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을 비우고 집착을 걷어 낸다면 쉰이 넘어도 얼마든지 즐겁게 걸을 수 있겠다는.그래서 나는 지금도 시시때때로 걷는다. 다만 가다가 쉬기도 하고, 어느 때는 한 곳에 멈춰 하루를 보내기도 한다. 두 발에 족쇄가 될 짐은 저만치 내려놓은채 가볍게 걷다 보면 삶의 온갖 문제들로 무거웠던 마음도 조금은 가벼워진다. 그래, 그거면 충분하다.
내처 자라기만 하면 하늘에 가까워질 수는 있어도 뿌리로부터 점점 멀어져 결국 에너지가 고갈되기 때문이다.
내가 여행을 정말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는 과거에 대한 후회와 미래에 대한 불안, 우리의 현재를 위협하는 이 어두운 두 그림자로부터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여행하는 동안 우리는 일종의 위기 상황에 처하게 된다.낯선 곳에서 잘 모르는 사람들 사이에서 먹을 것과 잘 곳을 확보하고 안전을 도모해야 한다. 오직 현재만이 중요하고 의미를 가지게 된다.
자신이 내린 결정이 잘못된 선택임을 깨달았을 때 과감히 뛰쳐나오는 것 또한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생각해 보면 아직 오지도 않은 미래 때문에 현재를 희생하는 건 오직 인간뿐이다. 더 큰 문제는 선택 앞에서 지레 겁을 먹고 고민만 하다가 아무것도 못 하는것이다. 미래를 걱정하느라 오늘을 희생하는 자신을 발견한다면 한 번쯤 청계산의 소나무를 떠올려 보는 건 어떨까. 소나무는 내일을 걱정하느라 오늘을 망치지 않았다.
각 개인의 개별성에 집중해주면 된다고 생각해요.모든 인간은 개별적이다.그리고 그 개별적 상황에서 느끼는 모든 감정은 옳다. 그럴 수 있다.이걸 놓치면 안된다고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