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면, 무의식의 문을 열다 - 뇌과학으로 다시 읽는 최면과 치유
백형진 지음 / 나무와바다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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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면무의식의문을열다 #백형진 #나무와바다출판사 #서평 #신간추천 #에세이

‘금지된 장난’이라는 말이 있다. 인간은 하면 안 된다고 하는 것을 하고 싶은 본능이 있다. 그것은 잠재의식이 부정문을 먼저 처리하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것을 책 <최면, 무의식의 문을 열다>를 통해 알았다.

정신적으로 힘든 부분을 고치기 위해 먼저 자신에게 최면을 걸어보는 시도를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세상에서 자신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은 자신이지만 반면 가장 모르는 사람도 자신일 수 있다. 내가 살아온 경험들, 주입된 기억들이 만들어낸 생각의 틀 안에서 자신을 바라보기 때문이다. 그것이 언젠가 부작용을 일으키기 시작할 때, 그 트라우마의 뿌리를 스스로 역추척해보는 여정을 갖는다면 지금까지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자신에 대한 탐구를 자연스럽게 하게 된다.

나쁘다고 하는 것들, 혹은 내게 안 맞는 것에 자꾸 끌려 자신을 제어하는 것이 힘든 것처럼, 자신에게 ‘~아니다, ~안 된다.’라는 말을 최면 걸기보다는 ‘~한다, ~이다.’의 표현으로 주문을 걸어야 한다. ’설탕은 먹으면 안 돼.‘ 보다는 ’나는 깨끗한 것을 원해. 내 몸은 소중해.‘ 등 긍정의 문장을 사용해야 한다. 안 된다는 표현은 자신에게 더욱 부담만 줄 뿐이고 요요가 올 가능성이 크다. 자신에게 최면을 거는 것은 자신을 속이는 것이 아니라 나의 잠재의식에 있는 고질의 근심이나 트라우마를 뿌리부터 살살 흔들어 약하게 만드는 작업이 아닐까. 그러기 위해선 자신의 어두운 부분을 인정한 후에 내게 정말 원하는 부분을 주문 외우자. 예를 들면, 만약 가족에 관한 좋지 못한 기억이 있다면 ’나는 그것 때문에 힘들었지. 이제 더 성숙해졌다.‘ 이런 식으로 말이다. 만약 스스로 하는 것이 힘들거나 효과가 없다면 최면 전문가를 찾아가는 것이 좋을 것이다. 사실 처음부터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가장 빠른 길이지만 그래도 먼저 시간을 갖고 스스로 변화를 시도해 보는 과정도 자신에게 큰 경험이 될 것 같다. 그동안 몰랐던 자신을 알아가는 소중한 시간일 수 있으니.

이 책을 통해 그동안 어렴풋하게만 알고 있었던, 그리고 TV 예능 프로그램에서만 보아왔던 최면이라는 분야를 훨씬 진지하게 바라보게 되었고, 그 무엇보다도 자기 자신의 건강한 마음가짐이 가장 중요함을 깨달았다. 이런 분야가 있다는 것은 그만큼 자신을 바로 세우는 일이 인간의 가장 중요하면서도 가장 약한 부분이라는 증거 아닐까 말이다.

좋은 책 제공해주신 출판사 나무와 바다 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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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자기 뼈의 운명을 알겠는가 - 하이드리오타피아, 유골 항아리 매장에 관하여
토머스 브라운 지음, 공진호 옮김 / 아티초크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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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자기뼈의운명을알겠는가 #토머스브라운 #하이드리오타피아 #아티초크 #서평

