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슐라르가 구약 시편의 몇 문장을 인용하고 논평하는 대목 보고 나서 

성경을 하나 좋은 걸로 사야겠다고 작정했다. 검색 결과 위 이미지 옥스퍼드 주석판이 

가장 좋아 보였다. 2천 페이지가 넘고 하드커버인 걸 감안하면 가격도 나쁘지 않다. 알라딘에서 5만원 정도. 

쿠팡에서 4만원. 아마존에서 30불 정도. 쿠팡에서 책도 파는 걸 최근 알았는데 여기 그게 어떻게 가능한가 

몰라도 신간들이 아마존보다 더 싸게 (조금 더 싼 정도가 아니라, 적어도 한 5불은 더 싸게) 나와 있기도 했다. 


바슐라르의 시편 논평은 

..... 바슐라르 애독자면 

아니 이게 뭐라고 이렇게 좋지? 뭐지. 왜 천재적이지 이게. 

암튼 그렇다. 여기 인용한다면 누구의 심장도 설득하지 못하리라. 

그러나 혼자 그의 책에서 읽으면, 그리고 책을 덮으면, 거기 책의 앞뒤 표지 사이에 몰래 숨겨 묻어둔 보물이 있다고 

느껴질 것이다. 




<마담 보바리>는 폴 드 만이 번역한 것도 있고 내가 갖고 있던 건 그것인데 

불문학 강의 듣고 나서 이것도 새로, 다른 번역으로 사야겠어서 이번엔 플로베르 연구자로 

유명한 Francis Steegmuller의 번역을 샀다. 앞의 한 문단 비교해 보니, 폴 드 만의 번역은 

발번역이 되었다. 음 나치 동조자가 번역에 세심할 리가. 


<고리오 영감> 몇 페이지 읽으면서 

발자크도 좋은 질문과 함께 읽으면 무한히 더 재밌어지고 배울 것이 참으로 많은 작가겠음 

실감함. 좋은 질문을 공유하면서 좋은 토론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이 같이 읽는다면 더욱 그럴 것임이. 


성경도 그렇다. 

바슐라르 같은 독자와 같이 읽는다면 성경 공부가 얼마나 재미있을까. 책들을 

매혹적으로 소개하고, 혹은 익숙한 책들을 새로이 다시 읽을 강력한 이유를 주고. 이런 사례들도 

모아 정리하면서, 그걸 한 그 비범한 독자들에게 감사해야 한다는 생각도 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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