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을 잘 못자고 있다. 아직도 모기가 어디서 나오는 것인지.. 모기도 이기지 못한 잠결에 나는 모기 소리도 안나는데 왜 손이고 다리고 가려울까. 모기가 아닌 다른 벼룩이라도 집에 있는 것일까..생각했지만 그것은 모기였다. 오동통하게 살찐 모기가 내 이불속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나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이불을 덮고 베게를 세워 텐트를 만들어 얼굴에 땀을 흘리며 겨우겨우 잠들었다. 눈이 뻑뻑한 아침이 왔다. 더 이상 거울을 보고 싶지 않을 정도로 나의 얼굴의 늘어짐은 이제 대책이 없다. 일상의 지지대를 지키기 위하여 머리를 감고 밥을 하고 미역국을 끓였다. 오늘은 아들 생일이다. 들깨와 감자를 넣은 미역국과 열무김치, 현미밥을 먹고 나선 출근길. 간간히 나는 묵직한 아픔을 느끼며, 어떻게든 오늘을 버텨야 한다는 굳은 결심을 하면서 오늘 할일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