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보다 소중한 너의 미래에게 - 불안의 시간을 건너는 청소년들을 위한 공부 철학 에세이
강성태 지음 / 다산북스 / 2025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본 포스팅은 다산북스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지난 학창 시절을 돌이켜 생각해 보면
일명 '공부 못하는 모범생'이었다.
분명 열심히는 하는데 성적은 애매한,
공부하는 데 비해 성적은 뛰어나지 않아
'머리가 나쁜가…'하고 좌절하는 날도 참 많았다.

시험 기간이면 온종일 책상 앞에 앉아
선생님이 '이건 꼭 나온다'하는 부분을
열심히 들여다보았지만
막상 시험지 앞에서는 그간 공부한 게
다 빠져나간 양 머릿속이 하얘지는지
속상한 결과를 받을 때도 있었다.

하지만 모범생들을 보면 확실히 달랐다.
한 교시 사이 쉬는 시간에 잠깐,
표시해둔 중요 포인트만 슥 본 것 같은데도
많이 틀렸다 해도 한두 개,
척척 정답을 찾아내는 모범생들 앞에서
위축되는 마음을 갖곤 했다.

시간을 지나고 보니
그때는 '공부하는 방법'을 몰랐던 것 같다.
공부를 왜 해야 하는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런 것들은 하나도 모른 채
책상 앞에 앉아 교과서나 문제집을
그저 눈으로 '바라보는' 시간을
공부하고 있다는 착각을 하면서 말이다.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말처럼
지나간 '공부'에 대한 아쉬움은
나는 이미 늦었지만 지금 아이들이라도
공부하는 방법을 일찍이 깨닫고
실천할 수 있었으면 한다.

그래서일까, 올해 고등학생이 된 조카에게
어릴 적 내가 그렇게 듣기 싫던
공부에 대한 잔소리를 자꾸 덧붙이게 된다.

'계산기가 있는데 수학은 왜 배워야 하는 거야?'
'번역기가 있는데 영어 단어를 왜 외워야 해?'
'AI가 모르는 건 전부 답을 알려주고,
지금 있는 직업 중에 대부분이 사라진다는데
굳이 공부할 필요 있나?'

공부를 하다가 힘들 때면 푸념하듯,
어른들 기준에는 딴지 거는 듯 보이는
이 질문들 앞에 어른인 나 역시
뭐라고 답하면 좋을까 고민했던 게 사실이다.

당장은 필요 없는 것처럼 보이는 공부도
인생을 살아가며 마주하는 수많은 순간들에
꼭 도움이 될 때가 있노라고,
이것저것 공부해 봐야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찾는데 좀 더 도움이 된다고 말하지만

막상 그런 것들을 모두 떠나
'점수를 위한 시험, 시험을 위한 공부'로 보이는
지금의 입시제도 앞에
공부를 하고 성실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아이가 공감할 수 있는 답을 내놓지는 못했다.

이 책 《공부보다 소중한 너의 미래에게》는
이 질문들에 대한
대한민국 대표 멘토, 공부의 신이라 불리는
강성태의 답을 담아냈다.

본인의 학창 시절을 되짚어가며
실패했던 공부와 낮은 성적에 대한 고백,
무모해 보이는 18시간 공부 도전처럼
성취감을 느꼈던 기억 등
학생들의 눈높이에서 공감할 수 있는
수많은 경험담을 바탕으로

자신 역시 보통의 입시생들과 다르지 않았지만,
아니 오히려 많이 부족한 학생이었지만
공부하겠다는 굳은 다짐과
나를 절대로 포기하지 않겠다는
스스로와의 약속 아래 애쓴 결과
공부의 신이라는 이름으로
우리 앞에 설 수 있었노라고 말했다.

단순히 빨리 암기하는 법,
점수를 올리는 법 등 '성적을 위한 공부'가 아니라
본인이 인생을 살아오며,
그리고 20여 년간 봉사로 멘토 활동을 하며 느낀
가장 중요하다 생각하는 가치에 대해 이야기하며
진정한 공부에 대한 통찰을 집대성한
결과물이라 할 수 있겠다.

책은 공부할 결심을 하게 만드는 동기부여,
그리고 공부의 이유를 찾아가는 과정,
공부를 잘하는 방법과
공부를 통해서만 느낄 수 있는 희열을
차례로 이야기한다.

공부를 하는 과정에서 쉽게 느낄 수 있는
불안, 열등감 등의 감정에 대해서도
이는 당연한 감정이며 성장하고 있다는 증거,
더 잘하고 싶게 만드는 동기가 된다고 했다.

