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은신 - 전래된 한국의 미의식
강병우 외 지음 / 히스테리안 / 2026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숨은신 #히스테리안 #서평

<숨은신>은 ’신‘이라는 소리를 가진 한자 다섯 가지를 각 단원으로 분류하여 한국의 미를 다양한 시각으로 풀어낸다. 마치 옴니버스 형식의 에세이처럼 다양한 작가들이 경험하고 느낀 것들을 모은 책이다.

’신’이라는 것은 흔히 영혼, 귀신을 뜻하기도 하지만, 보이지 않는 세계, 영감, 직감, 영적인 소통, 자신과의 대화 등도 내 안의 신을 느끼는 것과 같다고 생각한다. 이 책에서는 한국인만이 갖는, 오래 전승되는 감정들을 ‘신’으로 보는 듯하다. 그것이야말로 내 안에 깊이 내재된 신이며 주입된 믿음이라고 할 수 있다.

’아이 밸 신‘ 단원에서 김민주 작가가 말하는 ’한‘이라는 한국 특유의 정서는 거친 역사에서 비롯된 고통이 충분히 사유되거나 느껴지거나 규명되지 않았다는, 그리하여 아직 완료되지 않았다는 희미한 공통 감각이라고 하는 부분이 인상적이다. 해결하려 하기보다는 그대로 그 고통을 입으며 참으며 살아가는 독특한 삶과 그 감성이다. 하지만 이것은 마지막 단원인 ’믿을 신‘ 단원에서 강정아 작가가 언급한 한국의 단색화 화백들의 작품처럼, 사유되거나 규명되지 않은 고통을 예술가들은 지속성, 영속성, 수행성으로 표현하고 삶의 결을 온몸으로 통과한 어느 정도의 경지를 작업으로 풀어내어 우회적으로 규명하고 함께 생각하기를 사람들에게 제안한다.

’나아갈 신‘ 단원에서 유은 작가 겸 교사가 아이들과 평어를 사용하는 모습은 한국에서 특히 나이나 지위 등의 인위적 제도에 묶여 강요된 것으로써의 존대어를 조금씩 타파해 보려는 시도로 보여 새로웠다. 선생님과 아이들이 반말로 대화하는 장면이 상상이 가지 않지만 그 교사의 전환적 발상과 실천의지가 대단하다고 느꼈다.

나는 이 책으로부터 ‘신’의 의미를 나름대로 정립해 보았다. 결국 내 안의 신은 한국인으로서만 전해받을 자격이 있는 것이며 견딤과 슬픔과 역동과 신명, 이 요소들이 보이지 않게 거대한 해류를 이루어 내 삶이라는 판을 움직여간다.

좋은 책 제공해 주신 히스테리안 출판사에 감사드립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디자인 뮤지엄 - 디자인으로 읽는 인간 욕망의 역사
김신 지음 / 북트리거 / 2026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디자인뮤지엄 #김신 #북트리거 #서평

책에서 디자이너 디터 람스 Dieter Rams는 이렇게 말했다.
“좋은 디자인은 혁신적이고, 유용하며, 아름답고, 이해할 수 있고, 야단스럽지 않으며, 정직하고, 오래 지속되며, 마지막 디테일까지 철저하고, 환경을 생각하며, 가능한 최소한으로 디자인한 것이다.”
나는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고 좋은 예술의 조건이 좋은 디자인의 조건과 모두 같지는 않지만 오히려 좋은 예술의 조건이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해 보는 기회가 되었다. 순수 예술은 작업에 작가 자신이 강하게 서있어야 하는 반면, 디자인은 디자이너의 철학과 대중의 니즈가 잘 어우러져야 하는 것 같다.

책 '디자인 뮤지엄'은 인류의 공통된 니즈의 변화에 따른 디자인의 변화를 흥미롭게 소개한다. 분량이 적지 않은데도 전혀 지루하거나 부담스럽지 않을 만큼 변천사 이야기에 몰입하게 된다. 또한 다양한 분야의 디자인에 대해 들려주어 내가 관심 갖지 않았던 부분들에 대해서도 알 수 있어 좋았다.

우리와 너무나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 그래서 무심할 수 있는 젓가락, 수저, 포크, 나이프 등의 식기의 역사는 아주 사소하거나 작은 물건들에도 인류 문명의 진화의 흔적이 숨어있음을 깨닫게 해 준다. 한국의 수저와 젓가락은 각자의 기능이 분명하게 있어서 늘 함께 쓰이기에 한 세트로 비슷하게 디자인되지만, 중국의 수저는 국물용으로만 쓰이기에 젓가락과 별개로 인식되고 디자인도 재질부터 다르다고 하는 부분이 재밌다. 같은 수저이지만 디테일에서 차이가 있는 것이 곧 각 민족 특유의 문화이고, 작게는 눈에 잘 띄지 않는 디테일의 차이가 한 사람 한 사람을 고유하게 만드는 것 같다.

