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 4.0이 온다 - AI와 블록체인이 만드는 디지털경제
송민택 외 지음 / 이콘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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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AI 인공지능의 발달로 참 많은 것이 바뀌었다.

챗GPT를 통해 원하는 정보를 얻고,

생성형 AI로 이미지를 만들기도 한다.

인간만의 영역이라 생각했던 많은 부분에

인공지능 기술이 녹아들면서,

AI에 대체되는 직업이

점점 늘어나겠다는 생각이 든다.


문득 이런 얘기를 나누던 중

초등학생인 조카가 말했다.

"AI가 인간의 자리를 빼앗으면

오히려 안 좋은 거 아니야?

그러면 AI 기술 개발을 안 하면 되지 않아?"


피식하고 웃음이 나왔지만,

곧 새로운 기술 앞에서

두려움이나 불안감 때문에 망설이다가

뒤늦게 뛰어들었던 과거의 경험이 떠올랐다.

그리고 지금의 기술 발전의 흐름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고민이 깊어졌다.


내가 어릴 때만 해도

가정에서 인터넷 사용은 흔치 않았다.

천리안, 나우누리, 유니텔 같은

PC 통신을 거쳐

고등학생 때 광통신망이 도입되면서

본격적인 웹 시대가 열렸다.

그때와 지금을 비교하면 변화는 실로 엄청나다.


웹 1.0은 정보 제공 중심의

일방향적 인터넷이었다.

이후 다모임, 싸이월드 같은 서비스로

사용자가 직접 콘텐츠를 만들고 소통하는

웹 2.0 시대가 열렸다.


이 즈음에 직장 생활을 시작하며

IT업계에서 변화를 빠르게 읽어간다 자신했지만,

어느덧 블록체인 기반 신뢰 구조의

웹 3.0 시대에 들어가자

'무슨 얘긴지 하나도 모르겠네' 하고

낯설고 어렵게 느껴졌다.


이제는 웹 4.0의 시대라고 한다.

AI가 사고하고 블록체인이 신뢰를 보증하며,

데이터가 가치가 되는 시대다.

사회, 경제, 정치, 산업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그리고 시시각각 변하는 환경 속에서

어떻게 대응해야 할 지 막막해졌다.


그때 만난 책이 《웹 4.0이 온다》이다.

저자들은 웹 3.0이 아직

완성형이 아니라는 시선이 있지만,

웹 4.0으로의 변화는 이미 진행 중이며

이것은 미래가 아닌 현재의 현실이라 말한다.


책은 판단과 결정까지 수행하는 AI,

거래와 데이터의 신뢰를 보장하는 블록체인,

경제적 가치로 전환된 데이터라는 세 가지 개념을

웹 4.0의 핵심 주축으로 제시한다.


인간의 선택보다 알고리즘과 시스템이

경제와 사회 운영을 주도하는

새로운 질서 속에서,

준비하지 않으면 기회는 사라진다.

이를 먼저 이해하고 대응하는 자만이

새로운 규칙을 선도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진다.


앞서 조카가 말에 웃었지만,

사실 나 역시도 빠른 기술 발전에

두려움을 느끼고 있었다.

그래서 책이 던지는

'우리는 지금 어디쯤 와 있고,

다음 변화 앞에서 어떤 준비를 할 것인가'

라는 질문이 크게 다가왔다.


책은 AI와 블록체인의 융합이 만들어내는

새로운 금융 · 비즈니스 질서,

스테이블코인과 디지털 자산,

프라이버시와 신원관리 등 낯선 개념을 짚어가며

디지털 경제의 구조적 전환을 보여준다.

이를 통해 변화의 흐름을

제대로 인식할 수 있었다.


혁신이 제도로 뿌리내리는 과정에서는

글로벌 규제, 정부와 기업의 실험,

개인의 선택이 어떤 미래를 만들지 물으며

다가올 흐름을 읽어내는 감각을 얻을 수 있었다.


책은 단순 전망에 그치지 않고

아직 드러나지 않은 신호에 대한

비전을 제시한다.

개인과 기업, 사회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게 만들며,

변화와 새로운 규칙에 다가갈 용기를 준다.


