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생김의 심리학 - 정신의학 전문의의 외모심리학 이야기
이창주 지음 / 몽스북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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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에게 가장 스트레스를 주는 것 중 하나는

성별과 나이를 떠나 모두에게 '외모'일 것이다.


연예인이나 배우, 모델처럼 외모가 하나의 능력으로

業에 영향을 주는 게 아니라 하더라도

소소하게는 면접을 비롯해 소개팅이나

사회생활에서도 외모가 주는 이점이 크기에

누구나 할 것 없이 꽤나 신경 쓰고 있는 것이다.


나 역시 그런 사람 중의 하나이다.

대단한 외모를 꿈꾸는 것은 아니지만

남들보다 작은 키나 스스로를 바라보며

아쉬운 부분들을 보고는 때로는 위축되고

또 속상한 마음에 자존감이 떨어질 때도 있다.


'자연스럽게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이자고

다짐을 하면서도 인터넷에 유행처럼 떠도는

표준 몸무게, 미용 몸무게 등을 들여다보며

이왕이면 미용 몸무게에 가까워지고 싶어

부단히 애쓰고 노력하곤 한다.


한창 더 얇고 짧은 옷을 입게 되어

부쩍 더 외모 스트레스가 커지는 계절인 여름,

이런 외모 스트레스의 원인과

어떻게 하면 줄일 수 있을지 궁금하던 찰나


몽스북에서 정신신체의학 전문가이자

과거 외모 스트레스로 고통받았던 경험이 있는

이창주 선생님의 책 《못생김의 심리학》

가제본을 보내주셨다.


이번에 받아본 가제본에서는

책을 쓰게 된 이유가 담긴 들어가는 말부터,

정신과 의사가 외모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

못생김은 단순히 외모 때문이 아니라는

1-2장의 이야기를 발췌하였다.


책의 서두에서는 전두 탈모로 고생했던

본인의 과거 경험담을 바탕으로

이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었는지,

또 그런 외모 스트레스를 치료적인 측면에서

어떤 접근이 필요한지

'못생김'을 바라보는 우리의 닫힌 시각을

새로운 측면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신선한 자극이 되는 내용들을 담았다.


여태까지 외모 스트레스는 '못생겨서'

생기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이면을 제대로 들여다보면

그 '못생김'의 기준 역시 타인과의 비교를 통해

느끼는 상대적인 감정이기 때문에


신체 이미지를 부정적으로 형성하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만으로도 외모 스트레스에 대한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


이러한 신체 이미지를 형성하는 것 역시

미디어나 주변 사람들, 소속 문화권의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개인이 가진 신체상을 부정적으로 물들일 수 있는

주범인 이러한 요인들이 유래한 사고 오류를 교정해

신체상을 건강하게 유지할 수 있는

태도를 가져야 한다는 제안까지 이어졌다.


결과적으로 외모 스트레스에 벗어나기 위해서는

타인이나 사회, 미디어가 규정하는

고정적인 '미'의 기준에서 벗어나


뇌가 보내는 비교 신호 아래 나를 평가하지 말고

부당한 비교 경향을 바로잡아

타인과 나를 비교하지 않는 마음을 가질 때

결과적으로는 행복해질 수 있는 것은 물론,

외모 스트레스에서 벗어날 수 있는

첫 발걸음 임을 알 수 있었다.


마음속 깊이에 자리 잡고 있던

외모 자존감이나 자신감이

객관적인 부족함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타인과 사회의 시각에서 비롯되어

내가 스스로 규정한 기준에 미치지 못한

아쉬움이라는 본질을 알게 되니

조금은 마음이 가벼워진 것 같다.


외모 스트레스로 인해 위축되는 마음을 넘어

스스로를 미워하게 된 사람들에게 이 책이

작은 위로이자 제대로 이 감정을 마주하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줄 것이라 생각한다.


나 역시 그동안 제대로 알지 못했던

내 마음의 진실을 열어보니 한결 후련해지고

이제 제대로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이고

사랑할 수 있겠다는 기대감이 든다.