유용함에 중점을 두기 위해서는 심플한 디자인으로 변화할 수밖에 없다. 장식이 많거나 부피가 큰 디자인은 멋있거나 과시용으로 좋을지는 몰라도 사용에 편리하진 않기에 수요가 오래가지는 못한다. 어떤 물건이든 건축이든 모던하고 심플해지는 시기가 디자인에 있어서 과도기이고 커다란 전환점인 것을 보면 결국 인간은 점점 더 유용하고 편리함을 극대화해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나중에는 아무 무늬도 표시도 단서도 없는 작은 물건이 삶의 모든 기능을 다 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아니면 만져지는 물건이 없이 의식과 생각만으로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는 세상이 오지 않을까. 아니, 그보다 더 심플한, 어쩌면 인간조차도 형태가 없는, 지금은 상상도 못 할 방식의 세상이 펼쳐질 수 있다.

지금은 어디에나 있는 종이가 기록을 위한 수단에서 심플함을 추구한 결과물로서 가장 오래 이용되고 있다는 것은 인류의 의지와 도전정신의 위대함을 느끼게 해 준다. 벽이나 나무에 새기거나 가죽에 새겼던 여러 문서들을 종이에 기록하게 됨으로써 보관도 용이하고 보관 가능한 문서의 양도 방대해지고 문자가 보편화될 수 있었다. 한 사람은 종이와 같다. 오랜 선조들의 정신적 기록이 축적되어 있는 아주 귀중한 실체다.

로고의 변천사에서 문장의 여러 그림들은 마치 예술을 보는 듯하다. 각 지역의 기사들이 자신의 영주를 대표하는 문장을 고안한 것인데, 현대적이거나 세련된 맛은 없지만 둔탁하면서도 순수한 기사도 정신을 한껏 느낄 수 있다. 우리가 흔히 보는 기업의 로고는 사람들의 눈에 익을수록 유리하다. 기억되기 쉬우려면 강렬하면서도 심플해야 하기에 로고의 디자인 역시 점점 기하학적이고 상징적으로 변화했다. 갑자기 든 생각은 나의 이름을 나의 특성을 살리면서도 각인될 수 있도록 로고화 해보는 것은 어떨까.

많은 용감한 사람들의 도전에 의해 지금의 환상적인 세계가 펼쳐졌다. 앞으로 어떻게 변화할지 알 수 없지만, 나 역시 이 세계의 정신을 거듭 디자인하는데 일조하는 사람이길 소망해 본다.

좋은 책 제공해 주신 북트리거 출판사에 감사드립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한자가 삶의 위로가 될 때 - 흔들리는 어른을 위한 ‘마음 한자’의 짧은 지혜
우승희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26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한자가삶의위로가될때 #동양고전 #인문학 #인문학책추천

지금까지 한자와 관련된 책들을 여러 권 읽었지만, 책 ‘한자가 삶의 위로가 될 때‘ 는 인간의 여러 감정과 관련된 한자어를 다루어 삶에 대한 성찰, 자아에 대한 성찰에 그 어떤 책 보다도 큰 도움을 준다.

저자 우승희는 각오, 우울, 어색, 감동 등 인간의 마음의 이름 70가지를 8가지 범주로 나누고 한자의 구성과 그에 따른 의미를 풀며, 동양 고전의 명언들을 인용함으로써 그 감정을 잘 다스리고 자신을 찾아가는 여정에서 세밀한 안내자가 되어준다.

들어가는 말에서 저자는 ’단순히 여러 부정적인 감정을 제거하려는 방식을 넘어, 몸과 마음의 작용을 들여다보고 그것이 의미하는 바를 동양의 지혜로 해석하고 풀어낼 때, 그것은 삶의 위기 또는 지향을 알리는 신호가 되어 사유의 가닥을 잡아주었다.‘고 썼다. 사람은 자신의 감정들을 직시하는 것을 잘 못하는 것 같다. 내가 어떤 감정인지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곧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을 바로 세우고 크게 흔들리지 않을 수 있는데 말이다. 감정을 직시하는 방법 중 하나가 그 감정의 이름을 이루는 한자에 대해 분석해 보는 것이다. 그러면 그 감정의 진의를 잘 알 수 있고 동시에 자신의 감정 상태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그 방향을 설정할 수 있다.

