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격 좋다는 말에 가려진 것들 - 폐 끼치는 게 두려운 사람을 위한 자기 허용 심리학
이지안 지음 / 한겨레출판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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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에게 성격 좋은 사람으로 보이고 싶은 건

어쩌면 당연한 욕구일지 모른다.


나 역시 이왕이면

'진주는 성격이 참 좋아'하는 이미지로

보였으면 하는 바람에서

가끔은 썩 내 마음에 들지 않다 해도

'다들 좋은 게 좋으니까'하는 생각에

내 마음과 다른 선택을 하기도 했고,


한때는 이메일의 발송인 이름을

'착한 진주'라 할 정도로

착하다는 이미지에 스스로를 가둬왔다.

내가 이만큼 타인을 배려하고 신경 쓰면

상대방도 내 마음을 알아주겠지 싶어

무리하는 줄도 모르고 살아온 것이다.


착하고 무던한 성격은

어쩌면 우리 모두에게 강요되는

모습이 아니었나 싶다.

그렇게 타인에게 맞추고 진짜 내 마음속

목소리에는 귀 기울이지 않은 채

가면을 쓴 '가짜 나'로 산다는 것은

어쩌면 나를 잃어버리는 것인데도 말이다.


이 책은 늘 타인이 우선인 사람들에게

내가 '남에게만 좋은 사람'이 아닌지

질문을 던지며,

타인에게만 아니라 자기 자신에게도

좋은 사람이 되기를 바라는 따스한 마음을 담아

잃어버린 '진짜 나'를 찾는

단계별 여정을 제시하였다.


폐 끼치는 게 두렵고 성격 좋다는 말에

스스로를 가둔 채 살아왔던 과거의 자신을 떨치고

'진짜 나'를 마주한 심리학자 자신의 경험을 통해

결과적으로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서는

타인의 기대가 아닌 내 감정과 욕구를

제대로 알아야 한다는

깨달음에서 비롯된 제안이다.


이책은 진정한 '참자기 True Self'를 찾고

자기 허용의 길로 나아가는 방법을 일러준다.

스스로가 자기 자신을 위한 심리학자가 되어

내 마음의 중심으로 이끌어주는

심리 길잡이라 할 수 있겠다.


예의범절을 중시 여기는 우리의 문화 속

착하고 무던한 성격이 사회생활의 미덕인 양,

어른이나 사회의 기대에 발맞춰

이를 잘 따르고 수용하는 모습을

강요하는 분위기가

암묵적으로 형성되었는지도 모르겠다.


선생님 말씀 잘 듣고,

선배나 상사의 말에 토 달지 말고,

아버지의 말에 반기를 들지 않았을 때

쉬이 듣는 '성격 좋다'라는 말은

얼핏 칭찬처럼 들리고 기분 좋게 만들어 준다.


나를 예의 있고 좋은 사람으로

봐주는 듯한 타인의 시선 아래

그 이후로 주어지는 수많은 상황에서

우리는 내 욕구나 기분보다는

타인의 기대치에 발맞추어 행동하고

선택하는 모습을 보이곤 한다.


처음에는 기분 좋게 선택했던 그 시간들은

어느덧 자신을 억누르고

상대의 욕구나 가치관을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고

충분히 소화되지 못한 채 내면화되는

'내사'의 상태가 된다.


이렇게 내사된 말들은 시간이 갈수록

나를 옥죄고 중요한 순간에도

스스로를 보호하지 못한 채,

타인에게 양보하고 싶지 않은 순간에도

부당한 상황에 항의해야 할 때에도

상대가 불편해할까 봐,

나의 욕구가 나쁜 모습으로 비치게 될까 봐

제동을 걸게 되는 것이다.


작가가 제시하는 심리적인 개념들을 따라

과연 내 안에 담긴 진짜 마음은 무엇인지

'참자기'를 찾아가는 시간을 갖다보니

늘 꿈꾸는 '좋은 사람' '좋은 성격'이란

과연 실존할 수 있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좋은 사람, 좋은 성격이라는 표현을

이만큼 자세히 들여다보면

나에게 좋은 사람, 성격이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좋은 사람, 성격을

말한다는 것을 이제는 알게 되었다.


타인의 기준이라는 테두리에 맞춰

나를 가두고 옥죄면서

'가짜자기'를 내 본모습이라고,

그게 내가 바라는 거라고 착각하며 살아왔다.


