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학자의 식탁 - 식물학자가 맛있게 볶아낸 식물 이야기
스쥔 지음, 류춘톈 그림, 박소정 옮김 / 현대지성 / 2019년 6월
평점 :
절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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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지성 출판사의 서평단 이벤트에 당첨되어 읽게 되었다. 책 표지가 너무 이쁘고, 내가 좋아하는 수채화 그림이 가득 실려 있고, 부제가 <식물학자가 맛있게 볶아낸 식물 이야기>여서 호기심을 유발했었다.

책을 받고 처음에는 당황했다. 총 3부로 이루어진 목차 속에 (1부-식물학자의 경고/2부-식물학자의 추천/3부-식물학자의 개인 소장품) 나오는 식물들 중에서 익숙한 이름이 반도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식물 이름이 중국식 표기이고 (물론 본문에는 우리가 쓰는 이름이 부기되어 있다) 저자가 중국인이라 중국식 요리에 쓰이는 식물들이어서 낯선 식물이 많았다. 그러나 호기심 많고, 먹기 좋아하는 인류라는 공통점은 이런 낯섬을 금방 헤쳐 나가게 한다.

총 38가지의 식물들이, 삽화가 <류춘텐>의 예쁜 그림과 더불어, 학문적 묘사, 갖고 있는 성분 분석과 중국 역사 속에 등장하는 대목 (각종 고서들 속에서)과 함께 등장하며, 저자의 개인적인 식생활과 맞물려서 아주 맛있게 출연한다.
또 사이사이에 미식 비법, 재미있는 지식 등 짧막한 포인트 페이지도 끼어있다. 가령 가지는 칼로리가 적어서 다이어트 식품이긴 하지만, 요리할 때 기름을 많이 먹어서 비추다..하는 식.

책 도입부에 <다윈상>이라는 상에 대한 소개가 나온다. 인류의 진화 사업에 공헌한 사람을 특별히 표창하는 상인데, 수상자가 어리석은 방법으로 자신의 목숨을 버려, 다른 사람들의 목숨을 구한 상이라고. 이와 유사한 사람들 덕분에 우리는 이 지구상에서 어떻게 하면 안전하게 생존할 수 있는지 알게 되었다고. 인류는 전형적인 잡식성 동물로, 지구상에 식물 종류만 37만여 종인데, 역사상 인류가 활용해 본 식물이 3천여 종이고, 흔히 재배하는 식용 식물은 150여종에 불과하다고 한다. 이 말은, 고대 인류로부터 수없이 먹어보고 실험해 본 결과 우리가 요즘 섭취하는 식물을 재배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 논조는 책의 처음부터 끝까지 계속 이어진다. 또한 유행처럼 튀어나오는 <건강에 좋은 무엇>이란 것에 대한 경종을 계속 울린다. 저자의 말은 간단하다. “선조들이 노력해서 골라 놓은 것만 먹기도 많아. 아무리 좋다 해도 그거 하나만 먹어서는 효과가 없어. 그러니 골고루 다양하게 잘 먹는 것이 건강에 좋아!“

이 책은 한번 스르륵 읽어보고 말 책은 아니다. 식탁 옆에 놓고, “아, 그게 뭐였지?” 하면서 찾아서 읽어보고 참고할 수 있는 책이다.
흥미로운 책이었다.

책 속으로.
(p61) 각종 야생 식물의 신가한 건강 및 치료 효과에 대해서는 흘려 듣기 바란다. 야생 식물을 먹고 병을 치료한 사례가 없는 건 둘째 치고, 야생 식물에 함유된 약용 성분이라도, 반드시 정제해 의사의 지도하에 사용해야 안전하게 효과를 볼 수 있다.
(p313) 그 미세한 느낌을 얻으려고 화학 용어 몇 개나 함량 따위에 힘들게 얽매일 필요는 없다. 집중해서 혀로 맛있는 음식을 경험하는 것이야말로 그 안에 담긴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방법이다.
(p335) 세상 만물이 모두 이러하다. 절대적으로 좋은 것도, 절대적으로 나쁜 것도 없다. 모든 선악은 인류의 행위로 결정된다.(대마 편)
(p347) 불행한 사람은 저마다의 불행이 있고, 행복한 사람도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만약 매혹적인 무간지옥을 저 멀리 차단하고 싶다면, 생활의 행복을 찾는 것보다 더 효과적인 게 있을까? 그렇게 생각하면 행복이야말로 가장 강렬한 중독성 약물이라고 할 수 있다. (양귀비 편)
(p399) 인류에게 신기한 것을 좋아하는 정신이 있다는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 정신은 식탁에서도 드러난다. 바로 이런 정신으로 인해 인류는 지금까지 지구상에서 가장 성공한 종(種)이 되었다. 하지만 옛 사람의 경험을 돌아보지 않고 호기심을 마음대로 발산한다면, 그것은 호기심이 아니라 무지가 된다. 음식을 먹을 때도 정도를 지켜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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