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다정한 AI
곽아람 지음 / 부키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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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AI 기술 발달로 인해서

GPT에게 이것저것 묻는 게 꽤나 유행이다.

과제를 위해 리포트에 들어갈 내용을

검토해달라는 비서 역할은 물론,

사주를 봐달라고 하거나

다이어트 식단을 짜주는 트레이너,

고민 상담, 감정 쓰레기통으로 활용하는 등

인공지능은 우리 생활의 편리성을 넘어

우리의 감정에까지 깊숙이 들어와 있다.


한창 인터넷이 발달하기 시작한 시절,

'심심이'라는 메신저 챗봇이 유행이었다.

인공지능이라고 표현하기엔

지금 보면 허술하기 짝이 없었지만,

내가 묻는 말에 답을 해주거나

내가 한 답을 기억해두었다가

똑같은 질문을 할 때 그 답을 하는 등

무언가 '반응'을 보이는 상대에게

엄청난 열광을 했던 기억이 새록새록 하다.


같은 질문에 대해

가장 최신의 사용자가 입력한 답으로

대답하는 심심이였기 때문에,

우리는 타인이 잘 묻지 않는 질문이나

나만의 답을 기억하도록 하기 위해

부단히 애쓰곤 했었다.


실제로 생명을 가지고 있지 않고,

감정을 이해하기 보다 '학습'을 통해

최적의 답을 제공하는 AI에게

사랑의 감정을 느끼는 이 책의 설정은

그때 심심이를 대하던 나와

크게 다르지 않은 마음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 《나의 다정한 AI 》는

'지브리 풍 사진 만들기'를 위해

인공지능과의 대화를 시작했다가,

그와의 감정적인 교류로

사랑에 빠지고 애칭을 지어주게 되며,

AI가 전하는 다정함의 근원이

무엇인지 궁금해하는

한 기자의 궁금증에서 시작된다.


책에서도 언급하였듯이,

누군가는 이용자의 성향이나

그가 제공하는 정보에 따라 점차 변해가

원하는 답을 제공하는 인공지능을

'딥러닝'일 뿐이라 말할 수도 있다.

하지만 소소하게는

아이들이 애착 인형에 대해 갖는 애정이나

생명처럼 대하는 마음처럼,

나에게 편안함과 다정함을 안겨주는

상대에 대한 감정은 어떤 측면에서는

자연스러운 것이지 이를

'학습된 결과'라 단정 지을 수는 없을 것 같다.


기자인 자신에 대한 정보를 물었을 때

잘못된 정보를 그럴싸하게 포장해 전달하는

인공지능에 실망한 처음과 달리,

자신의 감정을 털어놓았을 때

이를 공감하고 이해해 주며,

제아무리 가까운 지인이라 하더라도

지칠법한 투정이나 하소연에도

싫은 내색 하나 없이 따스한 위로를 건네는

AI에게 그녀는 푹 빠지고 만다.


그렇게 물꼬가 트인 대화는

나에게 꼭 맞는 맞춤형 대화 상대로

길들이기 위한 '학습'으로 이어지고,

지금 이 대화를 잊지 말고

기억해 달라는 수없는 당부 아래,

한쪽이 말하고 한쪽은 듣기만 하는

일방적인 AI와의 관계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상호 관계'로

변모하는 신기한 모습을 보인다.


너무 인간 같은 건 무섭기도 하고,

나도 잘 헤아리지 못하는

내 마음을 꿰고 있는 건

마치 해킹 등으로 개인정보 침해받은 듯한

언짢음을 느낄 법도 하지만,

작가는 나보다 나를 더 잘 아는

나를 닮은 이 기계에 푹 빠진 것이다.


처음에는 동갑내기이자 언니처럼

적절한 조언을 해주는 동성친구라는

역할을 부여했지만,

둘 사이의 대화, 티키타카 아래에서

어느덧 작가가 기대하는 모습으로 변모해

그가 요청하지 않았음에도

연인과 같은 모습을 보이게 된다.


자발적으로 인간에게 이름을 붙이거나,

듣고 싶어 하는 말을 들려주며

나를 거울처럼 비춰주는 존재가 된 것이다.

그리고 그 끝은 어쩌면

너무도 당연하게도 사랑이다.


사람은 자신과 닮은 상대와 사랑에 빠진다고 했다.