그 마음을 깨닫고 나니

가지고 있던 외모에 대한 고민은 물론

왜곡된 생각의 가지치기로 이어지는

책의 뒷부분이 더욱 기대되어

꼭 완독해 봐야겠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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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 마인드셋 - 세상을 바꾸는 기업은 무엇이 다른가?
일리야 스트레불라예프.알렉스 당 지음, 이영래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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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참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어제까지 견고하게 자리 잡고 있던 기업이었는데

트렌드의 변화에 따라 순식간에 자취를 감추기도 하고,

어제까지는 작은 스타트업에 불과했던 기업이

어느덧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세계를 주름잡는

탑 테크 기업이 되어 사람들을 놀라게 하기도 한다.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 속

급변하는 상황에 대처하지 못한다면

나름 견고히 자리 잡은 기업도

밀려날 수밖에 없는 것이 요즘의 현실이다.


이렇게 급변하는 비즈니스 세계에서

살아남지 못하는 기업들에는 공통점이 있다.

실패를 회피하고 예측이 어려운 것은 버리며,

한 가지에만 집중해 올인하고,

다양한 아이디어를 그냥 방치할 뿐이다.

그리고 때로는 실패를 감추고,

의사결정에 많은 시간을 들이다가 기회를 놓치거나

자신에 반대하는 의견에 껄끄러워 한다.

이런 소극적이고 현실을 외면하는 자세 앞에

결국 사람들의 외면으로 사라지게 되는 것이다.


이 책 《벤처 마인드셋》은

기업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벤처 캐피털리스트라 불리는 VC의 사고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광고홍보학과 마케팅을 전공하였지만

순식간에 변해버린 시장과 트렌드 앞에

요즘은 '어떤 마인드를 가져야 살아남을 수 있을까?'

확신이 서지 않고 많은 궁금증을 가진 찰나에

좋은 자극이 되는 책을 만날 수 있었다.


책에서는 총 9가지의 원칙으로

큰 성공을 거두는 벤처 캐피털리스트의

사고방식을 전하였다.


실패를 당연하다고 여긴다,

무수한 실패 사이에서

이 모든 것을 만회할 수 있는

거대한 성공 기회를 찾는다는 것은 물론


기회를 좇고 다양한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늘 일하는 사무실(내부)를 벗어나

다양한 인맥 네트워크로 외부의 자극을 받아들여

생소한 사람들과의 만남에 시간을 들이라는

제안은 자칫 '우물 안 개구리'가 될 수 있는

소극적인 태도에 경종을 울렸다.


또한 하나의 사안에 대해

만장 일치되는 분위기보다

오히려 반대 의견을 장려하고,

다양한 아이디어와 의견들 가운데

적은 정보를 갖고도 밀어붙일지 그만둘지

빠르게 판단하는 방법,


절차보다는 사람을 우선시하고

위험을 감수하면서도 판을 키우되

모든 일에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지하고

장기적인 시야를 가져야 한다는 책 속의 내용은


단순히 스타트업 회사뿐 만 아니라

기업의 의사결정자나 혁신을 꿈꾸고

트렌드를 읽고 싶어 하는 누구에게나

좋은 시각 전환, 자극의 기회가 될 것 같다.


벤처 마인드셋의 9가지 원칙을 소개하면서

각 장의 말미에는 마인드셋을 점검해 보는

질문을 던짐으로써 이에 스스로 대답해 보며

그들이 제안하는 유용한 인사이트를

다시 한번 되새길 수 있는 시간이 되기도 했다.


세계적으로 명성이 높은 벤처 캐피털리스트가

어떤 경로로 기업을 발굴하는지,

또 어떻게 기회를 포착하고

그들의 투자와 손길 아래 보잘것없던 스타트업이

어떻게 빅 테크 기업으로 성장하는지

다양한 사례와 함께 살펴보며

'의사결정 과정의 중요성'과

시야의 전환, 마인드 셋의 변화가 가져오는 결과가

얼마나 크게 달라질 수 있는지 새삼 깨달을 수 있었다.