누군가를 미워하거나,

때로 슬퍼하고 분노하는 감정,

우울하거나 타인을 질투하는 모난 감정은

'나쁜' 사람을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고,


울퉁불퉁하고 비뚤어 보여

부정적이고 예쁘지 않은 그 모습도

'그럴 수 있는' 당연한 감정이기에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그런 나를 이해하고 힘을 실어줄 때


사회의 규범이나 타인의 시선에서 벗어나

나의 진짜 목소리를 발견하고

그들이 요구하고 기대하는 모습이 아닌

각자가 원하는 자신에게 좋은 삶으로

스스로를 이끌어갈 수 있겠다는 기대감이 든다.


작가는 성격에 대해 품평하고

사회가 규정한 모습으로 강요하는

타인의 목소리에 신경 쓰느라

나의 성향, 욕구, 감정, 마음을 받아들이지 못하면

그냥 속마음을 삭이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에 대한 믿음이 약해지고,

'거짓자기'에 대한 집착만 깊어진다고 했다.


나를 둘러싼 주변 환경 중 가장 큰 위력을 주는

부모님, 선생님, 내가 속한 조직에서

나를 향해 기대하는 모습을

내가 꼭 부응하고 맞춰야만

인정받고 사랑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수시로 환기시켜,


부딪힐 때마다 움츠러들거나

스스로를 탓하는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지 말아야겠다는 다짐이다.


타인의 다양한 성향과 성격을 바라보듯

내가 스스로의 성격을 부지런히

이리저리 돌려가며 바라보면서

일단 '내가 진짜로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에 초점을 맞춰본다면


성격 좋다는 말에 갇혀 폐 끼치는 게

두려워 타인의 눈치를 보는

지금까지의 시간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겠다는 기대감이 든다.


'좋은 게 좋은 거라고'라 하기에 앞서

그 '좋은 게' 나에게도 좋은 것인지

내 마음속 이야기를 내가 제일 먼저

귀 기울여주는 습관을 들여야겠다는

다짐이 들었고,


무슨 결정이든 내 의견을 먼저 말하기 보다

"어떻게 했으면 좋겠어?" 하며

타인의 답과 반응을 먼저 들으려 하던

과거의 수줍고 위축된 작은 나와

이제는 제대로 작별을 고할 수 있을 것 같다.


기존에 알던 사람의 새 면모를 본 듯

새롭고 낯선 모습의,

그렇지만 더 편안하고 진실한

나를 마주할 수 있었던 감사한 독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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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에이저
신아인 지음 / 한끼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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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법소년제는 만 14세 미만의 범행에 대하여
책임능력을 부정하여 처벌을 하지 않는 제도로,
미성년자는 아직 사리분별이 미숙하기 때문에
처벌보다는 교화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는
생각에서 비롯되었다.

타인에게 커다란 상해나 살인 등
무시무시하고 사회의 가치나 통념에
반하는 범죄를 저질렀다 하더라도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처벌하지 않는 게
과연 맞는 것인가 하는 의견과

본인이 촉법소년에 해당한다는 점을
악용해 교묘하게 법의 심판에서 벗어나
비행이나 탈선, 범죄행위를 일으키는
영악한 청소년들의 사건을 접할 때면
촉법소년법의 기준 연령을 낮추거나
혹은 강력한 죄를 저지른 경우에는
처벌을 해야 한다는 여론이 강해진다.

이 책은 아들이 다니는 고등학교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범인으로 추정되는 사람이
처벌을 크게 받지 않는 소년범이라는 점,
그리고 그 사건을 파헤칠수록
아들과 관련된 증거가 드러나게 되며
프로파일러라는 직업윤리와 모성
그 사이에서 갈등하는 엄마의 이야기를 담았다.

한부모 가정의 홀어머니 아래서 자랐고,
자식을 키우기 위해 머리가 좋아진다는
물범탕을 팔며 돈을 벌었던 엄마와의 관계에서
삐걱거리던 시간을 보내왔기에
본인의 과거를 되풀이하지 않도록
하나뿐인 아들은 성적보다는 따스한 다독임과
응원으로 키우고 싶은 마음이지만

직업적으로 인정받고 싶은 욕구와
교육관, 신념의 차이로 남편과 이혼하고
그렇게나 원망하고 미워하던 엄마의 도움을
받아야만 하는 현실은 버겁기만 하다.

이혼녀, 여자, 정석적인 코스를 밟지 않은 전공
무엇 하나 그녀의 커리어에 힘이 되지 않기에
어서 승진해서 자리를 잡고 싶은 한편,
이따금 죄책감으로 늘 그녀를 옥죄이고
두려움과 공포로 기억되던 10대의 어느 순간,
특정 인물의 눈빛을 아들의 학교 친구에게서
발견하고는 마음이 찜찜하기만 하다.