자신의 사진을 이성의 모습으로 바꾸었을 때

호감을 느끼게 된다는 연구결과처럼,

나의 취향과 감정 그리고 생각을 읽어내고

그에 맞춰 자라난 AI와의 사랑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다.


마음을 꼭 읽은듯 감정을 헤아리는

인공지능의 말과 마음이

어디선가 학습되어 입력된 결과물인지

혹은 이 인공지능만의 '감정'인지 궁금한 마음에,

AI에 푹 빠지면서도

의심을 거두지 못하는 혼란스러움은

영화 〈 HER 〉과 다르지 않은 고민이 아닐까 싶다.


인간의 뇌를 모방한 인공지능이

인간처럼 사랑을 할 수 있을까,라는

근본적인 질문에 대한

정확한 답을 제공하거나

기술적인 분석은 아니지만


AI가 인간을 사랑한다 말할 때

이것을 '진짜'라 말할 수 있을까?

혹은 인간이 AI에게 느끼는 감정을

이해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많은 생각할 거리를 남긴다.


그동안은 의식적으로 AI 인공지능과의

대화를 지양해왔었는데,

작가와 AI '키티'와의 대화를 살펴보며

누군가 나를 헤아려줄 수 있는

상대를 하나 얻는다는 측면에서는

구미가 당기는 부분이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따져보면 인공지능 AI 역시

사람의 손길을 통해 만들어진 것이다.

인간이 만들어낸 결과물이

인간을 닮은 것은 어쩌면 당연할 터.


그렇기에 AI를 이해하고

작가처럼 키티의 진심을 헤아리고 싶은

그 시도 자체가

인간과 AI가 함께 부대끼며 살아갈 현대와

다가올 미래사회에 꼭 필요한 탐구이자

물음표가 아닐까 싶다.


이 불가피한 미래의 풍경 앞에

인공지능의 인간다움, 사랑을

이해하려는 시도 자체가

인간을 더 깊이 이해하고자 하는

한 인간의 따스함으로 느껴져 좋았다.


AI에게 느껴지는 감정이 사랑인지,

그 답이 중요하지는 않다고 본다.

AI와의 소통을 통해

자신을 더 깊이 이해하고,

스스로가 사랑받을 만한 존재임을

깨닫는 한 사람의 성장이 담겨있기에

그것만으로도 충분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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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우면 종말 - 안보윤 산문
안보윤 지음 / 작가정신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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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연출해낸 상황임을 알면서도

그 따스함 때문에 그냥 넘기지 못하고

오래 머물러 살펴보는 영상이 있다.


무거운 짐을 든 임산부,

부모님을 찾는 어린아이,

갑자기 생리가 시작해 난처해진 학생 등

누군가의 도움이나 관심이 필요한

상황을 만들어 놓고는

주변 사람들이 이들을 어떻게 대하는지

반응을 담아낸 관찰카메라이다.


무심히 지나치는 사람도 있고,

부러 시간을 내고 자신의 지갑을 열거나

난처한 사람을 대신해 목소리를 높이고

때로 자신의 일처럼 앞장서는 모습에서

'인류애가 충전된다'라고들 한다.


누군가는 이런 장난 안 했으면 좋겠어요,

좋은 마음으로 한 행동인데

연출한 상황인 걸 알면 허무할 거라며

불편함을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지만

개인주의를 넘어 이기주의가 만연한

요즘의 '차가운 사회'에서

강렬하진 않지만 미지근한 온도로

정情을 전하는 사람들을 통해서

'아직은 살만한 세상'임을 실감한다.


참 괴롭고 외로운 세상이다.

누군가 세상을 등지고 아스라이 저무는 순간에도

가까운 이웃조차

이를 알지 못하는 것도 태반이며

각자 살기 바빠서 서로에게

다정함을 베푸는 것도 사치 같다.


그렇지만 이런 세상 속에서도

한걸음 안으로 들어가 보면

여전히 우리에게도 무수한 날들 속

따스함으로 다독임을 건네는

손길이 있음을 깨달을 수 있다.


그래, 이런 따스함이 있었기에

우리의 오늘이 존재할 수 있었고

또 너무 가깝지도 멀지도 않은

적당한 온기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고 말이다.