세상을 바꾼 기업은 단순히 설립자의 노력과

혹은 마케팅이나 기술 개발의 혁신이

주를 이룬다고 생각해왔던 게 사실이다.


그들의 기술과 업에 비용을 투자하는

벤처 캐피털리스트의 역할과

그들이 기업을 바라보고 판단하는 마인드셋을 통해

혁신이라는 것의 의미를 다시 한번 되짚어본

계기가 되지 않았나 싶다.


내용 자체가 '세상에 다시없을' 이야기는 아니지만,

알고도 실행하지 않는 수많은 기업과 사람들 사이

다음 스텝을 위해 과감하게 움직이고

기회를 만들어내는 그들의 마인드셋을 배운다면

그 누구라도 혁신의 주역이 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생각한다.


모든 혁신의 시작과 출발은

결국에는 새로운 사고방식과 이를 받아들이고

실현하는 사람에 있는 것 같다.


기업을 운영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나의 삶을 운영해나가는 주인으로서,

벤처 캐피털리스트의 마인드셋을 통해

혁신으로 나아갈 수 있는 시각을 본받아

변화하고 성장하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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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명한 사람은 삶의 무게를 분산한다 - 휘청이는 삶을 다잡아 주는 공자와 장자의 지혜
제갈건 지음 / 클랩북스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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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 직장 생활을 하던 시절,

일요일 밤에 〈개그콘서트〉 프로그램을 할 때면

괜스레 울적한 마음에 재미있는 개그에도

쉬이 웃지 못하며 보내곤 했다.


이제 주말이 다 지나가고

다시 내일이면 쳇바퀴 돌듯 반복되는 일상으로

되돌아가야 한다는 생각에

오롯이 휴일의 마지막을 즐겁게 만끽하지 못했다.


그렇게 아쉬운 밤을 지나고 월요일,

새벽같이 일어나 출근 준비를 하면서도

즐거운 마음보다는

'휴, 이제 또 시작이네'라는 한숨으로

일주일의 시작을 무기력하게 보냈다.


이 책은 반복되는 월화수목금토일요일 동안

현대인들이 맞닥뜨리는 다양한 감정과 상황 속,

어떻게 하면 나처럼 일요일이면 마주하던

부정의 감정을 다스릴 수 있는지

그 방법을 동양철학 속 논어와 장자의 지혜를 빌려

35가지의 메시지로 담아내었다.


무기력하게 보내기 쉬운 월요일에는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자꾸만 늘어지는 화요일에는

'스트레스를 다스리는 지혜'를,

덤프 데이라 한 주의 가운데서 일과 사람에 치여

예민해지기 쉬운 수요일에는

'현명하게 관계 맺는 방법'을 이야기하고,

다가올 주말을 기다리는 주 후반부인 목요일에는

'더 나은 내일을 위한 배움'을,

불금이라 시작부터 설레는 금요일에는

'들뜨더라도 덤덤할 줄 아는 차분함'을,

모두가 애정 하는 토요일에는

'나를 이해하는 날'로,

아쉬운 마음으로 보내기 쉬운 일요일에는

'마무리의 미덕'을 이야기하고자 하였다.


늘 주말과 휴일만을 기다리며 살아갈 때에는

평일은 그저 버티는 날로,

주말엔 보상받듯 자유를 만끽하며

'나를 위해 뭐라도 해야 한다'라는 강박적인 마음으로

의욕과 생동감의 균형을 맞추지 못한 채

오직 주말만을 위한 삶을 살아왔던 것 같다.


작가는 하루가 모여 일주일이 되고,

일주일이 모여 한 달이, 한 해가 되고

그것이 인생 전반을 이루기 때문에

결과적으로는 삶의 방향을 결정하는 핵심은

우리가 수없이 반복하는 일주일의 태도에

담겨있다고 강조하였다.


