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증 노화 - 피로와 노화를 멈추는 염증 디톡스
박병순 지음 / 쌤앤파커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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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92세라는 나이가 믿기지 않을 만큼

건강하면서도 젊음을 유지하는 모습으로 주목을 받은

가천대학교 이길여 총장.


겉으로 보이는 동안 외모뿐만 아니라

신체 나이가 60대로 시간을 역행한 듯

건강한 삶을 사는 그녀의 모습은

우리가 꿈꾸는 이상향이기만 하다.


그녀의 젊음은 단지 유전이나 외모 관리가 아니라,

몸속 깊은 곳 '혈액과 면역 시스템의 건강'에서

비롯된 것일지도 모른다.

그런 점에서 박병순 의사의 《염증 노화》는

노화의 본질을 과학적으로 풀어내며

그 비밀을 이해하고 실천할 수 있는 길을 제시해준다.


평균수명이 증가하면서 노년의 삶이 길어졌지만

서구화된 생활습관으로 인해

'죽기 전 10년은 앓다가 죽는다'는 소리가 나온다.


부모님만 하더라도 60대에 접어들며

고혈압이나 당뇨, 고지혈증 같은

대사증후군으로 인해 약을 복용하다 보니

과연 어떻게 해야 다가오는 노화를 막고

건강하게 살 수 있을 것인가 고민을 안게 되었다.


그러던 찰나에 만난 이 책 《염증 노화》는

노화의 본질을 혈액과 면역 시스템에서 찾아내고

이를 되돌리는 과학적 디톡스 전략을 제시하여

가족 건강을 생각하며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나이를 먹으며 나타나는 몸의 무기력,

피로와 같은 증상은 당연한 것이라 생각했는데

이런 노화의 원인으로 '혈액 염증'에 주목하며,

혈액이 맑아지면 다시 젊어질 수 있다는 메시지는

건강에 대한 염려를 가진 나에게 기대감을 갖게 했고

그동안 오해하고 있던 염증의 실체와

이를 회복하기 위한 단계별 실천 방법은

그 어떤 건강 도서보다 깊이 공감되었다.


노화는 피로, 우울, 불면, 탈모,

장기 기능 저하 등으로 나타나는

염증의 결과라는 이 책의 관점은

노화를 바라보는 기존의 개념과 인식을 흔드는

신선한 접근으로 책에 푹 빠져들게 했다.


책에서는 특정 병명이나 노화로 인해 나타나는 증세를

잠재우기 위해 약을 처방하는 것만으로는

노화를 막을 수 없다 말한다.


노화와 피로의 근본 원인을 과학적으로 조명하고

실천 가능한 회복 전략을 제시함으로써

그동안 잘못 알고 있었던 건강상식을

바로잡는 기회로 삼을 수 있었고

다가오는 중·노년의 시기의 건강관리를

어떻게 할 것인가 제대로 계획할 수 있게 도와주는

의미 있는 책이었다.


책을 통해 그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어쩌면 굉장히 심플하고 단순 명료하다.


✔ 노화는 피부가 아니라 혈액에서 시작된다.

✔ 만성 염증이 피로와 우울,

불면, 장기 노쇠의 근본 원인이다.

✔ 혈액을 맑게 하고 면역 세포와

미토콘드리아를 활성화하면 노화를 되돌릴 수 있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나이 듦'으로 나타나는 현상이

단순히 시간의 흐름이나 외모의 변화가 아니라

몸속에서 벌어지는 만성 염증과

면역 시스템의 붕괴에서 비롯된다고 강조하면서

특히 혈액 속 염증 반응과 미토콘드리아 기능저하가

노화의 본질이라는 관점을 제시한다.


1장 〈우리는 그동안 현상에 속았다〉에서는

겉으로 드러나는 증상만을 치료하는

기존 의료의 한계를 지적하며 시작한다.


암이나 알츠하이머, 만성피로, 롱코비드 등

현대인이 앓고 있는 주요 질환들이 모두 염증과 관련된

공통된 본질을 가지고 있음을 강조한다.


단순한 수치나 병명에 의존하지 말고,

혈액과 면역 기능을 근본적으로 점검하라는 메시지는

‘원인이 무엇이고 어디에 주목해야 하는가’라는

궁금증을 불러일으켰다.


