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태어날 동생에게 산하둥이 2
알랭 피롱 그림, 프레데릭 케슬러 글, 이화연 옮김 / 산하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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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갑지만 미운 내 동생에게

 

[자기가 최고인 줄 아는 꼬마에게

 

나는 아직 너를 잘 몰라.

하지만 너 때문에 짜증이 나.

누가 뭐래도 내가 우리 집 최고 귀염둥이거든.

 

형이. -본문 중에서-]

 

<곧 태어날 동생에게>에는 네 살짜리 형과 엄마 뱃속 동생의 편지가 담겨있다.(당연히 네 살 난 아이의 상상이다.) 곧 아홉 달이 되어가는 동생이 먼저 토마스 형에게 자신을 소개하고 토마스 형은 바깥의 상황, 밥 먹는 시간 등을 알려주면서도 아직 보이지 않는 아기에게 쏠린 관심들이 짜증나기도 한다.(사랑을 빼앗겨가고 있는 기분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뱃속에 있는 동생은 바깥세상의 사람들에게 받을 사랑을 기대하면서도 옷도 없고 우는 것밖에 할 줄 몰라서 두려움을 느끼기도 한다. 동생이 밖으로 나오기까지 형인 자신은 할 줄 아는 것들이 많다며 잘난 척도하고 길을 잃지 말라는 격려도 하다가 드디어 형제가 만나 첫 인사와 눈빛교환이 시작된다.

 

유치원, 초등학교 시절 모두 나는 형제가 있는 아이들이 부러웠다. 자신이 먼저 나에게 시비를 걸다가 당했음에도 언니나 오빠를 불러올 때면 서러움과 억울함이 몰려왔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다. 나도 서울에 가면 언니와 남동생이 있는데 당장 불러오지 못하니까. 그런데 그런 내가 두세 살 아기였을 때는 걸음마를 배우는 남동생을 !’ 하고 넘어뜨렸단다. 드디어 아들이 태어났다고 기뻐하는 어른들에게 잘한다! 잘한다!’ 칭찬을 듣는 동생을 향한 시샘을 느꼈을 거다. 그러면 언니는 나를, 나는 남동생을 이렇게 시샘 릴레이가 되었던 건가?

 

 

 

 

-도서출판 산하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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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살에 시작하는 처음 심리학 - 청소년을 위한 생활밀착형 심리 교과서 14살에 시작하는 처음 시리즈
정재윤 지음 / 북멘토(도서출판)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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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가깝게 해주는 공부 심리학

 

<14살에 시작하는 처음 심리학>은 신통방통 상담소를 운영하는 신통과 방통, 그들의 조카 슬기와 똘이 그리고 심통클럽 친구들의 일상생활속의 이야기로 우리의 흔한 착각, 오류, 습관 등의 원인들을 쉽게 풀어냈다고 볼 수 있다. 그들의 이야기가 끝나면 투명 고릴라 실험’, ‘마시멜로 실험등의 심리 실험과 해당 심리학 용어를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영화, 인물이 소개되어있다. 그중에 나는 방관자 효과의 심각성을 담아낸 그리고 실화를 바탕으로 한 중국 단편 영화 <버스 44>를 검색해보았다. 44번 버스를 습격한 2인조 강도한테 끌려가는 여자 운전기사를 외면하는 승객들, 용기 있게 강도들에게 맞서다 폭행만 당한 청년, 청년만 억지로 하차시키고 교통사고로 방관자들을 자신과 함께 죽음으로 몰고 간 운전기사. 영화를 보는 10분 동안 분노와 공감이 뒤섞이게 하는데 충분했다. 기억에서 지워버리고 싶은 학창시절에 가해자 아이들에게 폭력을 당하는 나를 구경만하거나 못 본척했던 아이들이 겹쳐보였으니까.

 

 

[“아직은 잘 모르겠어. 다만, 섣불리 조언하고 해결책을 찾기보다 그들의 마음과 생각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먼저라는 생각이 들어. 심리학이란 사람을 이해하는 학문이라고 믿어 왔는데, 사람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먼저 그 사람에 대해 애정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는 거지.”

방통은 깊이 한숨을 내쉬었다.

그렇구나. 결국 심리학이란 사람을 사랑하는 법을 배우는 학문이라는 뜻이네.”

