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사들인 책들 중
미셸 레리스의 이 두 권도 있다. 35년 세월이 걸린 그의 웅대한 자기 탐구 프로젝트, <게임의 규칙> 4권 중 1권과 2권. 더 줄여 말하면 그의 4권 자서전 중 1, 2권. 바슐라르가 그를 자주 인용하고 특히 <대지 그리고 의지의 몽상>에서는 그를 향한 찬탄이
활자가 손가락이 될 수 있다면
지면 위에서 춤추는 무수한 손가락들 사이로
수돗물처럼 줄줄줄, 주르르, 넘실넘실 흐른다.
(참담하게 실패한 비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하튼 다른 누구도 아닌 바슐라르가
'이 사람은 나의 방법으로 나를 능가하는 사람'이라고 말하는 거 같은 사람이 미셸 레리스.
번역을 (불문학의 영역에서는 a-리스트 역자임이 분명한) 리디아 데이비스가 했다.
1권의 "역자 서문"에 이런 대목이 있다.
"레리스 자신에게 "게임의 규칙 (La Règle du jeu)" 이 제목은 무슨 뜻이었을까? 이에 대한 질문을 받았을 때, 그는
이 책을 쓸 때 그의 목표는 "savoir-vivre"의 발견에 있었다고 답했다. 달리 말하면 그의 시학과 그의 도덕, 둘 다를 품을 삶의 양식을 그는 찾고자 했다. 그에 따르면 "더 -- 그리고, 더 잘 -- 살아있기 위하여 우리의 의식을 날카롭게 하는 수단. 이것만이 언어의 문학적 용도다." 그러나 La Règle du jeu는 "나의 규칙"으로 번역할 수도 있는 구절이다. 그리고 이 의미에서 레리스의 탐색은 작가가 자기 책에서 자기 저술을 창조하는 게 다가 아니며 작가의 주저는 궁극적으로 그 책들을 쓰는 자신이라고 말했던 미셸 푸코와 강하게 공명한다."
더 살아있기 위하여, 더 잘 살아있기 위하여
우리의 의식을 날카롭게 하는(벼리는) 수단. Fun Home에서 벡델의 언어가 그런 언어다.
만물이 벡델에게 도달하게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