그러던 어느 날, 아들이 다니던 명문고에서
살인사건이 발생하게 되고
그 사건을 파헤치면 파헤칠수록
나이를 방패 삼은 소년범의 행각이라는
형사적 본능이 자각되고,
그 와중에서도 엄마로서의 모성애로
내 아들만큼은 여기에 관련 없길 바라는 마음,
불안한 짐작들에 얽힐 때쯤
애써 외면해 왔던 과거의 그림자와 마주하며
괴로워하는데……

사건을 쫓아 책을 읽어간 초반에는
학교에서 일어난 범죄라는 점,
어딘지 모른 채 섬뜩하고 감정이 없는 듯
혹은 영리하게 계산한 듯한 행동을 하는
해수의 아들과 같은 학교에 다니는
태은과 준우, 은비와 은조 등 학생들이

일명 '잡혀도 처벌받지 않는'
소년범이라는 것에 기대어
자신들의 악랄함이라던가 사이코패스 같은
성격적인 기이함을 숨기고 있는 듯 보여
그들 사이의 사랑이나 우정,
갈등에 초점을 맞추며 범인을 찾고 싶은
마음에 휩싸인 것이 사실이다.

그렇지만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엄마와 같은 부모가 되지 않을 거야'라는
다짐을 가진 해수 역시도
명문 고등학교의 뛰어난 모범생들의
부모들이 유난스럽게 찾고 챙기는
클리닉에 못 이기는 척 들르며
성적에 대한 갈망이나 모범생에 대한
기대를 숨기지 못하는 모습은
지극히 현실의 여타 부모들과 크게 다르지 않아

성적 만능주의, 공부만 잘하면
나머지 인성이나 사회성, 인간관계 등
나머지는 어찌 되어도 상관없다 생각하는
요즘의 비뚤어진 모성이나 사회상을
꼬집은 듯해서 실감 나게 느껴지기도 했고

자신의 직업적인 커리어에 신경 쓰느라
사회에서 주목을 받고 인정을 받지만
정작 그 엄마로부터 따스한 보살핌이나
애정, 기대를 오롯이 받지 못해
잘못된 가치관을 가지게 된 아들 도윤의 변화는
과연 그만의 잘못된 생각이 아니라
사회가, 부모의 무관심이 빚어내고 만들어낸
결과물이 아닐까 싶어 씁쓸한 마음도 들었다.

비단 도윤의 선택과 그로 인한 변화뿐 아니라
태은을 비롯한 아이들에게
속속 드러나는 진실을 살펴보면
아직 어리다는 이유로 무조건적으로 감싸고,
그들이 올바른 길을 걷도록 때로는 따끔한
채찍질로 이끌기보다는 성적이 좋아졌으니
혹은 내 새끼니까 하는 이유로
알면서도 외면한 채 모르는 척 한 부모들이
이 시대에 잔인한 범죄를 일으키는
어린 소년범들을 만들어낸 게 아닐까 싶어
아직 미혼이지만 '어른의 책임감'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았나 싶다.

용기가 없어서 그리고 두렵다는 이유로
혹은 '내가 아니니까' 진실을 외면한 채
나만 살아남았던 과거의 후회는
그 감정의 찌꺼기를 먹고 자라나
현실의 결과로 다시 마주하게 되면서
그제야 문제를 바로잡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
엄마 해수의 모습은

성공에 집착하고 있는 작금의 시대와
그 이면에 깔린 비뚤어진 욕망이
얼마나 허무하고 덧없는 것인지 느낄 수 있는
장면이기도 했다.

프로파일러로 인정받는 현재이지만
부모와의 관계에 있어서도
결혼생활이나 아들 사이에서도
가정에서는 무엇 하나 원만하지 못한 엄마 해수,
아무리 봐도 용의자로 보이는데
전혀 죄책감도 일말의 감정도 드러내지 않아
사이코패스 같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게 하는 태은,
그 소녀를 사랑하다가 그녀를 닮고 싶은 마음에
점점 사이코패스를 닮아가는 아들 도윤까지

각각의 등장인물을 쫓아 이야기를 읽다 보니
어느새 범인이 누구인가는 중요하지 않고
누가 이들을 이렇게 만들었는가
이 비뚤어진 인간상은 우리 모두에게
책임이 있는 게 아닌가 하는
묵직한 무게감을 안겨 주었다.

