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남자 - 색다르게 인생을 정주행하는 남자들을 찾아서
백영옥 지음 / 위즈덤경향 / 2014년 8월
평점 :
절판


일단 부러움..  이 생에서는 포기하겠지만, 다음 생에서는 꼭 연애해보고 싶은 남자들을 만났다는 사실에 그녀가 너무 부러웠다. 김영하, 유성용, 금태섭, 강신주, 서천석, 박웅현 그리고 새롭게 알게된 남자들 그들은 '다른 남자' 다. 대한민국의 남자들과도 다르고 특별한 그들.  자신만의 무늬를 갖고 있는 남자들이다. 멋있다라는 말 그 이상이다. 백영옥의 사심처럼 나도 사심 가득한 눈으로 제일 먼저 길위의 남자 유성용편을 읽어보았다.  

 

"욕심 많은 인간들이 고백하는 거예요. 관계의 시간을 비용으로 치를 생각이 없으니까 고백으로 시간을 빨리 선점하려는 거죠. 사랑하지 않는 자 유죄? 전 그말이 싫어요. 마치 내가 행복하려면 애인도 있어야 하고, 돈도 있어야 되는 것인 양 행복의 구성품처럼 사랑을 생각하는 것 같아요. "

 

그래도 뭐니뭐니 해도 '사랑'이 제일 중요하지 않은가.. 행복하기를 원하지는 않지만 사랑은 해야한다고. 하고 죽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나로서는 그 가치에 대해서 맹목적이였기에, 다시 한번 이 말을 듣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리고 고백이라는 것은 사랑의 절정이 아니구나..고백하는 것은 아마추어인가.. ?

 

" 삼류 수필집에서나 '빨리 사랑한다고 고백하세요' 이렇게 얘기하는 거예요. 사랑이 너무 강박적이에요. 사랑하지 않고도, 연애하지 않고도, 별 문제가 없어요. 사랑은 너무 과대평가됐어요"

 

 사랑은 강박적이다. 이말에 동감한다. 그렇기에 사랑인지 아닌지 자문자답하다가 사랑은 끝나버리고 만다.

 

" 시간 속에서 진지해진다는 건, 결국 자기 안에 갇히는 형국이라는 생각도 들어요. 끊임없이 반추하고, 되새겨보고, 자기가 답을 모르면 자기문자답을 하잖아요. 답을 모르면 자기 바깥에서 답을 구해야 할 텐데 말이죠. 한국 사람들은 믿을 게 너무 자기밖에 없어요. 자기가 자기를 견디고 지키면서 자문자답속에 갇혀서 지내는데 그 시간이 너무 없어도 문제겠지만 너무 많다는 거죠 "

 

 자신을 구원하는 것은 자신뿐이라는 생각을 많이했다. 자문자답의 시간이 너무나 길었다. 답이 없을 때에도 답이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스스로 묻고 또 묻는다. 그래서 내린 결론이라는 것은 또 담박에 뒤집어질 수 있는  가벼움이다. 내면의 폭동의 시간들. 그 시간들이 난 너무 길다. 그는 여행이 그 시간의 연장 때문이 아니라 사건의 생성으로서 여행을 말한다.

 

" 제 생각에 지금 필요한 건 더 많은 긍정과 희망이 아니라, 그늘져 있을 수 있는 곳을 만들고 자기를 좀 버려서 줄이는 일 같아요. 걸을 수 잇는 진짜 공간이 필요한 것 같아요 "

 

자기를 줄이는 일, 자기 밖으로 나가는 일이 필요하다고  그는 말한다. 어떻게 하면 그렇게 살 수 있을까. 이렇게 남의 이야기를 듣는 것도 자기를 벗어나는 일이 아닐까. 정신이 혼미할 정도의 빡센 육체노동도 해당이 될것이다.  오늘날 육체노동 대신에  고강도 운동을 하면서 사람들은 잡념을 지우고, 잠시나마 자신을 비우는 작업을 수행하기도 한다. 그래서 운동은 좀 힘들게 하는 것이 정신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마치 명상보다 편리한 비우기 방법같다.

 

" 다들 열심히 피어나려고만 하는 게, 정말 싫더라구요. 너무 힘들고 너무 시끄럽잖아요. 전 그냥 져 있고 싶어요. 유배 온 선비 같은 기분이 들 수도 있겠지만, 나라도 좀 예쁘게 져 있어야지, 뭐 이런 생각이 들어요. 건강한 삶이라는 건 자긍심과 자기비허 너머에 있는 어떤 지점일 것 같아요. 그늘이 많이 사라져 있는 것 같아요. 전 그늘의 결을 볼 수 있는 글을 써보고 싶어요. "

 

' 전 그냥 져 있고 싶어요' 이 말이 울린다. 젊음도, 열정도, 사랑도 피고 지는 꽃인데.. 너무 안타까워만 했던 내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말이였다.

 

" 사랑하지 않았더라면 그 사람하고 잘 만났을 텐데, 사랑 때문에 100을 가진 그 사람의 10도 못본 것 같다는 생각이 들때가 있어요. 보통 사랑이 적극적 방식의 소통이라고 생각하는데, 전 합법적인 쌍방 스토킹 같단 생각도 들어요. 왜냐하면 제겐 사랑이 자유거든요. 사랑하는 사람이 저리 가고 싶다면 당연히 저리 가게 해야되는 거죠."

 

사랑은 자유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자유를 허용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가. 내 사랑때문에 그 사람이 가진 90을 보지 못하는 일이 얼마나 허다한가!..

 

유성용은 지구를 별로 볼 줄아는 사람

 

그 다음 기억에 남은 사람은 조수용.

극강의 크리에이브를 지닌 남자.

굉장히 아이디어가 많은 사람이였다. 그 역시 나와 동년배인데.. 유성용이 져있다면 조수용은 꽃잎이 굉장히 많이 피어있는 사람같다. 하지만 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은 그 역시 현재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네이버의 초록색 검색창도 그의 작품이였고, JOH라는 브랜드를 만들고, 일호식이라는 레스토랑, 매거진 B, 또 가방도 만든다. 네이버 부사장자리를 던져버리고 나왔다. "제가 조금만 소신을 접으면 세상이 편해지는 게 싫었던 거예요 "  조금의 타협도 경계하는 소신있는 남자. 멋있다.

백영옥저자는 인터뷰 말미에 '북테라피' 관련 사업에 대해 설명하는데,, 나 역시 구상하고 있던 건데, 구체적인 설명이 인상 깊었다.

 

김창완도 멋있었다.

난 대체로 맥빠진 듯 싶지만, 인생에 대한 여유와 통찰을 가진 사람에 대한 존경심이 있는 것 같다. 그렇다고 그들이 열정이 없는 것이 아니라 하루하루를 바쁘게 살면서 무엇을 위해 달려가는 것이 아니라

 

임시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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