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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서울 역삼초등학교 18기 동창모임 준비위원회
한차현 지음 / 답(도서출판) / 2019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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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 출판사의 서평단 이벤트에 당첨되어 읽게 되었다.
현재 프리랜서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차연은 우연히 들어간 까페에서 초등학교 동창인 남미경을 만난다. 엉겁결에 인사하고 명함을 받고 헤어졌는데, 미경은 차연에게 특별한 존재였다. 그러면서 펼쳐지는 과거의 이야기.
1999년 겨울 무렵, 차연이 상준고 1학년에 재학 중이었을 때, 학교 일진짱인 공대현이 미경을 우연히 보고 차연에게 소개해 달라고 한다. 학교를 제패하고 있는 대현이라 안된다는 말을 못하고, 차연은 미경을 만나기 위해 초등학교 동창회를 열 계획을 세운다...차연의 개인적인 스토리는 당시 사학 비리로 떠들썩했던 상*고 사태와 어울어져서 한치 앞을 알 수 없게 진행되는데.
그래, 맞다. 상준고는 우리가 아는 서울 서초구의 그 상*고. 다른 학교들은 다 실명으로 나오는데, 그 학교만 약간 다르게 나온다. 작가의 말에 본인이 그 학교 출신이고 그 학교 맞다고.
읽으면서 내내 1999년 당시 생각이 나서 슬며시 입가에 미소가 절로 올라온다. 그리고, 세대는 다르지만, 나의 학창 시절 생각도 나고. 고등학교 근처의 떡볶이 집, 냉면집 아직도 있는지. 이제는 멀리 떠나와 그 근처를 가본지도 수십 년인데. 또한 지역도 익숙해서 읽다가 자꾸 머릿속으로 과거를 헤집고 있었다.
학교 이름, 동네 이름 등이 실명 그대로 나오고, 주인공 이름도 작가와 비슷해서, 여주인공인 미경은 혹, 작가 부인이 아닌가하는 추측까지 하게 된다. 설마..맞나요?ㅎㅎ ‘순도 100%의 자전소설이며 현실과 100% 무관한 픽션’이라고 하지만.
17살 고1 시절의 첫 사랑 이야기인데도, 유치하지 않고 참 재미있게 읽었다. 나도 너무 오래전 이야기이긴 하지만, 그런 시절이 있었지요. 그래서 일까? 나의 아이들은 그 시절을 어떻게 기억할지 갑자기 물어보고 싶다.
잘 읽었습니다. 작가님, 필체가 아주 유쾌하고 스토리 진행이 속도감이 있어요. 한차현 작가.기억하겠습니다. 좋은 기회 주셔서 고맙습니다.
마지막의 쿠키영상(은 아니지만)도 훌륭해요.
책 속으로
(p225) 동사무소에 가서 난생처음 주민등록증을 받아올 나이가 된다는 것은, 미래에 대한 ‘막연한 기대 근거 희박한 불안’의 세계를 조금씩 졸업해 가는 과정 아닐까. 시시하고 재미없는 현실으 미래-미래의 현실을 순순히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여정 아닐까.
(p278) 밤길을 나란히 걷던 사람이 누구인지조차 전혀 알지 못하는 주제에. 누군가의 가슴속 3.5센티미터 깊이에 담긴 마음조차 까맣게 이해 못하는 주제에.....사람들 떠나간 자리에서 오래도록 혼자 남아 있었어. 도통 알 수 없는 시공간 속에서 조금씩 눈사람이 되어가는 중이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