인간은 죽음으로 갈 수밖에 없다는 것을 다 알면서도 죽음을 가장 두려워하기도 한다. 죽음은 가장 가까이 있는 것임에도 자신에게서 가장 멀기를 바란다. 그만큼 죽음이란 인간의 삶에서 가장 근본적이고 커다란 비중을 차지하는 문제다. 모든 활동은 죽지 않기 위해 하는 것이고 늙지 않기 위해, 아프지 않기 위해 하는 것 아닌가. 그러나 언젠가는 죽음을 맞이하고 몸은 생명 활동을 멈춘다. 남는 것은 유골과 삶의 흔적들. 그 뼈에는 뼈의 물리적 성분들 뿐 아니라 사자가 더 긴 삶을 위해 쏟아낸 혼이 묵직하게 담겨있다. 그래서 인간은 후에 자신의 유골을 어떻게 처리할지를 더욱 소중하게 다루는 것 같다. 자신의 삶은 끝나더라도 나의 고군분투했던 흔적은 고귀하기를 바라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누가 자기 뼈의 운명을 알겠는가’라는 제목은 내게 말한다. 네 뼈의 운명은 그렇게 중요한 게 아니라고. 자세히 알 필요도 없고 네가 침범할 수 없는 영역이라고. 오히려 현생을 가장 소중하게 다루고 지금의 행복을 지키려 노력하며 사는 것이 가장 현명한 삶이라고. 그것은 즉 후생을 미리 걱정하기보다 현생에 최선을 다하면 후생은 다 잘 처리될 거라는 의미 아닐까.

사실 유골을 묻을지 화장할지는 인간이 정한 장례법일 뿐 더 크고 높은 차원에서는 문젯거리도 되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죽음은 한낱 인간에게나 생이 끝나는 것이지, 혼의 입장에서는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여권 심사의 과정일 수 있다. 그렇게 본다면 나의 남겨진 몸은 다음 단계로 가는 관문에 들어가기 위해 혼이 던져버린 짐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니 뼈가 묻히든 태워지든 자연히 썩든 그저 잘 머물렀던 이 세계의 질서에 순응하게 두는 것이 가장 예를 갖춘, 최선의 방법일 것이다.

책 ‘누가 자기 뼈의 운명을 알겠는가’는 내게 인간의 몸에 대한 집착, 자신의 노고를 인정받고 싶은 심리를 한 걸음 뒤에서 관망하듯 이야기해 주는 은둔자처럼 느껴졌다. 나는 내 몸이 사후 어떻게 될지 보다는 내게 지금 주어진 작은 것들에 더욱 감사하며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거듭하고 있다. 그 이후의 일은 내가 관여할 영역이 아니다.

좋은 책 제공해 주신 출판사 아티초크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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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속! 아카식 레코드
모린 J. 세인트 저메인 지음, 유영일 옮김 / 올리브나무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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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식레코드 #도사출판올리브나무 #모린J세인트저메인 #서평

지금까지의 나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음을 느낄 때는 어떤 강력한 생각의 전환이 필요한 것 같다. 어딘가에 또 다른 버전의 ‘나’가 존재한다면 그 나는 어떤 생각으로 표현을 할까, 어떤 철학을 갖고 살아갈까, 어떤 짐도 부담도 없이 행동하는 나는 어떤 그림을 그릴까, 어떤 표현 활동을 할까. 등을 생각해 보는 거다. 인간의 전통은 위대하지만 그것은 전통을 깨는 사람들의 의해 만들어져 온 것 아닌가. 나는 사회의 전통에 갇혀 그 안에서 그림을 그리려고 한다. 벗어나려 발버둥 치는 게 결국 그 안에서다. 내 그림은 뭔가 한참 틀에 박혀 있다. ‘타인’ 빼고 ’기법‘ 빼고 그저 바람의 나, 원자로서의 나를 연기하며 그려 보는 것 시도해 볼까. 보기 좋게 번듯하게 그리는 거 말고 정말 무한의 나를 그려 보는 것, 다른 나를 연기하는 배우가 되어 표현해 보는 것, 아무런 거리낌 없는 내가 되어 보는 것, 할 수 있을까. 모든 쳇바퀴는 격한 감정으로 인해 생긴 내 의식의 구멍 때문이다. 구멍은 사람마다 개수가 천차만별이며 없는 사람은 없다. 그 구멍을 통해 세어 들어오는 잡다한 것들이 의식을 흐리고 오염시킨다. 마치 암덩어리처럼 내게 맞지 않는 틀이 성의 없는 모습으로 만들어진다. 원자로서의 나, 우주를 떠도는 나를 되찾기 위해 나는 다른 배역을 연기해 볼 필요가 있다. 원자는 시간도 공간도 그 어떤 틀도 없는 무한의 무엇이다. 분명 다른 차원에서 또 다른 나는 원자로서의 삶을 추구하며 살아가고 있을 것이다. 내가 그런 삶에 끌리는 이유는 그런 ‘나‘ 가 분명 존재하기 때문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카식 레코드에 접근하는 방법은 사실 내게는 아직 먼 여정인 것 같지만 그런 시도를 하는 사람들은 어떤 사명감을 갖고 있는가를 생각해 보면 배울 점이 많다. 자신을 자유롭게 하고 나아가 어떤 것에 갇혀 힘들어하는 사람들을 자유롭게 해주는 일에 기여하는 삶. 일반인들에게는 생소하지만 이 방법에 끌리는 사람들이 분명 있을 것이고 그들에게는 자신을 명확하게 알게 해주는 커다란 전환점을 줄 것이다. 인류의 영속은 상상과 시도에 의해서다.