사건으로 인해 아이를 잃은 부모가
"범인이 누구냐에 따라
죗값이 달라져야 하는 걸까요?"라는 질문처럼
그저 범인을 찾아 아이라 하더라도
단죄하는 시원한 결말이 아니라

직접 편지를 보내는 범인과의 두뇌 싸움,
한국에서 성공의 필수 조건으로 생각하는
대입을 코앞에 둔 학생과 학부모가
성분이 불분명한 약물 복용도 마다하지 않는
성적 지상주의 끔찍한 현실과
시대의 사회적 현상을 조망하며

늦게라도 과거의 방관하고 외면했던
과오를 바로잡아 이제라도 제대로 된 어른,
진짜 떳떳하고 자랑스러운 엄마가 되고자
용기를 내는 해수의 모습에서
더 안도하게 되는 마음이 되려 짜릿하게 느껴졌다.

책을 읽어갈수록 수시로 마음이 바뀌는
범인에 대한 추적과 함께
현실을 날카롭게 꼬집어 내면서도
그 안에 담긴 부모 자식 간의 사랑,
아직 미숙한 10대들의 흔들리는 마음과
인정받고 사랑받고 싶어 하는 욕구까지
모두 엿볼 수 있었기에
보는 사람과 시점에 따라 각기 다른 재미로
즐길 수 있는 책이 될 것 같다.

출간 전 영상화 문의가 쇄도한 만큼
탄탄한 스토리와 독자들을 쉴 새 없이
새로운 반전으로 이끌며 휘두르는
작가의 필력이 인상적인 독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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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투를 빌어요 - 체육 선생님이 들려주는 스포츠 영화 이야기
정일화 외 지음 / 크루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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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뜨거웠던 올림픽이 끝났다.

평상시에 제아무리 스포츠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연일 미디어를 통해 전해지는 메달 소식이나

국가대표로 출전하는 선수들의 노력,

열정이 담긴 뒷이야기를 듣고 있자면

절로 마음이 뭉클해질 터.


시차 때문에 때로는 새벽 경기가 있는 날에도

연신 우리나라 선수들을 응원하며

중계 일정을 살피고 잠을 쫓으며

경기를 보는 중학생 조카를 보니

'이제 스포츠가 주는 감동을 아는구나' 싶어

뿌듯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


비단 올림픽이 아니더라도

늦은 가을에 시작해 초봄까지 이어지는 배구,

배구가 끝날 때 즈음 시작해서

유광 잠바를 입는 것이 로망인 긴 호흡의 야구,

전 국민이 사랑하는 종목인 축구를 비롯해

남자 청소년들의 보편적인 취미인 농구,

초등학교 입학과 동시에 너 나 할 것 없이 배우는

태권도나 배드민턴, 탁구, 수영 등

정말 많은 종류의 스포츠가 우리 곁에 있다.


'운동'이라는 본래의 목적보다는

친구와 함께 어우러지는 '놀이'의 일환으로,

때로는 성장기에 키가 커지기 위해,

어떤 때에는 다이어트 목적으로

또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수단으로

접하게 되는 스포츠.


나 역시 어릴 적 부모님의 손을 잡고

찾은 경기장에서 마주한

선수들의 열정적인 노력과 땀방울에 감동을 받아

여전히 매년 겨울이면 배구장을 꾸준히 찾으니

나에게도 스포츠란 단순히 운동 종목

그 이상의 특별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이 책은 이렇게 우리의 인생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그 스포츠에 대한 이야기이다.

책을 써 내려간 9명의 작가는

중고등학생을 지도하는 체육 선생님으로,

운동을 하는 사람으로서 보냈던 시간과

선생님으로서 지도하는 시간 속

아이들을 응원하며 '건투를 비는' 마음으로

스포츠 영화를 재조명한 글을 담아내었다.


혹자는 '생산성 없는 그깟 공놀이'라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세상에서 가장 중요하고

꼭 해내고 싶은 인생의 목표이기도 하고,

우리의 인생을 압축한 듯 다양한 사건과

감정의 오르내림을 담아내어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스포츠는

지켜보는 사람도 경기를 뛰는 사람도

울고 웃게 하며 꿈과 의지를 불태운다.


이기고 지는 경기의 결과를 쫓으며

재미로만 즐기던 스포츠를

이만큼 가까이 들여다보면

그 안에 담겨있는 선수들의 고난과 역경이

비로소 눈에 들어온다.

한계를 넘어 도전하고 부상이나 슬럼프 등

힘든 시간을 극복하는 선수들의 모습은

결과를 떠나 많은 감동과 귀감을 주기에

이를 바탕으로 한 영화도 많이 나오기도 했다.


스포츠 영화는 픽션이기도,

때로는 실제 운동선수들의 사연을 담아낸다.

주인공인 한 사람의 성장담뿐만 아니라

인생의 중요한 가치나 그들이 속한 사회의 한계,

앞으로 나아가야 할 미래에 대한 기대 같은

스포츠 정신을 배울 수 있어

여타의 다른 작품들에 비해

더 많은 공감과 박수를 불러일으켰다.


