민족’이 발명되고(1장 민족 만들기), 신화였던 구약 성서가 유대 역사로 탈바꿈하게 되는 과정을 보여주며(2장 역사가 된 신화), 지금은 금기시되는 ‘개종’을 통한 유대교의 확산 (3장 너무 많은 유대인, 4장 침묵의 왕국들) 의 역사를 알려준다. 5장 구별하기에서 저자는, 폐쇄적인 ‘유대 민족주의 정체성’을 가진 이스라엘의 미래를 걱정하고 있다.
주석을 빼고도 583페이지에 달하는 방대한 내용 속에, 반대파의 주장도 촘촘히 실어서,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의 객관성을 보여준다.
독특한 시각의 역사서를 읽었다. 역사서이면서 사회과학서이기도 하다.
성경을 읽을 때 (종교를 가지고 있지 않다), 성경은 각종 조언을 비유를 통해 기술한 것으로 여기고 역사라는 생각은 하지 않고 있었는데 유대인들이 자신들의 역사로 인정한다는 것을 듣고, 우리나라의 단군신화와 접목된 고조선과 같은 경우인가 생각했었다. 또한 지구상에 퍼져 살고 있는 유대인들의 숫자가 정말 많다는 생각도 했었다. 교육 등 본받을 만한 관습(탈무드 등) 을 포함한 많은 것에 질문을 가지고 있었고 그래서 순전히 호기심으로 이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읽는 내내 우리나라의 미래도 보이고 걱정이 된다. 단군이래 단일민족의 기치를 치켜들고 있는 우리나라, 지금은 더이상 단일민족이라 할 수 없다고 하지만 사람들의 의식은 내내 그 자리인 듯 싶다. 우리 또한 유대민족 못지 않게 배타적이므로. 이미 우리나라에 많이 들어와있는 외지인들, 그리고 그 2세, 3세들, 우리는 어떤 자세로 그들을 안아야하는가.
추천.
‘한때 풍부한 상상력의 도움으로 이스라엘 사회를 창조하게 한 역사적 신화는 이제 이 사회의 붕괴 가능성을 높이는 강력한 힘이 되고 있다.(p583)’ ‘ 그만한 상상력을 아낌없이 동원해 다른 미래를 창조해보는 건 어떻겠는가?(p5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