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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비뽑기 ㅣ 엘릭시르 미스터리 책장
셜리 잭슨 지음, 김시현 옮김 / 엘릭시르 / 2014년 12월
평점 :
최근 셜리 잭슨의 “제비뽑기”라는 단편소설집이 자꾸 sns 상에서 자꾸 언급되어 무슨 책이 궁금해서 찾아 읽기 시작했다. 추리물의 대가라는 표현도 있어서인데..이 소설집에는 총 25편의 단편이 실려있는데 마지막 제비뽑기를 제외하고는 이렇다 할 눈에 보이는 참혹함은 없다. 그런데…읽다보면 스멀스멀 기분이 나빠오고, 피부에 소름이 돋는다. 평범한 사람들, 평온한 일상 속에서 기분 나쁘게 상처를 주고 상처를 받고 그 과정에서 내부의 숨겨져있던 악마성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어느 한 사람이 악마라서 그런 것도 아니고, (제임스 해리스라는 인물, 또는 남자노인이 악마성을 대표하기는 하지만) 선의에서 한 행동에도 선입견이 입혀져있고, 그 결과 차별적인 말과 행동으로 이어진다. 작가가 여자라서인지, 특히 여성들의 오지랖에 의한 악의적인 행동이 자세히 설득력있게 묘사된다. 바로 내 이웃일 수 있는, 친절해 보이는 그들이 베푸는 선의가 선을 넘는 간섭으로 옥죄어 온다. 더 기분 나빠지는 것은, 독자인 나 자신도 자유로울 수 없을 것 같다는, 내 안에도 충분히 소설 속에 그려지는 악마성이 들어있을 거라는 느낌에서이다. 내로남불의 억지성이 곳곳에서 발견된다.
작가에 대한 설명을 읽고나니 그 느낌을 이해할 수 있었다. 미국도 농촌 지역으로 가면 지극히 배타적이고, 유대인, 유색인종에 대한 차별이 겉으로 드러나지는 않지만 암암리에 여전하다고 한다. 작가 셜리 잭슨은 그런 환경 속에서 (남편이 유대인) 평생 동안 편견과 차별을 증오하며 살았다고. 그나저나..’제비뽑기’가 미국 교과서에 실렸다니..놀랍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