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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사서, 고생합니다 - 초보 사서의 좌충우돌 도서관 적응기
임수희 지음 / 북닻 / 2019년 10월
평점 :
사서 고생한다는 말은 이중적인 의미로, 제목을 보는 순간 안해도 될 일을 나서서 하느라 힘든 이야기였나 싶었는데, 작가 임수희는 전직 <사서>였다. 그리고 새로운 길을 찾는 과정에서 사서로 지냈던 경험을 책으로 쓴 것이었다. 그리고 이 책은, 예상외로 아주 재미있었다. 작가 임수희의 필력이 대단했다. 바로 옆에서 조근조근, 그러면서 할 말은 다 하는 타입..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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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는 사람이 책을 워낙 좋아하고, 도서관이라는 공간 그 자체를 좋아하는 사람이라서 그런지 (최근에는 자주 못 가고 있지만) 책 속의 공간, 그리고 그 공간에서 일하는, 방문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바로 이웃의 이야기여서 정겨웠다. 책을 읽는 동안에는 코끝에는 도서관에서만 맡을 수 있는 오래된 종이 냄새가 계속 맴돌고 있었다. (웃기지않는가? 전자책을 읽는데도!!)
사실 이 책을 읽기 전에, 사서라는 직업에 대해서 아는 바가 없었다. 도서 구입, 신청하고 정리하고, 대출해주는 정도? 그러면서도 각 도서관에서는 어떤 도서를 주로 가져다 놓는지, 누가 결정하는지는 참 궁금했다. 큰 도서관의 경우는 워낙 많은 책들이 있기때문에 찾는 도서 대부분이 있었지만, 동네 작은 도서관은 그렇지 않았으므로. 그 결정을 수서회의를 거치고 장시간 토론을 한 이후에 내린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물론 그 지역 도서관의 특성에 맞추어 성격이 결정되기도 한다.
또한 사서들은, 크고 작은 도서관 행사를 기획하고 실행에 옮기며, 지역 주민, 어린이들의 문화 함양에도 많은 도움을 준다. 책을 추천해 주기고 하고. 지역 사람들(어린이들)의 변화되는 모습을 보는 것에 큰 보람을 느낀다. 진상 주민도 역시나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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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에서 언급한 랑가나단 도서관학 5법칙도 찾아보았다. 랑가나단은 인도의 수학자이자 사서로서, 인도사회의 문화적 무지와 경제적 빈곤을 추방하기 위해 절대적으로 필요한 기관이 도서관임을 주장했는데, 그의 도서관학 5법칙은 세계적으로도 도서관의 기본적인 운영원칙으로 받아들여진다고 한다.
1. 책은 이용하기 위한 것이다. Books are for use.
2. 모든 독자는 자신이 필요로하는 책이 있다. Every reader his/her book.
3. 모든 책은 그것을 필요로 하는 독자가 있다. Every book its reader.
4. 도서관 이용자의 시간을 절약하라. Save the time of the reader.
5. 도서관은 성장하는 유기체이다. The library is a growing organi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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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 중에 학교 도서관에서 사서로 일하는 분이 있다. 그분은 늘 손끝에 테잎을 붙이고 있다. 일종의 직업병이라고. 책, 종이를 하루종일 만지고 있다보면 손끝 피부가 남아나질 않는단다. 잘 베이기도 한다. 이 책 속에도 그 이야기가 있다. 따지고보면 사회는 어느 곳이든 보이든 보이지 않든 모든 사람들의 봉사, 활동으로 운영되고 유지된다. 우리가 그 역할을 몰랐다고 해서 그 자리의 의미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책 마지막 부분의 사서 네 분의 인터뷰는 희망적이기도, 슬프기도 했다. 모쪼록 좋은 방향으로 개선이 되었으면 좋겠다.
집에서 걸어서 20여분 거리에 새로 도서관을 짓고 있다. 11월말경 오픈한다고 한다. 산책하며 그 앞을 지나면서, 공사가 끝나기를 손꼽아 기다리는 중인데, 그 도서관은 어떤 모습이 될지. 어떤 책들로 가득 채우게 될지 기대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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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p41> 사서는 기본적으로 맥시멀리스트다. 내가 만난 사서들은 다 그렇다...또 사서는 이야기 수집가다. 책마다 무슨 사연이 그렇게 많고 버리지 말아야 할 이유가 수백수천 가지이다. 때론 단 한가지, 그 한 가지는 가장 가깝고 가장 강력한 이유, '제가 좋아한다고요!'이다.
p112> 가장 크게 와닿았던 말은 도서관은 책이 쌓여있는 네모난 상자가 아니어야 한다는 말이었어요. 어떤 책을 어떻게 수서하고 어떻게 배가하는가에 따라서 이용자에게 보낼 수 있는 말의 질과 양이 완벽하게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거든요.
p114> 내가 건넨 책 한 권이 그 사람 인생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모른다는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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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