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겐 검둥이란 개가 있어요
스즈키 마모루 그림, 미야가와 히로 글, 사과나무 옮김 / 크레용하우스 / 2003년 3월
평점 :
절판


마감 중에 마음의 평안을 얻기 위해 들었던 책.

<나에겐 검둥이란 개가 있어요>

수면 부족으로 다크써클이 발바닥까지 내려왔을 때였는데도 역시 나에게 위안을 주는 건 멍멍이 친구들뿐이었으니^^*



이 책의 주인공인 검둥이는 20살입니다.

아버지는 초등학생 때 놀이터에 버려진 검둥이를 데려와 가족이 되었지요.

바쁜 할아버지 대신 언제나 검둥이가 친구가 되어 주었어요.

할아버지가 바빴지만 검둥이가 있어 아빠는 외롭지 않았다고 해요.



아빠가 결혼을 해서 아기가 태어났을 때 엄마는

“검둥아, 아가란다. 사이 좋게 지내렴.”

하고 인사를 시켰죠.



그리고 검둥이는 아가와 다시 좋은 친구가 되었어요.

검둥이는 언제나 아가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친구였지요.



























































20살이 된 검둥이를 친구들이 늙은 개라고 놀려도 언제나 아이는 검둥이 편이죠.

늙어서 놀아주지 않고 자꾸 잠만 자도 말이죠.

어느 날, 검둥이가 많이 아팠고 다음날 검둥이는 사라졌습니다.




여기서 전 벌써 울먹거렸죠.

우리 어른들 말처럼 죽을 때가 되어서 집을 나간 건가 봐…..



하지만 집을 잃고 헤매던 검둥이를 누군가 찾아주었고 검둥이는 집으로 돌아옵니다.

나이 든 개가 등장하는 동화라고 꼭 죽음으로 막을 내리는 비극일 필요가 있나요?



아이에게는 검둥이라는 개가 있습니다.

소중하고 소중한 검둥이가!



그리고 제게도, 여러분들에게 나이든 친구들이 있지요.

소중하고 소중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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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돌이 개 - 가브리엘 뱅상의 그림 이야기
가브리엘 벵상 지음 / 열린책들 / 2003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연필로 그려낸 크로키 그림이 너무 좋아서 집었던 책

어린이 관련 수 많은 상을 석권했다지만 어린이용 그림책이라고 할 수 없고,

그림으로 된 유기견 다큐멘터리라고 하면 알맞을까?



곳곳에 그려진 버려진 개의 뒷모습이,

세상을 향해 울부짖는 모습이 오래오래 마음에 남는 책이다.



책을 읽는 동안 내 감정은 오롯이 버려진 개가 버려져 인간들의 세상을 헤맨다.

힘들고 지치는 느낌….



떠돌이 개는

자기를 버린 가족을 찾아 거리를 헤매다

교통 사고를 일으키고,

도시를 배회하다 사람들에게 쫓겨난다.

그 원인이…. 과연 개 자신일까?

인간에게 버려진 개가 일으키는 모든 사건,사고에서 개는 무죄다.

죄는 개를 버린 인간에게 있다.

나와 마찬가지로 저자도 책에서

개를 버린 인간에게

도덕적,사회적,윤리적 책임을 묻고 있다고 생각한다.

단 하나의 글자도 없는 그림책이지만…..



마지막 장,

떠돌이 개는 한 아이를 만나 희망을 꿈꾸는 듯 보이지만

그런 대책 없는 낙관주의를 믿을 수 있을까?

지금의 사회 시스템 안에서 아이도 떠돌이 개도 약자이기는 마찬가지.

연약한 생명에 관심과 존중이 이 사회에 조금씩 뿌리내리지 않는 한

이 책과 같은 마무리는 영원히 요원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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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에서 살다
조은 지음, 김홍희 사진 / 마음산책 / 2001년 2월
평점 :
품절


가난한 시인과 버려진 개의 동거라,
그 사연을 알고 싶어서

조은 시인의 산문집 <벼랑에서 살다>를 집어 들었다.

함축되고 상징적인 말들로 머릿 속을 괴롭히는 시보다

산문은 훨씬 친절해서 좋다.



이제 시인과 함께 사는 개 또또는

주인집의 개였고

분열증이 있는 개를 주인은 버리려 했고,

치료를 위해 데려간 병원에선 의사가 비용을 깎아줄 테니 안락사를 권했다.



무슨 놈의 삶이 그 모양인지

시인의 말대로 목숨이 축복은 아닌 모양이다.

시인과 살며 많이 상태가 좋아졌지만

또또는 잊을만하면 시인을 문다.

물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쓰지만 제 힘으로는 통제를 하지 못하는 것이다.



또또를 보면서

시인은 죽음을 생각하고,

죽음과 맞닿은 생을 또렷이 응시한다.



이름은 ‘또또’인데

또또에게 삶은

당첨돼 돈벼락을 맞은 운수대통의 무엇이 아니라

보너스 하나 없는, 반전이라곤 없는 지지리도 구질구질한 무엇인 것이다.

아니 또또에겐 시인을 만난 것이

그 인생 나름의 복권당첨이었을 지도 모른다.

어쨌든 삶을 이었으니…



시인의 어머니는 시인에게

“또또는 네 인생의 ‘업’이야”

란 말을 하신다.

어찌 생각하면 또또에게도 시인은 업이다.

아니,

동물과 함께 삶을 나누고 사는 사람들에게

그들과 나누는 인연의 행보는 모두 업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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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 해방
피터 싱어 지음, 김성한 옮김 / 인간사랑 / 199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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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동물을 애호(love)하는 이면에는
반드시 동물의 권리 찾기에 대한 인식이 깔려있다고 믿기 때문에,
아니 반드시 그래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잡은 책이다.