아직 그 정의와 변화의 모습이

명확히 드러난 것은 아니지만,

먼저 들어선 사람이 변화를

더욱 선명하게 감각할 수 있으리라는 믿음,


변화와 혁신을 두려워하기보다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선점할 때,

뒤따르는 사람이 아닌

선도자가 될 수 있다는 메시지가

경각심을 일깨운다.


또한 발전하는 기술의 긍정적 효과뿐 아니라

국가별로 다른 규제와

사회·정치적 제도의 필요성도 함께 다룬다.


확정할 수 없는 미래이기에

가능성을 읽고 대비하되,

두려움이나 맹목적 낙관이 아닌

균형 잡힌 시각으로

현실을 직시할 것을 제안한다.


AI 기술은 이제 시작 단계라 생각했지만,

책은 웹 4.0 시대를 조명하며

앞으로의 변화에 어떻게 대응할지

사고의 틀을 제공하는 안내서의 역할을 한다.


단순히 AI 툴을 쓰는 수준을 넘어,

의사결정을 돕는 방식을 이해해

경쟁력을 끌어올리려는 노력으로

커리어 성장을 이뤄야겠다는 다짐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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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트 램프 - 2025 부커상 인터내셔널 수상작
바누 무슈타크 지음, 김석희 옮김 / 열림원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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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1970년 대 우리나라에서 실제로 있었던 일이다.
성폭행을 당한 피해자에게 판사가
'기왕 버린 몸이니 오히려 짝을 지어줘
백년해로 시키자'라며 양가 부모를 설득해
성폭행범과의 결혼을 제안했다.

'법은 정숙한 여인의 건전하고 순결한
정조만 보호할 수 있다'라며
피해당한 여성을 '문란한 여성'으로 지목했고,
당시만 하더라도 성범죄는
피해자가 고소해야만 처벌이 가능한
친고죄에 해당되었기 때문에
피해자와 합의로 가해자가 처벌받지 않도록
보호하기 위한 방책이었던 것.

지금이라면 상상할 수 없는 일들이
그때에는 당연했던 인식이자 분위기였다.
그렇기에 그 시대를 살았던 여성들의 삶이란
위와 같은 범죄가 아니더라도
일상을 살아가는 데 있어
얼마나 많은 억압과 차별로 피해를 받았을지
쉬이 짐작할 수 없을 정도이다.

시간이 흐르고 시대가 바뀌었기에
그 일들은 모두 과거의 일이라고,
지금은 다르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겠지만
종교, 사회, 정치가 여성에게 가하는 잔혹함은
지구 한편 어딘가에서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여성에게 무조건적인 복종을 요구하거나
그 과정에서 인간 이하의 대우를 하고,
그들을 남성과 동등한 존재가 아닌
단순한 하위 존재로 만들어버린다.

그 대표적인 나라로 인도를 손꼽는다.
여자 혼자서 인도를 여행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라는 우스갯소리가 있듯이
여성을 대하는 사회 분위기는
앞서 언급한 우리나라의 1970년 보다 더 하다.

이를 당연하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지만
약자인 여성, 불가촉천민인, 노동 계급과 같이
억압받는 계층을 향한 불평등과 차별에 맞서
목소리를 높이는 사람들이 하나둘 늘어가고 있다.

'반다야 사히티야'라는 저항문학 운동으로,
문학이 변화의 기폭제가 될 수 있다는 믿음으로
카스트 제도와 가부장제, 위선적 전통과 관행을
비판하는 이야기를 글로 담아
고통을 겪은 이들이 스스로 이야기의 주체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2025 인터내셔널 부커상 수상작이자
인도 여성 작가인 마누 무슈타크의
단편소설 모음집 《하트 램프》는
여성을 둘러싼 자국 내 다양한 일상적 사건과
본인이 직접 겪은 경험을 바탕으로
여성들이 겪는 고통과 괴로움,
무력한 삶에 대해 조명했다.

소설의 등장인물들은 각기 다른 상황에 처해있지만
종교, 사회, 정치 아래에서 핍박받고
자신의 목소리를 내지 못한 채
불합리한 대우를 받는 여성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다시없을 평생의 사랑을 속삭였지만
갑작스러운 아내의 죽음 앞에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 새 아내를 들이는 남편,
딸만 내리 셋을 낳은 아내를 버리고
새 여자와 결혼하겠다고 당당하게 말하는 남편,
어머니를 무시하는 아내를 탓하지만
그에 대한 복수로 어머니의 의사도 묻지 않고
어머니의 재혼을 결정해 버리는 아들,
바람난 남편을 떠나 친정으로 돌아온 딸을
다시 집으로 되돌려 보내며
남편을 이해하고 기다리라 말하는 친정 부모,
남편의 바람대로 아들을 낳고도
하나도 기쁘지 않았지만
그저 자신과 같은 종신 포로를
창조하지 않았다는 사실에 안도감을 느끼는 여자.