분명 처음부터 남달랐을 것이라 생각했던
공신의 위축되고 볼품없던 과거를 보며
'나도 달라질 수 있다'는 기대와
'나만 느끼는 감정이 아니다'는 동질감은
책을 읽는 학생 독자들에게도 공부의 '결심'을
가져오지 않을까 싶다.

여기에 이어 공부의 '이유'에 대한,
우리가 공부를 통해서 무엇을 얻을 수 있으며
왜 공부해야 하는지를 스스로 깨달을 수 있는
다양한 사례와 설득을 덧붙여 설명한다.

내가 못나거나 지질하지 않으며
패배자가 아니라는 것을,
꽤 괜찮은 사람이라는 것을
증명해 나가는 과정이 공부라는 설득은

열정과 잠재력이 있다는 말로는
그 사람을 판단, 채용을 결정하기 어려운
요즘의 세상에서 불가피한 선택지임을
이해할 수 있었고

공부라는 것은
꼭 실생활에 써야 해서 하는 게 아니라
사고력, 구체적으로 말하면 논리적이고
체계적으로 생각하는 능력을 기르기 위해
배우는 것이라고,
당장은 써먹는 상황이 명확히 보이지 않아
쓸모없이 보이지만 실은 살아가는 데 있어
필요한 가장 중요한 능력임을 깨우쳐준다.

이야기를 따라 읽다 보면 어느새
자연스럽게 공부의 필요성,
고민하는 과정 속에서 배우는 성장에 공감하고
공부해야 하는 이유를 자연스레 받아들이게 된다.

공신의 책이라 하면 가장 기대되는
공부를 잘하는 '방법'도 빼놓지 않았다.
직접 경험한 효과적인 공부법,
백지에 내가 공부한 것을 써 내려가는 암기법이나
반복학습의 중요성은 물론이거니와
실제 3수를 하면서 멘탈이 흔들려 실패했던
자신의 경험담을 토대로 조급함을 다스리고
공부습관을 만들기 위한 다양한 팁을 전수하면서
기술적인 공부 방법 외에 자신을 믿는
태도와 인성의 중요성까지 배웠다.

책의 마무리는 공부를 통해서만 느낄 수 있는
'희열'에 대해 이야기한다.
공부는 우리가 가장 쉽게 경험할 수 있는
기회이자 기적이며,
미래를 빛내주는 도구라는 깨우침은
아직 꿈을 찾지 못하고 그저 '시키니까' 하고
매일을 수동적으로 사는 청소년들에게
위로와 공감, 그 이상의 변화를 가져다줄 것이다.

공부와 성적이 나를 불행하게 만든다며,
성적 순으로 줄을 세워 위에서부터
성공에 가까워지는 삶은
나이를 떠나 우리를 옥죄는 부담이 된다.

이런 세상에서 꿈을 꾸고 행복을 찾기란
아이들의 시선에서는 마냥 막막하고
두렵게만 느껴져 '포기'하는 것이 오히려
더 빠르겠다는 생각도 들 것이다.

하지만 마음처럼 되지 않는 공부 때문에
불행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에게,
공부의 진짜 목적은 나를 아끼고
내 미래를 단단하게 가꾸어나가는 것이라며

공부로 인해 더 행복한 삶을 만들 수 있다고,
포기하지 않는 공부는 결국 능력까지 바꿔
내가 원하는 곳까지 나아갈 수 있는
성취를 만날 수 있다는 그의 응원은
이 세상을 마주하는 데 있어
좀 더 용기를 낼 수 있게 해준다.

처음부터 천재로 태어나 쉬운 길로
성공에 닿았을 거라 생각했던 공신의 삶도
수없이 마주하는 한계,
가능성이 없어 보이는 둔재라는
스스로의 패배의식, 열등감으로 가득 찬
시간이 분명 존재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를 이겨내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인정하고
'나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마음 아래
지금의 흔들림 없는,
스스로를 더 사랑하고 꿈을 펼치며
가치 있는 인생을 살아가는 모습을 보며
'나도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꿈꾸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한창 공부의 필요와 쓸모에 물음표를 던지는
고등학생 조카에게도,
어쩌면 '지금은 뭔가를 하기엔 늦었어'하며
새로운 도전을 망설이고 있는 스스로에게도
꼭 필요한 책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나이를 떠나 나를 사랑하지 못하고
열등감이 가득한 사람에게도
꼭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토록 역사적인 도서관 - 우리 근현대사의 무대가 된 30개 도서관 이야기, 2025 한국출판평론상 수상작
백창민 지음 / 한겨레출판 / 2025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본 포스팅은 한겨레출판 하니포터 10기로 선정되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 입니다.















책을 애정하는 사람들에게

도서관 만큼 반가운 공간은 없다.