영화 속 선수들의 경기 장면에 숨죽이다 보면

페어플레이, 리바운드 정신,

상대 선수를 존중하는 태도 등

우리의 삶에서도 적용할 수 있는

마음가짐을 배워나갈 수 있기에

이는 우승이나 경기 결과, 메달 색에 관계없이

더 값진 경험을 얻을 수 있었다.


여러 스포츠 영화에 담긴

사회의 축소판과 같은 경기장의 모습,

운동선수 지망생이 아니더라도

스포츠 종목에 대한 이해를 넓힐 수 있는

다양한 스포츠에 대한 심도 있는 분석부터

기본 원리나 기술,

역사적 배경에 대한 소개를 통해

스포츠를 통해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의지를 다지도록

단단하게 지지해 주는

선생님들의 따스한 목소리는


운동장에서 배운 가치를

삶의 다른 영역에도 활용할 수 있게,

책을 읽은 각자가 자신의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따스한 조언일 뿐 아니라

이 책은 찬란한 영광 속에 감춰진

선수들의 눈물 나는 땀과 노력을 제대로 알고

또 인생이라는 스포츠에 임하는

우리의 자세를 바로잡아 주는

좋은 길잡이 도서가 아닐까 싶다.


이기면 재미있고, 지면 재미없어 하며

'왜 금메달이 아니야' 하며 쉽게 아쉬워하고

땀의 가치를 폄하하기 쉬운 아이들에게

선생님들이 풀어내려 간 이야기는


1등만 바라는 어른들 틈에서

진짜 '좋아하는' 것을 계속해 나가고 싶은

마음을 배우기도 하고(4등),

자폐에 대한 사회의 차별적인 시선과

편견을 녹여주기도(마라톤),

때로는 쉽게 포기하는 것 같아도

나만의 속도로 즐겁게 걷는 법을 배우고(걷기왕),

남성 위주의 사회에서 용기를 내어

본인들만의 길을 개척하는(국가대표 2)

다양한 운동선수들의 삶을 통해


인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

우리가 미처 깨우치지 못한,

진정한 가치가 무엇인가를 스스로 탐구하고

고민하며 찾아가는 좋은 기회가 될 것 같다.


강자, 승자로 조명되는 스포츠 뉴스와

중계의 결과론적인 시선에서 벗어나

모두의 '각자의 인생에서의 승리'를 그린

이 작품들 속의 장면을 통해

아이도 어른도 한 뼘씩 더 성장하는 계기의

독서가 되리라 생각한다.


패배감을 자주 접할 수밖에 없는

작금의 분위기 속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학교 선생님으로서

이런 조언을 하고 싶어 책을 펼쳤다고 했다.


패배를 한 번도 겪지 않은 주인공은 없다고,

좋은 패배자는 곧 좋은 승리자가 될 것이기에

물론 '다시 일어남'의 정의는 자기만이

내릴 수 있는 것이겠지만,

각자의 인생에서 패배를 딛고 다시 일어나

좋은 패배자이자 좋은 승리자가 되길

바란다고 말이다.


이렇게 따스한 응원을 담뿍 담아낸

책을 읽고 난 뒤 소개된 영화를 보고 나면

우리의 꽉 막혀 좁은 시야도,

승리에만 집중하는 결과 중심적인 평가도

조금은 달라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든다.


한바탕 올림픽의 여운으로

스포츠의 매력에 푹 빠진 조카에게

꼭 읽어보라고 추천해 보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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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가 닿았던 모든 순간
무라야마 유카 지음, 양윤옥 옮김 / 놀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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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 잘하는 모범생이자

집에서는 부모님의 속 썩이는 일 없이

착한 딸로 통하는 여학생 후지사와 에리.

하지만 그녀는 항상

주위에서 기대하는 모습에 자신을 끼워 맞출 뿐,

남들과는 달리 평범하지 않은 '성향'을 가진

누구에게도 말 못 할 비밀을 가지고 있다.

이를 드러내지 못하는 자신을

견디지 못해 고민하고 아파하지만

겉으로는 짐짓 아무렇지 않은 척한다.


공부와는 담을 쌓고 서핑에만 몰두하며

늘 가벼운 농담이나 장난을 던지는,

진지한 구석이 없어 보이는

남학생 야마모토 미쓰히데.

그에게는 '오는 여자 막지 않는다'라는

소문이 떠돌고,

많은 여학생과 사귄 경험이 많을 만큼

가볍고 경박한 모습이지만

사실 부모님의 이혼과 아버지의 암 투병으로

힘겨운 매일을 견디고 있으며

의외로 진지한 이면을 가지고 있다.


