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아내리기 일보 직전 문학동네청소년 ex 소설 1
달리 외 지음, 송수연 엮음 / 문학동네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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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하고 당연한 것을 낯설고 새롭게 보여주며

수많은 다름이 그 자체로 아름답고

또, 가치 있음을 드러내고자 기획된

문학동네 청소년 ex 소설 시리즈


그 첫 시리즈는 SF 소설집으로,

책을 펼치기 무섭게

네 명의 작가가 탄탄하게 써 내려간

무한하게 펼쳐놓는 상상력의 세계 속으로

몰입감 있게 빠져들게 되었다.


〈지퍼 내려갔어〉에서는

오빠와의 차별과 핍박 속에서

자란 채이의 시점으로 진행된다.


'청소년 감시단'에 들어가게 되면

받을 수 있는 배지를 손에 넣으면

늘 오빠의 뒷전이던 자신도

부모님에게 인정받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채이는 정확히 무엇을 해야 하는지도 모른 채

덜컥 지원서를 제출했는데,

당연히 떨어질 거란 생각과 달리 합격한다.


유독 순혈주의를 강조하는

교장 선생님의 강력한 색출 의지 아래

채이는 렙틸리언의 정체를 파헤치기 위해

의심 가는 누군가를 추적하게 되는데…


배척해야만 하는 비정상의 존재라 여겼던

렙틸리언의 정체가 주는 반전과

이를 바라보는 채이의 시선은,

우리 사회에서 정상과 비정상을 쉽게 규정하고

다수에게 낯선 비정상을 무조건적으로

배척하는 현대사회의 문제를 꼬집음과 동시에


비정상으로 규정된 존재를

존중과 이해로 감싸 안고

'틀린 것이 아니라 다른 것'이라는 점을 인정할 때

기존의 좁았던 세상의 범주에서 벗어나

새로운 세계로 나아갈 수 있는 시야가

생길 수 있다는 가르침을 주기도 했다.


〈알 카이 로한〉은 할머니로부터

증조할아버지가 103만 광년 떨어진

'알 카이 로한' 행성 출신이라는

말을 듣고 자란 정윤의 이야기이다.


할머니의 말을 완전히 믿지는 않았지만

내심 정윤은 자신이 남들과 다른

외계인이라는 존재의 각별함에서

희망과 위로를 느끼곤 했다.


종잡을 수 없는 일들을 맞닥뜨리며

자신이 정말 외계인의 후손일 수 있다는

특별함에 이끌리며

친구들에게 외면받는 현실도

이겨낼 수 있었는데…


외계인이 되고 싶은 지구인 정윤과 달리

정작 평범한 지구인처럼 보여야만 하는

외계인의 정체와

각자 자신의 존재를 숨기고 있다가

서로의 정체를 알게 되었을 때에도

흔들림 없이 변치 않는 아이들의 우정은

사회가 규정한 표준과 보편성의 기준이

얼마나 아무 의미가 없는지 알게 해주었고,


진짜 힘들 때

나를 이해하고 위로해 준 존재는

정상 범주 바깥의 이들이었다는 점에서

우리가 규정하는 '정상성'이란 무엇인가 하는

의문을 가지게 했다.


〈자코메티〉는 우주선을 타고 지구를 침공한

외계 로봇으로 인해 전쟁터가 된 세계의

이야기를 담아냈다.


우리에게 익숙한 안양에

외계인들이 새로운 도시를 만들어

자동차는 물론 사람까지 분해해 부품으로 삼았고,

이들의 습격으로부터 인간들은

위험으로 내몰리게 된다.


동네 할머니들의 부탁으로

자신과 완벽히 반대인 것만 같은

'정상성'의 대표인 찬미를 쫓게 된 민정은

함께하며 서로의 삶의 방식을 이해하고

또 아슬아슬하게 일상을 공유하게 된다.


인간과 비슷한 '그것'으로부터의

습격을 함께 벗어나게 되며

망설이는 순간이 있긴 했지만

찬미의 제안을 따라 캐리어를 들고

새로운 여정에 함께하게 된 민정의 모습에서


나와 다를 수밖에 없는 타인을

내 기준이 아닌,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때

새로운 삶의 방향이 시작될 수 있다는

가르침으로 이끌었다.



마지막 이야기인 〈기억의 기적〉은

자신의 원하는 과거로 시간 여행을 할 수 있는

시대에 사는 수우의 시점으로 진행된다.


