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년기를 주제로 한 글 읽으면서
내가 가져간 토론 주제는 둘이었다.
1. 유년기를 중심에 둔 회고록을 쓴다면 다시 기억하고 탐구하고 싶은 유년기의 사건, 인물, 혹은 면모.
2. 유년기를 다루는 작품들(영화, 음악, 문학, 만화....)은 무엇이 있으며 그들은 유년기에 대해 무엇을 말하나.
한 학생이 2번 주제에 답하면서
<우리들>을 얘기했고 이 영화가 "어린이들만의 심오한 사회를 보여준다"고 했다.
그 학생 말고도 이 영화를 말한 학생들이 여럿이었고 얘기할 때 다들, 여파가 컸던 영화를 얘기할 때
그... 생각에 잠기는 표정들이 되었다. 나는 안 본 영화인데, (학생들 얘기를 토대로) 따돌림이 중요하게, 사실적으로 정직하게 다뤄지나 보다 짐작. 가짜 화해 없음.
어린이들의 사회.
어린이들의 심오한 사회 ("심오한"은 이 문맥에서 쓰기 어색한 말이겠지만
왜 이 말이 선택됐는지 다 알겠고). 내게도 순간 와닿는 바 있더니 나는 '그 시절이 끝났다는 게 얼마나 다행인지' '실은 지나고 보면 그게 지났다는 게, 끝났다는 게 다행인 시절들이 있는데 유년기도 그럴 것이고 20대도 그렇다' 같은 말을 하고 있음. 으아아 너 그 입을 다물라, 자책하고 그만 말하려 할 때 그거 무슨 소린지 안다.... 고개 끄덕이며 공감하는 학생이 있었다.
가능한 최선의 세계.
그런 세계에서는 "끝났음이 다행이다" 같은 감정으로
과거를 보지 않을 수도 있을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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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깊이, 강하게 느끼고 정연하게, 품위있게 말도 잘하는 똑똑한 학생들 만날 수 있어서 좋다. 감사하다.
고학년도 아니고 1,2학년인데 그런 학생들이 있다. 계속 만날 수 있기 위해서 정규직 ㅎㅎㅎㅎㅎ 되어야 하는데. ㅜㅜ 기승전정규직.
*영어제목이 The World of Us.
심오한 사회 = 세계. 그런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