좋은 책 제공해 주신 도서출판 올리브나무 에 감사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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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의 노래 - 나무는 말하고 그녀는 듣는다
진재운 지음 / 생각의힘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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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의노래 #생각의힘 #진재운 #서평

우주의 기다림은 인간 세상의 그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올해 새가 오지 않았다면 내년에는 오겠지 하며 내년을 아무렇지 않게 기다린다. 마치 다음의 끼니를 기다리듯이 그렇게 우리는 일 년을 기다린다. 작은 개미들에겐 1초가 기다림의 단위이고 인간에게는 1년이지만 더 넓은 우주에서는 기다림의 단위가 일 광년이니 지구의 시간은 그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자연물, 인간사, 우주의 원리와 시공간의 모양 모두 프랙탈의 원리와 같다. 모양은 같고 규모만 다를 뿐이다.

물은 차원을 초월하여 흐르는 가장 근본적이고 유일한 것이다. 인간이지만 자연의 리듬에 맞게 살면 어느새 나도 100년, 1000년을 바라볼 수 있게 되고 물과 함께 흐르게 될 것 같다.

우리는 살면서 늘 자신이 주어가 되어 모든 결론을 내린다. 내가 상황에 적응하는 것도 거꾸로 생각하면 상황이 나를 받아들였다고 볼 수 있고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뭔가 더 따뜻하고 편안하다. 내가 적응해야 하고 정복해야 하고 이겨내야 하는 세상이 아니라 내가 나의 자유를 찾으려고 노력한다면 그런 나를 기특하게 여겨 받아줄 무언가가 분명 있을 거라는 것. 반드시 그 전제는 내가 나의 자유를 찾으려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자유롭고자 하는 것은 부담일 수 없다. 내 행복을 향하는 것이니. 내가 소리에 적응한 것이 아니라 그 소리가 나를 수용한 것이고 사람에 적응한 것이 아니라 관계가 나를 허락한 것이다. 내가 받아들여지는 것에는 어떠한 자격이 있다. 그것은 오직 하나, 내 자유를 찾았느냐 여부다. 자유를 느낀다면 그 상황은 나를 인정해 준다.

두려움은 보호막이 아니라 자신을 가두는 막이다. 자신의 자유를 찾아가는 여정에 두려움이란 것은 쓸모가 없다. 그것이야말로 자신의 부담이다.

모든 분야는 세상을 보는 눈의 다양한 종류이고 도구이다. 자신이 무엇에 관심이 있다면 그리고 그것을 파고든다면 나중에는 그 무엇이라는 안경을 만들어 내고 자신만의 독특한 안경이 된다. 무언가를 파고드는 올바른 목적은 사람들이 자신을 보지 말고 자신이 바라보는 것을 보게끔 만드는 것이다. 그것은 사람들에게도 각자의 방향을 인식하게끔 안내해 주고 서로의 겉모습이 아닌 방향에 주목하게끔 도와준다. 어떤 분야에 있든 자신의 자유를 찾고 남들이 자신의 자유를 봐주길 바라며 자신도 남의 자유를 보려 노력하는 것이 삶에 대한, 우주에 대한 기본 도리이다.