각각의 주인공들은 종교와 사회,
그리고 남자들에 의해
자신의 주체성, 존재를 부정 당하고
자신의 의사를 짓밟히며 괴로워한다.

누군가는 어쩔 수 없이 순응하고,
어떤 이는 그들을 향해 목소리를 높이며,
또 누군가는 자신의 목숨을 거는 등
이 상황을 각자의 방식으로 마주한다.

남자는 아들을 출산하지 못하거나,
아이를 낳느라 아름다움을 잃은 여자들을
외면하고 쉽게 버리기도,
자신의 아이를 임신한 아내에게
그저 자신의 욕망을 투여해
아찔한 높이의 하이힐을 신고 걷게 한다.
아내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세 번 이혼을 말하는 것만으로도
쉽게 헤어질 수 있으며,
외도에 대해서도 신의 이름 아래
그를 충족시키지 못한 불완전한 존재인
아내의 잘못으로 규정된다.

이것은 지어낸 이야기인 픽션이 아니라,
누군가에겐 현실인 이야기로
읽는 이들에게 여성이 겪는 억압과 불평등을
때로 날카롭고 아프게,
어떤 장면에서는 블랙코미디처럼 우습게
이 날것의 모습을 조명한다.

그 이야기들을 하나씩 마주하며
같은 여성으로서 느끼는 애달픔,
그리고 정도는 다르지만
우리의 사회에도 여전히 존재하는
약자에 대한 불평등,
여성에게 얹어진 비뚤어진 시선은 물론
그들을 깎아내려 우습고 천하게 만들며
그 위에 군림하고 속박하려는
사회와 남성들의 비겁함을 느낄 수 있었다.

나의 일이 아니니까,
내가 겪지 않은 일이니까 하고
넘길 수 있는 일이 아니라
소설 속 궁지에 몰린 여성들을 바라보며
언젠가 나도 그럴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이를 쉬이 외면할 수 없었던 다른 여성처럼
시간과 장소는 다르지만
우리에게 당면한 문제로 느끼게 되었다.

책과 영화로 발표되며 남성들 사이에서
이 모든 일이 한 여자에게 동시에 일어나는 게
진짜 말이 된다고 생각하냐며
지나치고 극단적인 표현이라고 했던
<82년생 김지영>과 같이,
현지에서도 해석과 의견이 분분한 이 작품 역시
여성과 남성, 세대와 종교 등에 따라
분명 다른 시선으로 읽히게 될 것이다.

하지만 여성들이 실제로 체감했던,
그들이 마주한 세상은 결코
소설보다 만만치 않았을 것임을,
되려 더 한 경험도 많을 것이라 생각된다.
그렇기에 소설의 이름을 하고 있지만
르포르타주처럼 느껴지는 글이었다.

책을 읽는 이들이 그저 누군가의 참상,
특정 종교나 사회만의 문제가 아니라
여성에게 가혹하게 얹어진 이 현실이
우리 사회에도 유효한 것임을 깨닫고
비단 타국의 여성이 아닌
내가 속한 사회, 멀리까지 가지 않더라도
내 어머니, 누이, 아내나 여자친구 등
가까이에 있는 이들을 위해
목소리를 높이고 시선을 바꾸었으면 좋겠다.

억압과 복종에도 굴하지 않고,
남성들을 향한 저항의 목소리로
수탉을 저주하던 용기,
교육을 받고 학위를 따낸 스스로를
남편보다 낮추고 싶어 하지 않던 그녀들처럼
이 책의 문장들이 변화의 시작점이 되길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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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을 쌓는 마음 마음의 지도
윤혜은 지음 / 오후의소묘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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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는 출근을 하고

주말 이틀 동안의 휴식.

이렇게 일주일이라는 사이클은

휴가나 여행 같은 특별한 순간을 제외하곤

대부분 엇비슷하게 반복된다.