열네 살 겨울에 갑작스레 자신을 떠난

민하의 마음을 이해하고 싶어

처음 만난 아홉 살,

서로에게 접근 금지 통보를 받았던 열 살,

영원한 우정을 약속하던 열세 살,

감정이 폭발해 절교를 선언한 열네 살로

여러 차례 시간 여행을 떠나게 된 수우.

그 여행의 끝에서 그는 예상치 못했던

뜻밖의 한 사람을 마주하게 된다.


민하와의 감정의 골에 담겨있는

진실을 이제라도 제대로 마주하고자

시간을 훑으며 헤매지만,

이 이야기의 결말은

진실은 하나가 아닐 수 있음을 이야기하며

우리가 가진 '당연함'에 대해

여운이 남는 질문을 던진다.


결국에 타인은 영원한 미지의 영역이기에

시간을 되돌린다고 해서

그 감정을 오롯이 이해하기는 어렵다는 것을,

그렇기에 늘 신중한 태도로

타인을 헤아리고 살필 줄 아는

혜안이 필요하다는 메시지가 남았다.


이 네 가지 이야기가

우리에게 공통적으로 던지는 화두가 있다.


과연 우리가 믿고 있는

정상과 비정상의 경계가 정말 존재하는 것인지,

수많은 '다름' 속에서

우리가 믿는 당연함이 얼마나 힘이 없는지.


교복이나 복장은 물론 성적이나 입시 등에서도

사회가 정답으로 규정한 모습을

강요받는 청소년들에게

용기 있게 자신의 마음속 목소리에 귀 기울여

스스로 결정권을 갖고

정상이 아닌 비정상의 범주에 속하는 것에

두려움을 갖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


사회가 규정한 보편과 정상의 범주에

맞추려 하지 않고 배제되더라도

그 모습 그대로의 '나 자신'을

아름답게 볼 수 있는 시선을 가지자는

울림 있는 메시지를 주었다.


상상의 세계 속 펼쳐지는 이야기들이

지극히 현실적이라 할 수는 없지만,

오히려 무한한 상상력 속에서

자유롭고 용기 있게 정상과 보편성을 벗어난

주인공들의 모습에서

되려 희열이 느껴지기도 했고


결국에는 정상과 비정상이라는

이분법적인 틀에서 벗어나

다양한 삶의 예시를 통해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표준과 정상성에

스스로 물음표를 던지고

각자의 주체성과 개인성을 발휘할 수 있는

미래로 나아가자는 발걸음을 제안한다.


청소년은 아니지만 네 이야기를 읽으며

나 역시 내가 생각한 보편의 기준을

달리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


주류와 중심에서 배제된 이들이 주인공이 된

이 이야기를 통해

소수자를 향한 편견과 억압이 무화 되길 바라는

책의 기획의도처럼

책을 읽는 모두의 마음속에 그려진

진한 테두리가 옅어지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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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에는 출근합니다 소원라이트나우 7
김선희 외 지음 / 소원나무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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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청소년의 아르바이트라 하면
갖고 싶은 물건을 사기 위해서,
공부하기 싫어 시작하는 괜한 일탈이나
혹은 생계유지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선택하는 일이라고 생각했던 게 사실이다.

그들이 아직 어리다는 이유로,
임시직으로 일하는 것이니
적당히 시간만 채울 뿐
책임감은 부족할 것이라는
편견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면서 말이다.

이 책은 그런 시선을 따끔하게 지적하듯
출근하는 다섯 청소년들의 이야기를 통해
아이들이 일하는 현실 속에서
자신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고,
또 일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스스로 헤쳐나가는 과정을 통해
한걸음 나아가는 용기 있는 모습을 담아내었다.

아르바이트 현장에서 만난
남자아이에게 반하게 되는 10대의
말랑말랑한 풋내 나는 로맨스는
또래의 청소년들에게는 공감과 기대로,
그들보다 이만큼 더 자란 어른들에게는
설렘으로 두근거리던
어린 날을 추억하는 시간이 되었고

아르바이트를 통해
내가 맡은 역할에 어울리는 행동을 하며
책임감 있게 누군가를 돕거나
이제껏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세계로
나아가게 된 아이들의 시간은

타인에 대한 이해는 물론
새로운 세계와의 만남,
내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뿌듯함과 성취감 아래
자신 안에 숨겨져 있던 새로운 감정을 발견하는
변화의 시작은 성장의 밑거름이 되어
지켜보는 이로 하여금
따스한 응원의 마음으로 웃음 짓게 했다.