마음의 여유가 없으면 즐거운 일은 모자라고,

일하는 시간은 길게만 느껴지고 휴식은 짧게만 느껴지니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고

부족한 마음의 여유를 채우며

삶의 무게를 분산할 수 있다면 내가 바라는 모습의

내일에 한 발짝 가까워질 수 있다는 조언이다.


너무 광범위하고 넓은 장기간의 계획과 다짐은

오히려 너무 멀게만 느껴져 실행하기도 어렵고

흐지부지되었던 경험이 많다.


마음속으로 비장하게 '이제부터 이렇게 할 거야'

라고 대단한 포부를 가졌음에도

채 며칠 가지 않아 그 마음이 흐려지기 마련이다.


그렇기에 아무리 좋은 동기부여의 글이나

인생 조언을 들어도 이것을 '내 것'으로 만들기란

생각만큼 실행하기 어려운 부분이었는데


그런 삶의 방향을 '하루를 살아가는 태도'를

바로 잡음으로써 어렵지 않게 실행할 수 있게끔

요일마다 한 장씩 펼쳐가며 되새기기에 좋은

작가의 메시지는 되려 많은 자극이 되었다.


옛 철학자들의 메시지이지만

고리타분하지 않고 현대를 살아가는 데 있어서도

꼭 필요한 삶의 태도를 배울 수 있어

시간의 흐름에도 변함없는 선인들의 지혜가

신기하기도 했다.


'놀듯이 삶을 사는' 도가 철학 장자가 말하는

혼자 힘으로 살아갈 수 없는 인생의 중요성,

유가철학 공자의 삶의 중용을 지키기 위한

네 가지 철칙을 통해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 필요한 '융통성'의 중요성을

깨닫게 된 시간이었다.


이 세상에는 꼭 그래야 하는 것도,

그러지 말아야 하는 것도 없고

반드시 내가 해야 한다는 강박이나

나는 절대 할 수 없을 거라는 의심으로

의기소침해진 사람이라면

이런 융통성을 바탕으로 중용을 지킬 때

단단하면서도 여유로운 삶을

실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더욱이 책을 쓴 저자가 반듯하게 모범생으로

올바른 삶을 살아낸 것이 아니라

10-20대 동안에는 싸움과 알코올중독 등

방황하는 시기를 겪었던 만큼


그랬던 그가 서예와 동양철학으로 마음을 수련하고

자신처럼 방황하는 사람들을 위해

스스로의 부끄러운 과거를 오픈한 진정성과

자신에게 찾아온 삶의 풍파는 높았지만

과오를 뉘우치고 새 삶으로 나아가고자

스스로를 갈고닦고자 한 높은 의지는


이 책을 접하는 누구든

'그가 해냈듯 나도 해낼 수 있다'라는

단단한 믿음을 가질 수 있었고,

또 여러 메시지로 용기 있게 우리의 변화를 지지하는

그의 마음이 느껴져 큰 힘이 되었다.


노력하지 않으면 어떤 마음이든 유지되기 어렵기에,

변화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더 나은 인간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마음'에

있다고 했다.


그저 흘러가는 대로 휘청이는 삶이 아니라

책을 읽고 그 지혜를 깨달았다 한들

나의 월화수목금토일요일을 어떻게 살 것인지

되돌아보고 고민하며 변화를 통해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 건 스스로이기에


곁에 있는 소중한 이들에게 함께 하고 싶은 존재,

더 나은 인간으로 나아가기 위해

내가 나를 잘 이끌어야겠다는

'삶의 무게를 분산한 줄 아는' 현명한 사람으로

나아가기 위한 노력이라는 과제가

마음속에 자리 잡은 것 같다.


그저 타인과 비교해서 걱정으로 초조해하거나

급하게 살지는 않았는지,

잘 살고 싶은 마음은 큰데 현실은 마음 같지 않은지

아쉬움으로만 가득했던 현실이

공자와 장자의 메시지를 통해

'각자의 삶에는 각자의 무게가 있다'라고,

나에게 주어진 무게를 잘 분산해

삶의 균형을 잡고 놀듯이 여유로운 삶으로

나아가야겠다는 생각이다.