좋은 책 제공해 주신 출판사 ’생각의 힘‘ 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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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의자 - 나무와 사람이 함께 만든 자리, 어느 목수의 작업실 ㅣ 유유자적 3
이경찬 지음 / 크루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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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의자 #레드체어메이커 #크루 #이경찬 #서평

이 책에는 의자의 모든 것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방대한 정보들이 있다. 그동안 너무나 사소하거나 너무나 가까이 있어서, 너무나 당연해서 눈여겨보지 않았던 ‘의자’를 이제 알아보게끔 해주는 책이다. 참 희한하다. 사람은 곁의 것일수록 관심을 덜 갖는 것 같다. 내가 갖지 못하거나 멀어 보이는 것을 갈구하게 된다. 하지만 내 곁의 것들이 나를 안전하게, 포근하게 해주고 있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깨닫는다.

직접 나무로 의자를 만드는 체어메이커인 작가는 의자에 관심이 없었지만 자신이 추구하는 바를 의자를 통해 이루게 된 것 같다. 후반부에서 그는 자신의 작업실에 많은 사람들이 와서 이야기도 하고 많은 것을 나누었음 한다고 적었다. 또한 자신의 의자들이 있는 도서실을 차리는 것도 꿈이라고 했다. 그런 걸 보면 저자 이경찬은 궁극적인 바람이 구체적으로 어떤 직업이라기보다 사람들과 나누고 관계를 형성하는 장을 제공하는 것이며, 그것을 이루는 수단으로써 체어메이커를 택한 것이다. 꿈을 향해 가는 참 올바른 과정이다. 애초부터 특정 직업을 목표로 하는 것은 자신이 잘할 수 있는 것이 뭔지 잘 모른 채 엉뚱한 방향으로 가게 되는 것일 수 있고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무엇에서 행복을 느끼는지 모른 채 선택한 것일 수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디자인 분야에 있다가 무언가 자신에게 맞는 다른 것이 있을 것 같아 새로운 도전을 했고 체어메이커의 길을 택했다고 한다.

의자를 만드는 재료는 다양하지만 이 책은 나무로 만든 핸드 메이드 의자에 관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 나무 의자를 제작하며 저자가 겪은 일들, 배우는 과정들을 소개하고, 특히 자신이 영향을 받았거나 직접 만났었던 영국과 미국, 그리고 일본의 나무 의자 장인들을 소개한다. 각자의 노하우와 작업 세계들이 다 다르지만 하나같이 삶에, 자연에, 이 세계에 진심인 사람들이라는 것이 느껴졌다.

특히 미국의 윈저 체어 장인이자 교육자인 커티스 뷰캐넌은 누구나 최소한의 도구와 지식만으로 만들 수 있는 의자를 만들고 가능한 많은 사람이 경제적 문제로 인해 목공에 접근하는 것을 포기하거나 장애가 생기지 않았으면 하는 의도를 가지고 임한다고 한다.

또 영국의 마이크 애버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나무를 결대로, 나무가 원하는 대로 쪼개서 결을 온전히 확보하는 과정을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나무 나름의 역사가 그 속에 결의 형태로 남아 있기 때문이라고 하니 그 생각만으로도 소름이 돋게 감동적이다.

의자의 재료가 되는 나무의 종류가 참 많다는 것도 처음 알았고, 지역에 따라 기후가 다르니 쓰이는 나무들도 다르며 역사에 따라 우연히 들어온 나무들도 다 다르다. 그래도 체어메이커들의 전통을 유지하고자 하는 노력들 덕에 나무 의자의 전통적인 제작 방식은 시간이 지나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책에서는 대표적인 의자의 제작 방식들과 형태에 관해 백과사전 수준으로 자세히 소개해주어 유익하다.

’불완전함이 의자를 강하게 만든다.‘ 는 문구는 삶에도 적용할 수 있는 깊은 의미가 있다. 현대의 우리는 완벽하고 빠르고 빈틈이 없어야 좋은 것이라고 여기지만, 반면에 느림과 자연스러움, 너그러움을 추구하는 마음도 늘 공존한다는 걸 깨닫고 그런 삶을 시도해 보는 것이 어쩌면 인간으로서 한 번쯤은 해야 할 의무가 아닐까 생각한다. 인간은 어지럽고 불완전한 우주의 재료들로 이루어져 있기에.

좋은 책 제공해 주신 출판사 크루 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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