2장 〈'미토'가 망가지면 노화가 시작된다〉에서는

세포 에너지의 중심인 미토콘드리아가

노화의 출발점이라 강조한다.

철분 과잉, 스트레스, 환경 독소 등이

미토 기능을 저하시켜 피로와 노쇠를 유발한다는 것.


미토콘드리아를 보호하기 위해

충분한 운동과 휴식으로 기능을 회복하고

‘좋은 걸 더하기보다 나쁜 걸 덜어낸다’는 원칙 아래

나에게 나쁜 것을 하나씩 제외해가도록 제안한다.


3장 〈모든 화살은 당을 향한다〉에서는

만성 염증의 주범인 설탕에 대해 이야기한다.


정제 탄수화물과 과도한 당 섭취가

미토콘드리아를 파괴하고

결과적으로 생물학적 나이를 앞당긴다는 사실이

경각심을 불러일으켰다.


하루 10g 이하의 설탕 섭취 권장,

과당과 당화산물 경계,

간헐적 단식과 저당 식단의 제안은

문제 인식을 넘어서 행동 지침까지 이어져

더 마음에 와닿는 장이었다.


4장 〈혈액 속 노화 시계를 초기화하라〉에서는

노화의 신호를 담고 있는 혈액에 집중한다.


혈액 속 염증 수치를 낮추면

우울, 수면, 탈모 등 다양한 증상이 개선될 수 있다 말하며

정기적인 혈액검사를 통해 노화의 징후를

조기에 파악할 것을 강조한다.


가족력으로 고지혈증 약을 복용하고 있기에

이미 이 부분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는데,

단순히 ‘수치’가 아니라

감정이나 생활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보다 신경 써서 주기적으로 관리해야겠다는

다짐을 할 수 있었다.


마지막 5장 〈염증과의 전쟁, 승리하는 루틴〉에서는

노화의 본질과 원인, 혈액관리의 중요성을 깨달았으니

이를 바탕으로 어떻게 회복 루틴을 만들 것인지

피로와 노화를 멈추는 4단계 디톡스 루틴을 제시한다.


덜먹고(식사량 조절), 비워내고(해독과 배출),

골라 먹고(항염 식단), 바꿔 먹는(식습관 전환)

실천이 어렵지 않은 식사 원칙 아래

적절한 운동과 사우나로 관리한다면

한 걸음 노화에서는 멀리, 건강에는 가까이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가질 수 있었다.


특히 이 중에서도

“앉아 있으면 늙고, 움직이면 젊어진다”라는 문장에서

확실한 동기부여를 받을 수 있었다.


노화는 막을 수 없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제아무리 대단한 사람이라도 늙는 것은 필연적이며,

혈압이나 당뇨 같은 질환들은 나이로 인해

자연스레 따라오는 것이라 여겼다.

‘나 정도면 그럭저럭 잘 관리하고 있어’라는

막연한 믿음도 있었지만,


이 책을 통해

노화의 본질에는 염증이 중요한 역할을 미치며

혈액을 맑게 하면 다시 젊어질 수 있다는 메시지는

앞으로의 생활과 건강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야를 가지게 도와주었다.


노화는 피할 수 없는 것이 아니라

조절 가능하다는 것을 깨닫고 나니

늙는 것은 ‘선택’의 문제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단순히 ‘건강하게 살아야지’가 아니라

왜 그래야 하는지를 납득할 수 있는 시간이었고,

식습관과 생활습관이 그 어떤 약보다

더 강력한 효과를 가져오는지 체감할 수 있었다.


부모님이 앓는 질환,

가족력이니 어쩔 수 없다 생각했던 질병들이

단순한 병이 아니라 몸속 염증의 누적 결과로

내가 만들어낸 것일 수 있다 생각하니

번뜩 정신이 드는 독서였다.


내 몸에 반성하는 마음으로,

내 혈액이 지쳐있었다는 것을 실감하며

앞으로 그것을 되돌리고 건강하게 살 수 있도록

나만의 '회춘 루틴'이나 '동안 루틴'을

잘 쌓아가야겠다는 다짐이다.


만성피로와 무기력으로 지친 현대인들에게,

급노화로 조금은 울적해진 부모님을 위해,

건강검진에서 경고를 받은 사람들에게


노화는 피할 수 없는 것이 아니라,

관리할 수 있는 생물학적 현상이라는 이 책의 메시지는

단순한 건강 정보가 아니라

삶의 태도를 바꾸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이제 늙는다는 말이 두렵지 않다.