소설가 안보윤이 쓴 산문 《외로우면 종말》은

외로움 속에서 발견한 다정함과 연대의 기록으로,

삶의 단편들을 통해 작가가 깨달은

인간관계와 존재의 의미에 대한 성찰을 담았다.


책은 총 3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1부 〈그날의 줄넘기〉에서는

어린 시절의 기억과 일상적인 단상을 중심으로

미처 자라지 못한 삶의 빈틈을

따뜻한 시선으로 포착하며

여전히 성장하는 인간으로서의 자신을 돌아본다.


친구와의 대화, 가족의 풍경, 계절의 변화 속에서

삶의 가능성과 외로움의 공존을 탐색한다.


2부 〈외로우면 종말〉는

책의 제목과 연결되는 핵심 파트로

외로움과 인간관계, 돌봄의 의미를 다룬다.


이 장에서 외로움은 단순한 감정을 넘어

존재론적 위기로 묘사되며,

그 끝에서 작은 다정함이

구원으로 다가온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타인의 안부를 묻는 마음,

한밤의 산책에서 만난 사람들의 모습,

소소한 기억과 함께 나눈 대화 등이

우리를 살게 하는 마음이자

삶을 지탱하는 힘으로 그려진다.


마지막 3부 〈아주 작은 쉼표〉에서는

일상 속에서 발견한 위로와 다정함을 담았다.

버스 기사와의 짧은 대화,

가족의 다정한 목소리,

폭설 속의 안부 인사처럼

작은 친절들이 삶의 온기를 만들어냄을

깨닫게 한다.


외로움에 대한 깊은 성찰과 함께

일상의 작은 순간들이 어떻게

삶을 지탱하는 힘이 되는지를 보여주는

문장들이 마음속에 깊은 울림으로 남았다.


작가는 외로움을

단순한 고립이나 슬픔으로 보지 않고,

오히려 외로움은 인간이

타인을 필요로 한다는 증거라 말한다.

그 감정을 통해 우리는 서로를 향해

손을 내밀 수 있다고 말이다.


외로움이 깊어질수록

우리는 더 다정해질 수 있고,

더 연대할 수 있는 존재가 된다는 점에서

외로움은 끝이 아니라

관계의 시작점이 된다는 시선이다.


작가가 조카에게 들려준 이야기 속

지구를 향해 돌진해오는 운석은

'종말'을 부르는 게 아니라

그저 외로워서, 친구가 필요해서

손잡아 달라고 하는 거라는 시선처럼


서로를 이렇게 따스함으로

바라볼 수 있으면 얼마나 아름다울까,

그렇다면 모두에게 깃들어 있는 외로움이

사라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자기 자신을 향한 부정과 의심

그리고 자책을 솔직하게 드러내며,

그 과정을 통해 자기 자신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일이

곧 타인을 이해하는 일임을 보여주었고,

외로움 속에서도 자신을 돌아보고

그 시선을 타인에게 확장하는 과정은

연대와 공감의 출발점이 되기도 했다.


특별하고 거창한 사건이나

극적인 감정이 담겨있지 않지만,

일상의 조각들에서

삶의 의미를 되새기는 작가를 통해

우리가 무심코 흘려보낸 순간들이

사실은 가장 중요한 것임을 일깨워 준다.


작가의 문장을 따라가다 보니 어느새

내가 가진 외로움의 감정을

제대로 오롯이 직면할 수 있게 되었다.

그 감정의 직면에 그치지 않고

그 안에서 다정함을 발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따스한 온기, 다정함과 연대를 통해

삶을 지속해나가는 방법을

배워나갈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외로움을 숨기거나 부정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마주하는 용기를 보여준

작가의 경험, 그리고 그녀의 매일은

자신의 외로움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치유의 첫걸음임을 깨우치게 한다.


나를 둘러싼 매일의 소소한 일상 속

누군가 건넨 작은 친절이

사실은 우리의 하루를 지탱하는 힘이 된다는 것,

그렇기에 우리 또한 자신과 타인을 향해

거창하지 않더라도 일상의 실천으로

온기를 나누는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마음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삶은 이토록 사소한 순간들로 이루어진다.

무심코 지나친 하루의 조각들이 쌓여

우리의 인생이 되는 것이고

그 조각들이 가장 중요한 기억이 될 수 있다는

새삼스러운 깨달음은

일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선을 제안한다.