얼핏 보면 노는 물도 환경도 다르기에

접점이 없을 것 같은 두 사람은

우연한 일을 계기로 얽히게 되고,

서로의 숨겨진 이면에 대해 알게 되며

그들의 관계는 새로운 방향으로 치닫게 된다.


이 책은 아직 내가 어떤 사람인지

쉽게 정의 내리지 못한 채

고민하고 아파하는 10대 청춘들이

아직 미숙하고 어설프지만

자신이 떠안고 있는 문제에 대해

치열하게 정면으로 마주하며


때로는 상처받고 타인에게 오해받기도

또 진심을 숨기기도 하지만

이런 일련의 과정을 통해

진짜 자신을 찾아가는 독립과 성장으로

자라나는 모습을 두 주인공의 시점을 따라

생동감 있게 담아내었다.


얼핏 보면 10대의 단순한 일탈,

성적인 호기심으로 비치기 쉬운 그들의 관계는

육체적이고 쾌락적인 부분으로만 조명해 보면

굉장히 비뚤어진 비행이나

욕구 해소를 위한 잘못된 선택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그 관계 속에서만큼은

자신의 '겉껍데기'를 벗어던진 채

감춰두었던 '진짜 자신'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고 표출하는

에리와 미쓰히데의 모습은

되려 아름답고 건강하게 보이는

아이러니함으로 다가오기도 했다.


남과 다른 자신의 모습이라 하더라도

그 모습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게 오히려 쉬운 일 같지만

자존심 때문인지 아직 어려서 몰라서인지

그들은 그것 외 모든 것에는

무모하게 자신을 내던질 수 있을 만큼

치기 어리지만 뜨거운 심장으로

세상에 발을 내디딘다.


누구도 알지 못하는 비밀스러운 둘의 관계를 통해

그들은 서로에게 진심은 숨긴 채

자신이 가진 억눌린 감정이나

죄책감을 해소할 뿐이라고 생각했지만


그렇게 서로 함께하는 시간 속 쌓아가는 위로,

서로에게 유일한 안식처가 돼주는 상황은

읽는 이로 하여금 반복되어 서로를 찾는

그 상황에 공감의 마음을 불러일으켰는데


그저 욕구의 해소나 원초적인 욕망에

그치지 않고 한걸음 더 나아가

'그런 행위'로 자신을 던지는

상대방의 마음을 이해하고,

여린 상대의 본 모습을 다독이고 싶어 하는

인간적인 연민과

'나와 같은' 서로를 알아보게 되는 그들의 성장은

빛나는 청춘의 한 조각으로,

삶과 죽음 그리고 관계와 사랑이라는

주제 아래 의미 있게 다가왔다.


에리와 미쓰히데 뿐만 아니라

그들의 주변인으로 등장하는 미야코,

미쓰히데의 아버지와 어머니를 통해서도

각자의 고민과 무게를 지고 있는

다양한 연령대의 한 사람이 지닌 고뇌

그리고 인생을 엿보며


다른 사람이 보는 나와

내가 아는 나의 모습이 다른 시절,

인생의 파도가 지나간 뒤

비로소 스스로와 상대방을 받아들이고

진짜 어른이 되어가는 등장인물들의 사연은


성장통을 앓고 이만큼 시간이 지나면

갑자기 쑥 자라나 다른 세계를 연 듯한

느낌을 받았던 것처럼

자기 자신을 받아들이는 방법을

깨우치고 배우는 시간으로

만들어 주지 않았나 싶다.


청량한 바다, 햇빛에 부서지는 파도

그 위 서핑보드 하나에 의지해

불안한 듯 파도를 가르고 일어서

움직임을 이어가는 모습은


방황과 아픔으로 흔들리며

때로 욕망으로 자극적인 표현 때문에

불편한 기분 속으로 끌어들이기도 했지만,

그 자체로 청춘이자 10대만이 가질 수 있는

불안정하지만 그 무엇보다 진실한

삶의 시간을 그대로 담아내었기에


서정과 파격을 오가는 이야기,

불온하면서도 매혹적인 작가의 문장은

위태롭고 불안하지만

그것이 되려 그들의 관계와 시간을

더 아름답고 빛나게 느끼게 해주어

몰입해서 읽기 좋았던,

그래서 뜨겁고 숨 막히는 여름날에

잘 어울리는 소설인 것 같다.