나는 내 혈액을 돌보고, 내 삶을 다시 설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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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딩·인사이트·디자인
터너 더크워스.자일스 링우드 지음, 정상희 옮김 / 을유문화사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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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디자이너로 일할 때 들었던 평가 중에

가장 기분 좋았던 얘기가 있다.

"너의 디자인 실력은 100점 만점에 90점인데,

마케팅적인 부분까지 생각하면

100점 만점에 120점이야."


미술을 전공하지 않은 비전공자 디자이너로서

색감이나 레이아웃 등 기술적인 면에서는

전공자에 비해 부족한 부분이 많았을 것이다.


그렇기에 이것이 하나의 열등감이자

내가 극복할 수 없는 한계라고 생각해서

고민 끝에 '내가 가진 장점을 녹인 디자인을 하자'는

결론을 내린 것이었다.


광고홍보학과 경영학을 전공했기에,

미학적으로 예쁜 디자인에서는 부족할 수 있어도

브랜드나 상품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담아낼 수 있는 디자인을 하자는 것으로


어떻게 해야 상품이 더 부각될 수 있을지,

어떻게 해야 기획자의 의도를 담아낼 수 있을지

고민하는 시간이 많아졌고,

그런 시간과 노력들이 쌓인 덕분에

'마음을 움직이는 디자인'이라며 칭찬받을 수 있었다.


외적으로 예쁘게 보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결국 디자인이라는 것은

'브랜드 전략의 본질을 꿰뚫는' 메시지를

전할 수 있어야 하기에

실무를 통해 디자인이 담아야 하는 것이 많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는 계기이기도 했다.


이 책 《브랜딩·인사이트·디자인》은

세계적인 브랜드를 창조하고 이끄는 과정에서 발휘된

직감의 힘을 담아낸 문장들이다.

세계적인 디자인 에이전시 터너 더크워스와

광고학 교수 자일스 링우드가 함께 집필한 책으로,

브랜드 아이덴티티 구축에 대한

깊은 통찰과 실전 전략을 담았다.


나처럼 디자인이나 마케팅을 업으로 삼은 사람들에게는

브랜드를 어떻게 하면 감각적으로 설계할 수 있을지

그 방향성을 짚어나갈 수 있는 길잡이이자,

이에 필요한 직감과 본능의 힘을 강조하는 책으로

다양한 디자인 인사이트를 만날 수 있는 책이기도 하다.


책에서는 세계적인 브랜드와의 협업 사례를 통해

터너 더크워스 에이전시의 디자인 철학과

그들이 펼친 브랜딩 전략을 생생하게 볼 수 있다.


기존 로고와 컬러를 유지하면서도

소비자와의 정서적 공감을 강화하며

클래식함과 현대적 감성의 조화를 이룬 코카콜라,


로고의 스마일에 담긴 화살표로

긍정적인 경험을 시각화하여

단순함 속의 신뢰와 접근성을 포인트로 한 아마존,


황금 아치 M과 컬러를 활용해

친숙함과 일관성을 유지하는 접근 방식으로

글로벌 브랜드의 지역적인 감성을 반영한 맥도날드,


부드러움과 청결함을 시각적으로 표현하여

일상 속 감정을 자극하고

감정적 유대를 유도한 크리넥스,


로고와 앨범 디자인을 통해

브랜드의 사운드를 시각화하는 방식으로

강렬한 개성과 음악적 정체성을 강조한 메탈리카 등


단순히 로고나 광고가 아니라

사람들의 감정과 직관에 닿는 방식으로

'브랜드는 보이는 것이 아니라 느껴지는 것'이라는

철학을 바탕으로 정서적 연결을 최우선으로 한

사례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이 사례들을 통해

데이터보다 사람의 감각과 본능에 호소하는

직관을 중시하는 디자인,

브랜드가 소비자와 감정적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시각적 요소를 설계하는 감성적 연결,

브랜드의 핵심 아이덴티티는 유지하면서도

다양한 매체와 상황에 맞게 유연하게 적용하는

일관성과 유연성의 균형이라는

디자인 철학을 만나볼 수 있었고,


브랜드의 시각적 요소는 단순한 장식이나

시각적인 자극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그 브랜드의 내면적 가치와 세계관을 담아야

비로소 사람들의 기억 속에 남고,

감정적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시간을 더해갈수록 듣도 보도 못한

다양한 마케팅 기법이 등장하고

하루아침에도 수많은 브랜드가 등장하고 사라진다.