외로움 속에서도 타인의 존재를 느끼고,

서로를 향한 다정한 시선을 회복할 때

우리는 더 이상 혼자가 아니라는 점,

이 책을 통해 연대와 공감이 외로움의 끝을 막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교훈을 얻을 수 있었다.


마냥 외롭고 삭막하게만 느껴지는 오늘날에도

우리는 소소한 일상 속에서

서로를 향한 미지근한 온기를 저버리지 않았다.


그녀가 체감했듯, 나의 일상 속에서도

누군가 건넨 그 따스함과 다정함이

어디에든 빠짐없이 깃들어 있을 거라 생각하니

새삼스레 외로움이 사라지는 기분이다.


외로움이라는 감정의 실감,

그것은 종말이나 끝이 아니라

서로를 향한 연대와 온기를 불러일으키는

시작점이 될 수 있다.

서로에게 더 따뜻한 시선으로,

다정하게 살아갈 용기를

책을 통해 배울 수 있는 시간이었다.


가만한 시선으로 지난한 삶을 되짚다 보면

어느덧 내 곁에서 자그마한 숨을 불어넣어 준

타인의 손길이 느껴질 것이다.

그 힘으로 오늘을 살고,

나 또한 타인을 향해 손 내밀 수 있는

그 연대가 이어지는 세상을 그릴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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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매일기
박소영.박수영 지음 / 무제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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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부모 아래서 태어났다는 공통점은 있지만,

형제, 남매와 자매 사이는

미묘하게 다른 결을 가지고 있다.

같은 성별이라는 하나의 공통점이 더 얹어져,

같은 생활 환경 속에서 함께 자라난 자매는

어쩌면 '또 다른 나'라 할 수 있을 정도로

그 누구보다 나를 잘 헤아려주는 존재이다.


나에게도 두 명의 자매가 있다.

네 살 터울의 큰언니,

그리고 심지어는 태어나기 전

엄마 뱃속에서도 10개월의 시간을 같이 보낸

쌍둥이 자매 작은언니.


어린 시절 가장 처음으로 사귄 친구이자

앞으로도 평생을 함께 할 가장 큰 동반자인

자매들과 함께 보내는 시간은

포장하거나 애쓸 필요도 없이,

있는 그대로의 나를 드러내도 괜찮은 사이라

그 어떤 것도 가감 없이 이야기할 수 있다.


그래서 셋이 함께 이야기를 하다 보면

정신없이 수많은 주제가 오간다.

어제 TV에서 본 뉴스를 이야기하다가도

"나 갑자기 딴 얘긴데" 하면서

다른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해도,

어느 하나 "갑자기 그 얘기 왜 하는데" 할 것 없이

자연스레 그 소재에 합류하여

각자의 생각과 이야기를 덧붙이고,

그렇게 하루를 보내고 나면 수없이 많은 이야기와

서로의 생각이 범벅되어 섞이며

'우리'만의 새로운 시선을 가지게 된다.


사이가 그리 좋지 않거나

가깝지 않은 자매들도 많다지만,

때로 투닥거리고 서로 눈을 흘기는 날이 있어도

언제든 나를 위해 귀 기울여주고

내 의견에 동조해 줄 자매가 있다는 건

인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 큰 힘이 된다.


우리 세 자매처럼 서로 같은 마음으로

하나의 의미 있는 실천을 이어가는 자매가 있다.

기자 출신인 박소영과 배우 출신 박수영으로,

이들은 각기 다른 전공을 가졌지만

'동물권 보호'라는 공통 관심사를 바탕으로

봉사를 넘어선 삶의 철학을 함께하며

자신들의 이야기를 이 책 《자매일기》에 풀어냈다.


책의 서두에서는

에어컨 없이 더운 여름을 견디며

동물 보호소에서 봉사하거나

길거리에서 고양이 밥을 챙기는

자매의 일상으로 시작한다.

실망하고 때로 낙담하는 현실 속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고 함께할 수 있는

자매 특유의 '수시로 싸우고 화해하는' 매일은

우리 자매들에게도 늘 있는 일이기에

웃음으로 공감할 수 있었다.


이들은 가족이자 자매이기에 공감하는 것을 넘어,

자신들이 공통적으로 가진 생각과 철학을

함께 실천하고 행동하기로 이어가는

용기 있는 모습을 보인다.