다양한 장르의 책을 구입하지 않고도

맘껏 읽을 수 있는 것은 물론,

구하기 어려운 절판 도서나 월간지,

일간지까지 만나볼 수 있기에

집 가까이에 도서관이 있는 '도세권'에

사는 것이 큰 혜택이라 느껴지니 말이다.


요즘은 책뿐만 아니라 다양한 문화행사,

강좌 등이 열리기도 하고

때때로 플리마켓 같은 장터가 열려

지역주민이 모이는 '사랑방'의 역할도

함께 맡고 있으니 우리의 생활에서

도서관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랄까.


나 역시 단지 앞에 바로 도서관이 있는

도세권에 살고 있고

날씨가 너무 더운 날이면 더위를 피해,

혹은 딴짓 안 하고 집중해서 책을 읽고 싶을 때

도서관을 찾곤 한다.


하지만 이 도서관의 역사, 시작에 대해서는

한 번도 고민해 본 적이 없었다.


학창 시절 '시에서 가장 큰 도서관'으로 손꼽히는

수원 선경도서관에 갔을 때

해당 도서관이 현 SK그룹의 전신인

선경그룹에서 설립해서 시에 기부한 것이며,

그래서 도서관 부지 내에 선경그룹 회장의

동상이 있다는 것을 우연히 알게 되고는

'신기하다' 정도로만 생각했던 게 전부이다.


여기 도서관을 애정하는 한 '도서관 덕후'가

역사 속 도서관, 그리고 도서관 속 역사에

대해 이야기한 책이 있다.


《이토록 역사적인 도서관》에서는

근현대사의 무대가 된

우리나라의 30개 도서관에 대해 이야기하며

도서관의 정치학,

혁명과 민주화 투쟁의 무대가 된 도서관,

제국부터 민국까지, 국가 도서관에 대한 조명과

도서관에서 일하는 사서도 모르는

도서관의 숨은 역사까지

쉽게 어디에서나 존재하는 '도서관'을

새로운 시각으로 조명하였다.


도서관이 언제 누구에 의해 설립되었고

또 어떤 시대부터 존재했는지에 따라

어느 정도 그와 관련된 '스토리'가

있을 수는 있겠다고 생각했지만,

도서관은 '인문'을 배우고 다루는 공간이기에

'정치·사회'와는 관련이 없는 곳이라 생각했다.


조용한 절간을 연상시키듯 고요한 공간,

소리라고는 책장 넘기는 소리나

'학습'을 위해 애쓰는 학생들의 모습이

정치나 투쟁을 연상시키지는 않기에 말이다.


하지만 성균관 존경각을 시작으로,

폭격으로 사라진 식민지 조선의 철도 도서관,

친일파 동상이 있는 종로도서관,

박정희 대통령의 이름이 새겨진 정독도서관,

공수처, 사직동 팀의 사연이 얽힌

서울특별시 교육청 어린이 도서관,

정치적으로 이용된 용산도서관,

또 잔혹한 근현대사의 사연이 남아있는

도곡 정보문화 도서관까지


도서관에서 엿볼 수 있는 '정치'를 통해

역사적 현장인 '도서관'이라는

새로운 시야로 확장되는 경험을 할 수 있었다.


또한 도서관을 통해 국권을 되찾고자 했던

선조들의 시도를 엿볼 수 있는

우현서루와 경북대 중앙도서관,

이승만에게 도서관 이름을 바친

중앙대학교 학술정보원,

혁명을 기념하는 단 하나뿐인 도서관인

4·19혁명 기념 도서관,

유신 체제의 종말을 부른 부마민주 항쟁의

불꽃이 된 부산대, 동아대, 경남대 도서관과

6월의 항쟁으로 이어진

도서관 점거농성의 주인공

서울특별시청 을지로별관까지


투쟁의 무대가 된 도서관을 통해

우리의 지나간 근현대사의 모습,

그 시간 아래 기록되지 않고 묻혀 잊힌

안타까움도 엿볼 수 있었다.


또한 경복궁 집옥재를 시작으로

덕수궁 중명전, 조선총독부 도서관,

친일파 사서가 있었던 국립도서관과

독재자의 하사품이었던 국립중앙도서관 등

국가 도서관 이야기와


도서관에서 일하는 사서조차 알지 못했던

최초의 사서가 있었던 경성 도서관,

도서관을 세습한 명성교회 도서관,

'도서관'이라는 명칭을 갖게 된 유래나

친일, 반일과 관련된 역사까지


여전히 존재하며, 혹은 사라졌지만

우리에게 큰 영향을 준 도서관들의

뿌리를 훑어가며 그동안 알지 못했던

도서관의 역사, 도서관이 말해주는 역사를

새로이 알게 된 경험을 갖게 되었다.