이런 복잡한 환경 속에서 살아남는 브랜드가 되기 위해

어떤 원칙을 가질 것인가를 일러주는 이 책은


시대와 환경에 따라 끊임없이 진화하는

브랜드의 본질을 깨닫게 하고,

직관과 창의성, 사람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과잉된 분석에서 벗어나

감각을 믿고 나아가길 추천하는 조언을 건넨다.


디자인과 브랜딩은 정답이 없기에

늘 '이게 맞을까' 고민하는 순간들이 많았는데,

그런 고민의 시간들이 나만의 생각이 아니라는 것이

조금은 위안이 되기도 했고


브랜드는 숫자가 아니라 마음에 남는 경험이기에

디자인을 통해 브랜드의 메시지를

어떻게 시각화할 수 있는지의 방법을

다양한 사례를 통해 배울 수 있어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브랜드를 바라보는 태도 자체를 전환시켜준 이 책 덕분에

앞으로는 숫자와 보고서에 의존하기보다

나의 직관과 감각을 믿고 디자인을 결정하는

담대함을 가질 수 있으리라 기대된다.


한때는 미학적으로 아름다운 디자인을

만들어야 한다는 부담을 가지기도 했지만,

브랜드는 예쁘게 꾸미는 것보다 그 안에 담긴

철학과 정체성을 시각적으로 구현하는 것이 중요하며,

'디자인은 장식이 아니라 메시지'라는

관점을 잊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다.


대담한 시도와 실험으로 브랜드를 돋보이게 만든

여러 사례들 덕분에 앞으로 마주하게 될

실패에 대한 두려움 역시 줄어드는 계기가 되었다.


늘 어떻게 디자인할 것인가를 고민해왔는데,

'왜 그렇게 디자인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던지는 이 책을 통해

브랜드의 철학을 설계하는 전략가로서

디자인을 새로운 관점으로 바라보고 임하게 될 것 같다.


나처럼 디자인이나 마케팅 실무자,

혹은 나만의 브랜드를 만들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이 책의 메시지는 분명히 큰 힘이 될 것이다.


정답을 찾으려 펼쳤던 책을 통해

성장을 가능케 하는 태도와

앞으로 나아갈 방향의 나침반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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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도 가까이도 느긋한 여행
마스다 미리 지음, 이소담 옮김 / 북포레스트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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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떠나게 되면 마음 한편에

어쩐지 작은 의무감이 생긴다.

이왕에 시간을 내고 비용을 들여 온 김에

이 여행지의 이름난 것들을

모두 만끽하고 누려야 할 것만 같은 기분.


그래서 여행을 준비할 때면

잔뜩 계획을 세워 놓기도 하고,

장소를 이동할 때마다

동그랗게 눈을 크게 뜨곤

유명한 풍경이며 관광 스폿을 부지런히 돈다.


그 계획들이 뜻대로 되지 않을 때면

망쳤다는 기분이 들어

오롯이 여행을 만끽하지 못하기도 하고,

계획대로 다 실행한 여행에서는

'비로소 제대로 된 여행을 했다'는

만족감이 샘솟기도 한다.


하지만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면

마음이 이끄는 대로 돌아보지 않고

'어느 하나 놓치지 않겠다'는 생각에

바삐 종종거린 기억으로 인해

'그때 내 기분이 어땠더라' 되짚어보면

아무 생각이 나지 않고 백지가 되는 경우도 있다.


그럴 때마다 천천히 느긋하게 돌아봤더라면

이 여행이 다르지 않았을까

하는 후회가 들기도 한다.


평범한 일상 속에서 반짝거리는

작은 순간들을 발견할 줄 아는

따스한 시선을 가진 작가 마스다 미리,

자신만의 속도로 즐긴 여행기를 담은 이 책

《멀리도 가까이도 느긋한 여행》을 통해

강박에서 벗어나 느긋하고 자유롭게 떠나는

여행의 즐거움을 담담하고 따뜻하게 풀어내었다.


