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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 몰랐던 1억 모으는 법 - 아끼지 않아도 돈이 알아서 쌓이는 현실 재테크
라밋 세티 지음, 박세연 옮김, 서대리 감수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5년 11월
평점 :
나만 몰랐던 1억 모으는 법
*이 사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나만 몰랐던 1억 모으는 법》은 “더 벌어라, 더 아껴라” 대신 “시스템을 만들어라”로 방향을 틀게 해줬다. 저자는 라테를 끊으라거나 종목을 찍으라고 하지 않는다. 신용카드 최적화, 수수료 협상, 자동이체 설계처럼 한 번 셋업하면 계속 작동하는 장치를 만들라고 말한다. 읽는 내내 ‘매일 결심하는 피곤함’을 ‘한 번의 설계’로 대체하는 느낌이었다.

개인적으로 가장 도움 된 건 의식적 소비 개념이었다. 좋아하지 않는 지출을 과감히 줄이고, 정말 좋아하는 것에는 기꺼이 쓰는 연습. 나는 구독 서비스를 전수 점검해서 절반을 해지했고, 그 금액을 연금저축과 월적립 ETF로 돌렸다. 몇 주 지나니 잔고가 아니라 ‘루틴’이 쌓였다. 돈이 자동으로 흘러가니, 시장 변동에 덜 흔들리고 삶의 리듬도 안정됐다.

빚과 신용카드 파트도 실전적이다. “빚에서 벗어나는 5단계”를 따라 카드 사용 규칙을 다시 세웠더니 무의식적 소비가 줄었다. 은행과의 수수료 협상, 고금리 계좌 갈아타기도 바로 적용 가능했다. 무엇보다 “전문가도 시장을 모른다”는 대목이 마음을 가볍게 했다. 화려한 단타 대신 장기 분산과 리밸런싱, 그리고 자동화. 실행 버튼이 적을수록 지속 가능하다는 사실을 체감했다.
이 책의 핵심은 ‘빅 윈’이다. 1원 단위 가계부보다 세금 혜택 계좌 개설, 자동 저축 비율 상향, 자산배분 유지 같은 굵직한 결정을 우선하라는 조언. 한국판 각주와 서대리의 보완 설명 덕분에 제도 차이도 큰 장벽이 아니다. 중요한 건 배우는 속도가 아니라 지속하는 구조다.
추가로 유용했던 팁은 ‘한 달 90분 루틴’이다. 월초에 카드명세 확인→자동이체 점검→리밸런싱 여부 체크로 끝. 나는 급여일+1일에 투자계좌로 자동 이체, +3일에 비상금 통장으로 분리, 월말에 구독 결제 캘린더 알림을 붙였다. 손이 덜 가니 실패 여지도 줄었다.

포트폴리오는 복잡할수록 포기 확률이 높다. 이 책이 권하는 타깃데이트펀드나 저비용 인덱스 조합은 지루하지만 강하다. 내가 막연히 ‘더 공부해야’ 미뤘던 가입을, 이번엔 수수료와 자산배분 기준만 보고 바로 실행했다. 성과보다 구조가 먼저라는 메시지가 등 떠밀어 준 셈이다.
무엇보다 마음이 가벼워졌다. “더 싸게, 더 빨리”라는 조급함 대신 ‘의미 있는 지출’과 ‘자동화된 투자’에 집중하니 돈이 삶을 좇아오더라. 부업이 없어도, 종목 공부를 하지 않아도 가능한 길이 분명히 있다. 그 길을 한 장씩 체크리스트로 펼쳐 보이는 책, 그래서 오래 곁에 둘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