투쟁과 민주화의 무대였으며

정치적 격변과 정쟁의 소용돌이에 휩쓸려

이용당하고 소모된 도서관,

하지만 역사 속 인물의 삶의 무대가 되기도,

어느 위인의 업적을 기념하는 도서관을 통해

책, 지식, 배움이라는 기능을 넘어

자유, 평등, 사랑이라는 가치로 가득 찬 공간

그리고 근현대사의 장면 장면을 재확인하고

그들이 남긴 메시지를 깨우칠 수 있는

공간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토록 '역사적인 도서관'이 곁에 있음에도

그저 '책이 있는 곳'이라는 이름으로만

단순하게 바라본 건 아니었을까,

더 많은 도서관 속에 숨겨진 역사를

놓치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반성이 들기도 했다.


이제 찾게 되는 도서관마다

그 안에 누구를, 어떤 이야기가 담겨있을지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을 것 같다.

아직 생긴지 오래지 않아

'별 이야기가 없는' 일상 속 도서관 역시

시간이 흐르고 쌓이고 나면

또 어떤 기록과 메시지가 되어

'역사'가 되지 않을까 기대된다.


도서관을 통해 우리의 과거와 현재를

그리고 가려진 역사를 배울 수 있었고,

이 배움을 바탕으로 미래로 나아가는

발걸음의 방향을 단단히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역사의 흐름을 사건이 아닌

공간을 묶어 조명하는 참신한 시도, 시선을 통해

쉽게 방문할 수 있는 도서관에서

읽고, 보고, 뜨겁게 경험할 수 있었다.

우리나라 역사와 도서관이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그에 얽힌 사연과 재미를 쫓아가면서

도서관 속 스토리를 새롭게 읽게 된

색다른 '독서'가 아니었나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당신에게는 몇 번의 월요일이 남아 있는가
조디 웰먼 지음, 최성옥 옮김 / 토네이도 / 2025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본 포스팅은 토네이도 소용도리 2기로 선정되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매주 월요일이면 '월요병'에 시달리곤 한다.

일주일의 시작이니 활기차게 시작하면 좋으련만

마음껏 즐겼던 주말의 후유증이랄까,

혹은 바쁜 하루, 반복되는 일상과

쳇바퀴 돌듯 끝없는 루틴에 지쳐

버티고 견디는 마음으로

그저 빨리 지나가버렸으면 한다.


하지만, 생각을 조금 달리해보면

월요일을 바라보는 마음이 달라진다.

신나는 여행과 휴가의 시작처럼

기대되는 행사가 월요일인 경우,

혹은 임종이 얼마 남지 않은 누군가에게

월요일은 마냥 귀찮고 싫은 날이 아니라

소중하고 활력 넘치는 순간,

의미 있고 중요한 날이 된다.


여기 운 좋게 맞이한 오늘을 낭비하지 말라며,

지금 당장 원하는 삶을 살라고

이야기하는 사람이 있다.


그 역시 우리와 다를 바 없이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일상을 살아왔다고 했다.

허무와 생의 지루함에 빠져 자기 존재의 의미를

찾아 헤매는 삶을 살고 있던 중

어머니의 임종을 계기로 생각이 바뀌며

'매일이 활력 넘치고, 매 순간을 의미로 가득한

삶으로 만드는 방법'을 깨닫게 되었다고 했다.


어차피 단 한 번 살고, 단 한 번 죽는 인생 속

더 즐겁게, 후회 없는 인생을 살아가자는

라이프 코치 조디 웰먼의 메시지가

바로 이 책 《당신에게는 몇 번의 월요일이

남아 있는가》에 담겼다.


그는 우리가 인생을 더 넓고 깊게 사는 데 있어

가장 강력한 동기가 되는 것으로

항상 죽음을 성찰하는 태도인

'메멘토 모리(죽음을 기억하라)'를 강조한다.


생을 가장 활력 넘치게 살아가기 위해

가장 두렵고 멀리 유예하고 싶은

'죽음'을 강조하다니, 참 아이러니했는데


삶의 활력과 의미는

죽음을 외면하지 않고

정면으로 마주하는 태도에서 시작된다며

죽음을 외면하는 사람일수록 삶이 지루해지고,

죽음을 곁에 두는 사람일수록 매일이

생동감 넘치는 하루로 채워진다고 말했다.


해도 해도 새롭게 쌓이는 할 일,

반복되는 하루에서 잃어가는 생동감,

그리고 버티기만 하며

'태어난 김에 삽니다'는 현대인들에게

이 책이 알려주는 활력 충전법, 의미 탐구법은

꺼져가는 일상에 숨을 불어넣고,

삶을 진짜 '내 것'으로 만들어

주체적이고 적극적인, 행동하는 것으로

만드는 데 도움을 주었다.


