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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터의 밑줄 - 나와 일 모두 함께 크는 사람의 성장법
김상민 지음 / 더퀘스트 / 2024년 6월
평점 :



광고홍보학을 전공하며 마케팅을 배우고
디자이너이자 기획자, 마케터로서
직장 생활의 전부를 채웠던 나이지만
마케팅은 매 순간 어려웠고, 여전히 어렵기만 하다.
마케팅이 뭐라고 생각하세요?라고
누군가 묻는다면 과연 뭐라고 대답할 수 있을까
아무리 고민해 봐도 쉽사리 답이 나오지 않는다.
구인구직 사이트나 직원 모집을 하는 회사의
'마케팅'이라는 업무를 들여다보면
영업부터 시작해 고객상담 및 응대 업무까지
포함되어 있기도 할 만큼 마케팅의 범주는 폭넓다.
그래서일까, 현업자의 입장에서도 마케팅은
뭐라 정의하기 어려운 부분이기도 하고
워낙 많은 범주의 일을 포함하고 있는
이 행위에 대해 '확신'을 갖기란 쉽지가 않다.
마케터로 일하던 순간을 돌이켜보면
늘 순간순간마다 내가 기획하고 판단 내린
이것이 과연 맞는 것인가 하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수도 없이 던지고
또 그 답을 찾느라 모든 시간을 보냈던 것 같다.
그런 시간들을 쌓아가며 때로는 성공,
혹은 실패 등 다양한 경험을 했음에도
'뭘 좀 알겠다' 싶은 생각보다는
마케팅은 참 어렵고 그 흐름과 분위기를 읽는 일은
막막한 과제처럼 느껴지기만 한다.
늘 헤매는 것 같은 나와는 달리
다른 마케터의 결과물을 보면 그야말로 참 기깔난다.
군더더기 없는 메시지와 기발한 아이디어,
고객들의 반응이나 활동으로 척척 이어지는
그들의 마케팅은 부러움과 질투의 감정으로
바라보게 된다.
이 책은 일명 B급 감성 마케팅과 기발한 접근법으로
마케터들 사이에서도 손꼽는 사례로 불리는
배달의민족에서 10년여간 마케터이자
팬덤과 소통하는 뉴스레터 팀장으로 일한
저자가 일을 하며 생각이 복잡해지는 순간마다
현자에게 답을 구하듯 밑줄을 그은
문장들을 그러모은 책이다.
수시로 변해가는 트렌드를 앞서가야 하고,
말과 글을 '맛있게' 다뤄야 하는 마케터의 숙명은
때론 크리에이티브의 늪에 빠져
스스로를 '뒤처진 사람, 감 없는 사람'으로
작아지기 일쑤인데,
일에 있어서도 퇴근 후 일상에 있어서도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법 등
마케터의 일과 생활, 인간관계에
현타가 오는 순간마다 그를 붙잡고 다독여준
인사이트이자 더 나은 직업인으로 만들어주는
태도와 감각이라 할 수 있겠다.
스스로의 일에 대해 고민하고 헤매면서도
그 답을 찾기 위해 길어올린 문장들에 담긴
여러 위로와 조언을 쫓아가며
내가 부족한 마케터라서 혹은 일을 잘 하지 못해서,
아니면 흘러가는 트렌드를 읽지 못해서
이 일이 어렵게 느껴지는 걸까
때로 좌절하고 작아지던 그때의 내 모습이 오버랩되며
나만 느끼는 감정은 아니었구나,
다들 같은 고민을 하고 때로 실패하면서도
서로를 믿고 일어나 다시 또 도전하고
이따금 성공했던 거라는 걸 알게 되며
조금은 안도감이 들기도 했고
수시로 변해가는 세상의 불확실성,
한계가 있는 마케팅 비용,
그리고 혼자서 하는 혹은 녹록지 않은 인력 등
수많은 제약에도 불구하고
그런 제약 안에서 탄생하는 창의성의 힘을 믿으며
한걸음 한걸음 미래를 향해 내딛는
내공 있는 마케터의 태도에서 자극을 받기도 했다.
프로 마케터에게도 어려운 業인 마케팅이지만
그럼에도 이 일을 좋아하고 오래 잘하고 싶다는 생각에
본인의 일과 생활, 인간관계, 미래에 관해
기댈 수 있는 문장들을 꾸준히 모아오고
자신의 인사이트를 덧대온 그의 매일은
'일 잘하는 사람'으로서의 성취감뿐 만 아니라
삶에서도 심지 있게 '나다움'을 지니게 하고
성장을 이끄는 좋은 밑거름이 되어줌으로써
이를 읽는 나 역시 더 나은 직업인이자
선명한 삶의 주인공이 될 수 있도록
본받아야겠다는 마음을 가지게 해 주었다.
책을 처음 펼칠 때만 하더라도
실무에 필요한 직접적인 노하우나 기술을
배울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으로 시작했는데
책을 읽어 내려갈수록 더 나은 직업인이기를 꿈꾸며
일을 해내고 자신의 삶을 이끌어가는
한 사람의 고민 어린 매일과 성장이 담긴 이 문장들은
그저 잘하고 싶다는 마음뿐 어떤 태도와 자세로
임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했던 나의 오늘에
따뜻한 위로이자 따끔한 충고로 다가왔고,
잘 해내갈 수 있다는 용기로 이어졌다.
잘하고 싶은 마음이 너무 커서
현실의 부족한 내 모습을 들킬까 봐 두려워
많이 망설이고 안주했으며,
수없이 확신을 찾고자 도전을 뒤로 미루는 날이 많았다.
하지만 그가 말하는 '일단 해보는 것'의 힘,
그리고 성과가 있었을 때나 실패했을 때
모든 책임을 나에게 돌리지 않는 것 등
그동안의 일하는 태도와 자세를 되돌아볼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주기도 했으며,
인생을 살아가며 마주하는 수많은 상황 속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태도를
되짚어준 좋은 가르침이자 본보기가 되어주었다.
맡은 일을 충실히 해내고 인정받기 위해서는
결국에는 내가 가장 나답게 사는 것을 기본으로,
나답게 문제와 상황을 마주하고
내 주관과 단단한 심지에서 끌어올린 판단으로
그에 맞는 답을 찾을 때
비로소 성장하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것.
일을 잘 해내는 능력만 키우거나
혹은 더 나은 삶을 만들기 위한 방법은
각기 다른 곳에 답이 있는 게 아니라
나와 일, 생활과 직장, 인간관계는
모두 연결되어 무한하게 영향을 주고 있으니
이를 대하는 태도와 감각을 달리한다면
일 잘하는 사람이자, 내가 주인인 삶을
이끌어 갈 수 있으리라는 기대와 믿음이 남은 독서였다.
비단 마케팅을 하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나답게 살고 싶고 제대로 성장하고 싶어 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내일의 선명한 윤곽선을 만들어주는
그의 밑줄 그은 문장들을 추천하고 싶은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