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마지막 순간에서 - 죽음과 죽어감에 관한 실질적 조언
샐리 티스데일 지음, 박미경 옮김 / 비잉(Being)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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샐리 티스데일의 <인생의 마지막 순간에서>를 읽었다. 영어 제목은 사못 살벌하다. <Advice for future Corpses> 미래 시신을 위한 조언. 미래 시신..즉 우리. 지금은 살아있으나 언젠가는 죽음을 맞아 시신으로 될. 어느 누구도 비켜가지 못하는 과정. 드라큐라 정도 되면 비켜가는 걸까? 드라큐라도..사실은 움직이는 시체이니 결국은 같다.

샐리 티스데일은 30여년간 완화의료팀 간호사로 있으면서 (만성 중증 질환자를 돌보는) 많은 사람들 이 죽어가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어머니, 친구 캐롤, 종교적 스승 교겐등 개인적으로 친밀했던 사람들을 잃으면서 겪어왔던 여러 가지 경험을 공유하면서 당신이라면? 는 질문을 계속 던지면서 이 책의 부제인 < 죽음과 죽어감에 대한 실질적인 조언>을 하고 있다.

책의 목차만 보아도, 이 책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보인다.
위험한 상황/ 저항/ 좋은 죽음/ 의사소통/ 마지막 몇 달/ 집에서 모신다고?/마지막 몇 주/마지막 며칠/ 마지막 순간.(..점점 같이 할 시간이 짧아지고 있다.)/시신/ 애도/ 기쁨
각 챕터마다 중요한 점은 많지만, 그 중 <의사소통>에서 무조건 환자의 말을 “경청하라”는 조언이 가장 마음에 와 닿는다. 어쩌면 가장 나를 부끄럽게 하는 조언이기도 하다. 가까이 부모님들을 만나서 끊임없이 되풀이 되는 말씀에 진저리를 치는 중이었기 때문에.
책의 끝에 부록 네 가지 < 죽음계획서 준비하기>, <사전 연명 의료 의향서> ,<장기와 조직 기증>, <조력사>가 붙어 있다. 네 가지 다 확실하게 준비하면 좋겠지만, 그 중 <죽음 계획서 (유언)>와 <사전 연명 의료 의향서> 만큼은 꼭 준비해야 할 것 같다.

문명이 발달해 가면서, 더할 수 없이 좋아진 환경 때문에 인간의 수명을 늘어났고, 내 주변도 조부모님은 90세 넘게 사시다 가셨고, 부모님들도 80대 중반에 운동과 여러 가지 사회생활을 하시면서 활동하고 계시지만 언젠가 그 끝은 오기 마련이다. 그때가 되면 과연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친구들, 지인들이 겪는 과정을 보아오면서 나에게는 저런 일은 안 생기면 좋겠다, 등등의 막연한 바람은 있지만 아직 구체적인 준비는 되어있지 않다. 물론 우리 문화가, 직접적으로 죽음에 대해 얼마나 준비하고 있느냐고 대화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서. 하지만 내가 감당해야 할 것은 감당하고, 내 자식들에게는 내가 겪는 이 무계획함은 물려주고 싶지 않다. 당장 올해 건강 검진 받으러 가면서, 사전 연명 의료 의향서는 꼭 작성하고, 유언장부터 써 봐야겠다.

책 속으로
p14> 사기 그릇은 언젠가 깨지기 때문에 아름답다...사기 그릇의 생명력은 늘 위험한 상황에 놓여있다.
p32> 우리가 사는 곳은 지금 이 순간이다. 삶은 온전히 삶이고, 죽음은 온전히 죽음이다. 살아가든 죽어가든, 우리가 그 속에 완전히 잠겨 있으면 그 순간이 전부다.
p98> 죽어가는 사람을 돌볼 때 에너지의 절반은 경청하는 데 써야한다. ...차분하게 임하라. 함부로 판단하지 마라. 반복하라.
p216> 우리가 주검을 가령 쓰레기로 취급하기 시작한다면, 시신이 되기 직전 즉 아직은 살아있지만 곧 죽을 사람을 다루는 태도 역시 바뀔지 모른다.
p256> 메멘토 모리. 기억하라. 그대는 죽어야 할 운명임을.
p274> 애통 회복 세미나에서 누군가가 울기 시작하면, 우리는 그들에게 ‘울면서 말도 하라’고 권한다. 감정은 말에 담겨있지 눈물에 담겨있지 않기 때문이다. 참으로 놀랍게도 생각과 감정을 말로 토로하다 보면 어느새 눈물이 사라진다. ..눈물은 진정한 아픔에 집중하기 못하게 방해할 뿐이다.

좋은 책 잘 읽었습니다. 이 책은 계속 곁에 두고 읽어볼 것 같군요.@rokboo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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