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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지금 고전인가 - 서양고전 입문자를 위한 안내서
네빌 몰리 지음, 박홍경 옮김 / 프롬북스 / 2019년 10월
평점 :
절판
고전 즉, 고대 그리스와 로마에서 생산된 지식은 유럽의 엘리트라면 당연히 알고 있어야할 지식이었다. 정치, 철학, 문학뿐 아니라 예술, 건축들에도 그리스 로마시대의 영향은 압도적이었다. 그 지식은 19세기 제국주의 사회에서 유럽으로 하여금 로마 제국의 부활 내지는 재건이라는 슬로건을 내거는데 기준이 되었다. 그리스와 로마는 문명의 정점이자 전 세계 어느 지역보다 서양이 우월한 기원으로 간주되었다. 고전 교육은 엘리트들은 마땅히 받아야할 교육이었고, 엘리트 지위를 유지하는데 필요불가결한 것이었다.
그러나 현대로 오면서, 각종 번역된 (굳이 라틴어를 몰라도 연구할 수 있는) 고전의 문헌이 쌓이고 급격히 변화하는 지식의 발달로 고전 연구는 더 이상 엘리트의 독점이 아니다. 또한 고전이 가지고 있던 각종 편협한 사고방식- 엘리트주의, 인종차별주의, 성차별주의 등은 현대에는 어울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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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고전이 가지고 있는 여러 가지 한계에 오늘날의 고전학자들은 문헌의 한계와 문헌이 알려줄 수 있는 것과 알려줄 수 없는 것이 무엇인지 분명히 인식하고 새로운 질문과 해석을 발전시키는 다양한 방법을 갖추어가고 있다. 고전은 정치인과 전문가들을 위한 기초교육이 아니라, 누구나 고전을 읽고 연구함으로써 중요한 교훈을 배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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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이 점에서 오늘날의 세계적인 리더, 석학들은 고전을 읽고 권한다. 왜냐하면 오늘날 인류 문화의 모든 분야에서 고전의 영향을 받지 않는 나라, 문화가 없으며, 고전은 과거에 대한 가르침을 줄 뿐 아니라, 고전에 대한 다양한 해석에 따라 오늘날의 복잡한 문화, 사회, 정치 세계에 중요한 교훈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고전 고대가 어떻게 현재를 (좋고 나쁜 측면에서) 형성했는지 탐색함으로써 우리 사회가 미래를 위해 고전 고대에서 영감을 끌어낼 수 있고, 과거에 발생한 사건을 통해 우리는 진실하고 믿을 만한 지식을 얻을 뿐 아니라 현재와 미래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고전 고대의 잔해는 아무리 위대하고 영원한 듯해도 결국 모든 것은 사라지며 현재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짐을 예측하게 한다. 역사의 순환을 공부함으로써 오늘날의 우리는 순환에서 어디에 위치하고 있는지 파악하고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고전을 공부함으로 해서 우리는 인간이란 무엇인지 알게 된다. 고대의 저자들이 답을 주지는 않지만 질문을 하고 불확실성을 인정할 필요가 있음을 알려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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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네빌 몰리는 영국 엑세터대학 고전고대사학 교수로, 고전의 한계에 대해, 어찌 보면 고전학자의 길에 대한 변호, 어찌 보면 변화하는 세태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에 대한 소개로 우리에게 고전이 왜 필요한가에 대해 역설하고 있다.
이 책을 읽다보니, 새삼 우리의 유교 문화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된다. 유학에서도 시대착오적인 한계는 있지만 좋은 가르침이 많다. 하지만 일부 선조들은 (지금도 일부는) 글귀 그대로에 매몰되어 그 속의 참 지혜를 놓친 경우가 많았다. (예를 들면 단발령에 대한 자세..부모가 과연 머리카락을 생명보다 더 중시하라고 했겠는가?) 그 때문에 유학이라고 하면 고개부터 젓게 되는 경우도 많았다. 고전학자들이 고전을 연구하면서 현대의 삶에 접목하고자 모색해 온 다양한 방법을 우리는 유학에서도 찾아야한다. 또한 나부터도 서양 고전뿐 아니라, 유학의 많은 지식을 보다 긍정적이고 미래 지향적으로 맞이해야한다는 자각을 한다.
나는 온고이지신 溫故而知新을 이 책의 주제로 본다. 옛것을 익히고, 그 속에서 우리는 새로운 것을 미루어 알아나가야 한다. 서양의 것이든, 우리의 것이든.
책 속으로
p172> 과거 인간의 경험은 현재와 미래의 인간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신뢰할 수 있는 조언을 들려줄 수 없다. 하지만 인간이 취해야할 조치를 다른 학문에서 과도한 자신감을 가지고 주장할 때 교정물을 제공해 줄 수 있다. 이는 예방 차원의 원칙이며 단순화된 가정을 경계하는 태도다....동시에 과거의 경험에 의지하여 가능성에 대한 감각을 키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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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어스 클럽 서평단으로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