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에는 출근합니다 소원라이트나우 7
김선희 외 지음 / 소원나무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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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청소년의 아르바이트라 하면
갖고 싶은 물건을 사기 위해서,
공부하기 싫어 시작하는 괜한 일탈이나
혹은 생계유지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선택하는 일이라고 생각했던 게 사실이다.

그들이 아직 어리다는 이유로,
임시직으로 일하는 것이니
적당히 시간만 채울 뿐
책임감은 부족할 것이라는
편견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면서 말이다.

이 책은 그런 시선을 따끔하게 지적하듯
출근하는 다섯 청소년들의 이야기를 통해
아이들이 일하는 현실 속에서
자신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고,
또 일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스스로 헤쳐나가는 과정을 통해
한걸음 나아가는 용기 있는 모습을 담아내었다.

아르바이트 현장에서 만난
남자아이에게 반하게 되는 10대의
말랑말랑한 풋내 나는 로맨스는
또래의 청소년들에게는 공감과 기대로,
그들보다 이만큼 더 자란 어른들에게는
설렘으로 두근거리던
어린 날을 추억하는 시간이 되었고

아르바이트를 통해
내가 맡은 역할에 어울리는 행동을 하며
책임감 있게 누군가를 돕거나
이제껏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세계로
나아가게 된 아이들의 시간은

타인에 대한 이해는 물론
새로운 세계와의 만남,
내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뿌듯함과 성취감 아래
자신 안에 숨겨져 있던 새로운 감정을 발견하는
변화의 시작은 성장의 밑거름이 되어
지켜보는 이로 하여금
따스한 응원의 마음으로 웃음 짓게 했다.

노동을 통해 청소년들이 느끼는
뿌듯함과, 성취감 같은 성장이라는
긍정적인 측면 외에도
아직 미성년자라는 이유로 제대로 된
근로환경을 갖춰주지 않는 우리의 현실을
따갑게 꼬집기도 했는데

근로계약서에 명시된 휴식시간을 보장하지 않고
대신 돈을 더 주겠다며 정해진 시간을 넘어서
초과근무를 강요하는 분위기나
제대로 된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거나
혹은 계약 내용을 충분히 설명하지 않고서는
이를 악용하는 악덕업주인 어른들,
그들 자체를 도구나 부속처럼 여기는
책 속의 상황들은

픽션이 아니라 실제 우리 현실의 모습을
날 것 그대로 담아내었기에
이를 묵과하고 있는 모든 어른들에게
경각심을 불러일으켰다.

근로현장에서 정당한 노동을 하고도,
혹은 정해진 시간보다 더 많은 일을 하고도
어리다는 이유로 쉽게
그들의 노동가치를 폄하하고 악용하는
업주들의 모습은
단순히 현실을 꼬집는데 그치지 않고
앞으로의 노동 현장에서
우리가 어떤 것을 개선해나가야 할지
되돌아보고 반성하게 하는 계기가 된 것이다.

경험하지 못했던 노동을 통해 낯선 세계에서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고 자립해나가는
아이들의 노력처럼
이들을 고용하는 어른들 역시
그들이 일을 통해 자기 안에 숨겨져 있던
삶의 의욕이나 무언가를 해보고 싶은 마음,
그리고 가능성을 끄집어낼 수 있도록
지지해 줄 수 있는 태도로
부끄럽지 않은 어른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이다.

각자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는
다섯 청소년들의 아르바이트 이야기는
누군가에게는 큰 힘이자 위로로,
어떤 측면에서는 사회를 바꾸는 첫 단추로서의
역할을 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늘 아이들이 우리의 미래라 말하면서도
그들이 애써낸 용기의 발걸음을
마음 깊이 응원하고 지지하지 못했던
지금의 어른들에게

새로운 나를 발견하고 꺼내보는 연습으로
삶을 지속하는 힘을 만들어내는
낯설지만 대견한 스스로를 마주하는
청소년들이 깨달은 노동의 가치와 의미는
큰 울림이 될 것 같다.

그들이 그러했듯, 나 역시 내 안에 담긴
아직 발견하지 못한 무언가를 꺼내보기 위해
용기 있게 새로운 경험으로 나아가
매일을 내디뎌야겠다는 다짐이다.

고군분투하는 과정 속
낯설지만 대견한 나를 마주하게 된
수많은 청소년들이 만들어갈
미래의 사회는 어떤 모습일지 기대된다.

마냥 청소년의 아르바이트에 대해
곱지 않은 편견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던 나에게
좋은 인식 전환의 계기가 된 독서였다.

한창 나의 정체성이 무엇인가,
내가 어떤 사람인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스스로에게 물음표가 가득한 사람에게도
아직 장래희망도 꿈도 찾지 못해
고민이 많은 청소년들에게도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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