우리에게 ‘해방’이라는 말은 낯설지는 않지만 친근하지 않다.
노동자 해방, 여성 해방, 식민지 조국 해방 등 ‘해방’이라는 단어를 주로 운동권 용어에서 접한 첫경험의 탓일 것이다.
그러나 첫경험의 시작이 어디였든 간에
‘억압받고 있는 곳이 어디든 불합리한 억압은 해방되어야 한다’
는 명제에 합의만 된다면 낯선 용어 문제는 넘어가기로 하자.


저자인 피터싱어는 철학자이자 윤리학자이다.
그래서 동물해방을 요구하는 그의 글은 감정에 호소하지 않는다.
이성에 요구한다.
물론 그래서 ‘읽기 너무 어려운 글 아니야?’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 지도 모르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오히려 글이 너무나 선정적(?)이라 책장이 술술 넘어간다.


200년 전 ‘여성에게도 권리가 있다!’라고 외치는 여성해방론자에게 캠브리지대학의 저명한 철학 교수는 ‘뭐? 여성에게도 권리가 있다고? 그럼 개나 돼지에게도 권리가 있다고 주장하지, 왜?’라고 반박했다는 성차별주의(sexism)에 관한 문제제기로 시작하여,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은 가축이 태어나 자라다가 도살되어 우리 식탁 위에 오르기까지의 폭력적이고 비인간적인 과정에 대한 상세한 설명,
실험용 동물들에 대해 인간들이 저지르는 상상력을 뛰어넘는 악랄함까지.
어찌나 선정적인지 지루할 틈도 없이 숨가쁘게 책장을 넘기게 된다.


인간이 뭐 별건가
다른 동물보다 사고력이 조금 뛰어나다고
그들의 신체를 맘대로 쓰고 고통을 줄 권리는 없다.
인간의 생명만이 존엄하다는 믿음은 일종의 종차별주의(speciesism)라는 저자의 말에 절대 동감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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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F 동물병원일지 1
미치 타라사와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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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내가 만화는 주로 작가를 보고 선택하는 편인데
이 책은 ‘동물병원’이 주제라는 이유만으로 구입했다.
물론 대부분의 만화가 그렇듯 동물병원은 소재이고
주인공 남녀들이 만들어가는 로맨스 만화일 거라 생각했다.
물론 그런 내 생각은 맞았지만
의외로 작가 Michi Tarasawa는
동물병원 수의사 샘에게 꼼꼼히 취재하여
생동감있는 동물병원을 상황을 묘사하고 있다.
(이게 일본 만화의 경쟁력이다!!)
더불어 강쥐와 고양이 등 반려동물에 관한 육아 정보도 간간히 선사하면서.
물론 각 에피소드마다 등장하는
극적인 화해와 갈등의 해소(보호소로 간 유기견이 극적으로 혼자만 안락사를 면했다든가 하는)가 현실에는 거의 불가능하지만
글쎄 뭐 별 수 있나, 만화로 대리만족이라도 할 밖에.

중성화 수술과 비만 등 도시에 사는 반려동물들의 문제를 가볍게 건드리며 등장인물 소개를 하고 있는 1화 <이리로 오세요>,
도시에서 버림받은 반려동물들에 대한 얘기가 나오지만 그것보단 주인공들의 로맨스 위주인 2화 <애인찾기>,
기르던 개의 출산을 통해 인간의 중절 수술에 대해 비난하고 있는 3화 <해피 버스데이>,
기르던 개를 버리는 사람과 떠돌던 그 개가 보호소에 가고 안락사에 이르는 과정을 보여주는 4화 <7일째의 공>
1권은 이렇게 4가지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다.

Animal health technician(수의간호사)라는 직업의 공식 이름도 처음 알게 되었고,
개의 종에 따라 아연결핍증이라는 피부병(입 언저리부터 피부 염증이 생긴단다)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심장사상충이라고 말하는 필라리아증은 한 해 한 해 진행되어 가는데 주로 나이가 들어 증세가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고 하네.
매년 봄부터 가을까지 먹이고 있는 약을 한 달 마다 꼬박꼬박 잘 먹이리라 결심도 하고.
인간의 자궁은 하나라 소파 수술이 가능하지만 개는 자궁이 두 개로 나뉘어져 있어서 기술적으로는 불가능하다고도 하고.
개와 고양이의 당뇨병에 대한 가이드와 백내장에 대한 정보도 얻을 수 있었다.

나쁘지 않은 그림체와 스토리 구성력에
만화 읽는 재미도 있고,
정보도 얻을 수 있으니 이 보다 더 좋을 순 없는 책이다.

1권에 보면
컴패니언 애니멀(companion animal)이란 종이 있다는 걸 인정해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
우리말로 하면 '반려동물'이다.
어떤 사람들은 “개는 개답게 키워야지!” 란 말을 하지만
이미 인간과 함께 살아가도록 수천만년 전에 길들여져버린 이 동물들은
인간과 서로 책임지고 사랑을 나누는 관계가 형성되지 않는다면
이 도시에서 살아갈 수가 없는 것이다.
그건 도시가 아닌 공간에서 사는 개들도, 이 시대를 살고 있다면 다 마찬가지다.
‘야생’이란 말에 인간들은 상당히 묘한 매력을 느끼고
왠지모를 책임감을 느끼는 모양이지만
경우에 따라선
그건 지들이 길들여놓은 것에 대한 일종의 책임 회피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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