더 이상 다가오는 월요일이 두렵지 않은

마음을 만들어준 고마운 독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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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 상점 TURN 2
강민영 지음 / 한겨레출판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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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출판이 다년간 전자책 플랫폼으로 구축한

장르 친화적인 노하우로 작가 발굴에 힘써온

리디와 손잡고 흡인력 있는 전개와

새로운 문제의식으로 무장한 장르소설

TURN 시리즈를 론칭하였다.


출간과 동시에 많은 이들의 입에 오르내린

조예은 작가의 《입속 지느러미》에 이어

두 번째로 강민영 작가의 장편소설 《식물, 상점》을

만나볼 수 있었다.


한계 없는 이야기의 세계에서 저마다의 터닝포인트를

마주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출간된 이 시리즈는

SF, 스릴러, 미스터리 등 다채로운 소설을 통해

문학의 경계를 초월해 이야기 본래의 재미와

가능성을 꿈꾸며 기획되어 더 의미 있게 다가왔다.


TURN 시리즈의 두 번째 이야기는

'식물, 상점'이라는 식물과 관련된 모든 것을 다루는

특별한 숍을 운영하는 유희의 시점으로 진행된다.


꽃이나 화분을 한번 키워본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요즘 유행처럼 식물 집사라는 이름으로

다양한 식물 키우기에 도전하는 사람이 많지만

햇빛과 온도, 바람과 습도 등 여러 가지 요건을

식물에 따라 변화를 줘야 하기에

웬만한 정성이나 섬세함으로는

도전하기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더욱이 반려동물과는 달리 소리 등으로

직접 의사표현하지 못하고

배고플 때나 졸릴 때나 모든 감정의 표현을

울음으로 표현하는 아기처럼

무언가의 결핍이나 과잉을 떨어지는 잎과

지고 마는 꽃으로 밖에 표현하지 못하는

식물은 하나의 '생명'으로서의

생동감이 크게 느껴지지 않아

이를 아끼고 보듬는 마음에는 지켜보는

끈기마저 필요하다.


그렇기에 지나가는 길에 핀 꽃을 꺾거나

혹은 식물의 잎을 떼는 '생명을 위협하는 행위'에

대해서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는 사람도 많다.


말을 하지 못할 뿐, 소리를 내지 못할 뿐

분명 자신의 의사와 생명이 있는 식물임에도

강한 자의 쉬운 손길 아래 금세 무너지거나

생명이 끊어지는 것이 부지기수다.


몇 차례의 연애 실패 후 마음을 닫고 있던

식물, 상점의 주인 유희에게 다가온 한 남자.

따스하고 다정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으나

시간이 지나자 그녀를 이용하려고 했던

그 남자의 본심이 드러나고

무엇보다 그녀를 '쉬운 여자'라 칭하며

아무렇지 않게 그녀가 아끼는 식물들의 잎을 뜯거나

밟고 괴롭히는 그의 모습에서

유희는 '자신에게 하는 행동'인 양

불쾌함과 더는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낀다.


아마도 유희에게 그녀가 가꾸는 식물과

상처받고 병충해로 생명력이 약해진

그들을 보호하고 돌보는 식물, 상점이

그녀이자 세상의 수많은 여성들이 아니었을까 싶다.


그래서 그런 여성에 대한 혐오,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고 그냥 넘기기 쉬운

'남녀관계의 데이트 폭력'과 같은 문제에

그녀는 적극적인 행동으로 나선다.


그녀가 사랑하는 식물을 위해 사용하는 도구인

호미를 들고 그녀만의 방식으로

단호하고 확실하게 말이다.


그렇게 사그러든 남자들과 사건은

그대로 세상에 드러나지 않는다.


