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 '땡스북스' 내가 만들고자 했던 까페가 거기 있었다. 책도 팔고 커피도 팔고,, 자음과 모음도 있지만, 땡스북스가 내가 원하던 바로 그 까페다. 내가 좋아하는 책을 팔고, 그런 책들을 좋아 하는 손님들이 단골이되는 그런 장소. 그래픽노블을 위한 간담회 장소를 알맞은 딱 그런 곳이였다.
그래픽노블 사용법이란 제목 아래 시작된 김한민 저자의 간담회.. 여러모로 자극이 많이 된 좋은 시간이였다. 애니메이션을 무척 좋아하는 중1아들도 데려갔다. 요즘 책을 많이 안봐서 그래픽노블을 여러권 사다줬고 그 중 몇권은 읽은 터. 까페림보는 주문만 한 상태지만, 궁금했다.. 그 세계가.
작가는 자신의 작품을 만들면서 무엇을 배우고 무엇을 느끼고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는 가에 대한 가늠선으로 강의를 시작했다. 이론-실전-역사 선순환과 악순환에 대한 간단한 정리로 시작했다. 호감가는 인상에 평범해보이는 외모지만, 유니크한 감수성으로 좋은 작품을 만든 작가다. 김한민 저자는 역시 생각과 글과 말이 일치하는 훌륭한 저자라는 생각이든다. 게으르다고 감히 말하는 못하는 작가의 치열한 열정이 느껴지는 그만의 스타일은 그가 만든 것이다. 작가는 우리안에 스며든 작은 행동 하나하나가 과연 우리의 것인가? 편견과 자본이 만든 세계의 기계가 아닐런지 묻는것이 아닐까.
일상의 통제를 통하여 크리에이티브 정점을 찍고자 하는 그 노력과 열정을 엿볼수 있어서 나같은 범인에게는 자극이 되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그는 외교관 아버지를 따라 다른 나라의 문화를 접하게되어 남다른 감수성을 얻을 수 있었겠지만, 강연 내내 그는 천재성(천명중의 한명)을 버리고, 끊임없이 의식적인 기계적이지 않은 삶을 살아왔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삶에서 나온 책이 바로 림보까페다. 바퀴족과 림보족,,, 세계의 부품으로 살아갈것인가. 세계의 하늘을 찢고 현실을 바라볼 것인가 하는 문제. 아직 책을 읽어보진 않았지만,
우리가 습관적이고, 타인의 통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허용된 자유안에서 무지하게 사는 사람들에 대한 비유인것 같다. 요즘 읽고 있는 지젝과 더불어.. 한 가지.. 질문을 한다면, 그는 일상에서 끊임없이 저항하지만, 시스템에 대해서는 어떤 그림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하다.
작가는 일상의 가지치기를 하다보니 이제 거의 좋은 것만 남겨되었다고 했다. 자신의 호불호에 강력한 실천과 행동이 필요하다. 사소한 것은 분개하지말고 사소한 것부터 지켜나가는 노력 그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 사소한 것은 작가가 말한 자신이 가진 것을 망각하는 능력 unlearn의 과정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질문을 던진다는 것은 피곤한 일이지만, 던져야 한다. 그리고 언어는 고갱이만 남겨야 한다. 작가는 언어의 다이어트를 말했지만, 나는 과잉된 영혼의 다이어트가 필요할 것 같다.
까페림보 읽었다.
읽으면서 얼추 평온해 보이는 이 도시에 비명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파열과 흡착의 이미지는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절이 나의 삶의 껍데기를 벗겨놓은 모양이라 쓰라리고 또 쓰라렸다.. 책읽은 후에 리모콘을 붙잡고 있는 나, 늘어져있는 나, 나의 행동들이 더 잘 각성이 되더라는.. 하지만 이 각성이 얼마나 오래 갈런지.. 스스로 갈아내는 노력이 없으면, 나는 바퀴족 중의 상바퀴가 되어 버릴지도 모른다... 프레임을 벗어나 또 다른 프레임에 갖혀있지 않으려면, 고독을 감내해야 한다. 저자는 소통에 대해 이렇게 평한다. 남들과 같다는 것을 확인하는 것.. 그것이 중요한가?!.. 서로닮은 구석에 애처롭게 위로받고 의지하는 삶... 정말 지겹다는 생각이 든다. 저자는 시스템의 문제보다,, 인간이 가지고 있는 유약함과 남의 것을 자신의 것마냥 각성없는 삶에 대한 돌직구을 날린 것 같다. 누가 만들어 주는 것과 내가 할 수 있는 것 사이의 틈을 비집고 나와 내 스타일대로 나의 삶을 산다는 것. 용기. 그리고 용기가 아닌 것들은 어떤 것이였는지 그는 참 잘 안다고 생각이 든다. 중1아들이 두번 읽었다. 무엇을 느꼈을까... 제발 그 아이가 온전한 자기삶을 살기를 바란다.
나도 또 여기서 힘을 내고,, 포장없이 거칠게 살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