나는 의혹疑惑이야말로 자신을 저평가하게 되는 감정이 아닌가 싶다. ’疑(의)‘자 자체가 지팡이를 짚고 길을 나선 사람이 하늘을 올려다보는 모습이라고 하니 내 마음을 어디로 움직여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는 그 사람의 심정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惑(혹)‘자 역시 혼란스러운 머릿속을 나타내니 의혹의 마음을 품는 것은 그 자체로 괴로움이다. 자신에 대한 습관적 의심과 못 미더움은 결국 자신이 자신에게 가하는 가스라이팅이며, 타인에 대한 의혹은 결국 거울을 보면서도 자신의 모습일 수 있음을 깨닫지 못하는 것이다.

겸손謙遜은 위의 ’의혹‘과 확연히 다른 개념이다. 자신을 낮추지만 그것은 자신을 깎아내리는 것이 아니며, 타인 앞에 무릎꿇는 것도 아니다. 마음은 크게 간직하고 나를 어디에 내던지더라도 온전히 나 일 수 있는 튼튼한 마음 근육이다. 혼자서만 온전한 것이 아니라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온전할 수 있는 힘이라는 것을 두 다발의 벼를 한 손에 아우르고 있는 모양인 ’謙(겸)‘에서 알 수 있다.

삶은 롤러코스터와 같아, 수많은 감정들을 잘 추스르는 훈련이 반드시 필요하다. <좌천>에서 ’사람이 누가 허물이 없겠는가. 허물이 있어도 고칠 수 있다면 이보다 더 좋은 일은 없다.‘ 는 말이 있듯이, 얕은 감정으로 자신에게 괴로움을 주는 실수는 하지 않도록 늘 공부하여 자신에게로 회귀하는 길을 찾아야 하며 그것이 가능한 사람이야말로 가장 행복한 사람이 아닐까 싶다.

헤스티아(@hestia_hotforever)가 모집한 서평단에 선정되어 청림출판 (@chungrim.official ) 으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좋은 책 제공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거장의 사생아들 : 레프 톨스토이 x 오귀스트 르누아르 세계문화전집 3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외 지음, 홍선기 엮음 / 모티브 / 2026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거장의사생아들 #홍선기 #모티브 #르온서평단

세계 문화 전집 시리즈는 언제나 기대 이상의 잔상을 준다. 세 번째 시리즈 ’거장의 사생아들‘ 은 레프 톨스토이와 오귀스트 르누아르의 가족사, 그들의 심리, 작품들을 다룬다. 저자 홍선기는 두 거장의 가족사를 비교, 대조하며 그들의 배경을 감정 없이 전달함으로써 독자가 그들을 더욱 깊이 이해할 수 있길 바란다고 썼다. 맞는 말이다. 우리는 사람의 훌륭한 점, 좋은 점만을 보다가 그 사람의 단점을 알게 되면 마음이 돌아서기 쉽다. 하지만 대가, 거장에 대한 사랑은 특정인에 대한 예리한 감정과는 다르다. 마치 인류애처럼 그들이 인류에게 전하는 실랄한 인간상으로부터 우리는 자기 자신을 본다. 그래서 미워지기보다는 쓰지만 더욱 깊이 새겨지는 것이 거장에 대한 사랑이 아닐까 싶다.

사실 톨스토이의 글들은 어렵게만 느껴져서 선뜻 읽지는 않았지만 이번 책을 통해 그의 작품들을 가볍게라도 맛보게 되었고 특히 ’주인과 일꾼’ 의 단순하지만 그 속에 담긴, 처절하고 위태로운 상황 속에서 드러나는 인간상이 흥미로웠다. 무엇보다도 주인이 땅을 위한 야망을 놓지 못하고 눈보라를 헤쳐가다가 결국 죽음에 이르는 것, 그리고 가는 과정에서 후반부에는 계속 중간에 쉬어갔어야 했다고 되뇌며 후회하는 것, 야망이나 포부는 양날의 검임을 느끼게 해 준다. 톨스토이는 자신의 여성에 대한 욕망을 다른 방향으로 잘 풀어내며 후회나 반성을 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같은 잘못을 되풀이했다고 한다. 소설의 마지막 부분에 얼어 죽어가는 일꾼을 자신의 체온으로 살리고 장렬히 죽었는데 그것은 실제로 자신의 숨겨진 자식에 대한 애틋함이 아니었을까. 그 밖의 ‘악마’나 다른 소설들에서도 톨스토이는 자신의 고칠 수 없는 본능을 소설 속에서 그려낸다.