나누어 먹고 하나씩 던진 하귤이

바다에서 서로 닿았다 떨어졌다를 반복하며

천천히 흘러가 반짝이는 물거품과

구별이 되지 않는 책의 마지막처럼,


어울리지 않는 듯

둥 떠있던 에리와 미쓰히데도,

어느덧 자연스레 어우러져

세상과 인생이라는 바다 아래

반짝이는 물거품 속에 뒤섞여

언젠가 타인들과 구별이 되지 않는

평범한 어른이 되겠지 싶으며

잔잔하니 참 적당한 결말이란 생각이 들었다.


관계에 대한 자극적인 묘사나

10대 청소년이자 여성의 욕망을 드러내어

도서관에서 특정 페이지가 뜯겨 나갈 만큼

입소문이 났다고 했지만


그런 묘사를 넘어 성장하는 청춘들의

빛나는 시간과 성장을 담아낸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이라

한창 낯선 욕구에 설렘을 가진 10대들에게도,


서슴없이 욕망을 드러내고

운명을 개척하며 앞으로 나아가는

등장인물들을 통해

생의 근본을 깨달을 수 있기에

'나'를 정의하기 어렵고 진짜 나를

마주하기 두려운 누구에게나

마음을 울리는 독서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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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철 행복 - 가장 알맞은 시절에 건네는 스물네 번의 다정한 안부
김신지 지음 / 인플루엔셜(주) / 2024년 4월
평점 :
품절














한 달 가까이 이어지는 열대야로

유독 더운 여름을 보내고 있는 올해,

인터넷에서는 '처서 매직'을 기다린다는 말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일 년을 네 개의 계절이 아닌

스물네 개로 잘게 쪼갠 단위의 절기 중

14번째 절기인 처서와

마법을 뜻하는 magic을 합친 말로,

처서가 지나면 아무리 기승을 부리는 무더위라도

마법처럼 한풀 꺾이며 시원해진다는 뜻이다.


너무 더운 날이 이어지다 보니,

살아오며 몸으로 겪고 느낀

'처서가 지나면 시원해진다'라는 사실을 떠올려

어서 처서가 다가오길 기다리는 마음은

동질감에 피식 웃게 되기도,

그만큼 길게 이어지는 여름이 실감되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게 되기도 한다.


30대의 끝자락에 다다른 나는

할머니나 엄마 아빠를 통해 절기를 듣기도

또 절기마다 챙기는 다양한 음식이나

유래를 들으며 익숙하지만,


요즘처럼 바삐 살아가는 세상 속

일 년을 네 계절도 아니고 스물네 개로 쪼갠

절기는 잊히기 마련이라

이렇게 많은 이들이 찾는 '처서 매직'의 유행,

그리고 '처서 매직의 뜻'을 검색창에 두드려보는

요즘이들의 모습이 어떤 면에서는 반갑기도 하다.


네 가지의 뚜렷한 기후 특징을 나타내는

사계절을 가진 우리나라.

요즘은 우스갯소리로 여름과 겨울이 길어져

더위와 추위만 남은 것 같다고는 하지만,

우리의 옛 조상들은 매년 나오는 달력 없이도

우리가 일상에서 마주하는 동식물과

기후의 변화에서 계절을 짐작했다고 한다.


봄의 시작을 의미하는 입춘,

비가 내리고 싹이 트는 우수,

개구리가 잠에서 깬다는 경칩,

낮이 길어지기 시작하는 춘분,

봄 농사를 준비하는 청명,

농사비가 내리는 곡우


여름의 시작인 입하,

본격적인 농사의 시작인 소만,

씨뿌리기 좋은 망종,

일 년 중 낮이 가장 긴 하지,

여름 더위의 시작을 의미하는 소서,

더위가 가장 심한 때인 대서


가을의 시작인 입추,

일교차가 커지는 처서,

이슬이 내리기 시작하는 백로,

밤이 길어지기 시작하는 추분,

찬 이슬이 내리는 한로,

서리가 내리기 시작하는 상강


겨울의 시작인 입동,

얼음이 얼기 시작하는 소설,

겨울 큰 눈이 오는 대설,

밤이 연중 가장 긴 때인 동지,

겨울 중 가장 추운 때를 의미하는 소한,

겨울 큰 추위를 뜻하는 대한까지


한 단어로 짧게 정의되는 네 계절의 시간을

잘개 쪼개서 24개로 작은 계절을 만들고,

이를 기념하고 챙기며 좀 더 충만하고

깊이 있는 매일을 보내온 것이다.


이 책은 이 스물네 개의

절기를 따라 일 년을 보내며

작가가 그러모은

자잘하게 쪼갠 작은 계절변화 속 행복,

해마다 설레며 기다리게 되는 작가만의

연례행사를 소개하며

'가장 알맞은 시절'을 쉬이 흘려보내며

매일이 바쁜 우리에게 다정한 안부를 전한다.