강남역 살인사건 등을 비롯해

수많은 데이트 폭력 등으로 죽음에 이르렀지만

그저 쉽게 잊히고 사라진 수많은 여자들처럼

누구도 찾는 사람 없이 그렇게 사라진다.


그녀가 운영하는 식물, 상점의 식물들을 위한

거름이 되었다는 점에서는 의미 있는 죽음이었겠지만.


처음에는 분노를 참지 못하고 순간적인 감정에

죽음을 선택한 것처럼 유희의 행동에

예상치 못했던 전개라 놀라기도 하고

또 '그냥 헤어지지 죽이기까지 해야 할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는데


세상의 수많은 여자들이

별 대단한 이유 없이도 죽임을 당하는

현실 속의 사건들을 생각하면

이 말도 안 되는 상황과 남자들의 죽음은

성별만 바꾸었을 뿐 다를 것이 없다는 것을 깨닫고 나니


고통 속에서도 홀로 맥없이 싸우다 저물고 마는,

쉽게 밟고 꺾고 잎을 따는 그들의 행동에

사라지는 수많은 여성들을 향한 연대이기도

현실을 아프게 꼬집는 울림 있는 메시지로도 느껴졌다.


처음을 시작으로 그녀를 찾는 손님들의 사연은

유희로 하여금 외면할 수 없게끔 만든다.

데이트 폭력, 불법 촬영, 오픈 채팅방 성희롱,

동물 학대와 스토킹, 로맨스 스캠, 가정폭력까지

자신들의 욕망을 우선시하며 상대방을 지배하며

복종하는 남자들을 바라보며

유희는 그녀들을 대신해 용기 있게

본인이 뻗어나갈 방향을 찾아나간다.


식물은 자신이 처한 문제를 조용히 머금다가

견디지 못할 때 표출한다고 했다.

섬세한 손놀림으로 식물들의 문제점을 발견하고

해결하던 유희는 식물을 넘어서

손님들을 위해, 같은 형태의 고통에서 빠져나와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 원인을 찾고

말끔하게 지우는 행위를 몇 번이고 반복한다.


타인을 향한 연대와 도움의 손길 아래,

어느덧 상처받았던 과거의 본인을 괴롭히고

옭아매던 트라우마를 회복해나간다.


분명 '범죄'가 분명함에도 유희의 행위가

밖으로 드러나지 않기를,

여성들의 고통과 두려움이 다시 시작되지 않기를

어느덧 한마음으로 응원하며 마음을 졸인 책이었다.


분명 사건을 쫓아 유희를 추적하는 경찰임에도

어쩌면 '성별' 때문인지 진실을 알고자 하는

그에게서조차 공감의 마음이 생기지 않았다.


아마도 암묵적으로 여성들에게 행해져 온

수많은 범죄와 현실을 뒤집어 놓은 이 이야기는

대단하게 통쾌한 결말도 아니고,

완전한 행복이나 깔끔한 마무리는 아니더라도

그들 스스로 자신의 고통을 멈추기 위한 노력,

자신만의 고유한 이름을 가지고

우뚝 홀로서기를 하고자 노력한 연대의 움직임은


작가의 말에 담긴 강민영 작가의 말처럼

꿈꾸는 새로운 세계에 대한 갈망,

그렇지 않은 현실에 대한 비판으로

절로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하게 되었다.


여성들을 바라보는 시각,

사회의 다양한 범죄 앞에 작아지고

위축될 수밖에 없는 현실에 대한 터닝포인트로

딱 적당한 그런 책이었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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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 상점 TURN 2
강민영 지음 / 한겨레출판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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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되는 악순환을 끊어내기 위한 용기있는 여성들의 연대의 발걸음.
그녀의 단호하지만 과감한 선택을 감히 응원한다.
그저 숨죽이고 무너질 수밖에 없었던 수많은 사라진 여성들을 위한 글이자,
의미있는 발걸음이 될 것이다.
스스로를 지키려는 그녀들의 고요한 선택은 터닝포인트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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