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프터 쉬즈 곤
카밀라 그레베 지음, 김지선 옮김 / 크로스로드 / 2019년 11월
평점 :
절판


표지부터가 눈길을 확 잡아당기는 스웨덴 추리소설.
작가 카밀라 그레베는 스웨덴을 대표하는 범죄소설가라 한다. 이 책 "애프터 쉬즈 곤 After she's gone"은 그녀의 두번째 소설로, 2017년 스웨덴 범죄 소설가 아카데미가 수여하는 올해의 범죄소설상을 수상했다.2018년에는 북유럽에서 가장 뛰어난 범죄소설에 수여하는 유리열쇠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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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의 작은 마을 오름베리의 눈 덮인 숲에서 한 여성이 구조된다. 그녀는 프로파일러 한네 라겔란드. 그녀의 연인이자 동료수사관인 페테르와 함께 한 소녀의 실종사건을 수사중이었는데, 그녀는 페테르의 행방도, 자신에게 일어난 일도 기억 못한다. 사실 한네는 알츠하이머로 기억을 잃어가고 있었고, 그래서그녀는 자신의 사라져가는 기억을 잡기 위해 일기를 쓰고 있는데, 그 일기장도 사라진다. 마침 그 무렵, 소녀의 사체가 발견된 장소에서 얼굴을 알아볼 수 없는 여성의 사체가 또 발견된다. 오름베르 출신의 말린은 2009년 어린 소녀의 사체를 발견한 당사자. 그녀는 경찰관이 되었고 이 사건 수사에 투입되어 오름베리로 돌아온다.
한네가 발견될 당시, 제이크는 사망한 어머니의 옷을 입고 숲을 산책한다. 자신의 여성성에 대한 자책으로 제이크는 한네의 일기장을 발견하지만 경찰에 신고하지 못한다. 오름베리는 퇴락한 작은 도시로, 시내에 유고,시리아 등에서 유입된 난민 수용소가 있고, 이에 지역주민들은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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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은, 제이크과 말린의 시점에서 번갈아 서술되며 전개된다. 겉으로 드러난 두 건의 살인 사건을 중심으로, 쇠락하는 지역의 주민들이 갖는 분노와 소외감이, 오름베리를 벗어나려는 말린과 성정체성의 혼란을 느끼는 제이크의 개인사가 맞물리며 전개된다. 그리고 가족 공동체의 끈끈함이 우리 한국의 가족관과도 다르지 않아 동질 의식까지 느껴진다.
사건 해결 과정은 반전에 반전을 거듭.
던져진 실마리로 읽어가면서 여러가지 추론을 해 보는데,,..결말은 대 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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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다. 이런 류의 범죄소설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강추. 번역도 매끄러워 전혀 어색하지 않다. 그러고 보니 김지선 번역자는 최근 핫한 추리 소설을 거의 다 (내가 읽은) 번역하셨네..

요즘 들어 스웨덴 작품을 많이 접하게 된다. 그동안은 영프미 문학 중심이었고, 그래서 소설 읽는 것도 지역편중이 심했구나 싶었는데 (남미권 문학도 몇 작품 읽지 안았다..) 이게 참 요상한게 소설의 분위기도 작가의 국적에 따라 얼마나 다른지. 한국말로 번역되어 있음에도 그 언어가 달라지는 느낌이다. 이는 영화를 보면 확실히 차이난다. 사람 사는 방식은 거기서 거기인 것 같은데도. 들여다보면 비슷한데, 표현의 방식이 다르달까.
또한 최근 시청한 넷플릭스 바이킹스를 비롯한 북유럽 영화등의 영향으로 그 배경이 어쩐지 머리 속에 그려진다.

책 속으로
p172> 네가 어디 사느냐는 문제가 아니야. 하지만 엄마는 때때로 네가 여기서 도망치고 싶어 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 그리고 그건 결혼에 썩 좋은 바탕이 못 되지. 네가 뭔가로부터 도망치고 싶다면, 그 도망치고 싶은 대상이 자신이 아닌지 잘 생각해보렴.
p219> 이 일기는 내 사라짐의 기록이다. 육체적으로가 아니라 수사적으로. 왜냐하면 하루하루가 지나갈 때마다 난 안개속으로 더 깊이 들어가니까. 내가 더는 한네가 아니게 되면 어떻게 될까? 나를 나로 만드는 것, 내 기억, 내 이야기가 이 병때문에 흐려지고 먼지가 되어버리면? 그럼 그때 난 무엇일까? 영혼 없는 몸뚱어리? 움직이는 몸을 잃어버린 영혼? 혈관에서 피가 맥박치는 고깃 덩어리? 그 생각이 머리를 떠나지 않는다. 죽음은 두렵지 않다. 하지만 자신을 잃는 건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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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까페 리뷰어스 클럽 서평단으로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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