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키니아의 작은 말들 - 뒤라스가 펼쳐 보이는 프랑스판 ‘부부의 세계’
마르그리트 뒤라스 지음, 장소미 옮김 / 녹색광선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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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렬한 민트색 표지로 시선을 끈 마르그리트 뒤라스의 “타키니아의 작은 말들”.
(책이 너무 예뻐서 구매한 건 안비밀!)
소설 “연인”, 그리고 제인 마치, 양가휘 주연의 센세이셔널한 영화 “연인”의 원작자 마르그리트 뒤라스.
‘연인’은 조숙한 소녀의 잊지 못할 첫사랑(어쩌면 평생 단 하나의 사랑)을 그린 소설이고, 이 책 ‘타키니아의 작은 말들’은 결혼한 지 7년된, 4살된 아들을 둔 권태기 부부 사라와 자크의 이야기이다. 사라와 자크는 친구 루디와 지나 부부, 싱글인 다이아나와 이탈리아 바닷가 마을로 여름 휴가를 왔는데 무더위와 지뢰폭팔 사고로 아들을 잃은 노부부와 산불로 하루하루가 더디게 지나간다. 어느날, 모터보트를 가진 남자 장이 등장하면서 나른한 일상에 잔잔한 파도가 인다.
결혼 생활 중 몇 번 한눈을 판 남편 자크와는 다르게 사라는 그런 경험이 없다. 그런 그녀도 장의 꿈을 꾸고, 장이 자신에게 보내는 눈길을 의식하고, 한 걸음 내 딛으나.. 불꽃 같았던 자크와의 추억을 떠올리며 더 나아가진 않는다. 한편 걸핏하면 싸우는 루디와 지나는 서로 매우 다름에도 영혼의 반려로 서로를 길들인다.

청춘의 시절에, 윗세대 어른들, 선배들이 말했던 ‘사랑 그까이꺼. 몇 년 지나면 정으로 살아..’라는 말이 기억난다. 그때도 지금도, 긴긴 인생을 그냥 저냥 살거라면, 그나마 불꽃같은 추억이라도 있어야 하지 않느냐고, 그도 저도 없으면 얼마나 지루하겠냐고 반문하곤 한다. 그때는 한 사람과 평생을 산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몰랐고, 호기심 많고 성격 급한 나에게 10년이 최대한일거라고 말하며 웃곤 했는데, 어느새 그 세 배의 기간이 지났다. 나는 아마도, 아이 셋을 연달아 낳아 기르면서, 권태기도 갱년기도 모르고 지났던 것 같다. 남편에게 익숙함이라는 권태기를 느낄 무렵, 내 손이 필요한 꼬물꼬물한 세 아이에게 나의 온 시간, 에너지 전부를 다 뺏긴. 어쩌면 그래서, 선녀와 나뭇군 이야기에서 아이 셋이 나온 건지도.(나= 선녀?ㅋㅋ)
하지만 이 나이에도, 이러한 달달한? 제어되지 않는 망설임 등이 매우 유혹적이다. 사라를 통해, 대리 경험을 했다고 할까. 책 ‘연인’에서, 영화에서 미처 잡아내지 못한 15세 소녀의 감정에 끄덕거리게 한 마르그리트 뒤라스. 이런 느낌 참 좋네.
그런데. 타키니아에는 진짜 예쁜 작은 말들이 있을까? 보고싶다.

p210> 젊은 여자를 사랑하는 건 아무도 사랑하지 않는거야, 왜냐하면 젊은 여자는 사라지거든, 성숙한 여인이 되면서 다른 사람이 돼 버려.
p213> 하지만 고통도 행복처럼 가끔 종류를 바꿔 줘야 한다고. 안 그러면 우린 늙고 멍청해져.../
말이야 쉽지. 우리가 원하는 걸로만 고통받을 수 있다면 세상이 얼마나 편할까.
p306> 사랑엔 휴가가 없어. 그런 건 존재하지 않아. 사랑은 권태를 포함한 모든 것까지 온전히 감당하는 거야, 그러니까 사랑엔 휴가가 없어....그게 사랑이야. 삶이 아름다움과 구질구질함과 권태를 끌어안듯, 사랑도 거기서 벗어날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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