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낙 그림을 좋아해서 많은 그림책을 보고 있다. 여행가서는 일단 그 도시의 미술관 방문을 기본 코스에 넣고, 그 다음 일정을 짜고. 그래서 가능한 많이 보고 읽고 감상법을 배우는 중인데, 이일수의 “더 보고 싶은 그림”은 이런 나의 취미, 취향에 딱 맞는 책. 그래서 너무너무 반가워하며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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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특히 같은 소재, 주제로 그린 다른 화가의 그림을 두고 생각하며 감상하게 하는 플롯. 두 작품을 비교 감상하며 이를 동시대인의 삶으로 이어지게 한다.
크게 3장(전시실)로 나누었다.
1, 보이는 그대로 보기 2. 다른 사람의 눈으로 보기 3. 나의 눈으로 보기
이 구분은 그림을 보는 세 가지 방법에서 나온 것이다. 이 책을 보며(읽으며) 저자가 설명하는 것을 따라가다 보면 그림을 “감상하는 눈은 결국 그것을 담는 나의 눈에 있다”(p8) 는 사실을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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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시된 많은 그림 중에 처음 보는 그림도 많았다. 특히 한국화..
나름 박물관, 미술관을 열심히 다녔다고 자부하는데도 특히 한국화가 이렇게 생소할 줄은. 깊이 반성한다.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는 복쇠의 <자매문기> 는 놀랍고 가슴아팠다. 형편이 너무나 어려워서 스스로 노비가 되겠다는 문서에 손도장을 그린...사실 한국화에 대해서는 늘 산수화 위주고 조선 후기에 와서야 풍속화가 나온지라 그냥 쓱~ 훑어 본 적이 많긴 하다. 늘 산이며 바다며 사군자 위주였기 때문에 그게 그거 같아서. 자매문기를 보면서 우리말에는 신체를 가리키는 말이 그렇게 많은데, 서양은 바디 body 하나 뿐인 것이 왜 일까 생각도 해 보고. 작품을 그린, 또는 만든 화가의 시선이 어디에 있느냐에 따라 표현이 확실히 달라지는 것에 주목하게 되었다. 앞으로는 가능할지는 모르겠지만, 많은 작품을 눈에 담는 것 보다 하나 하나에 집중하는 습관을 가져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정선의 <박연폭포>는 그동안 가졌던 물은 물이고 산은 산이더라는 산수화에 대한 기본 관념을 깨버리는 그림이었다. 작가의 시선에 따라 한국화에서도 얼마나 파격적인 표현이 가능했는지! 시원하게 내리꽂는 물줄기는 화가의 기상 그 자체였다.
신윤복의 <단오풍정>과 프라고나르의 <그네>의 해석은 새로웠다. 그동안 알아왔던 해석이 다는 아니구나 싶었고, 해석이 다양할 수 있어서 그림은 살아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좋은 책을 읽었다. 저자의 지난 책 “옛 그림에도 사람이 살고 있네”도 궁금해져서 장바구니에 넣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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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p9> 그림을 감상한다는 것은 감상하는 순간적 행위에 한정한 것이 아닌 화가와 감상자가, 저자와 독자가, 예술과 대중이 삶을 전제로 서로의 마음을 나누는 데에 의미가 있다. 그림은 창작자의 손이 아닌, 관찰하고 성찰하는 감상자의 눈과 마음속에서 완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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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