활기차게 사는 9가지 방법,

삶에 의미를 부여하는 11가지 방법,

지루한 일상을 바꾸는 7가지 방법,

후회를 유익하게 활용하는 7가지 방법 등

이론적이고 감성에 호소하는 조언이 아닌

실질적인 방법을 배울 수 있었다.


책의 서두에서 그는 이런 질문을 던진다.


"당신에게 앞으로 몇 번의 월요일이

남아있는지 알고 계시나요?"


매주 찾아오는 월요일에

딱히 의미를 부여한 적이 없기에

몇 번이나 되려나 싶은 생각이 들던 찰나


여성이라면 숫자 81, 남성이라면 76에서

자신의 나이를 뺀 뒤 그 숫자에 1을 더하고,

그 숫자에 52주를 곱한 숫자가

각자 자신의 인생에 남은

총 월요일의 횟수가 된다는 계산법에

뜻 없이 계산기를 두드려보게 되었고


그 숫자를 본 순간 번뜩,

'생각보다 얼마 안 남은 것 같은데?'하는

조급한 마음이 들게 된 것이다.


마치 무한대로 주어지는 것처럼 느껴졌던,

그래서 소중하지 않았던 인생의 시간이

갑자기 시한부처럼 한계가 느껴지며

이 유한한 날을 어떻게 보내고 싶은가

하는 근본적인 고민에 접어들었다.


단순하지만 마냥 가볍지 않은 이 질문을 시작으로

그는 구체적인 행동을 끌어내기 위한

다양한 가이드를 제시한다.


후회 없이 살기 위한

삶의 12가지 영역에 대한 자가 진단법,

삶을 흔들어 깨우는 활력 챌린지,

변화 없는 습관과 루틴에 잠식된

일상을 벗어나기 위한 방법,

의미와 목적을 발견하는 실천 가이드를 통해


'내 인생도 언젠가 끝난다'는 강력한 진실을

스스로가 제대로 마주하고 인정해

앞으로 남은 삶의 방향을 바꾸고

진짜 원하는 삶을 선명히 만들어

더 이상 막연하지 않은 인생으로 이끌도록

따스한 조언을 건넨다.


'내일 하지 뭐', '지금 말고 나중에'하며

해야 할 일에 대한 회피뿐 만 아니라

내가 누릴 수 있는 행복에 대해서도

나중으로 미루는 경향이 컸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월요일이라는 구체적인 단위로

죽음을 우리의 가까이로 끌어오고 직시함으로써,

한 번뿐인 인생을 어떻게 살 것인지

스스로에게 묻고 답하게 만들어주는

책 속의 질문들은

나만의 의미와 활력,

그리고 내가 진짜 원하는 삶이 무엇인지

선명하게 그리는 계기를 만들어 주었다.


처음에는 '죽음'을 자꾸 상기하는 것이

부정적인 감정이 아닐까 생각했는데,

내가 곧 죽을 것이라는 사실은

이 삶을 제대로 살아내고,

마지막 순간까지 일말의 후회 없이 살고자 하는

강렬한 열망을 불러일으키며

삶을 '긍정'할 수 있게 만든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죽기 전에 꼭 이루고 싶은 '버킷리스트'를

작성하고 이를 하나씩 이뤄가는 것처럼,

죽음이 후회 없는 삶을 살기 위한 동기가 되어

밀도 있고 깊이 있는 삶을 만드는

하나의 계기가 된 것이다.


단지 내가 삶에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깨닫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현재를 즐기는 방법을 찾아

생생하게 매일을 살아내는 것이기에


삶과 죽음이라는 문제에 대해

무기력하게 느끼고 있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죽음을 상기함으로 인해

두려움과 무관심, 시간 낭비로 가득했던

삶을 지나 생생하게 살아내는

새로운 '관점'을 발견할 수 있다 생각하면

오히려 '긍정심리학'에 가깝지 않을까 싶다.


내가 원하는 삶을 탐색하고,

불필요한 습관과 루틴을 버리고,

후회를 남기지 않는 인생을 위한

작은 행동들을 시작해 보면서

결국 '죽음을 가까이하는 것이

곧 삶을 충만하게 하는 길'이라는 메시지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끔 설득하는

책 속의 문장들을 통해


앞으로 다가올 월요일을

더 이상 무의미한 반복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자 다시 한번 삶을 선택할

기회로 받아들일 수 있고,

또 허투루 인생의 시간을 흘려보내지 않는

'진짜 인생'이 시작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가질 수 있었다.


월요일마다 월요병에 시달리며

'일하기 싫다', '아무것도 하기 싫다'는

게으름과 체념으로 시간을 보내다

하루 끝에 '이러면 안 됐는데…'하고

후회하는 날들이 참 많았다.