르누아르는 밝고 활기 있는 선과 색채로 가득한 작품들을 남겼지만 그의 이면에는 톨스토이와 마찬가지로 돌보지 못한 딸에 대한 애틋함이 있었다. 물론 딸에게 돈도 보내주고 신경을 써주었지만 남에게는 드러내거나 말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의 가족을 그린 그림에 누군지 알 수 없는 소녀가 있는 걸 보면 부모로서의 역할을 다 해주지 못한, 그러나 설명할 수 없는 사랑 같은 그 끌림은 늘 그의 저변에서 그를 조용히 지배했던 것 같다. 르누아르는 자신의 어두운 면들을 직시하면서도 그것을 밝은 방향으로 이끌려고 애썼던 사람인 것 같다. 외면하지 않았다는 것은 그의 사상에서 증명된다.
”이미 세상은 더럽고 추악한 것들로 가득한데, 그림까지 그래야겠는가.“

여러 분야의 수많은 대가들에게도 분명 가리고 싶은 역사들은 있고 그랬기에 후대 사람들은 그들을 통해 자신을 갱신해 나간다. 많은 사람들에게 나아지려는 의지를 심어주는 역할은 결코 쉬운 것이 아니다. 책 ’거장의 사생아들’은 대작들의 배경에는 작가들의 혐오스럽거나 비극적인 역사가 없을 수 없음을, 그리고 그것은 우리의 모습이기도 하다는 것을 깨닫게 해 준다.

좋은 책 제공해 주신 르온 서평단 @gbb_mom @_kkimhee @water_liliesjin 과 모티브 @motivebooks.official 에 감사드립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식물이 바꾼 지구의 역사 - 식물과 동물, 그리고 진화의 위대한 로맨스
라일리 블랙 지음, 조정남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26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식물이바꾼지구의역사 #라일리블랙 #세종서적 #서평

우리 대부분은 흔히 지구의 역사를 살펴볼 때, 식물보다는 움직이는 동물의 진화에 주목한다. 식물은 움직임이 없어서 그런지, 변화의 양상이 역동적이지 않아 흥미가 떨어지는 걸까. 하지만 '식물이 바꾼 지구의 역사'에서 움직이는 모든 생물들의 집은 움직이지 않는 식물들이라는 것을, 식물 없이 동물도 없을 뻔했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게 되었다.

식물은 정말 어머니 같은 존재다. 움직이는 생물들의 먹이가 되고 가려운 곳을 비빌 수 있게 해주는 효자손이 되고, 겨울을 잘 나게 해주는 이불이 되어주며 산소를 공급해 주는 생명줄이 되어주니. 그들은 조용하고 너그럽다. 하지만 그들 안에서는 아주 분주하게 많은 변화들이 있어왔고 그에 따라 지구의 시스템도 변화했다.

가장 강한 것은 오히려 가장 작은 단세포다. 그들은 무엇이라 정할 수도 없지만 그만큼 유연하고 어떤 방향으로도 변화가능한 상태이기 때문에 창조의 씨앗이며 지구의 가장 밑을 점령하고 있는 세력이다.

소리 없고 작고 안 보이는 것이 강하듯이 식물 또한 움직이지 못하지만 리그닌이라는 세포막의 성분 덕에 나무처럼 거대해지고 잎의 모양도 오래 유지되어 올 수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식물의 질긴 성질을 극복하기 위해 초식 동물의 이빨이 진화했지 않은가. 또한 흔히 호박이라 부르는 수지는 나무의 손상된 부분이 회복되도록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고 한다. 이것 또한 식물의 강력한 생명력에 한 역할을 하는 것이다. 식물은 움직이지 못하지만 그들 나름의 유지, 보수의 방법을 갖추고 있는 것이다.

지금의 생태계가 이루어지기까지 모든 과정들은 정말 우연의 연속이었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어떤 계획에 의한 것이 아니라, 단세포끼리의 우연한 만남이 기생에서 공생이 되고 한 몸이 되어 다세포로 진화하고, 계절에 맞게 살아남기 위해 나무가 이파리를 떨구어 에너지를 축적하는 사이 작은 무척추 생물들, 곤충들이 낙엽 아래서 적으로부터 피신하고 따뜻하게 겨울을 지내는 행운을 만난다. 신기하고 신비로우면서도 나 또한 그러한 우연의 결과물이며 우연한 행운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것이 새삼 놀랍다.

'진화는 정해진 속도에 따라 일어나지 않는다. 생존은 단순히 지금 어떤 종인가가 아니라, 내일 무엇이 될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 장기적으로 살아남는 힘은 현재의 완벽함이 아니라 다가올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능력에서 나온다.'
책 속의 이 문단은 많은 것을 깨닫게 해 준다. 지구 생태계뿐 아니라 인간의 삶에도 적용되는 진리가 아닌가 싶다. 오래 견디는 사람은 겉의 완벽함을 추구하기보다 내부의 견고함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사람, 어떤 상황이 오더라도 단지 과정임을 늘 인지하며 나를 던질 수 있는 내공이 있는 사람이겠다.

좋은 책 제공해 주신 세종 서적에 감사드립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