마스다 미리 특유의 섬세한 시선과

유머가 녹아든 여행 기록을 따라가다 보면

'나도 이렇게 여행하고 싶다'는 동경의 마음,

그리고 잔잔한 위로와 공감을 느낄 수 있었다.


사실 가까운 여행지라면 몰라도

기껏 마음을 먹은 해외여행에서도

본전을 생각하면 느긋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는데


나가노, 시즈오카, 아오모리, 도쿄, 오사카 등

국내의 다양한 여행지는 물론

폴란드, 스위스 등 평생에 한번 가볼까 싶은

여행지에서도 자신만의 속도로

여유롭게 걷고 먹고 쉬면서도

그곳의 정취와 풍경을 만끽하는 그녀의 모습은

'속도 중심의 여행이 정답은 아니다'는 깨달음을 주었다.


여행을 특별한 이벤트가 아닌

일상의 연장선에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시간으로 받아들임으로써

때로는 익숙한 장소를 다시 찾고,

또 새로운 곳에서 소소한 발견을 하는 등

여행을 대하는 '태도'에서

신선한 자극을 받을 수 있었다.


여행을 하며 만난 다양한 음식, 그곳의 풍경,

여행지에서 만난 사람들과의 짧은 교류가

따뜻하게 묘사된 문장과 그림들은

여행의 감동이 거창한 것에서 오는 게 아니라

작은 순간들 속에 있다는 단단한 메시지를 전한다.


작가가 직접 그린 그림,

찍은 사진들을 더한 이 책의 문장들은

딱 '마스다 미리 답다'는 감성이 담긴 기록으로

그녀의 움직임을 따라 천천히 같은 곳을

여행해 보고 싶다는 마음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빠르게 많은 것을 소비하는 것이

'여행의 질'을 결정하는 거라 생각했는데

여행을 '쉼과 회복의 시간이자

나를 돌보는 방식'으로서 마주한

작가의 여행기는

앞으로의 여행에 있어 '나만의 속도'를

최우선으로 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했다.


익숙한 곳에서 느끼는 편안함,

낯선 새로운 곳에서 느끼는 설렘 사이에서

균형을 찾아가는 여행의 즐거움은

어떤 여행도 시시한 여행은 없으며,

분명히 무언가로 가득 채워진다는 문장을 통해

여행에 대한 부담감,

숙제처럼 '모든 것을 만끽해야 한다'는

마음을 내려놓을 수 있었다.


소소하게는 호텔 뷔페에서 만난

초콜릿을 야금야금 먹으며

'녹아서 사라지는 건 0칼로리'라며

작고 사적인 행복을 만끽하거나


어린 시절 동경했던 하이디의 나라에

큰맘 먹고 방문하지만,

꼭대기까지 오르지 않고도

조금만 오르는 하이킹에서도

'적당한 코스라서 좋다'는 작가의 모습은


단순한 여행 기록을 넘어

자신을 돌보고 삶을 음미하는 방법을

제시하는 문장이기도 했고,

여행의 본질이 무엇인가를

다시 생각하게 해주는 계기가 되었다.


책 속의 문장을 따라 세계 곳곳,

일본의 작은 소도시를 여행하다 보니

인생뿐 만 아니라 여행 역시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는 생각이 든다.


빠르게 많은 것을 보는 여행도 물론 좋겠지만

나만의 속도로 느긋하게 걷고 쉬는 여행,

무리하지 않고 나를 존중하는 여행 방식

더 깊은 만족을 준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기분 전환에는 여행이 최고다"라는 작가의 말처럼

여행은 단순한 이동이 아니라

내면의 회복을 의미하고 있기에

조급하지 않고 내 마음의 즐거움을 최우선으로

나를 더 잘 이해하는 여행을 해야겠다는 다짐이다.


그녀의 여행기를 통해

앞으로 어떤 여행을 할 것인가의 결심이 달라지니

훌쩍 더 어디론가 떠나보고 싶은 마음이다.

느긋하게 나만의 속도로 걷는 여행에서

또 얼마나 많은 것들을 길어올리게 될지

기대감이 차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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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할수록 나의 세계는 커져간다 - 어떤 순애의 기록
김지원(편안한제이드)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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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부모를 사랑하면 효자,

조카를 아끼면 조카 바보라 불리며

따뜻한 시선을 받는다.