하지만 인생에 주어지는 총 4,000번의

월요일 가운데 내가 그냥 흘려보낸

지난 월요일과 남은 월요일을 셈하고 나니

매주 찾아오는 월요일을

이제는 피하지 말고 제대로 맞이해야겠다는

단단한 다짐을 하게 되었다.


한 번에 뚝딱 마음을

실행으로 옮기기까지는 쉽지 않겠지만

차근차근 작은 실행, 버킷리스트로

나를 변화시켜 나간다면

앞으로 다가올 월요일들은 잿빛이 아닌

채도 높은 다양한 빛깔로

후회 없이 채울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어제가 오늘 같고,

내일이 기대되지 않는 반복된 일상 속

내가 놓치고 있는 것이 무엇인가

제대로 깨달을 수 있었던 의미 있는 독서였다.


내 마음가짐에 따라

'엇비슷한 매일'이 가슴 벅찬 하루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이제는 알게 되었으니

앞으로 다가올 월요일이 마냥 두렵거나

싫지 않을 것 같다.


어떤 인생을 살아갈 것인가

건설적인 매일을 만들고 싶은 사람들에게,

그리고 매일 반복되는 일상에 지쳐

조금은 안일하고 나태해진 사람들에게도

꼭 추천해 주고 싶은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결국 행복은 찾아올 거야
도연화 지음 / 부크럼 / 2025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본 포스팅은 부크럼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엇비슷한 매일의 일상 속에서

'행복'을 발견하기란 쉽지가 않다.


때로 여행을 다녀오거나

누군가로부터 예상치 못한 선물을 받았을 때,

승진이나 합격 같은 좋은 소식 앞에서

'행복하다'는 감정을 느끼기는 하지만

다람쥐 쳇바퀴 돌 듯 반복되는 하루 속

무심코 흘려보내는 시간에서는

행복이란 가까이 있는 것이 아니라

멀리 존재하는 것만 같다.


그런 매일이 반복되고 나면

내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무엇이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지도 모른 채

행복은 흐릿한 형체로

점점 나와 멀어져만 가는 기분이다.


특별히 무슨 일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마음속 깊이 충만한 행복감을 느끼지 못하고

'그저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행복은 어디에 있는지,

어떻게 해야 행복한 매일을 살 수 있는지

따스한 손길과 토닥이는 문장으로

작은 행복을 이끌어주는 글을 만났다.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도

내가 좋아하는 것들에게 잠시나마 눈길을 주고

충분히 좋은 하루라고 인식하고 표현한다면,

그 작은 순간들이 모여

행복한 하루로 만들어 줄 것이다.'

라고 말하는 도연화 작가의 에세이

《결국 행복은 찾아올 거야》.


여전히 쓰라리게 하는,

소화되지 않은 자신의 상처를 드러내어

하나 다르지 않은 상처를 가진 모두의 마음에

공감과 위로를 보태는 따뜻하고 잔잔한 위로.


하루 24시간은 누구에게나 똑같이 주어지지만

그 시간 속에서 무엇을 보고, 무엇을 느끼고,

또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삶의 행복은 달라진다고

또 그것이 행복을 결정짓는다고 말하며

행복은 외부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하루를 받아들이는 마음의 태도에서

비롯되었음을 일깨워 주었다.


결국은 나의 매일이, 그리고 내가 행복해야

내 삶이 행복으로 가득 차게 된다.

부디 마음이 끌리는 대로 따라가보고,

이유 없이도 좋다고 말해보면서

그 자체로 미소가 지어진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작가는 말한다.


작은 것이라 할지 몰라도

나의 행복을 담당하는 것일 테니,

그런 작은 행복들을 나의 일상에 들여

마음을 기울여 보며

아프고 마음앓이 하던 날들에서 벗어나

점점 커다란 행복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는


그동안 들여다보지 않았던

나의 마음속을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

그간 알지 못했던 새로운 모습과

원하는 미래를 꿈꾸며

행복을 향한 첫걸음을 내디딜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


이따금 힘든 일이 있거나

무언가 고민이 생기고 걱정이 생길 때마다

흔들리며 요동치는 마음을 어찌하지 못해

스스로를 괴롭히는 날들이 많았다.


내가 타인에게 그러하듯

내 마음에도 괜찮다는 토닥임과

따스한 위로를 건네면 좋으련만,

나에게는 그런 위로를 건네지 못하고

다그치거나 부족한 것만 같은 스스로에게

실망할 때가 더 많았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책 속의 문장들은

'행복은 크기가 아니라 빈도'라는 것을 말해주듯

잔잔한 일상 속에서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있는

행복에 대해 깨우쳐주기도 했고,


누군가는 조금은 진부하거나

뻔한 내용이라 말할 수 있지만

나의 모난 마음을 감싸주는 공감 어린 문장들로

진한 행복감에 가까이 다가가게 도와주었다.


