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오는 아프리카>를 리뷰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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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오는 아프리카
권리 지음 / 씨네21북스 / 2009년 5월
평점 :
절판
작가 권리의 ‘눈 오는 아프라카’를 읽었다. 읽었다는 표현보다는 주인공과 함께 여행을 했고, 시간에 맞춰 다른 나라의 공항에 내렸다. 그리고 눈에 들어오는 주변의 풍경들. 저마다 각 나라에는 비밀을 간직한 채 처음 오는 낯선 이방인을 맞는다. 그리고 곁에 두고 어디에 갈 것인지. 어디에 머물 것인지를 묻는다. 작가 권리에겐 여행이 곧 노동처럼 소설을 써 내려갔다고 했다.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는 소설이 먼저인지 여행이 먼저인지 불간 할 수 없을 만큼 커다란 생각의 기로에 섰다고 고백했다.
그녀가 쓴 작가의 말은 소설 속 유석을 통해 새로운 것에 대한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었고 자신이 지금 과거에 어떤 사람이었는지 거짓말처럼 느끼게 되는 역할을 해 주었다. 그것은 어느 한 사람이 자신의 독립된 객체를 가지고 있고 다른 사람과 다른 그 무엇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왜, 여행을 떠나기 위해 짐을 꾸렸고 왜, 자신은 누군가를 만나야 했는지. 유석이 떠나는 여행에 동참을 하다 보면 내가 지금 어디에 와 있는지. 지금이 몇 시인지 알게된다.
흔히 여행을 하다보면 계획과 다르게 움직이게 되는 것이 다반사일 것이다. 작가 권리는 자신의 분신과도 같은 유석을 통해 여행에서 느낀 감정을 담담하게 소설 속에 투영 시켜 놓는다. 그리고 만나게 되는 사람들. 그 사람들에게서 인간적인 면도 보게 되고 인간은 모두 선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자신이 만나려 했던 쇼타와의 여행은 또 다른 나의 자아를 찾게 되는 자극제가 되어 주었고 유석의 마음 속 깊은 곳에 있던 수축되어 있던 마음이 한순간 조여짐을 느낀다. 이것은 긴장과 다른 그 무엇, 나는 이것을 자신을 변화시키는 여행의 참 맛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왜 제목이 눈 오는 아프리카인지.
책을 읽어가다 보니 알게 되었다.
그것이 아마도 처음 여행을 떠났던 마음이 아니었을지. 여행에서 느끼게 되는 에피소드와 여행을 통해 예상치 않은 일들이 벌어지는 것에 있어 작가는 실제와 환상, 소설과 소설 밖의 풍경으로 나뉘어 설명하지 않는다.
그저 소설 속에서 똑같은 일들로 이야기 할 뿐이다.
이것이 이 소설의 장점이다. 유석을 따라나선 길은 프랑스, 독일, 오스트리아, 헝가리 등을 여행하게 되고 예상치 않은 변수로 인해 유석은 다른 길로 방향을 틀기도 한다.
모르긴 해도 유석을 따라 나서면서 처음 가졌던 여행에 대한 두려움, 자신이 발견하고자 하는 자아의 실체를 모두 알게 되면서 또 다른 길을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작가 권리의 작품에는 한 가지의 특징이 있다. 영화를 보듯 과감하게 생략되는 묘사는 어느 순간에 와서 보면 그것이 묘사였구나 하는 생각을 갖게 한다는 것이다.
다른 나라의 배경은, 유석의 눈을 통해 보이는 것 그대로 우리에게 전달된다. 그리고 소설이 끝나면서 그의 눈은 많은 성장을 해 있었다. 여행 소설내지는 여행을 통해 우리가 느끼게 될 소설, 권리의 ‘눈 오는 아프리카’를 통해 새로운 곳을 여행하면서 아직은 익숙하지 않는 한국을 새롭게 보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