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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호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홍은주 옮김 / 문학동네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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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도 표지지만 번역이 은근히 실망스럽네요. 하루키의 원문이 가지고 있던 섬세함을 죄다 죽여놓아버려서 좀체 읽을 맛이 나질 않아요. 글이 이상하리만치 밍밍하게 느껴진다고 할까요. 특히 역자 특유의 어미語尾처리 방식이 묘하게 어색하고 이질적인 것 같아요. 양윤옥 님이 번역할 때가 그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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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프러스 2026-11-03 2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번역이 실망스럽다고 하셨는데, 이 작품의 일본어 원서를 읽어보고 비교해서 한 말씀인가요? 그렇다면 몇 문장만 예를 들어 설명해주시겠어요? 참고로 저는 하루키의 오랜 팬이고 하루키 작품을 거의 다 읽었는데, 하루키 작품을 번역한 어느 번역가의 번역 판본 못지않게 <가호>를 재밌게 읽었거든요.

라이더스 2026-11-03 23:18   좋아요 0 | URL
홍은주 역자님의 번역본이 실망스럽다고 생각되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일단 지시대명사나 보통명사를 다소 지나치게 생략해버리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 그중 하나입니다. 이를테면 ‘それはデザートを食べ終え、コーヒーが運ばれてくるのを待つ間に起こったことだった。(그것은 디저트를 다 먹고 커피가 나오기를 기다리는 동안 일어난 일이었다.)‘ 라는 문장이 첫 페이지에 있습니다만, 해당 문장에는 ‘それは(그것은)‘라는 지시대명사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 지시대명사는 <가호>라는 소설의 첫 장면을 직접적으로 가리켜 보여주는 상징적인 표현입니다. 그 단어 하나가 있냐 없냐에 따라 해당 장면이 또렷이 드러나보이느냐 그렇지 않느냐가 판가름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홍은주 역자님은 해당 단어를 누락시켰습니다. ‘그것은’이라는 단어가 생략되어도 문장의 뜻은 통하니까 상관없다고 생각했던 것이겠지요. 하지만 그것은 하루키 특유의 적확한 단어 선택과 리얼리스틱한 문장 스타일을 약간 깎여나가게 만드는 선택이 아니었을까 저는 생각합니다. 그리고 ‘まったく無関係な事物に目を向けることで、少しの間でもいいから今ここにある奇妙な現実から身を引くために。(전혀 상관없는 사물에 눈을 돌림으로써 잠시나마 지금 여기의 기묘한 현실에서 벗어나고자.)’라는 문장이 12페이지에 있습니다만, 홍은주 역자님은 사물이라는 단어를 제거하고 ‘전혀 상관없는 것’이라고 번역했습니다. 한자에 익숙하지 않은 독자들이 손쉽게 읽을 수 있도록 의역을 한 것이겠지만 ‘사물’이라는 단어가 지닌 나름의 뉘앙스를 완전히 삭제해버림으로써 문장의 맛이 심심해지지 않았나 저는 생각합니다. 언뜻 보면 사소한 변경점인 것 같지만 그 사소한 차이가 문장의 수준을 한단계 떨어트릴 수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생각해볼 필요가 있을 겁니다.

저는 홍은주 역자님의 번역이 오역이라고까지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아주 형편없는 번역과는 거리가 먼 준수한 번역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하루키가 만들어낸 담백한 문장들이 (마땅히) 그 속에 간직하고 있는 빛나는 요소들을 미묘한 방식으로 손상시켜버린 번역이라고도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느낌은 양윤옥 역자님이나 김춘미 역자님의 번역본에서는 그다지 느껴보지 못했던 감각이었습니다.
 
데이비드 스톤 마틴의 멋진 세계 (양장)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홍은주 옮김 / 문학동네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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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독성 떨어지는 장식체를 사용한 점이 좀 아쉽다. 평론의 성격을 띤 텍스트이므로 이런 아기자기한 폰트는 사용하지 않는 편이 좋았을텐데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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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공 이재명
이민혁 지음, 양세근 그림, 신유정 감수 / 소담주니어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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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다 위인전 나올 듯. 한국에서 살기 무서워지는 요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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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 ㅣ 마르코폴로의 도서관
아베 코보 지음, 이정희 옮김 / 마르코폴로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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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주 사쿠라마루方舟さくら丸>도 출간해주세요.
아베 코보 전집이 나와준다면 더더욱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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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는 말 ㅣ 풍요의 바다 2
미시마 유키오 지음, 유라주 옮김 / 민음사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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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속편인 <새벽의 사원>은 조금만 더 빨리 내주세요 ㅠㅠ 각 권이 나올 때마다 4년이 걸린다면 독자들 늙어 죽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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