그래서일까,

때로는 어제와 같은 오늘

그리고 오늘과 비슷할 내일에

큰 기대 없이 흘러가는 대로 나를 맡기게 된다.

정성껏 하루를 살아낸다는 감각 없이

'그냥' 무의미하게 시간을 낭비하는 것.


그러다 보면 지난주엔 무슨 일이 있었더라,

혹은 내가 어떤 생각을 가졌더라

이따금 지난 시간 속의 나를 되짚고 싶을 때에도

이를 떠올릴 재간이 없다.


그래서 일기 쓰기를 시작했다.

초등학생 시절에는 버거운 숙제처럼,

가장 하기 싫은 것 중의 하나였던 일기였지만

그것이 내가 열심히 살아냈다는 증거,

기억의 보관소가 되어줄 거란 믿음으로.


블로그에 그날 있었던 일,

기분이나 사소한 즐거움들을 쓰다 보니

시간이 지나 이를 잊고 있다가도

'과거의 오늘'이라는 알림 서비스 덕에

'맞아, 이때 이런 일이 있었지'

'그래, 이런 기분이 들었어' 하며

과거의 시간을 다시 한번 더 곱씹을 수 있었다.


처음엔 글을 쓰면서도

이게 어떤 의미가 있나 아리송한 마음이었는데,

일기는 쌓이고 쌓여 기록이자 나의 역사가 되었고

그 결과 나의 매일은

더 이상 흘려보내는 시간이 아닌

쌓이는 매일로 변화했다.


무수한 오늘이 양옆, 또 위아래로 짜여있는

10년 일기장 두 권을 빼곡히 쓰는 노력으로

자신의 하루를 찬찬히 감각하며,

지금껏 쌓아온 나'들'과 행진하는 기분으로

삶의 부피를 착실히 키워가는 사람이 있다.


《매일을 쌓는 마음》의 윤혜은 작가로,

팟캐스트 〈일기떨기〉의 진행자이자

이 팟캐스트를 모아 출간한 책

《엉망으로 열심히 살고 있습니다》를 썼다.


전작 에세이를 통해서

본인의 삶, 생의 복판에서 고군분투하는 하루,

일의 희로애락에 울고 웃는 시간 등

진득한 글과 함께 세 명이 나눈 따스한 대화를 담아

나와의 화해를 제안하는 선명한 위로를 받았다.


그 연장선인 이 책을 통해 그녀는

매일을 '쓰는 사람'으로서 살아온 하루가

곧 '내가 되는 일'이라 말하며

내가 쓰는 의미 없어 보이는 기록에서도

어떤 작은 가능성, 기특함을 느끼게 도와주었다.


책은 '일기 인간'으로서 살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매일의 기록을 통해 자기 자신을 이해하고

단단히 세워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삶을 지탱하는 버팀목'이 되는 쓰는 행위,

흔들리는 마음을 정리하고

각각의 자리를 만들어주는 과정으로서

글쓰기를 바라보는 시선은,

그녀가 자신을 어떻게 이해하고

삶의 작은 순간들을 의미 있게 바라보는지

엿볼 수 있었다.


사소한 일상, 감정, 타인과의 관계 등

자신의 경험 속에서 실감하는 삶,

때로는 그 무게와 기쁨을 동시에 느끼기도 하지만

그 순간들을 기록하며 의미를 새기는 모습은

나의 기록과 쓰기를 되돌아보게 만들었다.


삶은 완성된 형태가 아니라

매일 조금씩 나아가는 과정임을,

그렇기에 일기장에 기록된

낯설지만 이미 존재하는 나를 너그럽게 바라보며

자기 자신으로 살아가는 삶을

스스로 기특하게 여기고 존중하는 태도,

되고 싶은 나를 향해 애쓰는

오늘 자체가 의미 있음을 상기시킨다.


거창한 의미를 부여하거나

기록의 힘을 기대하며 시작한

일기 쓰기는 아니었지만

그녀가 그랬듯 나 역시 쓰는 행위를 통해

타인을 보듯 나를 이만큼 떨어져 다시 보며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그저 순간을 기록했다고 생각했지만

조금씩 달라지는 기분, 일상의 행복을 글로 쓰며

흘려보냈던 수많은 '오늘'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깨달을 수 있었고,

또 그런 매일이 얼마나 큰 의미를 지니는지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깨달았다.