-256~257쪽 중에서-]

 

나는 심리학 관련 책을 20대 때부터 읽었다. 동기는 나를 분석하고 고치기위해서였다. 나는 왜 쉽게 분노하는지?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 타인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지? 등등 말이다. 그리고 30대 중반이 되어서야 원인을 찾을 수 있었는데 너무 심한 트라우마 때문이었다. 어쨌든 나를 먼저 이해하고 나니 타인도 조금이나마 이해하게 된다. 그래서인지 심리학은 우리의 삶에서 제일 중요한 공부라는 생각이 든다. 어른들 뿐 아니라 자라나는 아이들에게도 말이다.

 

 

  -북멘토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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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는 만큼 보이는 세상 한무릎읽기
배정우 지음, 홍자혜 그림, 정영은 옮김 / 크레용하우스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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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더 세상을 믿어볼게

 

<믿는 만큼 보이는 세상>은 뉴질랜드에 사는 지금은 고등학생인 한국인 소년이 열네 살 때 중학교 졸업 작품으로 제출한 첫 영문 동화이다. 음악으로 길을 안내하는 듯한 책표지를 보며 어떤 이야기들이 펼쳐질 것인가 예상이 되었고, 내 예상이 맞았다. 하지만 장애를 갖고 태어난 아이를 받아들이는 부모의 심정, 교통사고로 부모를 잃은 세상이 보이지 않는 8살 아이의 두려움 등을 표현해낸 부분에서는 놀랍지 않았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그래도 눈이 보인다면 더 쉽게 피아노를 칠 수 있을 거예요.”

루이스는 불만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물론 그럴 수도 있겠지. 하지만 눈이 보여도 노력하지 않는다면 소용없어. 그리고 무엇보다 네게는 피아노에 대한 천부적인 재능이 있어.” -92쪽 중에서-]

루이스는 교통사고로 부모를 잃은 후 자신의 이름을 지어준 아빠의 친구이자 유명한 피아니스트인 프랭크 아저씨와 함께 살며 피아노를 배우게 된다. 음악가였던 부모에게 물려받은 재능과 프랭크 아저씨의 차근차근한 설명 덕분에 그다지 어렵지 않은 곡은 빠르게 배워나간다. 하지만 수없이 연습해도 뜻대로 되지 않는 곡을 만나자 절망하는 루이스가 공감되면서도 부끄러워지는 순간이었던 건 나도 어린 시절에 손등을 맞아가며 6년이라는 시간동안 피아노를 배웠지만 결국엔 재능이 없다는 나만의 합리화로 끝까지 해내지 못했다는 아쉬움 때문이라는 표현이 맞을 것 같다.

 

시각 장애인으로 태어난 것보다 더 불행한 것은 시력은 있으나 비전이 없는 것이다.”

-헬렌 켈러

 

헬렌 켈러의 명언을 인용한걸 보며 저자와 내가 존경하는 위인이 같을 거라는 생각에 살짝 반가웠다. 그리고 나는 비전이 없는 사람은 아니지만 뜨끔해지는 명언이다. 나도 유아기 때 헬렌 켈러를 삼중고로 만든 병으로 긴 시간동안 누워서 지내고 학교도 다른 아이들보다 2년 늦게 들어갔지만 나는 보고, 듣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긴 시간 동안의 학교폭력으로 인해 고등학교 1학년 때 나는 마음의 눈과 귀를 감아버리고 닫아버리기 시작했다. 담임의 도움으로 조금씩 떠보고 열어보려 했지만 30대 중반인 지금도 온전히 열려있는 것 같지는 않다. 그래도 한 번 더 세상을 믿어보겠다는 마음은 끊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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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리스의 특별한 하루 스콜라 창작 그림책 42
바르바라 취렌, 파스칼 헤힐러 지음, 마르틴 망부르 그림, 조경수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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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르지만 놀라운 아이 로리스

 

주인공 로리스는 자신은 자폐증을 갖고 있다고 소개한다. 자폐증은 그리스어에서 온 단어로 자신에게 매우 관계되어 있다.’라는 뜻이라고 로리스가 좋아하는 정확하게설명해준다. 자신이 며칠을 살았는지 정확하게 계산해내고, 매일 똑같은 하루, 정해진 자리에 있는 물건, 무조건 같은 시간에 먹는 식사 등으로 정확한 것만 좋아하는 로리스가 싫어하는 건 자유롭게 마구 써 내려가는 글짓기, 토론이 주가 되는 모둠활동, 쉬는 시간, 소풍날 등이다. 그러던 어느 화요일 날 로리스가 제일 좋아하는 레오와 아니카가 한 모둠이 되면서 특별한 하루가 시작되는데…….