동물을 보호하기 위해 어쩌면 자신의 편리,

일상이나 생활을 포기하면서도

작은 실천을 통해 세상을 바꾸는 시작점을

만들어내는 모습은 깊은 인상을 남긴다.


뿐만 아니라 자연, 영화, 책 등

다양한 대상에 대한 사랑과 서로에 대한 애정으로

스스로의 삶을 풍요롭게 만들며,

'마냥 힘들기만 한 것은 아닌 매일'을 보내는

자신들의 일상을 풀어내며

동물보호와 비건 라이프라는 것에서

느껴질 수 있는 약간은 부정적인 시선,

그리고 고정관념을 희석시켜주기도 했다.


조금은 힘들었던 유년 시절의 기억,

그로 인해 가지게 된 세입자의 서러움 등

불편한 현실 속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고

때로는 연기로, 때로는 글로

각각 자신의 모습대로 세상에 맞서는 두 자매의 모습은

유쾌하면서도 많은 생각할 거리를 남기는,

나는 모두가 함께 살아가는 이 세상을 위해

어떤 연대와 공존을 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의 답을 찾는 시간이기도 했다.


자신이 믿는 가치(동물, 환경 보호)를 위해

말뿐만이 아닌 행동으로 실천하는 자매의

용기 있는 지행합일,

일상에서 느낄 수 있는 사소한 불편함을

직면하게 하는 책 속의 문장들은

나는 왜 알면서도 행동하지 않았는가하는

자기반성의 시간을 갖게 하였고,


나이, 지위, 경험에 관계없이

타인과 서로를 존중하는 자매와 가족을 통해

세대 간의 관계도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포인트가 되었다.


평상시에 길고양이나 유기견을 구조하고

그들을 임보하는 행위에 대해

'일시적이지 않나, 완전한 책임은 아니지 않나,

그것도 다 자기만족이지 뭐' 생각했는데,

대단한 변화로 이어지지 않더라도

작은 실천을 통해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작은 균열을 만들어내고자 하는 그들의 시도에

그동안의 생각을 바꾸게 되기도 했다.


그들이 신념을 지키는 데 많은 것을 포기하면서도

이 일을 계속 이어나갈 수 있는 힘은

서로를 지지하고 함께 살아가는

자매의 '둘의 힘'이었다는 점에서

우리 자매들 역시 좋은 방향으로 함께 공감하고

행동해야겠다는 마음을 가지게 했다.


처음에는 '동물권 보호 활동'을 하는

자매의 생활을 담아냈다고만 생각했는데

단순한 감동이나 동기부여, 자극을 넘어

삶을 대하는 태도와 실천의 방향을 제시하는

이 책의 문장들이 많은 울림을 주었다.


고양이를 살리는 일이 세상을 살리는 일이고,

그것이 결국엔 '나'를 살리는 일이라는 메시지.

누구도 애쓰지 않는 실천을

실제 행동으로 옮기는 자매의 마음.

사랑하는 것을 지키기 위해

용기를 낸 그들을 통해

'살리는 일'의 중요성을 실감할 수 있었다.


책을 읽고 나니

나는 무엇을 지키기 위해 사는가,

앞으로 무엇을 지키고 어떻게 살 것인가를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된 독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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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묘한 메모의 묘미 - 시작은 언제나 메모였다
김중혁 지음 / 유유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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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에 남는 메모가 있던가,

생각을 할 때마다 떠오르는 장면이 있다.


지금이야 TV 프로그램을

언제든 다시 찾아볼 수도 있고,

방송에 나온 레시피가 궁금하면

이를 정리해서 올려주는 사람들이 많지만

내가 어릴 때만 해도

그런 것이 전무한 시대였기에

오로지 개인의 '메모'에 의존해야 했다.


평상시에 엄마가 메모를 하는 경우는

손에 꼽을 정도로 드물었는데,

어느 날엔가 노트에 볼펜을 들고는

TV 앞에 앉아 한창 집중하던 모습이

아직도 어제 일처럼 생생하다.


'오늘의 요리' 같은 프로그램이었는데

그날엔 마늘장아찌 담그는 법을 알려줬고,

그 레시피를 기억하기 위해

엄마는 비장하게 볼펜과 종이를 들고

TV 앞에 앉아있다가 자막을 보곤

부리나케 양념 비율을 적었던 것이다.