지금은 아무 힘이 없는 것 같은 쓰기가

삶을 어떻게 붙잡아주는지,

일상의 순간을 기록하며 실감하는 삶이

나를 나로 살아가게 도와주는지 상기시키며

진득한 기록에 대한 욕구를,

이 발걸음을 계속할 것을 다짐하게 한다.


그럼에도 한 번씩 귀찮아서

'오늘은 그냥 쓰지 말까' 싶을 때가 있다.

보잘것없이 종종거리는 일상과 마음이 초라해서

애써 글로 쓸 필요가 있나 싶어 흔들리기도 하지만,

이런 나 역시도 기다려주는 마음으로

다시 하루를 차곡차곡 쌓아봐야겠다는 생각이다.


오늘이 쌓이면 내일이 된다,

그리고 나는 여전히 내가 된다는

시시한 결론일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오늘을 쌓아갈 용기를 책을 통해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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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 질 녘에, 손을 잡는다
기타가와 에리코 지음, 이정민 옮김 / 빈페이지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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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출퇴근길 버스나 지하철에 몸을 싣고

무미건조한 매일을 반복하다가

이따금 마주치는 인물에 멈칫,

시선을 멈추고 집중하게 되는 순간이 있다.


드라마나 영화같이 첫눈에 반하는

대단한 운명은 아닐지라도

'이 사람 왠지 눈이 가네' 하는 설렘이

어쩐지 하루의 기분을 다르게 만든다.


우연히 신호등을 건너는 길에 부딪혀

귀에 꽂고 있던 이어폰을

동시에 바닥에 떨어뜨린 두 남녀.


각자의 발 앞에 떨어진 이어폰에서

흘러나오는 노래가 듣던 노래라

별 뜻 없이 주워들고 길을 건넜는데,

아뿔싸 서로의 이어폰이 바뀐 것인지

조금 발걸음을 떼자 노래가 끊기고 만다.


수없이 많은 사람이 지나치는 길,

그날 그 순간에 부딪친 두 사람이

우연히 같은 노래를 들을 확률은

과연 얼마나 될까?

운명처럼 느낄 수밖에 없는 이 만남은

과연 어떤 인연으로 이어지게 될까?


작품 이름만 들어도 누구나 알만한

일본의 스타작가 기타자와 에리코의

TBS 청춘 로맨스 드라마를 소설화한 작품

《해 질 녘에, 손을 잡는다》는

우연히 만난 두 남녀의 설레는 로맨스,

그리고 꿈 앞에서 두근거리고 방황하는

서툴지만 반짝이는 이들의 초상을 담았다.


시골에서 자유롭게 자란 소라마메는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는데 망설임이 없고,

도시 도쿄에서 작곡가의 꿈을 키우는 오토는

어느 정도 재능을 가지고 있지만

다양한 감정을 제대로 느끼고 경험하지 못해

때로 무미건조해 보인다.


우연히 예술가이자 재력가인 교코의 집에서

둘은 함께 살게 되는데,

자연스러운 전개처럼 사랑에 빠지고

그러면서도 각자가 가진 꿈을 위해 애쓰는

설렘과 갈등, 선택의 순간을 담아내었다.


호탕한 성격, 엉뚱한 표현으로

늘 주변의 시선을 끄는 소라마메.

오랜 시간 사귀며 결혼할 거라 믿었던

남자친구의 배신으로 절망하며

'누구와든 결혼하겠다'는 모습이

이해가 가지 않았는데


그녀의 성장 이면에 담긴 외로움,

버림받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애써 밝음으로 표현하는 안쓰러움이

점점 캐릭터에 빠져들게 만들었다.


보편적이지 않지만 그녀의 엉뚱함,

사람을 웃음 짓게 하는 명랑함은

자기 자신의 상처를 극복하는 힘뿐만 아니라

곁에서 함께 지내는 오토에게도

많은 영향을 미치며 그의 감정을 자극한다.


예전의 연애로부터 받은 상처로

타인에게 거리를 두는 듯하지만

상처받은 사람을 쉽게 지나치지 못하는

오토의 모습은 너무 다른 듯 보이지만

또 겹쳐 보이는 닮은 모습이

이들이 어떤 운명으로 엮이게 될지

흥미진진하게 지켜보게 되었다.


