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에서는 언제나 맨얼굴이 된다 - 새하얀 밤을 견디게 해준 내 인생의 그림, 화가 그리고 예술에 관하여
이세라 지음 / 나무의철학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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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여성 방송인’으로 살면서 많은 고민을 해 온 이 세라의 그림 에세이, “미술관에서는 언제나 맨얼굴이 된다”는 제목 그대로, 방송인으로 ‘남에게 보이는 얼굴’에 신경쓰고 평가받고 평가하던 작가 자신이 스스로의 목소리로 판단하고 발화하는 과정을 쓴 책이다. 유난히 직업인으로서의 생명이 짧은 방송인으로서 앞으로 어떤 길을 가야할지 길고 긴 고민을 해야했고, 그 과정에 그림을 보며 어떤 위안을 받았고, 어떤 상황에서는 어떤 화가가, 어떤 작품이 자신을 응원해주었는지 이야기한다.
이 책은 미술 작품만이 아니라, 영화도 여러편 인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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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글에서 이세라 작가는, 남성 중심의 가부장적 사회에서 겪어온 아픔을 토로하고, 성장해 오는 과정에서 자신도 모르게 말하고 행동했던 여러가지 실수를 반성한다. 작가의 그 과정은 아마도 한때는 젊고 싱싱했던 주인공이었던 여성들이 겪었던 과정일 수 있겠다. 그 중 ‘더 이상 젊고 아름답지 않더라도’가 특히 그 주제에 집중한다. 영화 [클라우즈 오브 실스마리아]와 쿠엔틴 마시스의 ‘늙은 여자, 늙은 남자의 초상’을 인용해서, 나이먹어감에 대한 소회를 밝힌다. 사회가 늙은 남자는 중후함으로 받아들이고, 늙은 여자를 노추에 가깝게 표현하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과, 그럼에도 나이들어감으로써 이전에 미처 몰랐던 배려를 알게 하는. 인생의 뒤안길에 접어든 나도 이제는 미모의 청춘들을 보며 싱긋이 웃는다. 그래 즐겨라. 한때일 뿐인 그 순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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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여성 화가에 주목하게 된다. 페더 세버린 크뢰위에르와 결혼한 화가 마리 크뢰위에르. 성공한 화가 남편을 둔 마리는, 남편의 작품에서는 더없이 화사하고 아름답다. 하지만 본인이 그린 자화상은 더없이 어둡고 울적하다.하지만 본인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아는 듯하다.
러시아 귀족 출신 화가 지나이다 세레브랴코바는 데뷔 당시에는 모든 것을 다 가진 여성 화가였다. 그래서 당시 그녀의 그림은 밝고 환하다. 하지만 러시아 혁명이후, 그녀의 인생은 180도 달라지고, 1924년 대형 벽화를 의뢰받고 파리로 떠난 이후, 러시아로 귀국하지 못하면서 아이들과 생이별하게 되는 과정에서 (4명의 자녀중 2명만 데리고 나올 수 있었다) 그녀의 그림은 많은 변화가 생긴다. 그렇지만, 1956년 그린 자화상에는 ‘지금’ ‘이 곳에서’ 최선을 다하는 그녀의 모습이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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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라 작가가 말하고 싶은 것은 바로 이 것이 아닌가 싶다. 흐르는 시간을 붙잡으려 애쓰기 보다, 같이 흐르면서, 그때 그 곳에서 , 아니 지금 이 곳에서 최선을 다하고, 나로 살고싶다는. 그리고 작가는 그 길을 찾은 것같다. 작가의 어머님이 하신 말 처럼..”너로 살아!!”
응원합니다. (내 아이들에게 같은 응원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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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포터즈로 당첨되어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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