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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 (20만 부 기념 윈터 에디션)
에릭 와이너 지음, 김하현 옮김 / 어크로스 / 2021년 11월
평점 :
품절
나는 철학을 어려워하면서도 늘 철학(서)에 기웃대고 있는 사람으로, 그럼에도 열 번 찍어 안넘어가는 나무없다는 속담처럼, 자꾸 접하면 뭔가 맥락이 잡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에릭 와이너의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도 14명의 철학자를 기차를 타고 방문하는 형식으로 (각각의 철학자에게 의미있는 장소를 ) 만나는 책이라, 어느 정도는 가볍게 다뤘을 것이라는 선입견을 가지고 읽기 시작했다. 보통 책을 펴면 집중적으로 읽어내는 편인데, 이 책은 그게 쉽지 않고, 또 그럴 필요가 없다. 한 사람씩 읽다가 다른 책을 보고 다시 돌아와도 좋고, 무작위로 펼쳐도 좋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처럼 침대에서 나오는 법/ 소크라테스처럼 궁금해하는 법/ 루소처럼 걷는 법/ 소로처럼 보는 법/ 쇼펜하우어처럼 듣는 법/ 에피쿠로스처럼 즐기는 법/ 시몬 베이유처럼 관심을 기울이는 법/ 간디처럼 싸우는 법/ 공자처럼 친절을 베푸는 법/ 세이 쇼나곤처럼 작은 것에 감사하는 법/ 니체처럼 후회하지 않는 법/ 에픽테토스처럼 역경에 대처하는 법/ 보부아르처럼 늙어가는 법/ 몽테뉴처럼 죽는 법 이라는 14가지 챕터를 통해, 제목만 봐도 유추해 낼 수 있는 각 철학자들의 특징을 찾아내고 삶에 있어서 철학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조언을 찾는다.
기차여행을 좋아하는 저자는 ‘기차는 내가 가고 싶은 곳으로 나를 데려다준다. 그것도 생각의 속도로.”라고 말하며 천천히 그리고 가볍게 일상 생활과 철학을 접목한다. 읽다보면 철학이 이런 식으로 곁에 있을 수 있구나 싶다. 특히 ‘세이 쇼나곤’이라는 일본 여성 철학자를 이 책을 통해서 처음 알게 되었는데, 책이 출간되고 출판사에서 ‘나와 닮은 철학자 찾기’라는 이벤트를 인스타그램에서 했는데, 나는 세이 쇼나곤형이라고 나와서 특별히 관심이 갔었다. 읽어보니, 역시.. 점차 나이가 들어가며 적당히 놓아주고 포기할 줄 아는 늙음의 미학을 즐기고(?) 있는 참에, 작은 것에서 아름다움을 찾고 감사할 줄 아는 덕목을 닮은 것 같아 더 감사했다.
저자의 저서 “행복의 지도”와 비슷한 맥락으로 읽을 수 있다. 수많은 철학자들 중에 몇을 다뤘지만 철학이 가지는 무거움에서 어느정도 벗어날 수 있어서 고맙다. 이제 슬슬 (물론 철학개설서를 아주 안보진 않을테지만) 본격적으로 깊이 들어가볼까 싶기도 하다.
이 책 굿즈가 정말 마음에 들었음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