친구처럼 투닥거리는 에피소드,

각자가 가진 서사를 풀어나가며

자연스레 감정이 싹트며

사랑, 그리고 연애로 이어지는 듯싶었는데


각자 자신의 꿈을 이룰 수 있는

뿌리칠 수 없는 기회 앞에서

서로 멀어져야만 하는 현실적인 고민은

드라마의 '오해, 갈등'같은 플롯을 넘어

현실의 청춘 연애에서 충분히 나타날만한

문제였기에 더 몰입하게 만들었다.


꿈과 사랑을 모두 이루면 좋지만

동시에 모든 것을 이룰 수 없는 현실 앞에

괜찮은 척 웃으며 서로를 바라보고,

진심으로 상대를 응원하고 아끼기에

애써 멀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과

그들의 어쩔 수 없는 이별은

마음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뻔한 전개라 생각할 수도 있지만,

꿈을 꽃피우는 상대를 위해

지금의 나의 마음을 애써 표현하지 않는 사랑이

오히려 순수하고 맑은 마음이라

아름답게 느껴졌다.


자꾸만 엇나가는 둘의 관계,

그와 반대로 꿈은 꽃피워지며

점점 서로에게 다가갈 수 없는 결말로

끝나버리는 듯싶지만


각자의 자리에서 과감히 몸과 마음을 던져

꿈과 사랑에 최선을 다하는

소라마메와 오토의 모습은

빛나는 청춘 그 자체를 보여주는 듯해 좋았다.


무언가를 향해 애틋한 사랑,

꿈을 향한 순수한 열정을 동시에 그리고

등장인물들의 갈등과 따스한 응원,

멀어졌던 이와의 회복이 담긴 이 이야기가

가장 강렬하고 상처가 선명해지지만

찬란하게만 느껴지는 청춘을

제대로 그려내어 오랜 여운으로 남았다.


등장인물들이 함께 마주 보고

손을 잡던 해 질 녘의 오렌지빛 풍경처럼

이 시간을 살고 있는 이들에게는

공감과 설렘의 마음으로,

이 시간을 지나 보낸 이들에게는

지난 추억과 사랑을 되짚으며

잊고 있던 꿈에 대한 열정도 떠올리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드라마 작가가 쓴 소설이라고만 생각했는데,

TV 드라마로 방영된 작품을 소설화한 것으로

드라마를 보면서 작품 속 등장인물들의 감정을

또 새로운 시선으로 보고 싶은 마음이다.


순수하게 꿈꾸고 사랑했던 청춘들의 꿈과 사랑,

때로 어긋나도 여전히 아름다운 시간을

흠뻑 만날 수 있어 좋았다.


로맨스 드라마나 영화를 좋아하거나

열병 같은 청춘의 시기를 겪는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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덜 갖는 삶에 대하여 - 돈과 물건에 휘둘리지 않고 사는 법
코이케 류노스케 지음, 김슬기 옮김 / 유노북스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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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몇 해 전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전 세계적으로 퍼지며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짐에 따라

너 나 할 것 없이 비우기와 정리 등

물건을 줄이는 간소한 삶이 유행했다.


펜트리 가득 채워뒀던 물건을 버리거나 정리하고,

최소한의 것들로만 단순하게 살아가는 것이

정답인 것처럼 여겨졌기에

나 역시 많은 것을 비우는 데 동참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흐지부지,

한바탕 비워냈던 집안의 많은 공간에

다시 물건들을 채워 넣기 시작했고

비웠던 것들도 때로 '괜히 버렸나' 후회하거나

싼 것 말고 품질 좋은 것으로 채우자며

오히려 소유에 대한 욕구가 커진 것도 같다.


왜 이렇게 사람은 늘 가지고 싶은 게 많을까?

많은 것을 소유하고 싶어 하는 욕구의 본질엔

무엇이 담겨있을까 궁금한 마음,

돈과 물건에 휘둘리지 않는 사는 법이 궁금해

이 책 《덜 갖는 삶에 대하여》를 펼쳤다.


저서 《초역 부처의 말》로 주목받은

코이케 류노스케의 대표작이자

한국과 일본 합산 230부 밀리언 셀러를 기록한 책은

'소유의 양'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소유를 대하는 태도'가

불안을 좌우한다는 관점으로 접근한다.


더 많이 가지고 싶어 하는 집착,

불안의 원인은 가진 것이 적어서가 아니라

사람이 가지고 있는 끝없는 소유 욕망과

그것을 대하는 잘못된 태도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이다.