노동을 통해 청소년들이 느끼는
뿌듯함과, 성취감 같은 성장이라는
긍정적인 측면 외에도
아직 미성년자라는 이유로 제대로 된
근로환경을 갖춰주지 않는 우리의 현실을
따갑게 꼬집기도 했는데

근로계약서에 명시된 휴식시간을 보장하지 않고
대신 돈을 더 주겠다며 정해진 시간을 넘어서
초과근무를 강요하는 분위기나
제대로 된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거나
혹은 계약 내용을 충분히 설명하지 않고서는
이를 악용하는 악덕업주인 어른들,
그들 자체를 도구나 부속처럼 여기는
책 속의 상황들은

픽션이 아니라 실제 우리 현실의 모습을
날 것 그대로 담아내었기에
이를 묵과하고 있는 모든 어른들에게
경각심을 불러일으켰다.

근로현장에서 정당한 노동을 하고도,
혹은 정해진 시간보다 더 많은 일을 하고도
어리다는 이유로 쉽게
그들의 노동가치를 폄하하고 악용하는
업주들의 모습은
단순히 현실을 꼬집는데 그치지 않고
앞으로의 노동 현장에서
우리가 어떤 것을 개선해나가야 할지
되돌아보고 반성하게 하는 계기가 된 것이다.

경험하지 못했던 노동을 통해 낯선 세계에서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고 자립해나가는
아이들의 노력처럼
이들을 고용하는 어른들 역시
그들이 일을 통해 자기 안에 숨겨져 있던
삶의 의욕이나 무언가를 해보고 싶은 마음,
그리고 가능성을 끄집어낼 수 있도록
지지해 줄 수 있는 태도로
부끄럽지 않은 어른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이다.

각자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는
다섯 청소년들의 아르바이트 이야기는
누군가에게는 큰 힘이자 위로로,
어떤 측면에서는 사회를 바꾸는 첫 단추로서의
역할을 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늘 아이들이 우리의 미래라 말하면서도
그들이 애써낸 용기의 발걸음을
마음 깊이 응원하고 지지하지 못했던
지금의 어른들에게

새로운 나를 발견하고 꺼내보는 연습으로
삶을 지속하는 힘을 만들어내는
낯설지만 대견한 스스로를 마주하는
청소년들이 깨달은 노동의 가치와 의미는
큰 울림이 될 것 같다.

그들이 그러했듯, 나 역시 내 안에 담긴
아직 발견하지 못한 무언가를 꺼내보기 위해
용기 있게 새로운 경험으로 나아가
매일을 내디뎌야겠다는 다짐이다.

고군분투하는 과정 속
낯설지만 대견한 나를 마주하게 된
수많은 청소년들이 만들어갈
미래의 사회는 어떤 모습일지 기대된다.

마냥 청소년의 아르바이트에 대해
곱지 않은 편견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던 나에게
좋은 인식 전환의 계기가 된 독서였다.

한창 나의 정체성이 무엇인가,
내가 어떤 사람인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스스로에게 물음표가 가득한 사람에게도
아직 장래희망도 꿈도 찾지 못해
고민이 많은 청소년들에게도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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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결정한 행복 - 하버드 행복학 교수가 찾아낸 인생의 메커니즘
아서 C. 브룩스.오프라 윈프리 지음, 박다솜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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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이 발표한 세계행복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우리나라 대한민국의 행복지수는

세계 57위라고 한다.


이 행복지수는 '자신이 얼마나 행복한가를

스스로 측정하는 지수'로

우리나라는 적지 않은 국민소득에도 불구하고

급격히 변해가는 사회환경이 가져오는

경쟁을 부추기는 분위기,

경제에 대한 부담이나 우울증 등이 원인이 되어

그리 높은 행복지수는 아닌듯싶다.


반면 히말라야의 작고 가난한 나라 부탄은

꾸준하게 1위로 언급되었다.

국민의 93%가 행복하다고 느끼는

그들의 작고 소박한 삶은

치열한 경쟁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많은 자극이 되기도 했는데,

놀랍게도 거의 10여 년 만에

부탄의 행복지수는 95위로 추락했다.