하지만 최애를 향한 덕질은 왜 손가락질을 받는 걸까?


누군가를 향한 순수하고도 깊은 사랑이지만

때로 쯧쯧하는 손가락질로 이어지며

사랑을 하는 당사자조차도

그 마음을 드러내지 않고 숨기는 경우도 있다.

바로 최애를 향한 덕후의 사랑, 덕질이 그것이다.


오빠, 오빠 하면서

애정하는 상대에 마냥 맹목적이라는 이유로

'빠순이'라고 불리거나

날씬하고 예쁘고 아름다운 아이돌을 보며

음흉한 상상을 하거나 애니메이션에 과몰입해

캐리커처가 잔뜩 그려진 티셔츠를 입고 다니는

'오타쿠'처럼 부정적인 시선이 많기 때문이다.


《사랑할수록 나의 세계는 커져간다》는

축복받지 못하는 마음인 '덕질'에 대해

목소리를 내어 자신의 사랑을 이야기한 책이다.


이 책은 작가가 애정한 최애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로,

사랑이라는 감정이 어떻게 개인의 세계를 확장시키고

자아를 성장시키는지를 탐구하는

철학적 기록이기도 하다.


아이돌이나 연예인을 좋아해 본 경험이 있거나

영화나 드라마 등

어딘가에 푹 빠진 적 있는 덕질러들에게는

덕질명언이 가득한 수많은 공감 포인트로,

덕후들이 이해되지 않거나

그 감정에 부정적인 생각을 가진 사람들에게는

'덕후의 사랑'이 가진 본질을 헤아릴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책은 총 4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1장 덕후로 사는 건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과 같아서〉에서는

공공기관에서 일하며 퇴근 후에는 덕질에 몰입하는

작가의 덕질 생활을 소개한다.


몰래 굿즈를 사고, 팬카페를 눈팅하며

바깥으로는 감정을 숨기는 흥미진진한 일상은 물론

최애의 공백기를 견디거나 포토카드에 감동이 요동친 경험,

기쁨이 대부분이지만 때로 감정 소모와 외로움을 동반하는

덕질의 고통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덕질은 감정의 진폭이 큰 일상이지만

그럼에도 그 몰입이 삶을 견디게 하는 힘이 된다는 것,

좋아하는 마음은 기술과 자아를 성장시키는

버팀목이 된다는 것을 실감하며

부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기 쉬운 덕질을

새로운 눈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해준다.


〈2장 나의 덕질 연대기, 아이돌부터 프로게이머까지〉에서는

아이돌, 배우, 드라마, 일본 연예인,

구체관절인형, 프로게이머, 인터넷방송 등

작가의 다양한 대상에 대한 덕질 연대기를 담았다.


처음에는 단순한 팬이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덕질이 삶의 일부가 되고,

감정의 방향도 호기심에서 점차 자라나

응원과 연대로 바뀌어가는 덕질의 진화를 실감하며

대상은 계속 바뀌지만 농도는 점점 깊어지는

사랑을 엿볼 수 있었다.


〈3장 덕질 비하인드 스토리〉에서는

덕질이 삶이 되는 과정을 소개한다.


자막 없이 영상을 보기 위해 일본어를 배우거나,

비행기 수납고 방문 경험이

면접에 도움을 주었던 사례 등

몰입이 기술이 되는 순간은 물론


좋아하는 마음이 번아웃을 이겨내는 회복의 근력이 되고

삶의 방향성을 제시해 줌으로써,

단순한 취미에 멈춰있지 않고

자아를 확장시키는 전략이자 성장의 도구로 작용한

덕질의 발전을 볼 수 있었다.


마지막 〈4장 지나가는 덕후의 개똥철학〉에서는

덕질에 대한 철학적 고찰을 담아내었다.


현실이 버거울 때 삶을 견디게 하는 에너지가 된,

덕질이 주는 '몰입의 힘'과

일방적인 소비가 아니라 서로의 일상을 응원하는

팬과 아티스트의 연대는 마음을 따뜻하게 했고


덕질을 통해 '좋아해도 되는 나'를 받아들이고

결과적으로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배워나가는 과정은

사랑이라는 감정이 어떻게 삶을 견디게 하고,

자아를 성장시키며, 세계를 넓혀주는지를

보여주는 철학적인 접근이라 할 수 있겠다.


