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k선생이 강의를 한다고 한다. 지금 부지런히 읽고 있는데 k선생은 잃어버린 시간을 찾는다는 것은 그 숨겨진 의미를 찾는다고 말했다. 무의식을 뚫고  그것을 꺼냈을 때 그 상처들은 해소된다는 것이다. 마치 정신분석같이... 들뢰즈는 과거를 어떻게 재구성하는 가에 따라서 현재와 미래가 달라진다고 했다. 오늘의 좋은 기억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현재적 삶을 사는 것이다. 우리 아들에게 나는 나쁜기억을 덮을 만한 좋은 기억을 쌓아야 하는데.. 엄청난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시간과 함께.  

3권째 읽고 있다. 1권은 두번 읽었지만 집중이 잘 안되고 진도가 안나갔다. 2권 스완의 사랑편은 술술 읽혔다. 다시 마르셀의 이야기로 돌아가 질베르트의 사랑편은 잘 읽혔다. 그러다가 중간 쯤 가니까 또 진도가 안나간다. 하지만 작년에 처음으로 이 책을 들었을때는 읽고 나서도 뭔 내용인지도 잘 모르겠더니. 이제 퍼즐이 맞쳐가듯 남의 눈을 통해서 짚어가고는 있다. 아직 나의 눈으로 읽지는 못하고 있다. 그래서 남의 써놓은 평론같은 것은 보고 싶지 않았지만 남의 시선에만 내가 집착할까봐 지레 겁먹을 필요 없다. 그 한계에서 또 나만의 시선이 생길테니까. 어쨌든 프루스트의 화가들을 통해서 좀 더 상상의 나래를 펼치게 되었다. 마르셀의 예술론과 마르셀이 이 책을 어떻게 써 나갔는지 뒤에 본인의 인터뷰내용까지 있어서 좀 더 이해가 갔다.  프루스트는 의도적 기억, 즉지성에 의한 기억보다 비의도적인 기억을 중요시 생각한다. 그리고 그 어떤 기억도 다 드러내고 의미를 찾고자 했다. 그 의미가 숨은 진실성의 게임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나의 의도적 기억과 비의도적 기억의 편린들은 마르셀처럼 기쁨을 주는 기억이 없는데 프루스트는 고통스러운 기억도 기억이지만 참기쁨을 주는 기억들을 많이 가지고 있는 것 같다. 그는 그의 부끄러운 기억도 잘게 곱씹으면 또 다른 의미를 발견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시간이 물질로 존재한다는 베르그송의 이론처럼 그 기억과 시간들은  사라진게 아니라 남아있다. 나이가 들면 주름이 지듯이 그 주름안에 이야기는 존재한다는 것이다.  

" 저는 제 자신을 완벽하게 잊은 상태에서 제 앞에 있는 사물에 온 신경을 집중합니다. 저는 당신이 친구로 둔 많은 작가가 그러는 것처럼 그때 느낀 감동이 어떠했는지 분석하여 미사여구를 깃들여 표현하지 않습니다. 그 대신 순간순간 떠오른 인상의 조각들을 엮어 나갑니다. "  

" 한 작가를 평가할 때는 그가 무엇을 쓰려고 의도했는지가 아니라 소설이라는 결과물응 통해 해야하기 때문입니다. "  

" 제 소설 속에서 어떤 인물도 일어나거나 창문을 닫거나 코트를 걸치거나 하지 않습니다 "  

" 저는 이번 소설을 쓰면 눈에 보이지 않는 시간이라는 물질을 따로 떼어 냈는데 그 상태가 오래 지속되어야 했습니다. 제가 바라는 것은 저의 소설의 마지막 부분에서 사소한 사건, 도는 제 1권에서 동떨어진 사회에 속했던 두 인물이 결혼하는 상황을 통해 시간이 지났음을 느끼게 하는것입니다. "  

" 베르그송은 지성이란 물질에 의해 존재하는 것이며 기능적인 역할을 수행함으로써 위험을 예상하고 이에 대비할 수 있는 도구를 생산하는 반면, 직관이 의존하는것은 물질이 아닌 시간이며 지성이 만들어 놓은 외면의 틀을 벗어나 내면에 파고들어 절대적인 실재를 보여 주는 역할을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베르그성은 직관은 지성에 반대되는 개념이라기보다는 끊임없이 지성을 통한 노력을 기울임으로써 도달할 수 있는 단계라고 말한다. "

 " 제게 있어 의도적 기억이란 우선 ' 지성의 기억' 혹은 '눈에 의한 기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기억은 진실이 결여된 표면만 간직한 과거를 보여 줍니다. 하지만 전혀 다른 상황에서 감지하게된 과거의 향이나 맛은 우리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그것에 얽힌 과거를 펼칩니다 "   

- 아직도 잘은 모르겠다. 비자발적인 기억이 무엇인지. 내가 우연히 마주친 사물, 사람에 대해서 자동적으로 떠오르는 기억이 비자발적인 기억이고, 일반적으로 우리가 무엇을 기억하려고 의도적으로 기억을 더듬는 것, 그것이 의도적기억일까?? 

 

" 저는 예술가라면 바로 이러한 비의도적 기억 속에서만 작품의 우선적인 소재를 찾아야만 한다고 생각합니다. 말 그대로 비의도적이기 때무에 이러한 기억들은 같은 순간을 나누는 동질감에 의해 서로에게 끌리면 형성됩니다. 이러한 기억들이야말로 진정성을 띠고 있습니다. 또 이기억들은 추억과 망각이 적절히 조화된 상태에서 떠오르기 마련입니다. 마지막으로 비의도적 기억들은 과거의 상황과는 전혀 다른 상황에서 그때와 같은 감각을 떠올리기 때문에 이러한 기억들은 주변의 우발적인 상황에서 자유로우면 시간을 초월하는 본질을 깨닫게 합니다. "  

" 그런 것들은 현실, 그 자체 입니다. 우리가 스스로 존재를 확인하기 전의 것들, 즉 타자에 의해 미리 확인된것은 이미 우리의 것이 아니며 또 그것이 실재라는 보장도 없습니다. 그것은 일종의 확률 같은 것으로 우리가 임의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이런한 사실을 받아들이것은 글을 쓰는 작가의 문체를 통해 드러납니다. " 

 

* 최근 영화를 보면서 왜 이렇게 전개가 빠르냐,,, 뭔가 어색하다는 느낌이 있었다. 프루스트 말처럼 자연스럽게 시간의 흐름을 알수 있도록 장치가 필요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녀를 보면서도 그랬고, 밀양을 보면서도 그랬고, 영화전개가 너무 빨라서 그 두시간동안에 빠른 전개가 펼쳐지는 느낌이 들었다. 어느정도 시간이 흘렀음을 자연스럽게 드러내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든다.  

 

- 비자발적기억은 연상이 먼저가 아니 강렬한 느낌이 먼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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