개방과 SNS의 발달로

타국 사람들의 삶을 접하게 된 부탄 국민들이

자신들의 빈곤을 알게 되며

행복지수가 떨어지게 된 것이다.


이렇게 '상대적인' 관점에서

같은 삶이 행복에서 불행으로 느끼게 되는 건

비단 부탄만의 일은 아니다.


작게는 가까운 친구와 지인의 삶이나,

SNS를 통해 여유롭고 풍족한 삶을

살아가는 타인의 모습을 볼 때면

내 삶이 갑작스레 초라하게 느끼며

불행감을 느끼게 되기도 한다.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마냥 행복한 삶을 꿈꾸면서도

행복이란 무엇인가에 대해서는

선뜻 대답하지 못하고

그저 목표와 바람만 가지고 있을 뿐,

당장 눈앞에 닥친 두려움과

타인에 대한 부러움으로

나에게 주어진 자유를 스스로 박탈한 채

불행하다는 것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책은

불행이 줄어들면 행복해질 거라 착각하며

더 나은 미래에 대한 헛된 기대로

현실에 집중하지 못하게 만드는

우리의 잘못된 생각을 바로잡아,


왜 불행하다고 느끼는지를 제대로 탐구하고

스스로 행복이 무엇인지를 깨달아

원하는 삶으로 닿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우리에게 꼭 필요한

인생의 메커니즘을 담아내었다.


나 역시 그동안

불행하다 느끼는 것들을 없애면

행복해지지 않을까 하고

둘 사이에 상관관계가 있을 거라

막연한 선입견을 가져왔는데

이 둘은 서로 배타적이지 않으며,

공존할 때 비로소 가치가 있다는 책의 논점은

굉장히 신선한 자극으로 다가왔다.


'행복'에 대한

올바른 정의를 내리는 것을 시작으로

행복을 구성하는 세 가지 요소인

즐거움과 만족, 목적의식의

균형을 이뤄나가며 발전시킬 때

꿈꾸는 행복에 가까워질 수 있다는 조언은

마냥 어렵고 멀게만 느껴지던

행복에 대한 방향성을

비로소 찾게 된 듯한 느낌을 주었다.


절대적인 행복은 존재하지 않으며,

어디에나 존재하는 일정 수준의 불행을

인정하고 공존을 받아들일 때

비로소 행복이 수반된다는 사실은

그동안 없애야만 한다고 생각했던

나쁜 기분의 가치를 재평가하고

이런 불행이 가진 유용성이나 필요성을

깨달을 수 있는 시간이기도 했다.


일상에서 수시로 마주하게 되는

분노나 슬픔의 감정,

타인의 시선 아래 번번이 넘어지고

좌절하게 될 때 느껴지는

위협이나 끓어오르는 감정에 대해서도


즉각적으로 반응하지 않고

잠시 감정을 억누르며 일부러 시간을 멈춘 뒤

그 끓는 감정 속 '나'의 모습을

바라보는 메타인지를 통해

원치 않은 감정을 다른 감정으로 대체하고

효과적이고 건강하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겠다는 기대감으로 이어졌다.


여기까지 발걸음을 따라오니,

이제는 감정 관리를 함으로써 생겨난

시간, 주의, 에너지를 어디에 쏟을 것인지

어디에 집중하고 무엇부터 해야 하는가

하는 의문이 따라온다.


그러한 의문에 저자들은 우리가 집중해야 할

삶의 기초에 대해 역설하는데,

우리 삶을 이루는 가장 큰 네 가지 기둥인

가족, 우정, 일, 믿음이라는 초석들을

굳건히 세워놓으면

어떤 외부의 풍파에도 흔들리지 않는

삶의 기초를 다질 수 있다고 확신하며


가장 가깝기에 어려운 가족과의 관계,

쓸모에 상관없이 애정만으로도 유지될 수 있는

진정한 우정의 필요성,

건강한 밥벌이와 커리어 모델,

현실에서의 고통과 번뇌를 이해할 수 있는

영적인 존재에 관한 믿음까지

고통에 쉬이 휘둘리지 않는

견고한 삶에 대한 다양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두 저자가 전문적이고 깊이 있게 파헤쳐 온

'행복의 과학'은

그들이 세운 이정표를 따라오도록

이끄는 것이 그치지 않고,


책을 읽은 각자가

스스로와 깊은 대화를 나눔으로써

행복할 방법을 배우고 익히지 못해

행복하지 못했던 사람들이

스스로 유예했던 행복을 직접 결정할 수 있게

지지와 응원을 보내주는

저자들의 친절하고 똑똑한 설명은

단단하고 따뜻한 위로로 다가왔다.