마냥 부정적이고 철없는 행동처럼 보이는 덕질을 통해

'나도 뭔가를 좋아해도 괜찮다'는 위로,

덕후들을 바라보는 시선을 바꾸게 만들어주는

계기가 되는 문장이 되지 않을까 싶다.


나 역시 덕질을 하고 있기에

누구보다 작가의 '좋아하는 마음'에

많은 공감을 할 수 있었다.

밤을 새우도록 좋아하는 마음을 읊을 수 있는

그 어마어마한 사랑은 해보지 않으면 모를 터.


누군가에게는 꽤 유난스러운 취미로 보이겠지만

덕질은 단순한 취미가 아니라

지친 일상에 숨을 불어넣는 감정의 에너지이자

삶의 방향을 제시해주는 나침반이 될 수 있음을,

때로 좋아하는 대상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존재의 이유가 생긴다는 메시지가

'내 사랑은 부끄러운 게 아니야' 생각하게 만들었고


덕질을 통해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배웠다는 작가의 담담한 고백을 통해

타인의 시선보다 내 감정을 존중하는 법,

'좋아해도 되는 나'를 받아들임으로써

자기수용과 자기애로 이어지는

긍정적인 효과를 깨달을 수도 있었다.


덕질을 통해 포토샵을 독학으로 익히고

디자이너라는 직업을 갖게 되었던 나처럼,

좋아하는 마음에서 시작된 몰입이

기술 습득이나 언어 학습, 창작 활동으로 이어지며

나를 성장시킨다는 것은 나 역시 실감한 일이기에

많은 공감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기도 했다.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감정은,

그게 이성애적인 사랑이 아니더라도

그 사람의 세계를 이해하고

그 세계를 통해 나의 시야도 넓어지게 한다.

그렇기에 덕질 역시도 타인을 향한 깊은 공감과

연대의 감정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마냥 수줍은 덕후로 내 감정을 드러내는 게 부끄럽고,

'덕질은 인생의 낭비'라는 인식이 여전히 많지만

자신의 감정에 솔직하고

그것을 삶의 에너지로 전환하는 덕질은

어쩌면 무엇보다 건강한 마음이라는 생각이다.


문장들을 따라 나의 덕질을 되짚어보니

덕분에 이만큼 세계가 커지고

성장하는 발걸음을 더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제 '덕질'은 그만해야 하나 싶었는데

이렇게 누군가를 애정하는 마음을 발판 삼아

또 한걸음 나아갈 수 있다 생각하니

앞으로 내 사랑에 더 용기를 내야겠다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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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여름 - 내가 그리워한 건 여름이 아니라 여름의 나였다 아무튼 시리즈 30
김신회 지음 / 제철소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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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 같은 폭염이 이어지고 있다.

입추와 말복이 이미 지났음에도,

제아무리 기승을 부리는 더위라도

‘처서 매직’은 다가온다고 했는데

8월 말이 다가와도 기세등등한 여름은

견딜 수 없이 힘든 계절이다.


겨울 태생이라 그런가 유독 여름이 힘들다.

겨울의 찬 공기는 반짝 정신을 차리게 하지만,

찜통 안의 만두처럼 축 늘어지는 몸과

뜨거운 열기 앞에 희미해지는 정신은

여름을 도무지 사랑할 수 없게 만든다.


하지만 가만히 생각해 보면,

어릴 적 누군가 좋아하는 계절을 물었을 때

나는 여름과 겨울을 함께 손꼽았다.

째질 듯 뜨거운 햇빛도 좋았고,

물놀이며 여름휴가, 방학 같은

도파민이 터지는 다채로운 매일이

비로소 살아 있다는 생동감을 느끼게 했기에

고민할 것도 없는 즐거움의 상징이었다.


그러나 나이를 먹고 어른이 되어갈수록

흐르는 땀에 지워지는 화장,

꿉꿉한 옷과 신경 쓰이는 체취는

여름을 어떻게 바라보아도

사랑하기 힘들겠다는 생각을 들게 한다.


그럼에도 여전히 여름을 사랑하는 사람이 많다.

이런 계절을 어떻게 사랑할 수 있을까.