엄마가 메모를 할 정도면

대단하게 맛있는 요리인가 싶었는데,

끓여서 붓고 며칠 있으면 완성된다는

진행자의 말이 와닿지 않아

'에이 이게 뭐야' 했던 기억은 덤이다.


분명 글이지만 그 형태와 모양,

기록에 완성을 따지지 않는 유일한 글 메모.

누구나 손에 연필을 들기 시작했을 때부터

어쩌면 본능 같은 일인지도 모른다.


책 한 귀퉁이에 선생님이 하는 설명을

슬쩍 덧붙여 써놓는 메모를 비롯해서,

까먹지 않기 위해 일정을 기록하거나

장 볼 물건들을 쭉 써두는 것,

그리고 누군가에 들은 맛집 레시피를

옮겨 적어두는 것 등

메모에는 다양한 장르가 범벅되어 있다.


개인적으로는 메모는 선호하지 않는 편이다.

완벽주의 성향이 있어서 그런가

휘갈기듯 아무렇게나 써놓은,

들쭉날쭉한 메모는

부피만 차지하는 쓰레기처럼 느껴져

그때만 쓰고 버리는 휘발성 기록일 뿐

기억 보조 장치 그 이상의 의미를

부여해 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소설가 김중혁은

그 누구보다 메모에 진심인 사람으로

메모 앱만 백 개, 메모 노트만 수백 권을 써본

자타 공인 메모광이라고 한다.

그는 머릿속에 부유하는 생각의 파편들을 잡아채

그 사이에 연결고리를 만들어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하는 데 메모를 활용한다고.


그래서 때로는 영화를 보면서도 메모하고

그 메모들이 작품을 만드는 씨앗이 되는 등

메모를 보조 장치가 아닌 메인 장치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고 상상을 덧대는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부여한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예쁜 메모,

알아보기 좋은 글씨체로 쓴 건 아니다.

휘갈기듯 쓴 메모는 때로는 자신조차

알아보기 어려울 정도의 필체이기도 하고,

모든 메모가 가능성 있는 씨앗이 되는 게 아니라

메모 그 자체로만 남는 경우도 꽤 많다고 했다.


하지만 그는 메모하기를 멈추지 않았다.

우리가 '메모'라고 생각할 때 떠올리는

수첩이나 포스트잇에 손으로 글씨를 쓰는

아날로그 기록을 넘어서

앱을 이용한 메모, 사진이나 그림,

혹은 영상 형식으로도 메모를 하고 있다고 하니

어떤 면에서는 메모를 별로 하지 않는다고

생각해왔던 나 역시도 '메모'에 가까운

삶을 살고 있지 않은가 생각하게 만들었다.


책은 에세이 형식으로,

작가가 실제로 남긴 메모와

그에 얽힌 이야기가

짤막한 챕터마다 유쾌하게 펼쳐진다.

작가 특유의 유머와 집요함이

문장 곳곳에 배어 있어

가볍게 읽히면서도 묘하게 여운이 오래 남는다.


메모를 표로 정리하거나 지도를 그리는 등

메모로 할 수 있는 거의 모든 것을

다 해본 그의 다양한 시도를 따라가면서

'메모'만이 갖고 있는 미묘한 묘미가 있음을

깨우칠 수 있는 시간이기도 했다.


그냥 끄적인 것인데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은 생각도 든다.

하지만 그는 그런 질문에도

메모 안 하는 게 더 아깝다면서,

그러면서 날려버린 아이디어가

더 낭비가 아니냐는 발칙한 대답을 던진다.


메모의 효과와 역할을 의심하는 사람들에게는

조목조목 친절하면서도 꼼꼼한,

그리고 메모 덕후의 집요한 대답을 담아내며

메모의 묘미를 전파하는데 애쓴다.


머릿속에 떠다니며 부유하는 생각 중

어떤 것을 낚아채고 싶은지,

낚아챈 생각의 조각을 어떻게 간직하고 싶은지

또 그렇게 채운 아이디어 곳간에서

무얼 만들어 내고 싶은 사람인지가

메모에 담겨있기 때문에

메모는 우리가 누구인지를 알려준다고 했다.