 

이야기가 끝나고 부록에서는 로리스의 소개를 예를 들어서 자폐증을 가진 아이들에 관한 이해하기 쉬운 설명들이 담겨있다. 로리스가 두 시쯤이라는 친구의 부정확한 말에 기다리면서 불안해하며 이상한 동작을 하거나 기분이 좋아지는 낱말을 말하는 부분은 타인의 말을 글자 그대로 받아들이며, 비언어적 의사소통의 범위도 한정되어 있다.’로 말이다. 또한 자폐증을 특징에 따라서 소아기 자폐증, 비전형적 자폐증, 아스퍼거 장애처럼 여러 자폐증 형태를 서로 나누기 어려워서 자폐 스펙트럼 장애라는 개념이 더 많이 쓰인다고 한다.

 

초등학교 5학년 시절에 말이 거의 없는 편이고 수업시간에 돌아다니고, 그 아이만의 특유의 표정을 짓곤 했던 남자아이가 있었다. 반 아이들은 그 아이를 꼬집기도 하고 차렷! 열중쉬어!”라며 조정하는 장난을 치기도 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자폐증을 가진 아이였던 것 같다. 그 아이는 소질이 있다고 생각될 정도로 피아노를 잘 쳤기에 음악시간마다 교과 담당선생이 반주를 시켰는데 늦으면 학원 못가.”라고 했던 말을 떠올려보면 피아노를 좋아하는 아이였나 보다. <로리스의 특별한 하루>속의 수학 연습 문제 푸는 것을 제일 좋아하는 로리스가 계산을 아주 빨리 하고, 각종 시계들을 모으는 것처럼 말이다.

 

 

 

 

-스콜라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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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고픔 없는 세상 단비어린이 그림책 1
프랑수아 데이비드 글, 올리비에 티에보 그림, 전미연 옮김 / 단비어린이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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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씩 나눠줄 수 있다면…….

 

[아침이 되어 자명종이 울려요.

나는 눈을 떠요.

아이 한 명이 죽었어요.

나는 일어나 침대에 앉아요.

아이 한 명이 죽었어요.

나는 빵에 잼을 발라 먹고 코코아차를 마셔요.

아이 한 명이 죽었어요. -본문 중에서-]

 

[동그랗게 생긴 지구는

아직 기름진 곳이 많아요.

지구는 식량을 충분히 갖고 있어요.

세상 모든 아이들이 먹을 수 있을 만큼 말이에요. -본문 중에서-]

 

어린 시절에 집에서 반찬투정을 하거나 학교에서 도시락밥을 남기면 다른 나라에는 이것도 없어서 못 먹는 애들도 있어.’라고 대부분의 어른들이 말했다. 그리고 초등학교 5학년 생일날 동전으로 가득채운 사랑의 빵저금통을 보내고 자랑스럽게 일기에 썼더니 담임이 공개적으로 칭찬했던 때가 떠오른다.

 

사실 우리나라도 6.25직후와 88올림픽 이전만 해도 가난한 나라였다고 한다. ‘찢어지게 가난하다.’, ‘소나무 껍질을 먹기도 했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말이다. 내 주변에 몇몇 40대분들도 어렸을 때 가난했다고 털어놓기도 했을 만큼 오래전 일이 아님에도 지금의 젊은 층은 다이어트에 때문에 음식을 반기지 않기도 하고, 단무지나 김치를 좋아하지 않는 나처럼 편식을 하며 음식물 쓰레기를 만들기도 한다. 하지만 21세기인 지금도 머나먼 나라에서는 가뭄, 홍수, 태풍 같은 자연재해 혹은 전쟁으로 인해서 굶주림으로 아이들이 6초마다 죽어간다고 하니 정말 세상은 불공평하다는 생각뿐이다.

 

<배고픔 없는 세상> 슬픔과 행복이 담긴 제목의 그림책을 보니 사랑의 빵다시하고 싶어진다. 고사리 손으로 동전을 모으던 때처럼. 그리고 뜬금없이 들리겠지만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강대국에게 말하고 싶다. 대부분의 커피생산국들이 오히려 굶주림으로 어려워하는데 나눠주지는 못하더라도 벼룩의 간은 빼먹지 말자.(그런 의미에서 공정무역은 좋은 제도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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