스스로에게 잘하고 있다고 다독여주자,

너무 완벽한 행복을 만들고자 애쓰지 말고

이 순간을 온전히 느끼는 연습을 하자,

내가 희망적인 미래를 꿈꾸면

내 주변에서 그 희망에 화답하는 순간이 온다,

문제가 생기면 잠시 멈추어 서서

다른 관점으로 바라보자,

자신을 사랑하기 위해서는

많은 혼돈을 견뎌내야 한다 등


무거운 현실을 마주해 본 경험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이러한 다독임의 문장들이

오늘의 무게감을 덜어내고

다시 힘내서 내일을 마주할 수 있는

용기가 될 수 있는 만큼,

각자의 그늘로 어두워진 우리의 오늘을 위해

따스한 문장을 선물해 보면 어떨까 싶다.


한 문장, 한 문장 밑줄을 그어가며

이 따스하면서도 든든한 위로를

나 혼자만이 아닌 타인과 공유하고 싶다는

그런 생각이 내내 들었다.


마음에 그늘이 있는 주변 사람들에게,

혹은 일상 속 작은 것들에서 행복을 느끼지 못하고

긴 밤을 지새우고 있을 누군가에게

잔잔한 토닥임을 더해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름답고 위태로운 천년의 거인들 - 개발과 손익에 갇힌 아름드리나무 이야기
김양진 지음 / 한겨레출판 / 2025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본 포스팅은 한겨레출판 하니포터 10기로 선정되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고등학교에 다니던 시절,

졸업앨범을 찍는 날이면 단골 촬영 스폿으로

손꼽히는 장소가 있었다.

바로 학교 근처에 있는 500년이 넘은 느티나무로,

엄청나게 거대한 그 나무 앞에 동그랗게 서서

학창 시절의 추억을 사진으로 남겼다.


해가 갈수록 키가 커지고 두께가 두꺼워지며

그 위엄을 자랑하는 나무는

우리 학교 학생들의 졸업사진 속에서

함께 차곡차곡 시간을 쌓았고,


한참의 시간이 지난 이후에도

그 나무 앞을 지날 때면 앨범을 찍던 날의 기억이

선명하게 떠오르곤 했었다.


그러던 어느 여름 날,

굉장히 충격적인 뉴스를 보았다.

장마철 비바람이 세차게 퍼붓던 날,

사방으로 활짝 퍼졌던 가지들이

큰 바람으로 인해 찢기듯 무너져 내렸고,

속살을 드러낸 나무는 530여 년의

역사를 뒤로하고 부러져 버린 것이다.

내부의 동공(洞空)이 커서

바람을 견디지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것.


그 소식을 접하고는 괜스레 마음이 아팠다.

인명 피해도 시설물의 피해도 없었지만

어린 날 추억의 장소이자,

오랜 세월 동안 신성한 나무로 여겨지며

수많은 전설이 있었던 터.


전쟁처럼 나라에 큰 어려움이 닥칠 무렵에는

나무가 구렁이 울음소리 같은

이상한 소리를 냈다고도 했고,

수원화성 축조 때에는 이 나뭇가지를 잘라서

서까래용으로 썼다는 얘기도 있었다.

또한, 일제 강점기에는 벌목 위기에 놓였던

나무를 지역 유지가 구했다고 전해지기도 할 만큼

단순히 '오래된 나무'를 넘어 상징적인

의미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나무는 신도시로 개발되기 전 1990년대까지

평범한 농촌마을이던 시절에

마을의 상징이자 구심점이라고 했다.

농민들이 볕을 피해 쉬는 쉼터였으며,

단옷날에는 근처 산에서 산신제를 지내고 내려와

당산제와 동네잔치가 열리는 소통의 장이었다.


신도시가 들어서면서 나무는

아파트 숲 한가운데에 자리 잡게 되었지만

그래도 도심 빌딩 숲 사이 우뚝 선 나무는

그 기세에 밀림이 없이 단단한 존재였는데,

한순간에 이렇게 무너지다니 말이다.


소식을 듣고 며칠 뒤,

나무 앞 도로로 차를 몰고 가보니

나무의 윗부분은 온데간데없어지고

뾰족하게 아무렇게나 부러져 버린

나무 밑동만 초라하게 남아있었다.


이렇게 부러질 때까지 왜 아무런 조치를

제대로 취하지 않았던 것일까?

나무 안이 많이 비어있었다고 했는데

진작 신경 썼더라면 이런 일은 막을 수 있었을 거라는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그 처참한 모습을 보고 나니,

500년의 유산이 한순간에 무너졌다는 걸

비로소 실감할 수 있었다.


