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폭력의 힘 - 윤리학-정치학 잇기
주디스 버틀러 지음, 김정아 옮김 / 문학동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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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문학동네북클럽의 올해 마지막 추천 도서이다. 다양한 책들을 그동안 뭉클에서 추천했는데, 책읽기 과정에서 가장 생각을 많이 해야하는 책인 듯 싶다.

저자 주디스 버틀러는 미국의 페미니스트 철학자이며 젠더이론가로 “젠더 트러블(1990)”이란 저서로 크게 주목받았다.

난민 사태가 전세계를 강타한 지 꽤 오래되고, 더구나 코로나라는 생각지도 못한 악재가 2년째 지구인을 힘들게 하고 있다. 이런 상황은, 약자를 더욱 힘들게 한다.
저자는 비폭력 운동이 왜 필요한지에 대한 논거를 폭력과 비폭력의 의미를 찾아보는 것 부터 시작해서, 폭력에 대항하기 위한 대응책으로서의 폭력이 다시 주류 폭력이 되는 악순환을, 이 사회가 (나아가 국가 자체가) 폭력적인 시스템 그 자체임을, 또한 국가가 인정하는 국가 권력 (군대나 경찰 등)이 은연중에 차별을 베이스로 한 폭력 행위를 하고 있음을 용인하는 것을, 난민 뿐 아니라 그동안의 인류 역사에서 인종차별, 성차별, 성소주자 차별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차별을 폭 넓게 지적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필요한 정신심리학적, 윤리학적, 정치학적인 논거를 제시한다.

왜 어떤 생명은 보호받을 가치가 있고 어떤 생명은 무시되어야 하는가. 또 사회적 약자를 단지 보호해야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어떤 한계를 가지고 있는가. 그동안 막연하게 생각해 왔던 것의 취약점을 하나하나 짚어내어 읽는 내내 깜짝깜짝 놀라게 했다.

우리 인간은 절대 혼자서는 살 수 없다. 1인 생존의 대표작으로 손꼽히는 ‘로빈슨 크루소’ 조차도, 성인 남자로 홀로 설 수 있기까지 어머니의 보살핌으로 부터 교육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돌봄이 있어왔다. 그가 홀로 생활을 영위할 수 있었던 것은 이미 사회로 부터 많은 것을 배웠기 때문이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듯, 그런 배경은 다 잊어버린다. 저자는 그런 점을 지적한다. 인류 역사는 성인 남자를 중심으로 (그들이 잘나서!) 발전해 온 것처럼 보이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 그러므로 앞으로는 ‘평등’이라는 어쩌면 당연한 의식을,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해 본다는 당연한 자세로 사람을, 동식물을, 모든 생명체를, 자연을 대해야 하지 않을까.

이런 류의 책을 많이 읽어보지 않아서, 여러면에서 (용어 등) 읽기 쉽진 않다. 하지만 모처럼 꼼꼼히 읽어보며 (속독 습관이 있습니다…) 의미있는 책읽기가 되었다. 특히 각종 사안마다 갈등의 대결로 치닿고 있는 우리나라의 요즘 세태에 절망하던 중이라 더욱 필요한 독서였던 것 같다.


‘Ni Una Menos 단 한 명도 더 잃을 수 없다’

지켜질 가치가 있는 생명과 그렇지 않은 생명을 구분하는 전쟁논리에서 벗어나고자 한다면, 비폭력은 평등 정치의 일부가 되어야 한다…하나하나의 생명에 애도가치가 있을 것을 요구한다는 것은 모두의 생명이 폭력, 구조적 방치, 군사적 말살 등에서 벗어나 지속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있다고 말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p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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