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의자 - 나무와 사람이 함께 만든 자리, 어느 목수의 작업실 유유자적 3
이경찬 지음 / 크루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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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의자 #레드체어메이커 #크루 #이경찬 #서평

이 책에는 의자의 모든 것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방대한 정보들이 있다. 그동안 너무나 사소하거나 너무나 가까이 있어서, 너무나 당연해서 눈여겨보지 않았던 ‘의자’를 이제 알아보게끔 해주는 책이다. 참 희한하다. 사람은 곁의 것일수록 관심을 덜 갖는 것 같다. 내가 갖지 못하거나 멀어 보이는 것을 갈구하게 된다. 하지만 내 곁의 것들이 나를 안전하게, 포근하게 해주고 있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깨닫는다.

직접 나무로 의자를 만드는 체어메이커인 작가는 의자에 관심이 없었지만 자신이 추구하는 바를 의자를 통해 이루게 된 것 같다. 후반부에서 그는 자신의 작업실에 많은 사람들이 와서 이야기도 하고 많은 것을 나누었음 한다고 적었다. 또한 자신의 의자들이 있는 도서실을 차리는 것도 꿈이라고 했다. 그런 걸 보면 저자 이경찬은 궁극적인 바람이 구체적으로 어떤 직업이라기보다 사람들과 나누고 관계를 형성하는 장을 제공하는 것이며, 그것을 이루는 수단으로써 체어메이커를 택한 것이다. 꿈을 향해 가는 참 올바른 과정이다. 애초부터 특정 직업을 목표로 하는 것은 자신이 잘할 수 있는 것이 뭔지 잘 모른 채 엉뚱한 방향으로 가게 되는 것일 수 있고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무엇에서 행복을 느끼는지 모른 채 선택한 것일 수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디자인 분야에 있다가 무언가 자신에게 맞는 다른 것이 있을 것 같아 새로운 도전을 했고 체어메이커의 길을 택했다고 한다.

의자를 만드는 재료는 다양하지만 이 책은 나무로 만든 핸드 메이드 의자에 관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 나무 의자를 제작하며 저자가 겪은 일들, 배우는 과정들을 소개하고, 특히 자신이 영향을 받았거나 직접 만났었던 영국과 미국, 그리고 일본의 나무 의자 장인들을 소개한다. 각자의 노하우와 작업 세계들이 다 다르지만 하나같이 삶에, 자연에, 이 세계에 진심인 사람들이라는 것이 느껴졌다.

특히 미국의 윈저 체어 장인이자 교육자인 커티스 뷰캐넌은 누구나 최소한의 도구와 지식만으로 만들 수 있는 의자를 만들고 가능한 많은 사람이 경제적 문제로 인해 목공에 접근하는 것을 포기하거나 장애가 생기지 않았으면 하는 의도를 가지고 임한다고 한다.

또 영국의 마이크 애버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나무를 결대로, 나무가 원하는 대로 쪼개서 결을 온전히 확보하는 과정을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나무 나름의 역사가 그 속에 결의 형태로 남아 있기 때문이라고 하니 그 생각만으로도 소름이 돋게 감동적이다.

의자의 재료가 되는 나무의 종류가 참 많다는 것도 처음 알았고, 지역에 따라 기후가 다르니 쓰이는 나무들도 다르며 역사에 따라 우연히 들어온 나무들도 다 다르다. 그래도 체어메이커들의 전통을 유지하고자 하는 노력들 덕에 나무 의자의 전통적인 제작 방식은 시간이 지나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책에서는 대표적인 의자의 제작 방식들과 형태에 관해 백과사전 수준으로 자세히 소개해주어 유익하다.

’불완전함이 의자를 강하게 만든다.‘ 는 문구는 삶에도 적용할 수 있는 깊은 의미가 있다. 현대의 우리는 완벽하고 빠르고 빈틈이 없어야 좋은 것이라고 여기지만, 반면에 느림과 자연스러움, 너그러움을 추구하는 마음도 늘 공존한다는 걸 깨닫고 그런 삶을 시도해 보는 것이 어쩌면 인간으로서 한 번쯤은 해야 할 의무가 아닐까 생각한다. 인간은 어지럽고 불완전한 우주의 재료들로 이루어져 있기에.

좋은 책 제공해 주신 출판사 크루 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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