과연 그런 나무가 우리 동네의 느티나무

한 그루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이 책 《아름답고 위태로운 천년의 거인들》에는

현대사회의 개발과 손익이라는 계산 아래

한쪽 구석으로 내몰리고

겨우 숨만 유지하고 있거나

이미 그 생명을 잃은 나무들이 한가득이다.


안동의 은행나무, 창녕의 모과나무,

부산의 회화나무, 영암 이팝나무,

의령 느티나무 같은 나무 할머니, 할아버지


그리고 유행과 개발에 따라

길에서 오래 살아왔음에도 불구하고

쉽게 베어진 청주의 플라타너스 가로수길,

서울 보라매공원의 포플러길,

제주 구실잣밤나무 길, 비자림로 삼나무 숲길 등

떼죽음 당한 나무들의 사연과 현실,

무엇이 중요한지 잊은 채

개발과 인간의 편리를 좇는 우리의 문제를

톡톡히 짚어갈 수 있었다.


'나무는 땅에서 자란다'는 고정관념과 달리

물 가까이에서 살아가며

독특한 生의 모습을 보이고 있는

대구 왕버들 숲, 전주 버드나무숲,

동해안 향나무 숲, 군산 간척지의 팽나무 노거수와


점점 개발 범위가 확장되면서

조용한 숲속에 머물고 있었으나

그 자리를 빼앗게 된 서울 봉산의 나무,

고양 산황산, 지리산 가문비 숲과

가덕도 산서어나무 동백나무숲 사례를 보면서는

지금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그것이 초래하는 문제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그 심각성을 깨달을 수 있었다.


똑같이 살아있는 생명임에도 불구하고

동물에 대해서는 '지구는 함께 살아가는 것'이라

말하며 그들의 존재에 대해서 상대적으로

쉬이 인정하고 자리는 내어주는 사람들이지만,

말을 하거나 소리를 내거나

움직임이 없는 식물, 나무에 대해서는

'생명'이라는 것을 간과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하나의 나무가 싹을 틔우거나

작은 묘목의 상태에서 큰 나무로 자라는 데는

정말 많은 시간이 필요한데도,

그들을 보호하거나 나무를 돌아

도로를 만드는 것은 '실용적이지 않다'는

이유를 들어 쉽게 베어버리는 것이다.

심지어 옮겨 심는 방법은 번거로우니

고려하는 방안에 넣지도 않고 말이다.


사람과 나무는 별도의 존재가 아니다.

함께 어우러져 살아가는 인간, 동물 외에도

우리를 둘러싼 모든 환경에 살아가는

모든 생명체는 서로가 서로에게

유기적으로 영향을 주는 존재라는 걸

잊지 말아야 한다는 경각심을 느낄 수 있었다.


우리가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나무 한 그루가

많은 시간이 지난 미래에 어떤 역할을,

또 영향을 주게 될지를 먼저 고민한다면

개발과 손익이라는 이름으로

천 년을 살아가는 이 거인들의 가치를

쉽게 판단하지 못할 것이라는 메시지가

오래 마음에 울림으로 남는다.


쉽게 쓰고 버리는 종이,

유행에 따라 싫증이 나거나 이사를 하면

쉽게 버리는 나무로 만든 가구들에

죄책감을 가진 적이 있었나 싶다.

그런 생각을 해보지 않았다는 것 자체가

참 부끄럽기도 했고,


학창 시절의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500년 된 나무가 속이 비어 부러지도록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은 행정을 탓할 뿐,

나는 가만히 방관했다는 것을

이제는 인정할 수 있을 것 같다.


우스갯소리로 "종이를 많이 써서

나중에 죽기 전에 나무를 몇 그루는

심고 가야 할 것 같아." 하곤 했었는데

먼 미래로 책임감을 희미하게 미루지 말고

당장 내 근처에 있는, 우리의 외면 아래

신음하고 있는 거인들을 지키고

보호하기 위해 무엇이라도 해야겠다는

그런 다짐이 든다.


나무 한 그루에 얽힌 생태적인 내용을 넘어

수호신에서 애물단지가 된

노거수의 세상살이 속 기쁨과 슬픔,

우리의 환경에 영향을 주는 나무와

이들을 섬세하게 읽고 새롭게 관계 맺는 법을

책을 통해 배워가면서

진정한 생명의 연쇄작용,

그리고 우리가 자연과 나무를 바라봐야 할

새로운 시각을 깨우칠 수 있는 계기가 된 독서였다.


이제 어딘가를 여행하든

마을을 지키고 있는 노거수를

그저 '나무'로 보지 않을 것 같다.

한자리에 우뚝 서서 여전히 아름답고

또 한편으로는 위태로운 그들을 보며

어떤 표정을 짓게 될까 그런 생각이 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