신기하기도 하고 내심 궁금한 마음에

여름을 사랑하고 늘 그리워하는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어서 이 책을 펼쳤다.


이 책은 김신회 작가가

여름이라는 계절에 품은 애정을

유쾌하고 따뜻하게 풀어낸 에세이다.

휴가, 수영, 낮술, 머슬 셔츠, 전 애인 등

여름을 상징하는 다양한 소재에 담긴

작가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여름의 감각과 기억이 자연스레 되살아난다.


단순한 계절을 넘어 삶의 한 조각으로

여름을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은

여름에 대한 애호의 이유를 글로 풀어내며

잊고 있던 여름의 감성을 되찾게 했다.

흑역사와 설렘이 뒤섞인 각각의 순간들은

결국 여름을 아끼게 되는 과정을 보여주며,

작가가 여름에 보내는 러브레터처럼 느껴졌다.


책은 발리에서의 짧은 연애를 시작으로

전 애인과의 기억 같은 개인적인 이야기를 되짚으며

독자들을 추억의 여름으로 초대한다.

초당옥수수의 단맛, 편의점 맥주 한 캔,

샤인머스캣의 사치스러운 달콤함처럼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여름의 순간들을 이어가며

계절이 주는 감각과 감정을 섬세하게 풀어낸다.


머슬 셔츠를 입는 자유, 수영에 대한 갈망과 좌절,

호캉스의 평화까지 작가의 여름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덧 일상의 틈에서 반짝이는

여름의 매력을 길어올릴 수 있었다.

괌과 치앙마이에서의 여행, 낮술의 해방감처럼

특별한 사건 없이도 여름을 사랑할 수 있다는

작가의 고백은 계절을 향한 애정이

결국 삶을 향한 애정임을 말해주며 책은 마무리된다.


여름을 썩 좋아하지 않는 나이지만,

책의 문장들을 읽다 보니

여름이라는 계절이 단순히 덥고 지치는 시간이 아니라

나에게도 기억과 감정이 녹아 있는

풍부한 감각의 공간임을 깨달을 수 있었다.


작가가 길어올린 여름 속 반짝이는 순간들이

나의 기억 한편에도 자리하고 있음을,

또 나에게도 와닿는 즐거움임을 인식하며

그 의미를 흘려보내며 놓치고 있었지만

여름을 애정하는 작가의 시선을 통해

삶의 작은 순간들을 사랑하는 방법을

깨우칠 수 있는 시간이기도 했다.


여름을 사랑하지만 여전히 수영은 하지 못하고,

때로는 지우고 싶은 흑역사인

열병 같은 사랑을 앓기도 했지만

그럼에도 여름을 좋아하는 마음을

존중하고 받아들이는 작가의 태도에서

‘여름은 별로’라고 생각했던 내 취향에도

사실은 애정의 포인트가 있었음을,

또 일상의 모든 순간들 속에

내가 사랑하는 것들이 담겨 있음을 알게 되었다.


작가는 계절을 사랑하는 일은

곧 나를 사랑하는 일이라고 했다.

내가 좋아하는 계절에 대한 이야기이지만,

그 안을 들여다보면 이 계절 속에서

온전히 행복을 찾고, 때로 기쁘고 슬퍼하며

매일의 의미를 충분히 느끼는 가운데

‘나를 사랑하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듯


나 역시도 내가 좋아하는 것들,

내 마음과 취향을 들여다보면서

좋아하는 것을 통해 나를 이해하고

어떻게 돌볼지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든다.


책을 읽는 동안에도, 책을 다 읽고 난 뒤에도

여전히 불볕 같은 더위는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여름을 이만큼 사랑하고

그 안에 담긴 즐거움을 오롯이 만끽할 줄 아는

작가의 여름 예찬가를 듣고 나니

밉기만 했던, 빨리 지나가버렸으면 했던 여름을

조금은 다른 마음으로 보낼 수 있을 듯하다.


여름이 늘 버겁게 느껴졌던 사람,

한때는 좋아했지만 지금은 그 감정을 잊고 지내는 사람,

혹은 계절을 통해 자신을 들여다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 책 속 여름의 반짝이는 순간들이

조금은 다르게 다가올지도 모르겠다.

여름을 사랑하는 마음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나를 향한 따뜻한 시선에 닿아 있는

자신을 마주하게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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