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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보다 소중한 너의 미래에게 - 불안의 시간을 건너는 청소년들을 위한 공부 철학 에세이
강성태 지음 / 다산북스 / 2025년 3월
평점 :
※ 본 포스팅은 다산북스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지난 학창 시절을 돌이켜 생각해 보면
일명 '공부 못하는 모범생'이었다.
분명 열심히는 하는데 성적은 애매한,
공부하는 데 비해 성적은 뛰어나지 않아
'머리가 나쁜가…'하고 좌절하는 날도 참 많았다.
시험 기간이면 온종일 책상 앞에 앉아
선생님이 '이건 꼭 나온다'하는 부분을
열심히 들여다보았지만
막상 시험지 앞에서는 그간 공부한 게
다 빠져나간 양 머릿속이 하얘지는지
속상한 결과를 받을 때도 있었다.
하지만 모범생들을 보면 확실히 달랐다.
한 교시 사이 쉬는 시간에 잠깐,
표시해둔 중요 포인트만 슥 본 것 같은데도
많이 틀렸다 해도 한두 개,
척척 정답을 찾아내는 모범생들 앞에서
위축되는 마음을 갖곤 했다.
시간을 지나고 보니
그때는 '공부하는 방법'을 몰랐던 것 같다.
공부를 왜 해야 하는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런 것들은 하나도 모른 채
책상 앞에 앉아 교과서나 문제집을
그저 눈으로 '바라보는' 시간을
공부하고 있다는 착각을 하면서 말이다.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말처럼
지나간 '공부'에 대한 아쉬움은
나는 이미 늦었지만 지금 아이들이라도
공부하는 방법을 일찍이 깨닫고
실천할 수 있었으면 한다.
그래서일까, 올해 고등학생이 된 조카에게
어릴 적 내가 그렇게 듣기 싫던
공부에 대한 잔소리를 자꾸 덧붙이게 된다.
'계산기가 있는데 수학은 왜 배워야 하는 거야?'
'번역기가 있는데 영어 단어를 왜 외워야 해?'
'AI가 모르는 건 전부 답을 알려주고,
지금 있는 직업 중에 대부분이 사라진다는데
굳이 공부할 필요 있나?'
공부를 하다가 힘들 때면 푸념하듯,
어른들 기준에는 딴지 거는 듯 보이는
이 질문들 앞에 어른인 나 역시
뭐라고 답하면 좋을까 고민했던 게 사실이다.
당장은 필요 없는 것처럼 보이는 공부도
인생을 살아가며 마주하는 수많은 순간들에
꼭 도움이 될 때가 있노라고,
이것저것 공부해 봐야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찾는데 좀 더 도움이 된다고 말하지만
막상 그런 것들을 모두 떠나
'점수를 위한 시험, 시험을 위한 공부'로 보이는
지금의 입시제도 앞에
공부를 하고 성실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아이가 공감할 수 있는 답을 내놓지는 못했다.
이 책 《공부보다 소중한 너의 미래에게》는
이 질문들에 대한
대한민국 대표 멘토, 공부의 신이라 불리는
강성태의 답을 담아냈다.
본인의 학창 시절을 되짚어가며
실패했던 공부와 낮은 성적에 대한 고백,
무모해 보이는 18시간 공부 도전처럼
성취감을 느꼈던 기억 등
학생들의 눈높이에서 공감할 수 있는
수많은 경험담을 바탕으로
자신 역시 보통의 입시생들과 다르지 않았지만,
아니 오히려 많이 부족한 학생이었지만
공부하겠다는 굳은 다짐과
나를 절대로 포기하지 않겠다는
스스로와의 약속 아래 애쓴 결과
공부의 신이라는 이름으로
우리 앞에 설 수 있었노라고 말했다.
단순히 빨리 암기하는 법,
점수를 올리는 법 등 '성적을 위한 공부'가 아니라
본인이 인생을 살아오며,
그리고 20여 년간 봉사로 멘토 활동을 하며 느낀
가장 중요하다 생각하는 가치에 대해 이야기하며
진정한 공부에 대한 통찰을 집대성한
결과물이라 할 수 있겠다.
책은 공부할 결심을 하게 만드는 동기부여,
그리고 공부의 이유를 찾아가는 과정,
공부를 잘하는 방법과
공부를 통해서만 느낄 수 있는 희열을
차례로 이야기한다.
공부를 하는 과정에서 쉽게 느낄 수 있는
불안, 열등감 등의 감정에 대해서도
이는 당연한 감정이며 성장하고 있다는 증거,
더 잘하고 싶게 만드는 동기가 된다고 했다.
