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햇살이 피부거죽의 진피층까지 침투하는 것을 느낀다. 피부속부터 건조함을 느끼는 나의 얼굴. 눈에 붓기까지 느껴진다. 양쪽볼에 비대칭한 모공의 크기와 세줄의 목주름. 웃으면 생기는 일자 주름까지.. 하루에도 수십 번 거울을 보며 하나하나 체크한 결과 나는 늙어가고 있다. 젊음과 동안에 대한 집착과 열망에 따른 좌절은 다시 술과 담배를 부르고 노화를 무기력 하게 지켜볼 수  밖에 없는 지금의 상황에서 나는 타협을 해야 할 것 같다. 나의 신체와의 타협. 어차피 1초1초 나는 앞으로 나아간다. 뒤로 돌아갈 수 없는 일방통행로를 살아가고 있다. 이 죽음의 레이스를 달려가는 데 젊음도 각질이다. 세포는 그 재생주기가 느릴 뿐 하루하루는 신체는 변화한다.

어떻게 늙어갈 것인가에 대한 생각보다 피부와의 전쟁. 무엇을 위해서 누구를 위해서 그렇게 이 한몸에 돈과 시간을 쏟아붓는가. 다른 목소리는 잠재워야 할 때지 않을까.

자기만족이라고 자신을 기만하는 것도 아닌 타인의 목소리를 직접 뇌로 듣는다는 것은 심각한 나르시즘이다. 타인의 목소리를 듣는 행위는 망상의 일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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