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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매일기
박소영.박수영 지음 / 무제 / 2024년 8월
평점 :















한 부모 아래서 태어났다는 공통점은 있지만,
형제, 남매와 자매 사이는
미묘하게 다른 결을 가지고 있다.
같은 성별이라는 하나의 공통점이 더 얹어져,
같은 생활 환경 속에서 함께 자라난 자매는
어쩌면 '또 다른 나'라 할 수 있을 정도로
그 누구보다 나를 잘 헤아려주는 존재이다.
나에게도 두 명의 자매가 있다.
네 살 터울의 큰언니,
그리고 심지어는 태어나기 전
엄마 뱃속에서도 10개월의 시간을 같이 보낸
쌍둥이 자매 작은언니.
어린 시절 가장 처음으로 사귄 친구이자
앞으로도 평생을 함께 할 가장 큰 동반자인
자매들과 함께 보내는 시간은
포장하거나 애쓸 필요도 없이,
있는 그대로의 나를 드러내도 괜찮은 사이라
그 어떤 것도 가감 없이 이야기할 수 있다.
그래서 셋이 함께 이야기를 하다 보면
정신없이 수많은 주제가 오간다.
어제 TV에서 본 뉴스를 이야기하다가도
"나 갑자기 딴 얘긴데" 하면서
다른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해도,
어느 하나 "갑자기 그 얘기 왜 하는데" 할 것 없이
자연스레 그 소재에 합류하여
각자의 생각과 이야기를 덧붙이고,
그렇게 하루를 보내고 나면 수없이 많은 이야기와
서로의 생각이 범벅되어 섞이며
'우리'만의 새로운 시선을 가지게 된다.
사이가 그리 좋지 않거나
가깝지 않은 자매들도 많다지만,
때로 투닥거리고 서로 눈을 흘기는 날이 있어도
언제든 나를 위해 귀 기울여주고
내 의견에 동조해 줄 자매가 있다는 건
인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 큰 힘이 된다.
우리 세 자매처럼 서로 같은 마음으로
하나의 의미 있는 실천을 이어가는 자매가 있다.
기자 출신인 박소영과 배우 출신 박수영으로,
이들은 각기 다른 전공을 가졌지만
'동물권 보호'라는 공통 관심사를 바탕으로
봉사를 넘어선 삶의 철학을 함께하며
자신들의 이야기를 이 책 《자매일기》에 풀어냈다.
책의 서두에서는
에어컨 없이 더운 여름을 견디며
동물 보호소에서 봉사하거나
길거리에서 고양이 밥을 챙기는
자매의 일상으로 시작한다.
실망하고 때로 낙담하는 현실 속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고 함께할 수 있는
자매 특유의 '수시로 싸우고 화해하는' 매일은
우리 자매들에게도 늘 있는 일이기에
웃음으로 공감할 수 있었다.
이들은 가족이자 자매이기에 공감하는 것을 넘어,
자신들이 공통적으로 가진 생각과 철학을
함께 실천하고 행동하기로 이어가는
용기 있는 모습을 보인다.
동물을 보호하기 위해 어쩌면 자신의 편리,
일상이나 생활을 포기하면서도
작은 실천을 통해 세상을 바꾸는 시작점을
만들어내는 모습은 깊은 인상을 남긴다.
뿐만 아니라 자연, 영화, 책 등
다양한 대상에 대한 사랑과 서로에 대한 애정으로
스스로의 삶을 풍요롭게 만들며,
'마냥 힘들기만 한 것은 아닌 매일'을 보내는
자신들의 일상을 풀어내며
동물보호와 비건 라이프라는 것에서
느껴질 수 있는 약간은 부정적인 시선,
그리고 고정관념을 희석시켜주기도 했다.
조금은 힘들었던 유년 시절의 기억,
그로 인해 가지게 된 세입자의 서러움 등
불편한 현실 속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고
때로는 연기로, 때로는 글로
각각 자신의 모습대로 세상에 맞서는 두 자매의 모습은
유쾌하면서도 많은 생각할 거리를 남기는,
나는 모두가 함께 살아가는 이 세상을 위해
어떤 연대와 공존을 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의 답을 찾는 시간이기도 했다.
자신이 믿는 가치(동물, 환경 보호)를 위해
말뿐만이 아닌 행동으로 실천하는 자매의
용기 있는 지행합일,
일상에서 느낄 수 있는 사소한 불편함을
직면하게 하는 책 속의 문장들은
나는 왜 알면서도 행동하지 않았는가하는
자기반성의 시간을 갖게 하였고,
나이, 지위, 경험에 관계없이
타인과 서로를 존중하는 자매와 가족을 통해
세대 간의 관계도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포인트가 되었다.
평상시에 길고양이나 유기견을 구조하고
그들을 임보하는 행위에 대해
'일시적이지 않나, 완전한 책임은 아니지 않나,
그것도 다 자기만족이지 뭐' 생각했는데,
대단한 변화로 이어지지 않더라도
작은 실천을 통해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작은 균열을 만들어내고자 하는 그들의 시도에
그동안의 생각을 바꾸게 되기도 했다.
그들이 신념을 지키는 데 많은 것을 포기하면서도
이 일을 계속 이어나갈 수 있는 힘은
서로를 지지하고 함께 살아가는
자매의 '둘의 힘'이었다는 점에서
우리 자매들 역시 좋은 방향으로 함께 공감하고
행동해야겠다는 마음을 가지게 했다.
처음에는 '동물권 보호 활동'을 하는
자매의 생활을 담아냈다고만 생각했는데
단순한 감동이나 동기부여, 자극을 넘어
삶을 대하는 태도와 실천의 방향을 제시하는
이 책의 문장들이 많은 울림을 주었다.
고양이를 살리는 일이 세상을 살리는 일이고,
그것이 결국엔 '나'를 살리는 일이라는 메시지.
누구도 애쓰지 않는 실천을
실제 행동으로 옮기는 자매의 마음.
사랑하는 것을 지키기 위해
용기를 낸 그들을 통해
'살리는 일'의 중요성을 실감할 수 있었다.
책을 읽고 나니
나는 무엇을 지키기 위해 사는가,
앞으로 무엇을 지키고 어떻게 살 것인가를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된 독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