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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탐 해방 - 살찌지 않는 뇌를 만드는 21일 식습관 혁명
저드슨 브루어 지음, 김보은 옮김 / 푸른숲 / 2025년 5월
평점 :





















저속노화라는 키워드가 주목받으며
덩달아 과일·채소식 식단,
간헐적 단식이나 디톡스, 저탄고지 등
수많은 다이어트가 유행하고 있다.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한 팬데믹 사태로
집콕 생활이 익숙해지며 먹방의 급부상,
배달음식을 너 나 할 것 없이 찾던 때와는
반대의 모습이다.
먹는 것이라는 행위는
생존을 위한 기본적인 욕구이기도 하지만
요즘처럼 되려 영양 과잉의 시대에는
허기의 이유보다 습관으로 찾는 경우가 더 많다.
그 습관적으로 음식을 찾는 행위,
식욕을 억제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다 보니
인위적으로 신체가 배부름을 느끼게 만든다는
위고비 주사가 성행할 정도이니
과연 '식탐 해방'은 실제로 가능한 것인가,
식탐은 참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나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이다.
저드슨 브루어가 쓴 《식탐 해방》은
내가 느끼는 배고픔이 실제 허기짐이 아니라
'가짜 식욕'일 수 있다며,
뇌과학적인 측면에서 식욕에 대해 재조명하며
식탐의 악순환을 끊어내는 효과적인 길을 제시한다.
그는 위가 비었을 때 자연스럽게 느껴지는 식욕인
실제 허기와 상관없이 특정 음식에 대한
갈망이나 충동을 '식탐'이라 명명한다.
스트레스를 받을 때 매운 음식을,
기분이 울적할 때 단 음식을 찾는 것처럼
특정한 감정 상태일 때 음식이 당기는 것,
무의식적이고 습관적으로 음식을 찾는 것,
적당한 양 이상으로 음식을 먹는 것
모든 것이 '식탐 습관'에 해당된다고 한다.
그저 '배고픔'이라 인식했던 식습관이
사실은 식탐이었음을 깨달을 수 있었고,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이를 개선하고
식습관을 재설정할 수 있을까 마음이 조급해졌다.
그는 식습관을 재설정하기에 앞서
음식을 바라볼 때 뇌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그 원리를 알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모든 습관은 '계기-행동-결과'라는
뇌의 기전을 바탕으로 설정되기에
스트레스를 받거나 우울할 때(계기)
케이크나 초콜릿을 먹었더니(행동)
기분이 좋아졌다면(결과),
뇌는 단 음식에 좋은 감정을 연결 지으며
비슷한 상황이 닥칠 때마다
그런 음식으로 습관적으로 찾게 된다는 것이다.
당장은 그런 행동으로 기분이 나아지지만
이것이 본질적인 해결책은 되는 것이 아니기에,
이런 식습관 회로를 제대로 이해하고
올바른 식습관을 새롭게 설정한다면
음식에 대한 식탐의 악순환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이론이다.
식습관 회로의 분석을 위해 그가 강조하는 것은
'마음챙김'과 '알아차림'이다.
어려운 개념처럼 느껴졌지만 사실 복잡하지 않다.
뭔가 먹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을 때,
그리고 그 마음을 이기지 못하고 먹는 행동을 반복할 때,
쉽지 않겠지만 그 순간에 주의를 기울여
내 몸과 마음에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를 들여다보고
먹는 행동이 어떤 결과를 낳는지 인식하는 것.
이 훈련을 반복하다 보면 몸이 보내는 신호를
더욱 명료하게 들을 수 있고,
그런 신호의 수신은 식습관의 주도권을
내가 잡을 수 있게끔 만들어준다는 메시지가
굉장히 설득력 있게 다가왔다.
그동안 다이어트를 위해서는
건강한 음식만을 먹거나 적게 먹고,
몸을 움직여 운동하며 몸무게나 수치 등을
꾸준하게 측정하고 체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왔는데
식탐을 끊는 데 무슨 의지력이 필요하냐는 말이
꽤 충격적인 느낌이랄까.
마음챙김의 대표적인 식사법인
'건포도 수련'을 활용한 음식 음미법,
몸의 감각을 느껴보고 다시 몸과 연결될 바디 스캔,
음식에 대한 갈망이 올 때
스스로 그 갈망에 질문을 던짐으로써
내 몸의 신호를 알아채는 갈망의 도구,
음식 갈망에 맞서는 대신에
그 자체를 수용하고 달래는 RAIN 훈련 등은
실제 그가 만난 사례자들의 사연을 통해
'나도 해볼 만하다'는 기대감을 갖기에 충분했고
이 과정에서 음식을 찾는 자신을
미워하거나 혐오하지 않고
그런 스스로를 너그럽게 대하는 '자기친절'로
정서적으로 만족하지 못해 먹고 자책하는
사이클을 반복하는 식탐 문제를
벗어날 수 있다고 용기를 주며
습관일 될 수 있는 책망에서 벗어나
본질적이고 지속 가능한 변화로 이끌어 주었다.
다이어트라 하면
날씬한 몸과 숫자로 나타나는 몸무게,
건강하지 않은 음식이나 먹고 싶은 음식을
얼마나 '잘 참는가'의 영역이라 생각해왔던 게 사실이다.
당장 입에 무언가를 먹고 싶어도
참아야지라고 생각했을 뿐,
그 배고픔이 진짜 허기짐인지 어떤 감정 상태가
원인이 되었는지 내 뇌가 보내는 신호에
귀를 기울여볼 생각을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서 식탐의 본질,
내가 습관적으로 음식을 찾는 상황이 어떤 때인지
그 이유가 무엇인지를 되짚어보면서
오래된 식습관의 회로를 비로소 알아차리고
본질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움직일 수 있는
계기를 만들 수 있었다.
그가 이 책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목표는
그저 다이어트가 아니라
개개인이 가진 식사와의 관계를 개선하고
내 마음이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알게 되어
다시 몸과 '연결'되도록 하는 것이라고 했다.
소중한 나의 삶과 인생을 해롭게 하고
나를 혐오하고 책망하는 해로운 시선에서 벗어나
자기 자신과의 긍정적인 관계로 이끄는 것,
식습관의 변화가 몸과 마음의 변화를 이끌고
결국에는 삶의 변화로 나아가게 한다는
'진짜 건강'이 우리가 추구해야 할 가치임을
깨닫게 만들어주는 독서였다.
어떻게 하면 식탐을 줄일 수 있을까,
21일이라는 시간 안에 혁신적으로
살이 빠지거나 식습관을 바꿀 수 있을까 하는
표면적으로 보이는 이유로 접근했던 마음을
본질적인 측면으로 이끌어 생각을 바꾸게 만들었다.
마냥 참는 걸로, 덜먹고 운동하는 걸로
식탐을 참으려 했던 지난 시간에서 벗어나
이제는 조금은 더 건강하게,
몸이 말하는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건강한 식습관을 실행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