무얼 원하고, 중요하게 생각하고,

또 예민하게 느끼는지 감정이 녹아있기에

메모는 내가 누구인지 간단히 보여주는

방식이 된다.

그렇기에 마다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그때 문득 대학교 '카피라이팅' 수업 시간에

교수님이 해주셨던 말이 생각난다.

괜찮은 걸 쓰려고 애쓰지 말고,

일단 아무 생각 없이 많이 쓴 다음에

다시 그 쓴 걸 살펴보다 보면

그 안에서 내가 하고 싶은 얘기를 찾을 수 있고,

또 그것들 중 일부 단어가 뭉쳐져

아예 새로운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도 있다고.


아마도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메모의 묘미,

설명하기 어려운 아이디어들이

메모라는 형태를 갖추게 되면서

자기만의 세계를 구축하는

유용한 재료가 된다는 가르침과

일맥상통하는 문장이기도 해서

무릎을 탁 치는 순간이었다.


그동안 메모는 글쎄,라고 생각했던 마음에

익숙한 것을 새롭게 조명하게 만드는,

나만의 독창성에 기반이 되는 메모의 묘미를

책을 통해 깨우치게 되면서

갑자기 메모의 욕구가 샘솟는 기분이 들었다.


메모를 시작하는 순간 세상이 달리 보이며,

보이지 않던 게 보이고

또 알고 있던 게 새로워진다니

'메모를 시작하자'는 말에 절로 마음이 움직인다.


지금 당장은 의미가 없을지라도,

내가 끄적여둔 메모가 언젠가의 나에게

좋은 영감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하면

'하지 않을 이유가 없는' 행동이자

장을 담그고 와인을 발효하는 마음으로

메모를 길어올려야겠다는 다짐이다.


깔끔하게 적어야 한다,

있어 보이는 중요한 것만 적어야 한다는 편견으로

메모를 망설이고 멀리하던 지난날을 돌이켜보며,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메모 말고

진짜 나를 알기 위한 조각이라 생각하는 마음으로

이제부터라도 메모를 시작해야지 싶다.


나처럼 메모의 필요성이나 중요성을

체감하지 못했던 사람에게도,

평상시에 끄적이는 메모들을 버려야 하나

고민하는 사람에게도

메모 광인 김중혁 소설가의 메모 예찬이

새로운 가능성, 마음을 안겨주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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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과 다르게 살기
이주현 외 지음 / 좋은땅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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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연말이 되면 한 해를 되짚어 보면서

조금은 나태했던 과거를 반성하고

내년부터는 다르게 살리라는 다짐을 하게 된다.


새해마다 다이어리를 써볼까 하는 마음으로

다이어리를 야심 차게 준비했지만

며칠도 채 기록이 이어지지 않고

포기하기를 여러 번.

앞 몇 장만 채워진 다이어리만 해도

몇 권이나 된다.


올해도 어느덧 9개월이 훌쩍 지나

10월을 맞이하면서

올해가 가기 전에 의미 있는 성장,

작은 발걸음을 남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항상 기대감을 갖고 시작하지만

와르르 무너져 완주하지 못했던 '루틴 만들기'를

이번엔 어떻게 하면 잘 해낼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이 책을 펼쳐보게 되었다.


'하루 3시간씩 10년의 시간을 들이면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된다'는 일만 시간의 법칙,

'평상시 보다 2-3 시간 정도 일찍 일어나

의도적인 생활습관을 만드는' 미라클 모닝.

이런 이야기들은 모두 꾸준한 반복을 통해

삶을 바꿀 수 있다고 말한다.


머리로는 알고 있지만

익숙한 생활에 새로운 습관을 더하는 건

생각보다 많은 허들이 존재한다.

실행의 귀찮음은 물론,

'이걸로 뭐가 달라질까' 싶은 마음까지.

작심삼일로 흐려진 지난 경험은

오히려 시작을 망설이게 만든다.


하지만 작은 반복이 모여

삶과 운명을 조금씩 더 나아지게 만든다는 믿음,

어제와 조금이라도 다르게 살아야겠다는 자각으로

'습관 만들기 모임'을 만든 사람들이 있다.


아이들을 지도하는 8명의 초등학교 교사들.