파랑새를 찾기 위해 머나먼 여정을 떠났다가

집에 돌아와서야 집 문에 매달린 새장 안에서

파랑새를 찾게 된 동화 속의 이야기처럼


스스로 행복할 방법에 대해서는

생각해 보거나 배우려 하지 않고

누군가 내 손에 행복을 쥐여주기만을

기다렸던 지난날이다.


책을 통해 삶을 마주하는 태도와

행복의 정의를 되짚으며

부끄러웠던 지난날을 반성해 볼 수 있었고,

또 어떤 마음가짐으로 임할 때

내가 원하던 삶에 한걸음 가까워질 수 있을지

이제서야 그 윤곽을 그릴 수 있게 된 것 같다.


허무감과 번아웃의 굴레에 빠졌던

지난한 과거의 시간들을 돌이켜보면

타인과의 비교로 스스로를 작고 위축되게,

때로는 불안하게 만든 것도

결국엔 내 인생의 키를 감정에게 넘겨준

내 스스로가 원인이었다는 것을

이제는 확실히 알게 되었다.


저자들의 가르침을 통해

행복은 목적지가 아닌 방향이며,

내가 원하는 만큼 행복해질 수 있다는

단단한 믿음이 앞으로의 삶을

조금은 다른 방향으로 살 수 있게끔

도와주지 않았나 싶다.


자신들이 깨우치고 아는 행복을 전하며

크나큰 행복을 느낀 그들의 고백을 본받아

나 역시 행복을 누군가에게 전할 수 있도록

'행복의 선순환'의 시작점을

만들어봐야겠다는 생각이다.



#도서협찬

#우리가결정한행복 #오프라윈프리 #메타인지 #인문 #베스트셀러

#북스타그램 #북리뷰 #책추천 #RHK북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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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 생활자
황보름 지음 / 열림원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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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세편살이라는 말이 있다.
'복잡한 세상 편하게 살자'라는 뜻의
한창 유행했던 사자성어식 표현으로,
바쁘고 정신없이 변해가는 현대 사회에서
애써 복잡함에 휘둘리지 말고 편하게 살자는
삶의 고단함을 달래고 위로해 주는 말이다.

나 역시 치열하게 매일을 살아가며
스스로를 다그치며 살아온 시간이 있었지만
결국에는 그렇게 살아본 경험의 끝에서
'복잡하게 살면 인생 복잡해진다,
단순하게 살면 인생 단순해진다.'라는
가르침을 배웠다.

그렇게 깨달은 시간 속에서
이만큼 스스로의 어깨를 누르며
잔뜩 힘주던 시간은 어느덧
조금 힘을 빼고 살아가는 것이 익숙한
오늘을 만들어 주었다.

이 책은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를 쓴
황보름 작가의 일상과 생활을 담은 에세이로
깊고 느리게 쉬는 숨을 통해
본인이 어떻게 변화할 수 있었는지,
'단순'이라는 키워드로 점철되는
복잡한 것도 소란스러울 것도 없는
단순하고 평화로운 삶을 채운
매일의 이야기를 담아내었다.

작가는 서른 무렵,
가족들과 사는 집에서 나와 독립생활자가 되었다.
혼자 사는 집이니 오직 나의 취향에 따라,
생활방식에 맞춰 공간을 꾸리게 되었고
꼭 필요한 것들만 들이며 부족한 것이 있으면
그때마다 조금씩 채워가는 경험을 통해
비로소 '나만의 삶의 방식'을 갖추게 되었다고 했다.

겉치레 없이 눈앞에 놓인 일과에 집중하는
다른 사람들의 일상에는
보이지 않는 그 어떤 질서가 있는 듯했고,
그리고 그 질서를 따라
삶을 단순하게 다듬어가는 그들의 모습은
'나도 저렇게 살고 싶다'라는 마음으로 그녀를 이끌어,
닮고 싶은 마음을 쫓다 보니 어느새 그들처럼
단순한 삶을 이루게 된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오래도록 바라던 삶에 안착한 그녀는
필요하고 좋아하는 일들만 하는 매일 속
그 어느 때보다 뚜렷한 삶에 대한 만족감으로,
걱정과 시름은 내일로 넘기고
마음 놓고 마주하는 지금 이 시간 속
자신의 안에 힘이 차오르는 것을 느끼게 되었고

그 경험을 바탕으로 '단순 생활자'로서 깨달은,
잘 쉬고 잘 살기 위해 삶을 차근차근 다듬어간
자신만의 과정을 따뜻한 시선으로 펼쳐 놓았다.