돈과 물건이 늘어나도 만족은 짧고 휘발적이며

오히려 불안은 더 커진다는 측면에서

기준 없는 소유가 문제라고 지적한다.


오랫동안 불교 수행의 세계에 몸담은

승려로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현대인의 불안과 욕망을 관찰하면서,

불교적 사유의 시선으로

일상의 선택, 소비, 비교, 집착을 조명하며

독자 스스로 깨달음에 이르게 한다.


책을 따라 돈에 대한 착각, 욕망에 대한 인정,

소유에 어떤 기준을 세울 것인가 생각하다 보면

어느덧 돈과 물건을 대하는 마음의 태도가 바뀌게 된다.


저자 코이케 류노스케는 불안의 본질을

'갖지 못함'이 아니라 '갖고자 하는 집착'에서 찾는다.

불교에서는 집착이 고통의 근원이라고 보는데,

현대인의 소비와 소유 욕망을 그 연장선에서 해석한다.

따라서 불안을 줄이는 길은 더 많이 가지는 것이 아니라,

소유에 대한 태도를 바꾸는 것임을 제안한다.


삶을 유지하는 수단일 뿐인데

목적처럼 추구하는 '돈'에 대한 시선도 재조명한다.

행복은 본질적 가치이고 돈은 도구적 가치인데,

도구를 본질로 착각하며 삶을 왜곡하는

우리의 현실을 이야기하며

돈으로 행복을 좇는 우리에게 철학적 비판을 건넨다.


그렇다면 무언가를 더 가지려는 마음,

즉 소비 욕망을 지우면 되지 않을까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저자는 욕망을 없애려는 시도 자체가

또 다른 집착이 될 수 있다 말한다.

욕망을 억누르기보다는 그것을 인식하고

어떻게 다룰 것인가의 태도가 중요하다는 것인데,

이 욕구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되

이에 휘둘리지 않는 내적 자유를 추구하자는 것.


그가 말하고자 하는 핵심은 '덜 갖기'가 아니라,

무엇이 진짜 필요한가를 판단하는 기준을

스스로 회복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견으로,

외부의 충동이나 욕망이 아니라

내가 세운 합리적 기준에 따라 행동(소비) 할 때

인간은 자유로울 수 있다 말한다.


이런 태도가 자리 잡고 나면

가격을 보거나 일부러 싼 것만을 고르는 등

욕망을 억누르지 않고도

편안한 삶을 지속할 수 있다는 관점은

일반적인 '저소비' 혹은 '미니멀리즘'과는

다른 접근 방식이라 신선하게 와닿았다.


단순한 미니멀리즘 실천이 아닌

소유와 존재의 관계를 성찰하는

철학적 관념을 강조하는 메시지,

'갖는 삶'에서 '존재하는 삶'으로

전환하기를 촉구하는 진정성 있는 조언이

지름신, 탕진, 플렉스 등 소비에 푹 빠진 우리를

돈과 물건에 휘둘리지 않는 삶으로 이끌 것이다.


늘 소비를 줄이고 참는 것,

돈을 쓰지 않고 모으는 것이 중요하다 생각했다.

하지만 애써 소비 욕망을 억누르지 않아도

자유를 얻을 수 있다는 메시지는

그동안의 소비생활, 나의 태도를 되짚어보며

새로운 방향으로 전환하도록 도와주었다.


돈과 물건을 통해 행복을 좇고,

순간적인 만족을 추구하느라

더 큰 불안 속에 사는 지난날을 뒤로하고

무엇이 필요한지 판단하는 나만의 기준을 세워

마음의 안정과 자유를 찾아야겠다는 생각이다.


쇼핑몰이나 홈쇼핑 등의 광고를 볼 때마다

꼭 사야 할 것만 같은 마음에

충동 소비를 할 때도 많았는데,

나 자신만으로도 충분하다는 자각,

책을 통해 배운 자기 제어감이

앞으로의 소비생활에 좋은 자극이 될 것 같다.


끊임없는 소비와 비교 속에서

무엇을 사도 만족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

미니멀리즘에 관심을 갖고 실천하면서도

'왜 덜 가져야 하는가'의 근본적 이유를

깨닫지 못하고 있는 사람,

올바른 소비습관을 가지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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