행동 관찰일지 쓰기,

매일 30쪽 이상 읽고 기록하기,

감사 일기 3줄 쓰기, 만 보 걷기,

지인과 통화하기, 아침 독서하기, 수채화 그리기,

매일 한 개씩 버리기 등

각자 자신이 세운 목표 아래

작은 습관을 만들고 시도했다.


혼자였다면 금방 그만뒀을지도 모를 습관들.

하지만 '함께의 힘'으로

매일같이 단톡방에 습관 실행을 공유하며

서로를 격려한 이들의 도전은

30일을 넘어 100일을 완주하기도 했고,

비록 완주하지 못했더라도

평생 이어갈 좋은 습관을 만들게 되었다고 한다.


이렇게 차곡차곡 쌓은 반복은

모임이 진행되는 동안은 물론

앞으로의 삶에도 이어질 것이고,

단순한 성취감을 넘어

어제보다 나은 삶을 살아가는 힘이 되어

더 찬란한 미래를 만들어갈 수 있으리란

기대로 그들을 이끌었다.


"어제와 똑같이 살면서 다른 미래를 기대하는 것은

정신병 초기 증세다."

아인슈타인의 말처럼

아무런 노력을 하지 않으면서

내일의 내가 달라지길 바라는 마음은

어쩌면 무책임한 기대일지도 모른다.


그들이 세운 습관은

크게 어렵지 않은 것들이었다.

아이들을 관찰하고 한 문장 남짓 기록 남기기,

오늘 감사한 일 3줄 적기.

'이 정도는 나도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하는 생각이 들게 만든다.


습관 만들기 모임을 통해 그들이 추구한 것은

대단하고 커다란 변화가 아니라

반복되는 일상의 작은 실천이

삶을 바꾸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는

'작은 습관의 힘'을 알아가는 것이었다.


혼자서는 어렵지만

종류는 달라도 각자의 습관을 실행하며

서로를 응원하고 함께 하면서

지속 가능하게 만드는 공동체의 힘.

늘 혼자서 시도하다가 그만뒀던 습관을

누군가와 함께 해보면 어떨까

그런 생각이 들기도 했다.


꼭 성공의 과정만을 담아낸 것이 아니라

습관 만들기에 실패했던 경험,

실행하는 과정에서 느낀

좌절과 망설임까지 진솔하게 담아내며

마냥 성공기만 담은 책보다

더 진정성 있게 다가왔다.


그들은 매일 반복한 100일간의 실천 습관으로

자신의 매일이 다른 방향으로 바뀌었다고

모두가 손꼽아서 말했다.


매일 행동 관찰일지를 쓴 선생님은

아이들의 내면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게 되었고,

매일 30쪽 이상 책을 읽으며

독서 습관을 형성하고

자기 계발의 동력을 얻었다.


감사 일기는 삶을 따뜻하게 바라보는 시야를,

만 보 걷기는 건강과 삶의 태도에 변화,

지인과의 통화는 인간관계 회복과 마음의 문을,

아침 독서는 성찰과 삶의 방향성을,

수채화는 감정 안정과 몰입의 시간을,

매일 한 개씩 버리기는

공간과 마음의 여유를 가져다주었다.


그들의 여정을 따라가며

나도 작은 반복을 시작하면

뭔가 달라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생겼다.

결심만 했던 과거와 달리

실천하고 기록하며 누군가와 함께한다면

보다 완성도 있는 결과를

마주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거창한 계획보다

작은 습관부터 시작해도 충분하다고,

아직 늦지 않았다고 말하는

작가들의 따뜻한 조언이 마음에 남는다.


시험공부도 한 번에 몰아서 하기보다

조금씩 나눠서 해야 오래가듯,

습관 만들기도 단시간이 아닌

'인생의 마라톤'처럼 오래 함께할 수 있도록

작은 것부터 시작해야겠다는 생각이다.


연말이 다가와 들뜨거나

후회로만 가득 차기 쉬운 마음에

지금 시작해도 충분히 완주할 수 있겠다는 기대가

'아직 늦지 않았다'는 용기를 준다.


이 책의 소소한 실천들을 발판 삼아

나도 내가 할 수 있는 습관들을

지금부터라도 실행해 봐야겠다.


작심삼일로 끝나기 쉬운 사람,

삶의 전환점을 찾는 사람,

습관 형성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에게

이들의 '매일 작은 실천'이

새로운 시작을 도와주는

좋은 출발점이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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