매일의 사소한 행복에 감사할 줄 알고
내가 마주한 지금의 시간을
있는 그대로 만끽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머릿 속에 가지고 있으면서도
알면서도 내려놓지 못한 채
여전히 복잡한 삶으로 나아가며
스스로를 채근했던 시간이 나에게도 있었기에
나만의 생활과 삶을 차곡차곡 쌓아가는
그녀의 하루가 주는 의미가 참 컸다.

누군가는 밋밋하다 할 수도 있지만
큰 자극 없이 자신만의 생활 반경 안에서
단순하게 나를 채우는 한 사람의 모습은,
지금 이 정도로도 충분하다며
현재의 삶에 잠시 숨을 고르며 안도할 수 있는 기회로,
따스한 손길로 다독이는 위로가 되었다.

작가도 처음부터 단순생활자는 아니었다.
내가 그랬고 우리가 그랬듯,
몇 번이나 잘 쉬지 못해 삶이 꺾이는
경험을 하고 나서야 잘 쉬는 것이 무엇인지
어렴풋이 알게 되었다고 했다.

사회적인 시선이나 압박, 불안 등에서 벗어나
단 한 시간, 단 하루라도 가벼운 상태가 되어
꼭 해야 하는 일만 쫓는 게 아니라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는 단순함이
나의 평화, 행복을 가져온다는 그녀의 깨달음은

남들이 보기에 대단한 무언가가 아니더라도
충분히 나에게 힘을 주는 '나만의 세계'를
만들어야 제대로 행복하게 살 수 있다는
단단한 신념을 배울 수 있게 해주었고

단순하고 평화로운 세계가 가져다주는 힘을 깨달으며
한걸음 더 앞으로 나아가게 된 그녀의 생활과
불필요한 것들은 걷어내고
오롯이 나로부터 시작되는 것들로
명랑하고 안온하게 내 세계를 채우며
삶을 단순하게 다듬어가는 작가의 이야기는

그녀를 새로운 삶의 방식으로 이끌었던
'닮고 싶은 인생을 사는 사람'처럼,
나 역시 그녀를 닮아가고 싶다는 마음으로 이끌었다.

무엇이든 힘을 빼는 것이 세게 힘을 주는 것보다
되려 더 어렵다고 한다.
쉽게 단순한 삶을 쫓으며 사는 듯 보여도
꼭 필요하고 중요한 것들만 곁에 두기 위해
수많은 마음속가지를 쳐내는 시간들이
어찌 간단하기만 했을까 싶다.

이제부터라도 한 시간, 하루의 한 조각에
의식적으로라도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쫓아,
나만의 작은 성취와 행복을 만끽하면서
단순 생활자의 삶에 가까워질 수 있게
애써봐야겠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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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방꽃상 - 박미영의 교방음식 이야기
박미영 지음 / 한국음식문화재단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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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금요일이면 부모님과 함께
온 가족이 TV 앞에 모여 앉아
아이슬란드에서 한식을 판매하는
프로그램인 〈서진이네 2〉를 보는 것이
꽤 기다려지는 시간이 되었다.

세계화 시대가 되어 각국의 음식을
이제는 어디에서나 쉽게 접할 수 있다지만
유럽의 섬나라에서 파는 한식,
추운 날씨에 잘 어울리는 꼬리곰탕은 물론
알록달록한 재료를 일렬로 줄 세워 담은
정갈한 비빔밥은 낯선 외국인들에게도
호기심과 궁금증으로 찾게 되는 메뉴다.

장사를 시작하기 전 출연진들은
'프렙'이라는 이름으로
그날 판매할 메뉴에 들어가는
재료들을 준비해 손질하고
밑 작업하는 시간을 가진다.
많지 않은 메뉴이지만 그 준비 시간은
최소 3시간 이상 걸린다.