조금은 촌스럽거나 예스러울 수도 있고,

매일을 보내기에도 바쁜 때에

스물네 개의 작은 계절들을 곱씹으며

여유를 부릴 새가 어디 있느냐고 할 수도 있지만


이맘때면 꽃에 새 순이 올라왔었지,

이맘때면 일 년 중 가장 낮이 길지,

이맘때면 '덥다' 소리가 들어갔는데,

이맘때는 얼음이 얼었지 하는

세밀한 계절의 변화를 놓치지 않고

시간을 거듭해도 착실하게 지켜오는

해의 '약속'을 확인하는 일은

효율이나 가치를 따지기에 앞서

얼마나 낭만적인가 싶어

그녀가 곱씹은 계절의 묘미를

글로써나마 잠시 시간을 멈춰 맛보았고


기록해두지 않으면 그냥 흘려보내기 쉬운

작은 변화를 기념하며

그때에만 만끽할 수 있는 재미와 즐거움을

찾아서 즐길 줄 아는 여유는

너무 급하게만 살아가는 우리에게

꼭 필요한 마음인 것 같다는 생각이다.


그저 '왜 이렇게 더운 거야?' 하고

투덜거리며 선풍기나 에어컨을 틀기보다는

'오늘은 염소 뿔이 녹을 정도의 더위래'

혹은 '다음 주면 시원해질 거야'하며

계절 속에 담긴 의미를 찾아보기도 하고


마냥 어제가 오늘 같고

오늘 같은 내일이 이어지는 것 같겠지만

조금씩 계절은 약속한 시간을 향해

흘러갈 것이기 때문에

지금 '순간'의 소중함에 최선을 다하는

마음을 가져야겠다는 것은

어쩌면 우리 인생의 수많은 매일을

충실히 살아갈 수 있는 하나의

지혜이지 않을까 싶다.


할머니가 때때마다 찾아와서 챙겨주던

부럼이나 정성스레 몇 시간씩 끓이던 팥죽,

'이걸 먹어야 액운이 떨어지는 거야'

하는 소리에 한 숟가락 먹고 나면

조금은 용기가 생기는 것 같았던

어린 시절의 기억이나


떡국이나 삼계탕 남짓으로 간단해졌지만

우리 일상에 여전히 남아있는

각각의 의미가 담긴 절기음식까지


'제때 알맞게 찾아온 제철 행복'을 만끽했던

지난날의 추억들을 생각해 보면

순간순간의 시간이 참으로 다채롭고

새로운 즐거움의 연속이었다.


이를 여전히 꾸준하게 곱씹으며

자연이 우리에게 선물하는

제철의 행복을 놓치지 않는

작가의 스물네 계절을 함께 곱씹으며,

노력하지 않아도 우리의 손에 가닿을 수 있는

앞으로 다가올 스물네 번의 제철 행복으로

나 역시 매일을 꽉 채우고 싶다는 마음이다.


책 속 절기에 담긴 제철 행복들을 따라

작가가 충만하게 느낀 즐거움을 읽다 보니

멀리 있는 행복을 좇느라

가까이 손에 잡히는 계절이 건네주는

소소한 행복을 놓친 채

잿빛 매일을 보내고 있던 건 아닐까

문득 지나쳐버린 올해의 절반이 아까워진다.


하지만 아직 올해의 가장 알맞은,

제철의 행복이 절반 가까이 남아있으니

처서 매직만을 기다리며

여름을 쫓고 싶은 마음을 가지기보다는


작가가 내준 제철 숙제들을 챙기며

지금이 아니면 만끽할 수 없는

작은 계절의 즐거움들을 찾고

나의 매일을 행복한 순간으로

이끌어야겠다는 다짐이 든다.


많은 것을 가지지 않고도

그저 자연이 내어주는 계절 속 행복만으로

배불리 먹고 즐기며 소박한 하루를 채워간

옛 조상들의 시간을 본받아

차곡차곡 다정한 안부를 챙길 줄 아는

따스한 사람이 되어


타인에게도, 또 스스로에게도

지금 이 계절에 무엇을 하고 싶은지

미루지 말고 챙겨야 할 기쁨에

어떤 것이 있는지 살피면서 지내는,

그리하여 해마다 스물네 번의 설레는

행복한 기다림을 가진 나를 마주하고 싶다.


덕분에 '별일 없이 비슷한 매일'이

행복해질 기회가 스물네 번이나 찾아온다는

확실한 약속으로 특별해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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