분명 처음부터 남달랐을 것이라 생각했던
공신의 위축되고 볼품없던 과거를 보며
'나도 달라질 수 있다'는 기대와
'나만 느끼는 감정이 아니다'는 동질감은
책을 읽는 학생 독자들에게도 공부의 '결심'을
가져오지 않을까 싶다.
여기에 이어 공부의 '이유'에 대한,
우리가 공부를 통해서 무엇을 얻을 수 있으며
왜 공부해야 하는지를 스스로 깨달을 수 있는
다양한 사례와 설득을 덧붙여 설명한다.
내가 못나거나 지질하지 않으며
패배자가 아니라는 것을,
꽤 괜찮은 사람이라는 것을
증명해 나가는 과정이 공부라는 설득은
열정과 잠재력이 있다는 말로는
그 사람을 판단, 채용을 결정하기 어려운
요즘의 세상에서 불가피한 선택지임을
이해할 수 있었고
공부라는 것은
꼭 실생활에 써야 해서 하는 게 아니라
사고력, 구체적으로 말하면 논리적이고
체계적으로 생각하는 능력을 기르기 위해
배우는 것이라고,
당장은 써먹는 상황이 명확히 보이지 않아
쓸모없이 보이지만 실은 살아가는 데 있어
필요한 가장 중요한 능력임을 깨우쳐준다.
이야기를 따라 읽다 보면 어느새
자연스럽게 공부의 필요성,
고민하는 과정 속에서 배우는 성장에 공감하고
공부해야 하는 이유를 자연스레 받아들이게 된다.
공신의 책이라 하면 가장 기대되는
공부를 잘하는 '방법'도 빼놓지 않았다.
직접 경험한 효과적인 공부법,
백지에 내가 공부한 것을 써 내려가는 암기법이나
반복학습의 중요성은 물론이거니와
실제 3수를 하면서 멘탈이 흔들려 실패했던
자신의 경험담을 토대로 조급함을 다스리고
공부습관을 만들기 위한 다양한 팁을 전수하면서
기술적인 공부 방법 외에 자신을 믿는
태도와 인성의 중요성까지 배웠다.
책의 마무리는 공부를 통해서만 느낄 수 있는
'희열'에 대해 이야기한다.
공부는 우리가 가장 쉽게 경험할 수 있는
기회이자 기적이며,
미래를 빛내주는 도구라는 깨우침은
아직 꿈을 찾지 못하고 그저 '시키니까' 하고
매일을 수동적으로 사는 청소년들에게
위로와 공감, 그 이상의 변화를 가져다줄 것이다.
공부와 성적이 나를 불행하게 만든다며,
성적 순으로 줄을 세워 위에서부터
성공에 가까워지는 삶은
나이를 떠나 우리를 옥죄는 부담이 된다.
이런 세상에서 꿈을 꾸고 행복을 찾기란
아이들의 시선에서는 마냥 막막하고
두렵게만 느껴져 '포기'하는 것이 오히려
더 빠르겠다는 생각도 들 것이다.
하지만 마음처럼 되지 않는 공부 때문에
불행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에게,
공부의 진짜 목적은 나를 아끼고
내 미래를 단단하게 가꾸어나가는 것이라며
공부로 인해 더 행복한 삶을 만들 수 있다고,
포기하지 않는 공부는 결국 능력까지 바꿔
내가 원하는 곳까지 나아갈 수 있는
성취를 만날 수 있다는 그의 응원은
이 세상을 마주하는 데 있어
좀 더 용기를 낼 수 있게 해준다.
처음부터 천재로 태어나 쉬운 길로
성공에 닿았을 거라 생각했던 공신의 삶도
수없이 마주하는 한계,
가능성이 없어 보이는 둔재라는
스스로의 패배의식, 열등감으로 가득 찬
시간이 분명 존재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를 이겨내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인정하고
'나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마음 아래
지금의 흔들림 없는,
스스로를 더 사랑하고 꿈을 펼치며
가치 있는 인생을 살아가는 모습을 보며
'나도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꿈꾸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한창 공부의 필요와 쓸모에 물음표를 던지는
고등학생 조카에게도,
어쩌면 '지금은 뭔가를 하기엔 늦었어'하며
새로운 도전을 망설이고 있는 스스로에게도
꼭 필요한 책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나이를 떠나 나를 사랑하지 못하고
열등감이 가득한 사람에게도
꼭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