소꼬리의 핏물을 빼고
장시간 끓여 거품을 제거하고,
고기가 잘 떨어지도록 푹 삶아내는
곰탕도 손이 많이 가지만

각종 재료를 가늘게 채쳐 썰고,
나물을 데쳐내어 버무리고 볶아내며
수없는 번거로움을 거쳐야 하는 비빔밥은
그야말로 프렙의 시작과 끝을 맡는다고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작업량이 많다.

오죽하면 이 비빔밥을 주로 준비하는,
출연자만 너무 '혹사'하고 있다며
인터넷이 시끄러워질 정도였다.

이렇게 정성껏 만들어낸 비빔밥이
긴 준비의 시간을 거쳐 식탁에 오르면,
외국인들도 연신
'이건 사진으로 남겨야 해'하며
휴대전화를 들이대며 사진을 찍었고,
먹기에 앞서서도
이 예쁜 음식을 내가 망치고 있다며
아까워서 어떻게 먹나 싶어
숟가락이 쉬이 움직이지 않았다.

이 책은 바로 그 비빔밥의 모태이기도 한
진주 화반에 대해 담아낸
특별한 음식 이야기이다.

방송에서 현대식으로 만든
비빔밥 한 그릇에서도 탄성이 나오는데,
우리 조상들이 진주교방에서 만들어낸
그 비빔밥에는 무려 열여덟 가지의 재료가 들어가
마치 꽃과 같은 비주얼을 가졌다고 한다.

비빔밥 하면 전주, 정도만 떠올리던 나에게
진주성 전투의 혈투를 떠올리게 하는
진주의 비빔밥 이야기는,
삼국시대부터 일제강점기 근대에 이르기까지
천년이 넘은 역사를 추적해가며
동아시아를 휩쓸었던 고대 유교문화와
실록에 담긴 식문화, 식재료의 유통과
반만년의 역사를 지닌 한반도의 음식에 담긴
사연을 만나볼 수 있게 해주었고

하나의 밈으로 "Do you know bibim-bop?"
하고 웃으며 그 음식이 가진 역사와
정성스러운 손길에 대해서 생각해 보지 않았던
작금의 우리들에게,
흥미진진하고 깊은 그리고 묵직한 울림을 주는
진주 화반의 복원 과정은
하나의 음식을 바라보는 좁은 시야를 깨주고
새로운 의미를 깨닫게 해주는
고마운 계기가 되지 않을까 싶다.

교방 지기였던 외할머니,
어머니의 솜씨를 떠올리며
자연스레 유년 시절의 추억으로 기억된
진주교방 음식들의 풍류와
음식을 만드는 자세를 배운 저자는

'진주 화반'을 복원하기 위해 수없이 많은
추적을 이어가면서,
스스로에게 그리고 우리들에게
묵직한 화두를 던짐으로써
한식 세계화를 향한 큰 울림을 주었다.

관청이 밀집해 있어 드나드는 관리들이 많고,
부유층이 많아 음식을 풍족히 차리며,
산과 바다에 있어 식재료의 유통이 원활하고
도성과의 거리가 멀어 제재가 닿기 어려워
화려해진 진주 식문화의 특징을 되짚으며

궁중보다 더 화려했던 접대상으로
궁중에서의 접대상을 받고는 지방만 못하다며
화를 내었다는 재미있는 사실을 소개하며
흥미를 자극하기도 했고,

소고기 육회가 올라가는 진주 화반은
날 것 그대로를 올리는
유교식 제사에서 시작된 유래를 쫓으며,

단순히 음식이 가지는 맛으로서의 가치나
들어가는 재료의 특별함 만을 나열하지 않고
그 기원과 시대적인 배경은 물론
상차림이 의미하는 바까지
하나하나 진중하게 깨우쳐주며
진정한 의미의 '복원'에 한걸음 가까워지는
섬세한 과정을 함께 몸소 느낄 수 있게 해주었다.

항상 '이것저것 섞어서 고추장 넣어 비비면
그게 비빔밥이지' 싶은 생각으로
'대충 만든 메뉴'라 썩 좋아하지 않았던 메뉴를
저자의 정성스러운 진주와 반 복원 과정을
읽어 내려가며 '먹어보고 싶다'라는
생각으로 마무리하게 된 독서였다.

한 상에 수백만 원을 호가하는 거금의
고급스러운 지배층의 요리라는 점을 떠나
여러 사연을 가지고 역사의 흐름을 거쳐
그의 손을 통해 비로소 원래의 모습을 드러낸
진주 화반의 진면모를
제대로 만나보고 싶은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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